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 프로그램에 나온 약 찾는 환자 많아 출연자의 말 인용하면 도움
필요한 부분 꼭 집어 설명, 처방약과 일반약 성분 겹치지 않게 지도
요즘 환자들은 똑똑하다.
닥터콘서트, 황금알, 엄지의 제왕, 살림 9단 만물상 등 종편 TV의 밤 시간대 프로그램이 걸러지지 않은 각종 건강 정보를 쏟아내고 있다. 손에 든 스마트폰 역시 넓고 넓은 정보의 바다여서 무엇이든 금방 확인할 수 있다.
반면 약사들은 바쁜 약국 업무에 지쳐 환자들이 보는 TV를 모두 챙겨보지 못하므로 환자의 정보력을 당하지 못한다.
그럼에도 환자들은 궁금한 것은 무엇이든지 약국에 와서 물어보려 한다. 그것은 그간 약사들이 건강에 관한 모든 것에 대해 사랑방의 역할을 해왔기 때문이다.
1. “약사님 하나 물어봅시다.”
비타민A 연고, 비타민C, 비타민D, 멀티비타민, 유산균, 오메가3, 개똥쑥, Ca&Mg, 코미인, 발모차 등 TV에서 패널들이 언급한 제품들은 다음날 반드시 약국에 고객들이 찾으러 온다.
이럴 때 우리가 대응하는 방법을 한번 생각해보자.
고객이 유산균을 구입하러 온 경우이다.
“약사님 유산균 하나 주세요. 여기는 어떤 게 있어요?”
①가격경쟁력을 내세우는 경우
- 유산균은 생균과 사균이 있는데요. 생균은 장에서 직접 살아 작용하고 사균은 생균의 먹이로 작용해서 효과를 보는 거예요. 우리 약국의 A와 B는 둘 다 생균 제품이라 좀 비싸요. A는 2달분 6만원이고요, B는 3달분 7만원요, B가 가격이 더 저렴해요.
좀 더 저렴하게 하려면 사균제제를 먹을 수도 있어요.
②제형에 대해 설명하려는 경우
유산균은 생균과 사균이 있는데요. 생균은 장에서 직접 살아 작용하고 사균은 생균의 먹이로 작용해서 효과를 보는 거예요. 우리 약국의 A는 캡슐형태로 되어있고요, B는 과립이에요. 위가 나쁘시면 과립도 괜찮고요. 둘 다 효과는 좋아요.
“약사님 다른 건 없어요? 어제 홈쇼핑에 팔던 게 좋아 보이던데”
이렇게 대화를 나누다 보면 고객에게 주도권을 내어주면서 억지로 약 하나 판다는 느낌을 줄 수 있다.
따라서 TV 프로그램 패널의 설명을 적당히 이용하면서 대화를 시작해본다.
-아 어제 프로그램에 나온 유산균 찾으시는구나.
우리 약국의 유산균은 모 박사님이 말씀하신 것처럼 두 가지 균종으로 이루어져있고(락토바실러스, 비피도박테리움) 균마다 이중 코팅이 되어서 장까지 살아서 가요. 냉장보관이 된 제품도 있고 냉장보관을 할 필요가 없는 제품도 있어요.
가격은 약마다 조금씩 차이가 있어요.
“그래요? 한 번 볼 수 있어요?”
-이 제품은 과립형태고 이 제품은 캡슐 형태로 되어있어요.
성분은 위와 소장에 작용하는 락토바실러스와 대장에 작용하는 비피도박테리움으로 이루어져 있어요.
“그럼 어떻게 먹어요?”
-아침에 눈 뜨시면 큰 머그컵으로 따뜻한 물 한 잔을 마셔서 위산을 씻어낸 뒤 한 알 드시면 더욱 효과를 보실 수 있어요.1)
“아 그래요? 감사합니다. 잘 먹겠습니다.”
냉장 보관용 제품이라면 아이스팩을 같이 챙겨서 조금 두꺼운 종이백에 담아주면 고객의 만족도가 많이 올라간다.
2. 아로나민골드 얼마예요?
요즘 아로나민골드 광고가 히트를 치면서 구매자가 많이 늘었다. 마진이 없는 품목이고 가격 시비가 있는 약이라고 하더라도 복약지도를 빠뜨리지 않는다.
아로나민골드가 좋은 약이 아니라고 한들 약효를 확신하고 온 고객의 귀에는 들리지 않는다. 이럴 때는 더 잘 먹을 수 있게 도와주는 게 맞고 친분이 쌓인 다음에 고객에게 필요한 약을 권해줄 수 있다.
