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문화의 바람 - 2009 아시아를 만나다
아시아문화중심도시 대학생기자단 2기 서울 취재 고성훈
2기 서울 사진 김태헌
취재일자 : 2009년 9월 27일
< "아시아를 만나다" 공연이 있었던 국립국악원 예악당>
부슬부슬 비가 내려 온 거리를 촉촉하게 적셨던 9월 27일 저녁, 국립국악원 예악당에서는 다문화 가족과 함께
하는 ‘아시아를 만나다.’라는 부제로 아시아 각 국가의 전통 악기 연주 행사가 있었다. 이번 공연은 2002년에
시작된 ‘이주노동자를 위한 특별공연’을 토대로 올해로 5회째 이어졌다고 한다. 말이 통하지 않는 낯선 나라
사람들에게 위 공연을 선사함으로써 고국의 향수를 달래주기에 안성맞춤이 되었다고 본다. 아울러, 전통춤의
꽃인 ‘부채춤’을 선사함으로써 우리 문화를 알릴 수 있었던 충분한 계기가 되었다.
<공연을 기다리는 사람들>
특히 태국 전통 음악 코너에서는 한국말이 유창했던 가수가 자국의 민요 한국어 버전으로 부르며 특유의
통솔력을 발휘해 관객들도 낯선 음악에 금방 적응하여 함께 흥을 돋우며 노래를 따라 부르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관객은 생각만큼 많지 않았으나, 그 성원은 매우 뜨거웠으며, 자신의 국가가 포함되어 있지
않아도 유심히 관람하는 외국 관객의 모습에서 그들이 가진 목마름이 크다는 사실을 유추할 수 있었다.
총 7개의 참가국, 한-아세안 전통 오케스트라에서 봤던 공통된 악기들도 있었으나, 그동안 보지 못했던
신기한 음을 구현해내는 악기들도 더러 있었다. 대략 100여 분간 진행된 이번 공연이 종료 시점에
기립 박수를 아끼지 않았던 외국 관객에게는 어떤 의미였는지 자세한 이야기를 들어 보았다.
< 함께 '러이 끄라통'을 불러봐요 >
“아시아 전통문화를 한눈에 볼 기회를 잡게 되어 기뻤답니다.”
아시아 전통 음악이 주가 되어 아세안들만 참석 했으리라는 기존의 짐작과는 달리, 서양인들도 종종 눈에
띄었다. 뽀얀 피부에 금발 머리의 외국인은 자신을 미국에서 온 에리카라고 소개했다. “원래는 다른 공연을
보기 위해 국립 국악원을 방문하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좌석이 매진되어 이쪽으로 우연히 발걸음을 옮기게
되었죠.”라며, “우연히 오게 되었으나, 아시아 전통문화를 한눈에 보게 되어 색다른 체험이 되었습니다.
특히, 몽골 전통 음악 순서에서 마두금(모린호르; Morin Khuur)과 함께 목청과 혀로 자연의 소리를 표현해낸
<흐미 모음곡>이 인상적이었어요.” 그의 표정은 흥분 상태였다. “오늘 이 공연을 보게 된 것은 아마도
하늘의 계시라 봅니다. 제가 원했던 공연을 관람했다면, 아마도 후회를 하지 않았을까 생각이 드네요.”라며
만족스러웠던 모습을 쉽사리 느낄 수 있었다. 끝으로 그는 앞으로 한국에 체류한 동안만큼은 전통 행사에
더욱 관심을 기울이겠다고 덧붙였다.
< 아시아 전통문화에 깊은 인상을 받았다는 에리카 씨 >
“한국에서 이런 행사를 정기적으로 한다고 해서 놀랐습니다.”
