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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능제강(柔能制剛)
유(柔)한 것이 강(强)한 것을 이긴다는 뜻으로, 약한 것을 보이고 적의 허술한 틈을 타 능히 강(强)한 것을 제압함을 비유해 이르는 말이다.
柔 : 부드러울 유(木/5)
能 : 능할 능(月/6)
制 : 절제할 제(刂/6)
剛 : 굳셀 강(刂/8)
(유의어)
유능승강(柔能勝剛)
출전 : 삼략(三略)
부드러운 것이 능히 단단한 것을 이기고 약한 것이 능히 강한 것을 이긴다(柔能制强 弱能勝强).
병법(兵法)을 적은 책인 '황석공소서'에 나와 있는 이 말은 이미 노자의 도덕경에도 수록되어 있다.
노자가 말한 진정한 강함이 무엇인지는 다음과 같은 글에 잘 드러나 있다. "세상에 부드럽고 약하기로는 물보다 더한 것이 없다.
더구나 견고하고 강한 것을 공격하는 데는 능히 이보다 나은 것이 없다. (중략) 약한 것은 강한 것에 이기고,
부드러운 것은 굳센 것을 이긴다는 것을 천하에 알지 못하는 사람이 없지만 능히 이를 행하지는 못한다.
사람도 태어날 때에는 부드럽고 약하나 그 죽음에 이르러서는 굳고 강해진다.
풀과 나무도 생겨날 때에는 부드럽고 연하지만 그 죽음에 이르러서는 마르고 굳어진다.
그러므로 굳고 강한 것은 죽음의 무리이고 부드럽고 약한 것은 삶의 무리이다.
또한 군대가 강하면 멸망하고 나무는 강하면 꺾인다. 강하고 큰 것은 아래에 위치하고 부드럽고 약한 것은 위에 자리잡는다."
이러한 유능제강을 다르게 표현한 책으로 병법서인 육도삼략(六韜三略)이 있다.
"부드러움은 능히 굳셈을 제어하고, 약한 것은 능히 강함을 제어한다. 부드러움은 덕이고 굳셈은 도둑이다.
약함은 사람을 돕는 것이고 강함은 사람을 공격하는 것이다."
독일의 문호 괴테도 말했다. "여성다움이 우리를 영원하게 한다."
▣ 유능제강(柔能制剛)
생명체가 세상에 태어나서는 똑 같을 수가 없다. 약육강식(弱肉强食)이라고 약한 자는 강한 자의 밥이다.
약자가 항상 당하기만 할까. 약한 자가 강한 자에 빌붙어 생명을 유지하거나, 약자끼리 연합하여 강자에 대항하는 수도 있다.
이런 인위적인 것을 제외하고도 약하고 부드러운 것이 결국은 강한 것을 이겨내고 살아남는다고 선인들은 가르친다.
어떤 일을 해결할 때 힘으로 찍어 누르는 것이 이기는 듯하지만 궁극적으로는 부드러움으로 감싸는 것보다 오래가지 못한다는 말이다.
덕으로 감싸 안아 마음으로 복종하게 하는 것이 진정으로 이기는 길임을 뜻한다.
굳센 것을 물리치는 것이 부드러운 것이라고 노자(老子)는 도덕경(道德經) 곳곳에서 강조한다.
약간 변형시킨 노자에 앞서 이 성어가 그대로 나온 곳은 육도삼략(六韜三略)에서다.
주(周)나라 강태공(姜太公)의 저서라고 전하는 고대 병법서다.
감출 韜(도)는 화살을 넣는 주머니, 비결을 말한다고 한다. 부분을 보자.
軍讖曰 : 柔能制剛, 弱能制强. 柔者德也. 剛者賊也.
군참에서 이르기를, 부드러움은 강함을 제어하고, 약한 것은 능히 강함을 이긴다. 부드러움은 덕이고 굳셈은 적이다.
군참(軍讖)은 전쟁(戰爭)의 승패(勝敗)를 예언적(豫言的)으로 서술한 병법서라고 알려져 있다.
도덕경(道德經) 78장 임신장(任信章)에 잘 알려진 구절이 나온다.
天下莫柔弱於水. 而攻堅强者, 莫之能勝.
이 세상에서 물보다 부드럽고 약한 것은 없다. 그렇지만 단단하고 강한 것을 치는 데는 물보다 더 나은 것이 없다.
弱之勝强, 柔之勝剛, 天下莫不知, 莫能行.
약한 것이 강한 것을 이기고, 부드러운 것이 굳센 것을 이기는 이치를 세상 사람 모두가 알지만 능히 행하는 이가 없다.