“비타민제는 식후에 복용해야 해요. 위장장애가 있을 수도 있고요. 밥이 휘발유라면 비타민제는 불스원샷 같은 역할을 해요. 휘발유 없이 차가 달릴 수 없잖아요.”
“어머니 식사 꼭 하시고 드세요. 아로나민골드는 불이 잘 붙는 번개탄 같은 거예요.”
“아로나민골드를 드시면 피로는 확실히 잘 풀리는데 만약 하루 이틀 복용을 중단하시면 더 피로할 수도 있어요.”
3. 소포장약에 대한 복약지도
오거리약국은 복약지도든 약국의 서비스든 작은 것부터 세심하게 챙겨야 한다는 생각으로 고객을 대하는 편이다.
감기약, 구내염약, 다래끼약, 소화불량약, 속쓰림약, 복통약, 두드러기약, 티눈 제거제, 고약, 파스 등 품목을 불문하고 소포장약을 팔 때는 언제나 한두 마디씩 복약지도를 더 한다.
가벼운 소화제, 종합 감기약을 사러 와도 종류에 상관없이 버릇처럼 얘기를 해야 한다.
약사가 해줄 수 있는 말은 무궁무진하다.
그리고 반드시 약통에 용법을 네임펜으로 크게 써준다.
고객들은 “어떻게 먹어요?”라고 자주 묻는데 이 말 속에는 바르게 약을 먹는 방법, 약을 먹을 때 주의할 음식, 복용기간이 언제까지인지를 포함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특히 생활습관에 의해서 아플 수 있다는 점은 환자들이 미처 생각하지 못하는 부분이므로 필요한 사항은 반드시 얘기해준다.
①감기나 각종 염증약
⒜약을 먹어도 효과가 별로라는 반응
“많이 피곤하신가 봐요. 좀 쉬셔야 빨리 나아요.”
“약만 먹는다고 낫는 게 아니에요. 비타민도 드시고 평소에 운동도 하셔야죠.”
“맥립종은 피곤하고 신경을 많이 쓰면 계속 재발합니다. 기름진 음식과 술은 줄이고 비타민을 많이 먹어야 빨리 나아요.”
⒝목이 부었을 때
“잠을 잘 못자고 피곤해서 그래요. 꿀물이나 비타민 먹는 양을 늘리시고 일찍 주무세요.
종류는 비타민C?B 둘 다 중요합니다.”
⒞코감기
“코감기는 찬 음식을 먹거나 찬바람에 쐬어도 심해지거든요. 온수를 많이 마시고 피곤하지 않게 쉬거나 비타민을 보충하면 금방 좋아집니다.”
“졸릴 수 있어요. 운전하실 때 조심하시고 따뜻한 물 많이 드세요.”
⒟감기약이나 맥립종약, 염증약을 원할 때
“밥맛이 없어도 식사는 꼭 하셔야 해요. 뭘 먹어야 낫는 힘이 생겨요.”
“이렇게 아플 때는 비타민 복용량을 평소보다 늘리면 빨리 회복돼요.”
“요 며칠 많이 피곤했지요? 잠도 못 자고 힘들면 더 아파요. 푹 쉬세요.”
⒠기침 가래약
“기침은 기가 떨어졌을 때는 낫지를 않아요. 온수를 자주 마셔야 기관지염으로 발전하는 걸 막을 수 있어요.”
“기침이 심하면 입맛이 없지요? 그래도 억지로 밥을 먹고 비타민도 2배 이상 섭취해야 기침을 쉽게 잡을 수 있어요.”
“기침이 오래가서 걱정되시지요? 처음에는 가래가 생기다가 조금 나아져서 없어지면 가래가 차 있던 곳 때문에 간질간질하고 마른기침을 하게 돼요. 너무 걱정하지 마시고 따뜻한 물 많이 마시고 식사 많이 하세요. 좋아지고 있어요. 병원에서 링거를 맞으시거나 고단위 비타민을 먹는 것도 좋은 방법이에요.”
②구내염이나 단순 헤르페스성 물집이 있는 환자
“많이 피곤하신가 봐요. 고용량 비타민B군을 드시면 도움이 되지요. 비타민C와 비타민A도 필요하고요. 집에 비타민이 없으시면 낱개로 몇 개 사서 한번 드셔 보세요.”
