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이지 못할 것이 없는 세상이다. 얼굴 위 셀 수도 없는 넓은 모공, 점점 늘어지던 다크서클까지도 가벼운 터치 하나로 감쪽같이 없앨 수 있으니 말이다. 빈틈없이 완벽한 피부를 가능하게 하는 매직 메이크업의 세계. 메이크업·이현아 / 모델·렐카 |
|
20대의 마지막 해를 보내고 있는 여성들이 가장 절감하는 ‘노화’의 증거는 무엇일까? 보송보송한 솜털을 대신해 넓은 모공이 자리한 피부와 눈과 입가에 자리 잡기 시작한 잔주름…. 그러나 이 정도는 약과다. 눈 아래로 내려오고 있는 어두운 그림자 ‘다크서클’의 공포에 비하면 말이다. 개인차는 있겠지만 어느 정도 진행되고 있는 변화에 매우 당황하고 있을 터. 물론 꾸준한 스킨 케어로 완화시킬 수는 있겠지만 완치한다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다. 그렇다면 자연의 순리에 승복할 수밖에 없는 것일까?
포기하기에는 아직 이르다는 것이 결론이다.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하는 것은 추후 과제라 치면 지금 당장 20대 초반의 피부로 보이는 눈속임이 급선무일 것이다. 대리석같이 반질반질한 피부로 브라운관과 스크린을 활보하는 40대의 여배우들을 보라. 그녀들은 분명 우리의 눈을 속이고 있는 것이다. 셀레브리티들의 메이크업을 담당하는 K씨는 “마치 조각을 하는 듯한 마음가짐으로 하는 완벽한 메이크업 때문”이라고 고백한다. 마치 마술처럼 메우고, 지우고, 밝히는 섬세한 작업에 의해 완벽한 피부는 만들어진다는 것. 특히 그녀가 손에서 놓지 않는다는 ‘프라이머’와 ‘컨실러’라는 마술봉 때문에 12시가 지나도 풀리지 않는 마법이 계속될 수 있는 것이다. |
Primer Effect
요즘 각 브랜드에서 쏟아져 나오는 프라이머 제품은 메이크업베이스와는 다른 신개념의 베이스 제품이다. 메이크업베이스가 ‘피부 톤’을 고르게 하는 데 그 목적이 있다면, 프라이머 제품은 ‘피부결’을 균일하게 하는 기능을 추가해 메이크업이 잘 받게 하는 역할을 한다. 시멘트 위와 하얀 캔버스 위에 그림을 그리는 경우를 비교, 상상해 보면 이해가 빠를 것이다.
환경 오염과 스트레스로 인해 거칠고 단단해진 피부결은 아무리 좋은 제품을 발라도 흡수하지 못하고 겉돌기 때문에 메이크업이 잘 될 리 만무다. 프라이머도 얼마 전 유행했던 ‘부스팅’ 제품과 비슷하지만 여기에 주름을 완화하는 기능을 추가시킨 것. 각질이나 주름, 흉터 등도 메이크업의 방해요소라는 것은 누구나 아는 일, 피부 표면의 굴곡을 메우고 다듬는 것이 바로 프라이머의 역할이며 즉각적으로 안정시키고 보완시켜 눈속임을 할 수 있다는 데 가장 큰 매력이 있다.
대부분의 프라이머 제품은 투명한 젤 타입이 많은데, 피부에 해롭지 않은 에스테르와 실리콘 등을 주성분으로 피부 표면에 부드러운 느낌의 얇은 막을 씌운다. 보습 효과와 함께 영양 공급 기능의 제품이 많아 이제 다가오는 가을, 겨울철 피부에는 필수품이다. 가벼운 사용감도 이 제품에 빠질 수밖에 없는 이유. 평소에 무겁고 답답한 느낌 때문에 메이크업베이스를 사용하지 못하는 사람들도 부담 없이 즐겨 사용할 수 있다.
