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음악얘기라면 입에 거품 물어가며 한 열흘 썰을 풀 정도는 되고
책 읽는 걸로 말하자면 낮술하는 자리에서 한두 시간쯤은 주절일 만 하지만,
정치를 말할작시면 밑천이 꽝이어서 명함을 못 내미는 처지지만
이건 해도 너무한다 싶어서....
국감에 나온 강혜정씨의 증언을 듣고 귀를 의심했다
증언에 의하면 명태균이란 사람이 대통령부부에 대해 말하기를
대통령은 장님무사고 영부인은 앉은뱅이주술사라고 한다
고조선도 아닌 21세기에
이게 왠 터무니없는 소린가?
귀를 씻고 다시 들었다
"사는 게 고통일 때"라는 쇼펜하우어의 책에서
욕망은 왕이고, 이성은 외무장관으로 비유하는데
욕망이란 앉은뱅이 여자를 어깨에 메고가는 힘센 장님"이라 표현한다
명태균이 윤대통령을 장님 무사, 김건희 여사를 앉은뱅이 주술사로 표현한 것과 같은 맥락이다
내가 쇼펜하우어를 어마무지 싫어하지만 오늘날의 한국정치를 꼬집는 그의 통찰이 놀랍기는 하다
쇼펜하우어의 또다른 책 "의지와 표상으로의 세계"에서는
인간은 삶에 대한 의지로 가득해 영원히 욕망의 유혹을 뿌리치지 못하며
의지와 표상으로부터 벗어나야 진정한 마음의 평화를 찾을 수 있다고 했다
현상의 배후에 존재하는 인식불가능한 실재의 세계관을 말하는 그의 관점에 따르면
세계는 본질적으로 악으로 이루어졌기 때문에
우리가 현실에서 지각하는 것은 한정된 정보를 통해 습득한 지식에 블과하다는 것이다
어떤 지식도 경험을 넘어설 순 없다
인간이란 존재는 거대한 우주의 소용돌이치는 현상앞에 아무 힘없는 존재일 뿐이다
행복을 찾으려는 숱한 사람들이 기껏 얻을 수 있는 건 스스로의 만족에 불과하다
눈먼 사람이 휘둘러 재단할 수 있는 우주의 공간은 어디에도 없다
차라리 전라도땅 무주지방의
"장님 총각과 앉은뱅이 처녀"의 설화처럼
서로의 부족한 부분을 채워주는 관계였더라면 오죽이나 좋으련만....
라스푸틴이 말아먹은 로마노프의 패망을 잊지말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