“비타민B군은 우유나 치즈 돼지고기에 많아요. 따로 챙겨 드시는 비타민이 없으면 돼지고기를 많이 드시고요. 입이 헐었을 때는 우유를 머금고 있으면 환부에 도포되면서 훨씬 덜 아파요.”
“감기에 잘 걸리는 것처럼 구내염이 자주 생기는 사람이 있어요. 부위가 크고 심하거나 한 달 내내 달고 있다면 베체트병일지도 몰라요. 병원에 꼭 가보세요.”
③위장이 나쁜 환자
섭취하는 음식이나 습관도 지도한다.
⒜소화제
“누가 먹어요? 속을 비웠다가 한꺼번에 많이 먹으면 더 힘들어져요. 항상 천천히 드세요. 빈속에 먹어도 됩니다.”
“성격이 급하신가 봐요. 나이가 들면 위의 움직임이 느려져요. 한 숟가락을 먹어도 꼭꼭 씹어 드세요.”
“잇몸이 안 좋으면 우물우물 씹어서 넘기잖아요. 그럼 음식 덩어리가 위에 그대로 남게 돼서 위산도 많이 나오고 소화도 안 돼요. 음식은 부드러운 걸로 골라 드세요.”
⒝지사제
“뭐 드셨어요? 음식 조심하셔야 해요. 찬 음식, 기름기 있는 음식, 우유, 과일, 돼지고기, 조개, 전어, 각종 회나 해산물 등을 드시면 더 심해져요.”
“설사에는 끓인 보리차나 게토레이 같은 이온음료가 좋아요.”
어린이의 경우 “찬물, 아이스크림, 햄버거, 라면, 닭튀김, 꼬치 등을 먹으면 안 돼요. 집에서 엄마가 해주신 것만 먹어야 합니다.”
“배를 따뜻하게 하면 아랫배 꾸룩거리는 게 조금 나아질 거예요.”
⒞속이 쓰릴 때
“혹시 커피를 많이 드세요? 커피를 줄이셔야 해요. 맵고 짜고 기름진 음식도 속을 쓰리게 할 수 있어요.”
“약은 소화가 덜 되는 음식이라고 생각하세요. 약을 먹고 속이 쓰릴 때는 투약을 중단하지 말고 부드럽고 소화가 잘되는 걸로 드세요.”
“고추가 위에 좋다고 해도 속이 아프지 않을 때 먹어야 도움이 됩니다. 당장 속이 쓰릴 때는 피해 주세요.”
⒟복통이 있을 때
“복통은 병원에 가서 주사를 맞으면 훨씬 빨리 나아요. 약을 먹어도 낫지 않으시면 바로 병원으로 가보세요.”
“배를 따뜻하게 하면 복통이 멎기도 합니다. 핫팩을 대보세요.”
“부드러운 음식을 드시고 손으로 배를 살살 문지르는 것도 도움이 됩니다.”
④두드러기약
“약을 먹고 졸릴 수가 있어요. 이 점 염두에 두시고 물을 많이 드세요. 우유나 계란, 육류, 기름기, 술은 두드러기를 더 심하게 할 수 있으니 담백한 음식을 드세요.”
“약을 먹어도 두드러기가 심해지면 병원으로 가셔야 해요. 원인을 해결하지 않으면 차후에 같은 원인으로 아주 심한 알레르기 반응을 일으킬 수도 있어요.”
“말벌에 쏘이면 반드시 병원에 가셔야 해요. 봉독을 해독하지 않으면 다음에 다시 벌에 쏘였을 때 증상이 아주 심해집니다.”
⑤파스
“통증 때문에 파스를 떼기 힘든 경우 물을 뭍이면 쉽게 잘 떨어져요.”
“파스를 떼서 아픈 부위에 다시 붙이면 피부 발진이 생길 수도 있어요. 한두 시간 기다렸다가 다른 부위에 붙여야 합니다.”
⑥병원약과 일반의약품을 같이 구입하는 경우
병원조제약에 항생제가 포함된 경우엔 “항생제는 끝까지 챙겨 드셔야 해요. 염증 뿌리가 남아있는데 상태가 호전돼 투약을 중단하면 금방 재발할 뿐 아니라 염증이 더 심해지기도 해요.”
이 같은 약사의 조언은 환자가 약을 끝까지 먹을 힘을 주고 병원과의 신뢰를 유지시킨다.
일반의약품과 병원 조제약에 겹치는 성분이 없는지 반드시 확인하도록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