모공이 넓어진 볼 부위나 T존 부위, 얼굴 표면이 울퉁불퉁한 피부에 프라이머 제품을 원을 그리듯 넓게 바르고 눈과 입에는 전용 프라이머 제품을 사용한다. 이들의 역할 역시 눈과 입술 메이크업을 위한 베이스. 주름 사이를 메우고 매끄럽게 하여 발색력을 높인다. |
|
1 트루베이스 메이크업 스마트 프라이머 천연 송이, 녹차 추출물 성분이 피부에 활력을 준다. 35ml, 3만원대, 아이오페. 2 캡춰 R 플래쉬 인스턴트 울트라 스무딩 플뤼드 피로의 흔적을 즉각적으로 커버해 주며 피부결을 매끈하게 정돈해 주는 제품. 15ml, 5만5천원, 크리스챤 디올. 3 플루이드 쉬어 미세한 펄의 하이라이트 효과로 피부의 결점이 가려지며 촉촉한 피부로 마무리된다. 30ml, 가격미정, 조르지오 아르마니 코스메틱스. 4 리얼 스킨 이펙트 유연성을 잃은 피부를 즉각적으로 부드럽게 만들어 준다. 50ml, 7만원, 헤라. 5 포토피니쉬 파운데이션 프라이머 할리우드의 스타 프로덕트로 실리콘 성분의 투명한 젤 타입 베이스 제품. 27.5ml, 7만6천원, 스메쉬박스. 6 뗑 파르페 내추럴한 커버감과 피부에 광택을 주는 프라이머. 30ml, 4만8천원, 이브 생 로랑. |
모공이 넓어진 볼 부위나 T존 부위, 얼굴 표면이 울퉁불퉁한 부위에 프라이머 제품을 발라 고르게 한다. 눈 밑은 매우 건조하여 뭉치기 쉬우므로 컨실러를 최대한 가볍게 바른다. 주근깨, 여드름 자국과 같은 스폿에는 커버력이 높은 크레용이나 스틱 타입의 컨실러로 점을 찍듯이 세밀하게 커버한다. |
|
Concealer Technique
프라이머까지 동원하여 베이스 메이크업을 충분히 했음에도 가려지지 않는 복병들이 있다. 스폿들과 다크서클 등은 좀 더 커버력이 높은 컨실러를 사용하여 자연스럽게 가려주어야 한다.
우선 다크서클은 굴곡이 많은 부위이기 때문에 부드러운 크림이나 리퀴드 타입의 컨실러를 선택한다. 눈 밑은 매우 건조하여 뭉치기 쉬우므로 최대한 얇고 가볍게 바른다. 팁을 이용하여 점을 찍듯 소량 바른 후 손가락으로 톡톡 두드리면서 뭉치지 않도록 한다. 커버력이 너무 높다면 오히려 눈가가 도드라져 역효과를 가져올 수 있으므로 적정량을 사용하는 것이 관건. 또한 요즘 선보이는 컨실러에는 빛을 반사시키는 성분이 들어있어 주위 피부 결점을 효과적으로 보완하고 눈가 그늘을 완화시키는 역할을 한다.
기미, 주근깨, 여드름 자국과 같은 스폿에는 커버력이 높은 크레용이나 스틱 타입의 컨실러를 이용하는 것이 좋다. 면봉이나 손가락을 이용하여 점을 찍듯이 세밀하게 커버한다. 코나 입 주위는 자칫 그늘져 보이고 잔주름과 모공 등으로 칙칙해 보이기 쉬운 부분이므로 스펀지를 사용하여 잘 펴바른다.