노자(老子)가 스승에게서 부드러운 혀는 남아있고 단단한 치아(齒牙)는 빠진데서 가르침을 받는 치망설존(齒亡舌存)의 이야기는 유향(劉向)의 설원(說苑)에 실려 있다.
힘을 가졌을 때는 모든 일을 마음대로 처리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넘쳐난다.
그러나 그것이 자칫 오만함으로 비쳐 약자의 사정을 무시하는 것에서 어그러지기 시작한다.
힘은 오래 가지 않으니 부드러움으로 감싸 차근차근 일을 처리하는 것이 결국은 이기는 길이다.
노자의 말대로 세상 모든 사람이 알지만 당사자가 아는 것은 훨씬 뒤의 일이다.
▣ CEO의 또다른 덕목 '외유내강'
弱能勝强, 柔能制强.
약한 것이 강한 것을 이기고, 부드러움이 단단함을 이긴다.
도덕경에 실려 있는 역설의 철학이다. 현실적으로는 받아들이기 어렵지만 앞에 실려 있는 문장을 보면 충분히 수긍이 간다.
물에 관한 글이기 때문이다. "천하에 물보다 더 부드럽고 약한 것은 없다. 하지만 굳세고 강한 것을 이기는 데는 물보다 나은 것이 없다.
이렇게 하는 데는 물을 대치할 만한 것이 없다."
물은 평상시에는 존재감이 없다. 일정한 형태도 없어서 담는 그릇에 따라 모양이 바뀐다.
스스로 낮은 곳만 찾아서 흐르기에 물보다 더 낮은 것은 없을 정도다. 하지만 물의 힘은 강력하다.
홍수가 나면 온 세상이 물에 잠기게 되고, 모든 것을 남김없이 휩쓸고 가서 폐허로 만들어 버린다.
그 어떤 것으로도 막을 수 없는 강력함이다. 이로써 보면 물은 양면적이다.
강함과 약함, 두 가지의 성격을 모두 겸비하고 있다.
도덕경과 철학적 의미는 다르지만 같은 뜻을 가진 글들이 병법서에 많이 실려 있다.
군참(軍讖)에서는 이렇게 말한다. "부드러움은 단단함을 이기고, 약함이 강함을 이긴다. 부드러움은 덕이고 강함은 적이다.
약함은 사람들의 도움을 받고 강함은 사람들의 공격을 받는다(柔能制剛 弱能制强 柔者德也 剛者賊也 弱者人之所助 强者人之所攻)."
여기서는 부드러움과 약함을 올바른 도리(德)로 보았고, 단단하고 강한 것을 부도덕함(賊)으로 보았다.
사람들은 덕을 돕고 부도덕을 공격하므로 결국 부드럽고 약한 편이 승리를 거둘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삼략(三略)에서는 그 해석이 다르다. 부드러움과 단단함, 약함과 강함은 상대적인 것이 아니라 겸비돼야 하는 것으로 보았다.
"부드러움이 필요할 때는 부드러움을 베풀고, 단단함이 필요할 때는 단단함을 시행하고, 약함이 필요할 때는 약함을 보여주고, 강함이 필요할 때는 강함을 써야 한다.
장수는 단단함과 부드러움, 강함과 약함을 적절하게 섞어가며 때와 상황에 따라 움직여야 한다."
여기서 부드러움이란 지도자의 덕이고, 단단함은 기강이다. 약함은 겸손함이며 강함은 외형적인 힘을 말한다.
이들은 제각각 상반된 성격이기는 하지만 때와 상황에 따라 적절히 발휘돼야 할 덕목으로, 장수들은 이 모두를 겸비하고 있어야 한다.
엄격하면서도 온화하고 겸손하면서 강인한 모습, 바로 중용의 덕이라고 할 수 있다.
중용이란 '지나침도 미치지 않음도 없고, 넘치지도 모자라지도 않은 가장 적절하고 조화로운 상태'를 말한다.
그리고 때와 상황에 맞게 적절하게 행동하는 것이 바로 중용의 실천이다. 중용에 있는 "군자가 중용을 따르는 것은 때에 맞게 행함이요,
소인이 중용에 어긋나는 것은 거리낌 없이 행함이다"가 말해주는 바와 같다.
하지만 중용을 실천하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은 아니다. 공자는 "천하를 평정하는 것도 가능하고, 직위와 녹을 사양하는 것도 가능하며,
시퍼런 칼날 위에 서는 것도 가능하지만 중용을 행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어느 쪽에도 치우치지 않는 균형감각을 가지고, 때와 상황에 따라 부드러움과 단단함, 강함과 약함이 적절히 발현되는 것이 바람직한 지도자의 모습이다.
바로 문무겸비(文武兼備), 외유내강(外柔內剛)의 지도자 상이다.
