별 이유없이 이장한테 찍혀서 나만 빼고 눈에 보이는 집들의 하우스를 차례차례 해체해 나갔다.
서울에서 방범순찰대라고 하는데 의경들이 봉사차 나왔나보다.
나도 이장 상대하기 싫어 어제 옆집아줌마에게 보상 해 준다는데 별말 없었냐고 하니 전혀 모른다고 했다.
전화 해 보겠다며 하는김에 나의하우스까지 얘기 했더니 작목반이 아니라서 대상에서 제외라고 했다고 한다.
나쁜놈~
그런게 어딨어
시골엔 작목반만 사람인가?
하우스 지을때도 남들은 50%씩 지원받고 짓는다는데, 이장의 재량이면 가능하지만 번번이 불이익을 주려고 애쓴다.
그래서 면사무소에 전화하니 작목반과는 아무 상관이 없다고 한다.
면사무소 직원들도 이장과 나의 관계가 불편한것을 다 알고 있기 때문에 이장의 도장이 꼭 필요한 일이니 자기네가 부탁해서 나의 하우스도 철거 할 수 있도록 해 주겠다고 했다.
나의 앞집 뒷집 옆집 다 철거를 하고 멀리 보이는 집까지 다 끝나도록 나의 하우스에 대한 소식은 전혀 없다.
다시 면사무소에 전화하니 해주라고 했는데 안해 주더냐고 한다.
다시 기다려보니 의경 실은 차가 다른 마을로 가고 있어 또 다시 전화를 했다.
이장이 어쩌구 저쩌구 하면서 브레이크를 걸었다고 했고, 계속 부탁을 했으니 기다려 보자고 했다.
이런 객관적인 평가에 개인의 감정에 한껏 충실한 주관적인 이장의 평가만을 받아들인다는 것은 불합리하다며 따졌다.
그 때부터 꼭지가 팍 돌면서 이번엔 어떤 방법으로든 끝장을 보고야 말리라는 생각이 들었다.
만약 이번 일에서 빠지면 내가 뭔짓을 해서라도 오늘 일을 후회하게 만들리라 이를 갈았다.
날도 뜨겁고 심란하여 인터넷바다를 항해하고 있는데, 옆집 아줌마가 달려와 나의 하우스 해체작업 하고 있으니 빨리 가보라고 한다.
이놈이 산업계장과 부면장님이 하도 부탁하니 마지못해 일을 진행시킨듯 한데, 통상적으로 통보는 해 줘야 하는데 꼻려서 그런지 제 멋대로다.
이미 철거를 하고 있는 중이었다.
진작 알았으면 안에 남은것 좀 치우기라도 할텐데, 애들이 땡볕에 하루종일 하우스 뜯고 나서 그런지 지칠대로 지쳐 있다.
안에 커다란 스티로폼이 새것 하나가 있었는데, 그렇게 가볍고 멀쩡한 스티로폼을 밟고 다녀 박살을 내어 놓았다.
쓸려고 사기도 했지만, 밟아 놓아 쪼가리 만들어 놓으면 난또 그 난장판속에서 하나하나 줒어 담아 버려야 하는데...
안에 배수파이프도 두개나 있는데 무겁기나 한가 그대로 둔채 불편하게 작업을 하고 있다.
으이구 속터져...
강아지 안고 내가 다 끌어다 내어 놓았다.
비닐 담아 놓은 자루가 3개가 있는데, 어쩌면 그렇게 그대로 놓고 닥치는대로 함마 하나 갖고 힘으로 때려 부수고 있는지...
나사를 풀고 조임을 열고 차근차근 하면 깔끔하게 쉽게 할 수 있는 일을 힘으로 쇠를 끊어내고 있었다.
물론 처음 하는 일이라지만, 나는 언제 해 봤나?
상식적으로 해봐도 그렇고 어제 차광망과 모기장 한쪽은 곱게 뜯어 개켜 놓았는데, 애들이 하는 작업은 비닐은 걷어서 콩밭에다 던져 놓고, 모기장은 꼬챙이로 쑤시고 잡아 뜯어 바닥에서 이리저리 밟히고...
일하는 곳에 서서 사진찍으며 저 안에 것좀 내다 저쪽에 놓으면 일하기 편하지 않냐고 해도 다들 몰려다니며 하는놈만 하는것 같다.
지치기도 했겠지...
그래도 젊은것들이라 극심한 피로감은 보이지 않아 다행이다.