우연은 오로지 한 사람에게만 한정되지 않았다. 친구들과 함께 낯선 한국을 찾아 공부하던 중, 위 공연을
한다는 소식을 접하게 되어 하던 일을 멈추고 찾아오게 되었다고 주장하는 한 여인이 있었다. 이름은 다나,
카자흐스탄에서 왔다고 한다. “한국에 온 지 6개월 정도 되었습니다. 한국어를 배운지는 3달 정도 되었고요.
아시아 각 국가 현지인들이 모여 공연한다는 소리에 방문했습니다.”라며, 다소 서툰 한국말로 답변한
모습으로 미루어봤을 때, 한국에 대한 사랑이 가득하다는 사실을 알 수 있었다. “아세안을 위한 공연인데
우리나라 전통음악은 나오지 않아서 내심 섭섭합니다. 하지만, 한국에서 이와 같은 행사를 정기적으로
하리라는 생각은 미처 하지 못했습니다.”라며, “이번 행사를 통해 언어와 문화는 다르지만, 그 차이를
인정하고 존중해주는 하나의 발판이 되었으리라 생각됩니다.”라며, 금일 행사의 중요성에 대해 언급하면서
앞으로 위 공연을 자주 해주길 바란다는 소망을 남겼다. “한국의 부채춤 공연이 가장 기억에 남네요.
출연진들의 모습은 아주 화려했고, 그들이 만들어 내는 포물선이 매력적이었던걸요.”라고 덧붙여 말한
그 모습은 어느덧 한국의 멋과 흥에 도취되었음을 알아차릴 수 있었다.
<부채춤은 정말 아름다웠어요 - 카자흐스탄의 다나 씨>
5회째 공연입니다. 잘 보셨나요?
공연이 마치자 각종 매체에서 쏟아지는 인터뷰 세례에 아주 분주하게 움직이는 이가 있었다. 바로 이번
공연의 담당자 지서해 씨. 싫은 내색 없이 환한 미소로 기꺼이 인터뷰에 응해주는 그의 모습이 오히려 고마울
정도였다. “국내에 다문화 가정이 지난해 기준으로 14만 명이 넘었습니다. 우리는 정기 공연을 금년도까지
총 5회째로 추진해왔습니다. 대한민국의 큰 명절 중 하나인 추석이 얼마 남지 않아서, 국내에 거주하는
외국인들의 향수가 더없이 커질 것을 대비해 이를 달래주기 위해 이번 공연을 기획했습니다.” 다문화
가정에 대해 꿰뚫은 모습이 역력했다. “올해까지 개최된 공연을 토대로 모든 사람이 다문화 가정에 대해
잘 알아주었으면 하는 바람과 더불어 외국인들로 하여금 우리 문화를 습득하고 즐길 수 있는 계기로 도약하길
바랍니다.” 이번 공연을 준비하기 위해 애를 많이 쓴 탓인지 조금은 지쳐 보였지만, 그가 외치는 목소리만큼은
또렷했다.
<다문화 가정과 함께하는 공연! 벌써 5회 째에요^^ 공연 담장자 지서해 씨>
고국에 대한 향수, 이제는 안녕.
이번 공연은 아시아문화중심도시 추진단 사업 중 하나인 한-아세안 전통 오케스트라와 유사점이 많았다.
각기 다른 아세안 국가만의 독창적인 전통을 관객들에게 선사했으며, 그들에게 깊은 인상과 신선한 문화
충격을 안겨주었다는 점이다. 아울러, 명절을 일주일 앞둔 시점에서 진행된 잠깐의 공연은 다문화 민족에게
고국의 향수가 일시적으로 사라진 계기가 되었다고 본다. 비록 우리와 조금 다르게 생겼고, 말이 어눌할지라도
그들을 보는 시각만큼은 우리 정서와 들어맞게 언제나 따뜻하고 정감 넘치는 모습을 충분히 발휘 해보는
것은 어떨까? 비록 짧은 시간이었으나, 그 감동은 가슴속에 깊이 남아있으리라.
< 아시아의 문화에 흠뻑 빠진 관객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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