▣ 유능제강(柔能制剛)
서로 욕질하는 것이 오늘날의 세태인가?
정파와 이념에 따라, 진영과 편 가르기에 따라, 누가 갑이고 을이냐에 따라 막말을 주고받고 서로 욕하고 저주하고 혐오한다.
이젠 안 참는다며 똑같이 맞받아친다. 아이들은 어른에게서 배울 게 없다고 욕하고 어른은 아이들이 버르장머리가 없다고 욕한다.
여기저기서 증오와 저주가 난무한다. 지난날 국회에서 모당 원내대표의 교섭단체 연설이 중단될 만큼 고성이 오고갔다.
언젠가 서울의 한 지하철역에서 일어난 일이다. 늦은 밤에 술에 취한 한 중년 남성이 고함을 지르며 난동을 부렸다.
급기야 두 명의 경찰과 몸싸움을 벌이기 시작했다. 한창 실랑이가 벌어지던 중에 옆의 벤치에 앉아있던 한 청년이 일어나
"그만 하세요"라며 경찰과 취객을 떼어놓더니 갑자기 이 취객을 끌어안고 다독거리기 시작했다.
그 남성은 처음엔 놀라 뒷걸음을 쳤지만 이내 고개를 떨어뜨리고 한동안 청년의 품에서 흐느꼈다.
제압하기 어려워보이던 취객을 포옹으로 진정시킨 것이다.
다양한 폭력이 우리 사회 깊숙이 뿌리내리고 있다. 우리 사회에는 타인을 밟고 올라서는 행위나 다른 사람을 이기려 들고,
깎아내리고, 반박하고, 조종하고, 비난하고, 강압하며 겁주는 행위를 당연하게 여기는 이들이 많다.
육체적 폭력도 문제지만 언어폭력이나 사이버 폭력도 엄청나다. 이러한 폭력으로 인한 고통은 신체폭력만큼 크며, 회복하기까지 훨씬 오랜 시간이 걸린다.
중국 고대의 병법서 군참(軍讖)에 유능제강(柔能制剛)이라는 말이 있다. "부드러움은 강함을 제어하고, 약함이 강함을 제어한다.
부드러움은 덕이고 강함은 적이다. 약함은 사람들의 도움을 받고 강함은 사람들의 공격을 받는다
(軍讖曰 柔能制剛 弱能制强 柔者德也 剛者賊也 弱者人之所助 强者人之所攻)." 약한 것이 강한 것을 이기고 부드러운 것이 굳센 것을 이긴다는 말이다.
이런 이야기는 중국의 황석공이 지었다고 하는 삼략(三略)에도 있다. "사람이 살아 있을 때는 부드럽고 약하지만 죽으면 굳고 강해진다.
풀과 나무도 살아 있을 때는 부드럽고 연하지만 죽으면 마르고 굳어진다. 그러므로 굳고 강한 것은 죽음의 무리이고 부드럽고 약한 것은 삶의 무리다
(人之生也柔弱 其死也堅强 萬物草木之生也柔脆 其死也枯槁 故堅强者死之徒 柔弱者生之徒)."
유연한 사고와 부드러운 자세는 편견과 차별을 밀어내고 새로운 관계와 치유를 위한 공간을 만든다.
인간의 행복은 주위 사람들과의 따뜻한 관계 속에서 존재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거친 운동으로 보이는 유도(柔道)의 '유'는 '부드러움'이다.
말 그대로 부드러움을 이용해 상대의 강한 힘을 제압하는 기술이다. 지하철역의 중년남성에게 필요했던 것은 무력과 공권력이 아닌 위로와 공감의 제압이었다.
협박도 위협도 무력도 해결하지 못한 상황을 부드럽지만 강한 포옹으로 따뜻하게 진압한 청년의 모습은 유능제강(柔能制剛)의 모습을 보여주는 멋진 예다.
우리나라가 건강한 사회로 가기 위해서는 폭력이 아닌 부드러운 공감과 배려의 부드러움이 필요하다.
▣ 유능제강(柔能制剛)
부드러움이 강함을 이긴다
유능제강(柔能制剛)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부드러움이 강함을 이긴다는 뜻이지요.
노자(老子)의《도덕경(道德經)》78장에 나오는 이 말은 노자의 스승 상종(常樅)이 노자에게 했다고 전해집니다.
노자가 이가 다 빠진 늙은이인 상종에게 "부드럽고 약한 것이 강하고 단단한 것을 이긴다는 말은 무엇을 이릅니까?"라고 물었습니다.
그러자 상종은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입을 벌렸다 닫았다 하며 혀를 날름거리기만 했습니다.
그 모습을 본 노자는 큰 가르침을 들은 듯 공손히 자리에서 물러났습니다. 사람들은 노자의 그런 태도를 의아해 했습니다.
