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는 갑판장도 쐬주를 꽤나 사랑했었습니다.
두꺼비에 대한 사랑이 어찌나 극진헀던지 학창시절에는 친구들과 어울려 '로진그룹(앞의 두 자를 거꾸로 해보세요)'이란 모임을 결성하여 1년 365일을 하루도 쉬지 않고 주구장창 술(=쐬주)을 마셨던 시절도 있었음을 고백합니다.
주머니 사정이 가벼웠던 시절이라 선택의 여지가 별로 없었습니다.
하지만 지금이라면 사정이 다릅니다.
쐬주를 마실 때에 비해 주머니 사정이 조금 나아진 것도 사실이지만 그 보다는 '쐬주' 또는 '두꺼비'라 불리던 희석식 소주가 이런저런 변질을 거듭하더니만 작금에 이르러서는 알콜 함량이 20%에도 못미치는 참으로 애매모호한 술로 전락을 해버렸습니다.
좀 더 가혹하게 말씀을 드리자면 희석식 소주는 말만 소주이지 실제로는 '소주맛 알콜음료'라는 게 갑판장의 인식입니다.
그래서 갑판장은 요즘에는 희석식 소주를 즐거운 마음으로 마시지는 않고 상황이 어쩔 수 없을 때만 슬며시 입에 대곤 합니다.
갑판장이 요즘에 자주 마시는 술은 막걸리와 증류식 소주입니다.

기회가 될 때 마다 수시로 여러 종류의 막걸리를 구해다가 시음을 해보곤 합니다.
이왕 막걸리를 마실려면 갑판장의 입맛에 맞는 막걸리를 왕창 구해다 마시는 것도 괜찮을 것 같아섭니다.
조금 더 욕심을 부려 본다면 갑판장이 직접 술을 담궈 마셔도 좋구요.
그래서 서울지방의 전통 가양주인 '삼해주'로 무형문화재로 지정을 받으신 분께 직접 술 빚는 법을 배우기 위해 대기자 명단에 갑판장의 이름을 올려 놓았습니다. ^^
에궁...상기의 박물관 사진은 삼해주와는 아무런 상관이 없습니다.

각설하고 서울근교에서는 고양시의 배다리막걸리도 제법 괜찮다길래 일부러 배다리술박물관에 가서 술을 몇 병 구해 왔습니다.
아쉽지만 두 종류 모두 제조과정에서 감미제를 첨가한 술입니다.

한 때 박정희 전 대통령이 즐겨 마셨던 막걸리로 청와대에 납품을 했었다는 것을 회사에서 적극 홍보를 하는데 하는데 갑판장은 그 대목에서 입맛이 아주 씁쓸합니다.
당시는 특별조치법에 의해 쌀막걸리를 만들 수 없던 시기였는데 배다리술도가의 사장은 청와대에 납품하는 술을 밀막걸리로 진상(?)을 하기가 뭣했는지 궂이 쌀막걸리를 빚어 진상(?)을 했다고 합니다.
국민들에겐 밀막걸리를 마시게 한 지도자가 정작 본인은 쌀막걸리를 드셨다는 사실이 믿기십니까?
술 푸지만 사실입니다. ㅠ.,ㅠ;;

같은 회사에서 만드는 제품이지만 갑판장의 입맛에는 '고양동동주'보단 '배다리막걸리'가 한결 낫습니다.
고양동동주는 목넘김은 부드럽지만 단맛이 강해 주당들 보다는 여성용으로 느껴집니다.
제조된 지 이틀째의 것을 구해와서 바로 김치냉장고에 넣고는 삼일째, 오일째, 팔일째, 십일째 되는 날마다 한 병씩 꺼내 맛을 봤는데
갑판장은 팔일째의 것이 좋더군요.
단맛이 살짝 사그라들면서 시큼, 상큼한 맛이 폴폴 풍길 때의 맛 입니다.

배가 불러서 생마늘을 안주삼아 막걸리를 마셨습니다.
강구막회의 생마늘을 안 드셔보셨다면 일부러라도 드셔보시길 권하고 싶습니다.
과메기를 먹을 때 각종 쌈에 싸서 먹는 것도 좋지만 일부러라도 한 개쯤은 그냥 드셔보십시오.
아릿하기만 한 수입산 마늘의 맛을 생각하셨다면은 오해입니다.
좋은 생마늘은 알큰한 맛이 감돌아 뒷맛까지 삼삼합니다.
<갑판장>
& 덧붙이는 말씀 :
맛은 정직합니다.
좋은 식자재에서 좋은 음식이 나옵니다.
술도 마찬가지입니다.
첨가제를 넣은 술에서는 당연히 첨가제의 향과 맛이 납니다.
사람도 마찬가지겠지요?
악취가 나는 사람에게서는 결국 악취가 풍길 것이고 향기로운 사람에게서 그윽한 향기가 풍길겁니다.
첫댓글 강구막회의 씨알이 작으면서 알싸하다가 쓰린맛이 아닌 단맛이 도는 마늘이 먹고 잡군요..
요즘 갑판장이 무지 심심해 한다는 소문이 있습니다. 얼른 오시라요.
에구.. 갑판장님을 위해서라도 건강하게 빨랑 돌아가야겠군요^^
조금만 기다리시지요~
어제 강구막회에 가니 사장님은 안계시더군요. 1~2년 전에 한두번 가고 모처럼 회사사람들과 늦게 방문했는데 강구정식이 예전 그대로 퀄리티가 유지되더군요. 채소상태도 너무 너무 좋았구요. 마늘 고추도 맛있었습니다. 항상 변함없이 좋은 음식 내시는 것 같아 보기 좋았습니다. 특히 큰 백고동 먹고 너무 맛있어서 4명 모두 기절할뻔 했습니다. 사업 번창하십시오~~~
오랫만의 방문이신데 갑판장이 자리를 비웠었군요. 날도 덥고 비교적 덜 바쁘고 해서 잠시 밤마실을 나갔었습니다. 늘 초심을 잃지 않으려 각별히 노력하고 있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