자기 피부에 맞는 컨실러를 정확히 고르는 일은 쉽지 않다. 가장 좋은 방법은 이마나 턱에 직접 발라보고 선택하는 것. 컨실러는 보통 얼굴 중에서 가장 어두운 부위를 커버하는 것이므로 피부색보다 한 톤 밝은 컬러를 선택하는 것이 적절하다. 대신 트러블이 많은 피부라면 약간 어두운 컬러가 좋다. 팔레트 타입이나 두 가지 톤의 컨실러를 구입해 피부 상태에 따라 섞어 쓰는 것은 어떤 피부 톤도 완벽하게 커버할 수 있는 좋은 방법. 컨실러는 피부 결점을 감춰줄 뿐만 아니라 불필요하게 사용되는 파운데이션의 양을 줄여줘 피부 톤을 훨씬 자연스럽게 만들어 줄 것이다. |
|
1 팔레트 믹스 피부 톤을 균일하게 하는 컨실러 팔레트. 4.8g, 3만8천원, 랑콤. 2 이너 라이트 컨실러 토르말린 성분이 수분 공급과 노화방지 효과를 준다. 8g, 2만5천원, 아베다. 3 컨실러 팔레트 컬러를 믹스하여 얼굴에 입체감까지 줄 수 있는 제품. 13g, 5만원, 마디나 밀라노. 4 프레셔스 라이트 스무딩 일루미네이터 색소와 동시에 주름을 커버. 1.5ml, 5만3천원, 겔랑. 5 커버 업 피부 케어까지 가능한 컨실러. 8g, 2만5천원, 보디 & 소울. 6 듀얼 컨실러 다크서클과 여드름 자국을 커버해 주는 듀얼 제품. 2ml, 1만6천원대, ff. 7 컨실러 크림 타입의 크레용 컨실러로 완벽한 커버가 가능하다. 3.94g, 1만5천원, 바디샵. |
Fake It! 에디터의 ‘눈속임 메이크업’ 체험기
지난달 마감이 끝난 직후, 친구로부터 갑작스런 소개팅 제안을 받게 되었다. 휴식이 대수랴, 서둘러 준비하고 나가겠다고 하고 거울을 본 순간, ‘악’ 소리를 지를 수밖에 없었다. 며칠 간의 밤샘으로 1m 밖에서도 보일 듯이 커져 버린 모공, 그리고 더욱 짙어진 다크서클까지…. 드디어 마법의 도구를 총 동원해 볼 좋은 기회가 온 것이라 생각하고 비장한 마음가짐으로 메이크업을 시작했다.
우선 베네피트의 ‘디-그루비’로 여드름 자국과 눈 밑, 입 주위의 잔주름을 메웠다. 투명한 왁스가 녹아 손으로 만져보았을 때 걸림 없이 매끈해짐을 느낄 수 있었다. 스킨 케어의 마지막 단계에서는 에스티 로더의 ‘프라임 FX 컬러 뉴트랄라이징 프라이머’를 사용했다. 기존 메이크업베이스와는 비교도 할 수 없는 가볍고 부드러운 텍스처에 놀라는 것이 끝나기도 전에 피부에 완벽하게 스며든 것이 아닌가! 붉은 피부 톤을 감추기 위해 ‘옐로 컷스 레드’를 얼굴 전체에 바르고 이마와 코 위에 ‘일루미네이터’를 덧발랐다. 파운데이션을 하지 않아도 외출이 가능할 정도로 피부 톤이 안정된 것을 눈으로 확인할 수 있었다.
베이스 메이크업을 마친 뒤 컬러 메이크업을 시작했다. 우선 눈은 깨끗하고 또렷해 보이기 위해 아이섀도는 생략하고 아이라인과 마스카라만을 칠하기로 했다. 마스카라를 칠하기 전 크리니크의 ‘래쉬 빌딩 프라이머’를 발랐는데, 속눈썹 한올 한올이 바짝 긴장하는 느낌을 받았다. 이 위에 블랙 마스카라를 칠하는데 전과는 다른 느낌으로 쓱쓱 발라지며서 눈썹이 한층 풍성하고 눈매가 그윽해 보였다. 잔주름이 더욱 심해진 입술에 아이오페의 ‘트루베이스 립 스마트 프라이머’를 발랐는데, 그 감촉이 기존 립밤 제품과는 분명 차이가 있었다. 각질을 조용히 잠재워 주고 매끈하게 해줘 그 위에 립글로스 하나만 발라도 탱탱하고 생기있어 보였다. 이 정도면 전 상태와 비교했을 때 거의 ‘변장’에 가깝다.
그러나 정말 흐뭇한 것은 그 사실은 나만 아는 것이지, 다른 사람들이 봤을 때는 내추럴하게 메이크업을 한 것이라고 생각했다는 것이다!
1 프라임 FX 컬러 뉴트랄라이징 프라이머 25ml, 4만2천원, 에스티 로더. 2 래쉬 빌딩 프라이머 4.8g, 1만9천원, 크리니크. 3 디-그루비 3g, 4만2천원, 베네피트. 4 트루베이스 립 스마트 프라이머 16g, 2만2천원, 아이오페.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