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들의 주요 논거는 유사성을 근거로한 유추의 논법에 불과한데, 거론되는 주요 유사점을 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첫째, 저출산 고령화로 인한 생산 가능인구의 감소로 잠재성장율 하락
둘째, GDP대비 기업의 총투자 비율 감소
셋째, 저금리에 따른 부동산 가격 상승
넷째, 수출중심의 산업구조
이런 유사점을 근거로 일본의 경제 불황의 전철을 밟고 마찬가지로 부동산 가격이 폭락할 것이라고 합니다. 이는 논리가 결여된 비약적 추론에 불과한 것입니다.
그렇다고 필자는 부동산 폭등을 주장하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아무런 객관적 근거도 없이, 악의적 감정이 개입된 결과를 이미 설정하고 자의적인 근거를 그것에 짜 맞추는 위의 방식은 건전한 시장질서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 잘못된 사고라고 봅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한국은 과거 일본과는 경제 상황이 다르고, 경제구조가 다르며, 정도가 다릅니다. 따라서 일본과 같은 장기 불황과 부동산 폭락은 발생하지 않습니다.
이것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먼저 일본의 고도성장 배경과 엔화의 평가 절상 그리고 부동산과의 상관관계를 잘 알고 얘기해야 합니다(환율에 관한 이야기는 먼저 "1편 부동산에 대한 전망"편에서 상술한 바 여기서는 생략합니다).
일본은 2차대전이후 패전국임에도 별다른 경제제재 없이 우방국의 도움으로 급속한 경제 성장을 이루었으며, 경소단박의 제조업과 엔저를 무기로 하여 세계 시장을 점령하였으며, 지나친 경제적 자신감을 배경으로 나아가 엔화를 기축통화로 만들어 세계 경제를 지배하고자 했습니다.
이러한 상황은 미국의 심기를 상당히 불편하게 했고, 미국의 입장에서는 일본을 키워줬더니 세상 무서운줄 모르고 주인을 물어 띁는 격이 었습니다(이게 바로 일본의 속성이요, 지금도 다를바 없죠).
이러한 상황속에서 1985년 9월 22일 '플라자 합의'가 채택되었습니다.
플라자 합의는 미국의 고금리에 의해 미국으로의 자본유입이 중지되지 않는 상태에서 달러강세가 계속되고 재정적자 및 무역적자의 확대를 견딜 수 없게되자 G5 재무장관 회의에서 일본의 평가 절상을 유도하여 달러 강세 현상을 시정해 줄 것을 강력 요구하였습니다(사실은 강압). 일본이 미국의 강압을 받아 들일 수 밖에 없었던 이유는 수출의 대부분을 미국에 의존하던 '절대적인 대미 의존도' 때문입니다.
일본의 잃어 버린 10년, 부동산 폭락, 재앙은 바로 유명한 이 플라자합의에서 비롯된 것입니다.
플라자 합의가 채택되자 즉각적으로 엔화는 8.3%가 오르고, 반면 달러가치는 30%이상 급락하여 덕분에 미국의 제조업체들은 달러 약세로 높아진 가격경쟁력으로 1990년대 들어 해외 시장에서 승승장구를 했으며 미국 경제의 회복을 이끄는 동력이 되었습니다.
그 결과 일본은 엔고로 인해 버블붕괴 등으로 심각한 타격을 받았으며 아직도 그 후휴증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지난 글에도 간략하게 밝혔듯 일본 부동산의 붕괴 원인은 미국이 주도한 이 엔고가 직접적인 원인입니다. 이 결정적인 원인이 글로벌 상황과 한국이 처한 상황과는 전혀 다른 상황이라는 점을 알아야 합니다.
일본의 버블 붕괴과정을 살펴보자면,
플라자 합의 후 엔화절상에 대해 일본의 다양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GDP성장율은 지속적으로 하락하였습니다. 결국 엔고로 인한 불황을 극복하기 위해 일본은 공격적인 저금리 정책을 폈고, 그 결과 투자가 큰폭으로 확대되고 소비가 증가하면서 오히려 플라자 합의 이전보다도 높은 성장율을 기록하게 되었는데, 바로 여기에서 '정책 오판'이 발생합니다.
미래에 대한 낙관론이 지배하고 '과오투자'가 일어나기 시작하죠.
한국에서 이러한 과오 투자는 발생할 여지는 없습니다. 이점이 중요한 차이죠.
여기에서 저금리에 기초한 '통화팽창과 금융기관에 대한 규율 메커니즘 부재'로 금융기관의 무리한 대출경쟁이 더해지면서 자산의 버블이 형성되기 시작했습니다. 금융기관에 대한 규율 메커니즘, 이 역시 한국과는 중요한 차이를 보이는 부분입니다.
부동산 가격과 주가가 상승하자 기업들의 담보가치는 더욱 높아졌고, 대출을 통한 자금 조달이 용이해졌으며, 이렇게 조달된 자금은 다시 부동산 투자와 설비 투자로 이어지는 연쇄반응이 지속되면서 버블은 더욱 커지게 됩니다.
시장이 과열양상을 띄자 일본정부는 부동산 산업과 건설업에 대한 대출을 사실상 금지하는 조치를 단행합니다. 그러자 주가가 큰폭으로 폭락하고 부동산 버블이 붕괴할 조짐이 나타나기 시작하였습니다. 부동산버블이 문제되자 일본정부는 다시 금리인하 카드를 꺼내들었으나 부동산 가격은 하락 국면을 면치 못하였습니다.