천천히 힘안들이고 나사를 풀면 되는 일을 힘으로 때려 나사부분을 분리시키려니 수십번도 더 내리치는 적도 빈번하다.
쓸데없이 체력소모도 많고, 일도 지저분하고 성질만 급해서 그렇게 하면 빨리 부숴진다고 생각하는지...
저기보이는 멀칭비닐도 내가 들어 발에 채이지 않는곳에 갖다 놓았다.
아마 밟을일 있으면 밟고 서서라도 일할것 같아 얼른 치웠다.
어디에나 사람이 많으면 병풍은 있기 마련...
큰손이든 작은손이든 손이 많으니 일의 진행은 빠르다.
한참 진행중에 이장이 왔다.
"왜 자기한테 묻지 않고 면사무소로 전화했냐"고 따진다.
"작목반이 아니어서 안된다고 했지 않느냐?"
"그래서 작목반이 아니면 안되는지 물어봤다." 했더니
"저한테 말해서 안되는 일도 면사무소에 연락하면 되더냐"고 비꼰다.
"보면 모르냐 네놈이 안된다는거 되고 있는지?" 라고 하고 싶은 말이 목구멍에서 멈춘다
이장 생각엔 최종결정은 자기가 했으니 면사무소에서 한것이 아니라는 말씀!
"왜 아까 자기를 만났을때는 아무말 않더니 면사무소로 전화했냐"고 한다.
"이미 작목반이 아니어서 안된다는 뜻을 알았고, 나랑 상대하고 싶지 않은 얼굴빛을 보니 나도 말하고 싶지도 않았다"고 했다.
이번에는 그냥 넘어 가는데, 다음에는 다시는 이런일이 있으면 자기도 가만있지 않겠다나?
그러면서 해체는 해 주는데, 보상자격은 안된다고 잘라 말한다.
그러면서 사진한방 찍고, 다시 쓰지 않을 것들이니 마구 부셔도 된다고 하며 자리를 뜬다.
이장이라는 놈의 심성이 거의 깡패수준이다.
"이젠 협박까지?"
"가만 안 있으면 어쩔려구?"
"내가 못 할짓 한것도 아니고 내 권리 찾는데 보탬 안되는 네놈 말만 믿고 살으리?"
"내가 관공서 드나들게 하고 싶지 않으면 일부러 불이익을 안 주면 될텐데 머리는 나쁜놈이 제 자존심만 지키려고 드네?"
이장이 가고 나서 집에 잠깐 다녀 온 사이 산업계장과 부면장님이 와 계시다.
문제 많은 하우스가 어떤 하우스인지 확인차 온 것 아닐까 생각해본다.
보상도 하우스의 규격이나 용도에 따라 다르다고 한다.
그래도 이장이 결국에는 꺽은것이나 마찬가지이니 오늘 저녁에 쥬스나 과일한상자 사들고 가서 화해를 하고 앞으로 잘 지내보도록 하라고 한다.
난 화해 할 것도 없고 뭘 잘못했는지도 모르는데 이장의 생트집에 계속 애먹는 쪽은 나다.
처음에 이사오기 전에 자기 뜻에 반하면 절대 아무일도 못하게끔 되어 있다고 은근히 겁준적은 있었다.
정말 체질에 맞지도 않고, 낯간지러워 도저히 못할것 같지만, 한번 죽어줘 봐? 더러워서 못 살겠네?" 했더니
2~3번만 그렇게 하면 앞으로 편안해 질테니 꼭 그렇게 하라도 일러주고 간다.
일단 마트 가는 동안 고민을 해 봤지만, 부당한 대우를 받는것은 내쪽인데, 내 성격에 정말 할 짓이 아닌것 같아 집어 치우기로 했다.
"죽이기야 할려구..."
"만약 죽이면 이장은 괜찮구?"
스티로폼을 사 와서 한번 깔아보지도 않은 새것을 저렇게 박살을 내 놓았다.
생각없는 녀석들 같으니라고...
그래도 귀여운 녀석들...
이 더위에 군대가 뭐라고 생전 안해보던 일 하느라고 애쓰는 모습을 보니 일하는게 다 마음에 들지는 않지만 무척 고맙기는 하다.
나의 비닐하우스가 아마 뜯어본 중에 가장 힘들었으리라.
워낙 무식하게 주저앉은데다 최근에 지은 하우스라 모든 결속도구가 쌩쌩해서 때려 부수기가 만만치 않았을것 같다.
