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러스 파이브 하대를 팔각으로 깎은 후, 이 큐의 본 주인인 프리버드님에게는 고민 아닌 고민이 생겼습니다.
그것은 다름이 아니라 도장(칠)은 알아서 해결하겠다고 일단 장담을 했었는데
이리저리 알아본 결과 그게 그리 간단한 문제가 아니라는 현실에 부딪치게 된 때문입니다.
한 큐 제조업체에서는 영양가가 별로 없는 이런 건을 아예 거절을 하였고
또 다른 업체에서는 거의 이 큐의 구입 가격에 해당하는 수공비를 요구하였는가 하면
일견 기대를 가지고 믿었던 칠 분야에서 일하는 지인도 상당히 난감해 하는 통에
이러지도 못하고 저러지도 못하는 진퇴양난에 봉착하게 된 것입니다.
결자해지라고 결국 지지든 볶든 내 손에서 결판을 낼 수 밖에 없다고 생각하여 플파브라를 다시 보내달라고 하여
일단 인수를 하였습니다.
하대 전체를 도장하는 작업은 한번도 해 본 적이 없고, 들은 바를 토대로 아무리 짐작해 봐도 자신이 없어서
망치더라도 내 소유로하여 망치는 것이 낫겠다고 판단했기 때문입니다.
제가 아는 큐 도장에 관한 지식은, 김치 빌리어드의 최대리님에게서 귀동냥한 것과
전에 보라나이트를 손수 도장했던 회원분에게서 들었던 접착제 록타이트를 사용한 도장법이 전부입니다.
그리고 그 도장법은 비용도 비용이려니와 과정도 복잡하고 여간 까다로운 것이 아니었습니다.
"그래도 해 본 사람이 있으니 뭐, 나도 한 번 해 보지....." 하는 비장한 심정인 제게
귀가 번쩍 뜨이는 정보가 입수되었습니다.
다름이 아니라 우리 회원 "알하나"님이 얼마전에 자신의 큐그립을 깎고 도장처리를 하면서
우레탄을 이용했는데 그런대로 괜찮더라는 로또님의 귀뜸입니다.
득달같이 알하나님과 통화를 하여 자세한 정보를 확인하고 우레탄 용액을 구입하여 작업에 들어갔습니다.
결과는 "그런대로 만족"입니다.
"대만족"이 아닌 것은 제가 우레탄 도장의 특성과 유의점을 제대로 알지 못한 탓에 용액을 도포할 때는 전혀 문제가 없었는데
건조되면서 아주 미세한 기포가 발생하여 마치 일부러 "펄(Pearl)" 처리를 한듯한 현상이 생긴 것입니다.
1. 우레탄으로 도장한 그립부 - 실로 감은 그립이었기 때문에 더 까다로왔던 것 같습니다.
2. 조금 더 확대하면 이렇습니다.
3. 아예 더 크게 확대하면 이런데, 사진으로 보기보다는 실제로 보는 펄 감이 더 괜찮은 편입니다.
4. 이건 그간 틈틈이 깎아 본 조인트 캡입니다.
하대용인데, 파손된 하우스 큐의 상대를 적당하게 잘라 사포로 연마하고 칠을 입힌 것입니다.
5. 상대용인데, 요행히 컬리 메이플 중에서도 문양이 뛰어난 개체를 고를 수 있어서 컬리메이플 문양이 거의 환상입니다.
6. 문제는 이것들의 문양이 서로 짝이 맞지 않는다는 거죠......ㅠ.ㅠ;;
하우스 큐들 중에서 하대에는 드물게 컬리 메이플 문양이 좋은 것이 있기도 하지만 상대에는 거의 불가능합니다.
7. 그렇다고 해서 눈에 거슬리는 것을 그대로 보며 참을 수 있는 성격도 못 되기에 궁리를 하여 문양을 맞추어냈답니다.
8. 이 두개를 서로 결합하면 이렇게 되어 비로소 문양이 서로 어울립니다.
9. 각각의 조인트 캡을 상대와 하대에 끼웠습니다 - 상대용
10. 조인트 캡 - 하대용
회원들께서 저 들으라고 일부러 말씀 안 하셔도
"이런 거 깎을 시간에 한 번이라도 연습을 더 하면 대대에서도 헤메지 않고 잘 살아남을 수 있을 텐데....." 하는 거 압니다.
하지만 당구 치는 거 못지 않게 이런 거 직접 깎고 만드는 것을 좋아하니,
뭐 어쩌겠습니까, 저 좋아서 하는 짓을.......
삭제된 댓글 입니다.
당구 실력이 안되니까 다른 걸루다가 들이대 보는 심정의 부분도 많습니다.
장인의 혼이 담긴 큐군요...정말 대단합니다. 경의를 표하려다가 그것도 부족할듯 합니다용 ㅋㅋ
내 저 조인트 캡 문양을 맞춘 건 순전히 날시스님을 의식해서인 속사정을
알아나 두시길........
역시... 대단하십니다~ 구경시켜주세요~
위에 사진으로 다 구경시켜드렸는데요.......
윽... 직접보고 함 쳐보고 싶기도 해서요... -0-;
남 시켜서 보지 마시고 직접 사진을 보시면 될텐데요
글구 쳐보실려면 살살 치세요, 모니터 액정 깨집니다......농담이구요,
아직 도장 작업에 좀 더 공을 들여보는 중입니다. 완성이 된 후 누구보다도 바다돌봄님이 함 테스트를 해 주시면 감사하지요....
브라보~~
닉네임 앞에 마에스트로 칭호를 부여합니다
마에스트로 자작나무
현재스카 마에스트로는 언감생심이구요,
지금 그러시면.......마에가리입니다.
크아~ 자작나무님께서 멋진 나무하나 구하셔서 본인만의 커스텀큐를 깍고계신 모습이 문득 떠오르네요 ^^;;; 나중에 그러실 계획있으시면 저도 하나...( __)a
그런 생각을 하고 있기는 합니다.
벨라지오의 제작기법과 문양이 하도 기가 막혀서 그 기법을 활용하여 우리나라 목재로(느티나무 먹감나무 참죽나무 등 문양이 뛰어난 목재)
한 번 만들어보겠다는 생각은 하고 있습니다.
이번에 도장에 관한 노하우를 쌓고 앞으로 선반작업을 할 수 있는 기술만 익히면 못할 것도 없을 것 같습니다.
이러다가 자작나무큐가 양산될지도 모르겠습니다. ^^
그래도 앞뒤는 살피겠습니다.
양산큐는 저급큐로 분류되니까요......
다음엔 이니셜도 세겨주세요~ carom cue제작의 명인'자작나무'로.......@@;
아직 플파브라의 도장과정이 끝난 것은 아닙니다.
준자님 의견대로 마지막 도장공정에서 이니셜을 넣어볼까 생각도 하고는 있습니다만
자칫 의욕만 앞서면 촌스런 흔적이 될까하여 고심중입니다.
대단하심니다.
간만에 들렸는데, 역시 그동안 쉬지 않으셨군요 ㅡ0ㅡ; 대단하십니다;
대단한 열정이십니다. 와우... *^ㅇ^*