이렇게되자 부동산 담보가치하락->부실채권발생->금융부실->대출억제와 기대출금 회수율 증가->기업도산 증가->새로운 부실채권 발생 이라는 해결할 수 없는 악순환에 빠져 들게 되었습니다.
이 와중에 엔고로 수출채산성이 크게 악화되어 기업들이 생산거점을 해외로 대거 이동하면서 일본내 산업공동화가 나타나고, 일본정부는 일본경제를 살리기 위해 4년간 65조5천억엔을 쏟아 부어 경기부양을 하여 했으나, '엔고를 더욱 가속화'시켜 무용지물, 백약이 무효인 지경에까지 이르게 되었던 것이죠.
아이러니 하게도 일본의 침체는 한국에는 큰 기회가 되었고, 그 이익을 고스란히 한국이 챙김으로써 비약적인 성장을 이루게 됩니다. 이는 한국이 일본의 경제 뒤를 쫓아 가는 것이 아니라, 정확하게는 경쟁국가로서 일본의 불황 과정에서 그 반사적 결과(이익)를 취한 것입니다. 이 과정에서 오해가 발생하죠. "한국은 일본의 경제를 그대로 뒤쫓아간다는 오해" ..인과관계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결과입니다.
그렇다면 일본의 부동산 버블붕괴 당시 상황은 어떠했을까요 ?
1956년부터 1986년사이 일본의 소비자 물가는 2배가 올랐지만 땅값은 50배이상 치솟았고, 1990년 일본 전체의 부동산가치는 미국 전체 땅값의 4배에 달했으며, 심지어 도쿄 왕궁터의 가치가 캘리포니아나 캐나다 전체 땅값보다도 높아졌으며 도쿄 긴자구역 땅값이 평당 1억6천5천만엔(약 15억원 정도)까지 치솟자 일본정부는 지하 100m 아래에 도시를 건설하는 계획을 검토하기까지 했습니다.
부동산 가격이 너무 오르자 일본 월급쟁이들은 도쿄에서 작은 평수의 아파트조차 대를 이어 100년 이상 분할 상환 조건으로 살 수 밖에 없었죠. 당시 일본에서 부동산의 의미는 특별하였습니다. 우리나라처럼 단순히 아파트 프리미엄이나 받고 넘기는 그런 투자의 개념과는 전혀 다른 차원의 얘기입니다. 당시 일본과 현재 한국의 벨류에이션은 비교 자체가 안되고, 부동산 불패에 대한 믿음은 가히 광적이었죠.
그렇다면 한국의 부동산은 일본과 같은 상황이 발생할까요? 결론적으로 일본과는 전혀 다른 상황이므로 그런 일이 발생할 가능성은 없습니다. 오히려 오를 것입니다.
한국의 거주비용은 일본과 비교해볼때 매우 낮은 수준이며, 전세가격상승은 폭락의 시작인 투매의 가능성을 없애고, 월세로의 전환 현상과 월세 가격이 상승할 가능성이 높고, 월세의 전환으로 주택의 감가상각비용은 월세에 반영되어 주거비용의 상승을 가져오게 될 개연성이 농후합니다. 월세 현상과 월세가격 상승? 어디서 많이 들어본것 같지 않습니까? 최근 우리나라의 현상입니다. 이러한 현상도 일본에서 부동산폭락이후 과정에서 발생을 했죠. 이점 역시 크게 다릅니다.
베이비붐 세대가 은퇴하고 출산율 저하가 일어나는점을 들어 일본의 부동산과 연관시키기도 하지만, 이 역시 인과관계가 없습니다. 잠재성장율 저하가능성은 있지만, 그렇다고 그것이 부동산 가격의 하락과 직접연관이 있는건 아닙니다. 일본과 같은 베이비붐 세대 은퇴경험이 있는 다른 국가들(영국, 미국,독일,이탈리아, 스페인 등)은 오히려 부동산 가격이 상승했는데, 이에 대해 일본과 비교하며 설명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습니다.
여러가지 얘기를 많이 했지만, 결론을 간단하게 말하면 한국은 일본과는 같지 않다는 겁니다. 본질과는 거리가 먼 얼핏 외형상 비슷한 모습을 들어 동일한 결론을 내리는 건 올바른 결론 도출방법이 아니죠.
단언컨대 한국에 일본과 같은 그런 상황이 발생할 가능성은 0%이며 오히려 견조한 상승의 흐름을 이어갈 것이라고 봅니다. 다만 수요와 공급의 법칙, 시장수급에 따라 일시적으로 등락을 거듭하고 조정과정을 거치면서 견조한 상승하는 것은 아주 자연스럽고 건강한 현상입니다.
최근 '아베노믹스'...20년간 이어져온 디플레이션과 엔고 탈출을 위해 윤전기를 돌려 화폐를 무제한 찍어 내는 등 모든 경제 정책 수단을 동원하겠다는 아베정권의 정책으로 2~3%의 인플레이션을 목표로 하고 무제한 금융완화, 마이너스 금리정책 등을 통해 일본의 경제를 장기침체에서 탈피시키겠다는 정책입니다.
이는 사실 어제 오늘 얘기가 아닙니다. 위에서 얘기한 과거 일본 정권의 정책을 더욱 강하게 반복하겠다는 내용입니다.
결론을 어떨 것이라고 봅니까?
필자는 한국의 경제에 더욱 강한 베팅을 하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