아무 도구도 기술도 없이 함마 2~3개와 드라이버 몇개 든 애들 그리고 나머지 애들은 다 맨손인데, 힘하나 갖고 하우스 해체하느라 니들이 더위에 고생이 많다.
자기네들은 뜯어서 가지런히 한곳에 모아 주기만 한다더니 나중에 힘드니까 아무데나 던져 놓는다.
특히나 나의 비닐하우스는 땅이 다져지지 않은데다 비피해를 입은상태라 거의 갯펄수준이다.
나도 장화신고 들어가면 발이 안 빠질때도 있는데, 운동화들이 형편없이 흙발이라 미안하고 보기 민망하다.
나의 하우스는 대상에서 제외되었다고 생각해서 옆집 아줌마가 나의땅에 파이프 뜯어 놓은것을 놓아도 되냐고 해서 그러라고 했고,
그 집은 아들들이 동원되어 뜯는대로 알아서 가지런히 잘 챙겨 놓았는데, 내가 놓아야 할 자리를 뺏기고 나니 정작 나의 하우스파이프는 갈곳을 잃어 아주 불편하게 우리밭으로 찔러 총! 옆집 밭으로 찔러 총! 사방으로 찔러 총! 하고 있다.
그리고 나의 하우스파이프는 형태가 완전 제멋대로인데다 때려 부수느라 닥치는대로 휘어 놓아 더욱 리드미컬하다.
내 파이프가 가 있어야 할 자리에 옆집 하우스파이프가 가지런히 예쁘게 놓여져 있고, 저 쪽 멀리 갖다 놓아달라고 했더니 너무 멀다고 꺼려해서 그냥 아무데나 놓으라고 했더니 밭일하기 딱 불편하게 아무데나 펼쳐 놓았다.
설치미술은 아니다.
태풍 맞은날과 다름없는 모습이다.
앞으로 비닐은 비닐대로 한데모아 회관에 갖다 놓아야 하고, 모기장과 차광망은 말아 두어야 하고, 잔잔한 부속품 주워모아야 하고, 보온덮개 비맞혀 대강 흙물 빠지면 말려서 말아 놓아야 하고....
신고도 없이 들이닥치는 바람에 미리 챙기고 치우지 못해 일이 더 많아졌다.
첫댓글 수고많았습니다, 그래도 서울에서 거기까지 단숨에 달려와 지원해준분들께 감사드려요.
파이프는 고물상에 그냥주지 말아요. 놔둘장소가 없어 부득이 치워야 한다면 몰라도 공간이 여유있으면 한쪽에 치워두세요, 시골에 살려면 뭐든 다 필요한 것이고 정작 필요할때 없으면 돈들어가는 일만 남지요.
언제가 될지는 몰라도 그곳을 지날일이 있으면 잘라서 농자재로 사용하도록 해드리겠습니다.
이장은 참 대책없는 사람 이네요. 이장이 뭐 그리 큰벼슬이라고 , 똥이 무서위 치우는 것이 아니고 더러워 치운다는 말이 있지요.
울화가 치미네요. 정말!!! 그 이장놈...해도 너무 하네요. 으이구...글을 읽는 내내 울화가 치미네요.
그래도 언니...면사무소 직원분들이라도 친하게 지내 보세요. 전..별거 아니지만 읍사무소 들어 가거나 관공서 들어 갈때
꼭 음료수라도 한 박스 사들고 갑니다. 뇌물은 아니고 그래도 수고 하시는 분들인데...성의 표시라고나 할까요??
그렇게 늘 웃는 얼굴로 다녔더니...제가 신청 하는 서류는 늘 최우선으로 처리해 주시곤 합니다. 음료수 한박스의 효과가 엄청나게 나는 셈이지요.
실제로 겪는 나는 오기로 맞서면서도 얼마나 스트레스를 받을지 알겠지?
이장 빼고는 사람들이 다 좋아~
오늘 마을회관에서 보상에 관한 서류를 작성하는데, 노인분들것 다 도와주고 거의 마지막에 끝냈는데, 이장 도장찍는 란에 내 서류에는 도장 안 찍었더라.
이장 도장이 없으면 보상 못 받는것 알고 제외시키려고 하는 모양이야.
너무 눈에 띄게 유치하게 굴면 결국엔 자기 이미지도 추락한다는 사실은 모르는 모양이야.
모자라도 한참 모자란 사람이네요. 그 이장이란 사람...쯔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