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통신사 옛길 부산 – 서울 걷기 기행록(13)
- 반가운 이들이 함께한 괴산 걷기(괴산 연풍 – 괴산 소수 33km)
10월 9일(토, 한글날), 오전에 흐리다가 오후에 맑은 날씨다. 아침 7시에 연풍을 출발하여 괴산으로 향하였다. 한 시간 반쯤 7km 걸어 갈길 마을 버스정류소에서 잠시 휴식, 정류소 옆의 대학찰옥수수직판장이라 쓴 현판을 보며 이 지역이 찰옥수수 특산지인 것을 깨친다. 몇 년 전 괴산지역을 지나다 찰옥수수 한 무더기를 샀던 기억을 떠올리며.
9시 경 장암면 경계를 지나 잠시 걸으니 칠성면에 접어든다. 도로변 휴게소에서 쉬는 중 걸려온 전화, 아내와 장조카 내외가 칠성면소재지에 당도했다며 어디쯤 걷고 있는지 확인 후 곧바로 휴게장소에 다다른다. 조선통신사 걷기행사 때마다 성원 차 내방하는 가족들과 반가운 만남, 한 시간 후 칠성면 소재지의 칠송바위 옛 시장에서 이른 점심을 대접하고 이내 떠난다. 기행록 쓰기에 요긴한 노트북 전해주고.
청주에 사는 가족들이랑
12시 반에 시작한 오후 걷기에는 점심시간에 합류한 천안의 김명중 씨가 동행, 걷기에 활력을 얻는다. 연풍에서 괴산에 이른 걷기는 한적한 지방도로와 자전거도로, 쌍천과 달천으로 이어지는 천변 길 등이 아기자기하게 연결되어 쾌적한 코스다. 괴산읍 입구의 만남의 광장 옆의 하천을 관통하는 다리에서 바라보는 주변의 경관이 아름답고.
괴산읍내의 동헌에 이르니 오후 2시 20분, 동헌이 의외로 왜소하여 약간 실망인데 그 앞 괴산교육도서관 입구의 고목나무가 오랜 연륜을 뽐낸다. 수령 800년이 넘는 느티나무, 그렇게 오래된 고목을 본 기억이 언뜻 떠오르지 않는다. 건물 대신 나무가 고을의 역사를 지키누나.
800년 넘는 수령의 느티나무
걷기종료 지점은 읍내에서 음성방향으로 8km쯤 더 걸어 소수초등학교다. 뜨거운 햇살 받으며 오후 4시 반에 도착, 12일째 걸은 거리는 33km. 소수면에 이르는 길에 임꺽정로를 지난다. 임꺽정과 이 지역이 어떻게 연결되는지는 차후에 알아보자. 소수 가는 길의 도로변에서 발견한 이름, 세종 때 집현전 학사 정인지의 연고와 함께.
걷기를 마치고 괴산 읍내에 있는 숙소에 이르니 괴산에 거주하고 있는 체육진흥회 초창기 동호인 송영춘 씨가 찾아왔다. 선상규 회장과는 오랜 인연, 저녁을 대접하며 나누는 담소가 정겹다. 이래저래 반가운 이들과 함께 한 괴산 걷기가 뜻깊어라!
만남의 광장 옆 다리에서 바라본 괴산의 아름다운 풍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