이에 노자는 "스승님은 이미 저에게 아주 심오한 이치를 가르쳐 주셨습니다. 생각해 보십시오. 이가 사람의 몸에서 가장 단단한 부분이라면 혀는 가장 부드럽고 유연한 부분입니다.
스승님은 이미 이가 모두 빠져 없어졌지만 혀는 여전히 건재하십니다. 이것이 바로 '부드럽고 약한 것이 강하고 단단한 것을 이기는' 것이 아닙니까?"
또한 군참(軍讖)에서 이르기를 "부드러움은 강함을 제어하고, 약함이 강함을 제어한다. 부드러움은 덕이고 강함은 적이다.
약함은 사람들의 도움을 받고 강함은 사람들의 공격을 받는다"고 했습니다
(軍讖曰 柔能制剛 弱能制强 柔者德也 剛者賊也 弱者人之所助 强者人之所攻).
또 삼략(三略)에서는 "사람이 살아 있을 때는 부드럽고 약하지만 죽으면 굳고 강해진다. 풀과 나무도 살아 있을 때는 부드럽고 연하지만 죽으면 마르고 굳어진다.
그러므로 굳고 강한 것은 죽음의 무리이고 부드럽고 약한 것은 삶의 무리다. 그렇기 때문에 군대가 강하면 멸망하고, 나무가 강하면 꺾인다.
강하고 큰 것은 아래에 처하고 부드럽고 약한 것이 위에 처하게 된다
(人之生也柔弱 其死也堅强 萬物草木之生也柔脆 其死也枯槁 故堅强者死之徒 柔弱者生之徒 是以兵强則不勝 木强則折 强大處下 柔弱處上)"고 했습니다.
그리고 노자(老子) 76장에서는 "이 세상에서 물보다 더 부드럽고 약한 것은 없다. 그렇지만 굳고 강한 것을 치는 데 물보다 나은 것은 없다.
물의 역할을 대신할 만한 것은 없는 것이다. 약한 것이 강한 것을 이기고 부드러운 것이 굳센 것을 이긴다는 것은 세상사람 모두가 알건만 그 이치를 실행하는 사람은 없다.
그래서 성인은 말했다. 나라의 좋지 못한 일을 맡은 사람을 나라의 주인이라 하고, 나라의 상서롭지 못한 일을 맡은 자를 천하의 왕이라 한다.
올바른 말은 반대되는 것처럼 여겨진다"고 했습니다.
아주 오래전 미국의 키신저 국무장관은 그 단단한 중국의 '죽의장막'을 핑퐁외교로 풀어냈습니다.
그리고 그 얼어붙은 철의 장막도 뉴욕 필하모니 오케스트라의 소련공연으로 녹여냈습니다.
▣ 남두육성(南斗六星)의 유능제강(柔能制剛)
올해는 유난히 더운 여름이라 영양군 수비면에 있는 국제밤하늘보호공원으로 피서를 갔다. 영양반딧불이 천문대에서 별자리에 대한 영상을 보았다.
북두칠성과 남두육성에 대한 만화영화였는데 남두육성(南斗六星)에 대한 내용은 처음 듣는 말이라 특별한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중국의 위나라 조조 밑에는 관로라는 사람이 있었다. 하늘의 별자리를 관찰하기도 하고 사람의 얼굴에 대한 관상을 잘 보는 사람이었다.
관로가 어느 날 시골 길을 가다가 얼굴이 잘 생긴 열아홉 살 소년을 만났다. 관로는 대뜸 그 소년을 보자마자 얼굴을 찌푸리며 "쯧쯧 불쌍하구나.
사흘을 넘기지 못하겠구나" 하면서 혼자 중얼거리는 것이었다.
그 소리를 들은 소년은 부리나케 집으로 달려가 부모님께 관로의 말을 전했다.
소년의 아버지는 즉시 소년의 손을 잡고 관로의 집을 찾아갔다. 그리고 관로 앞에 부자는 꿇어 엎드리고 "제발 자식을 살려 주세요"하고 두 손을 모아 싹싹 빌었다.
관로는 "인간의 수명은 어찌할 수가 없다. 혹시 내일 남산에 가면 계수나무 밑에 두 신선이 바둑을 두고 있을 런지도 모르겠다.
만약 두 신선이 바둑을 두면 가지고 간 술과 고기 안주를 잘 대접해 드려라.
그런데 술과 안주를 대접할 때는 절대 말을 하면 안 된다. 꼭 명심해야 한다"고 일러주었다.
다음날 저녁에 부자는 술과 고기 안주를 짊어지고 남산에 올라가서 계수나무 밑에서 바둑을 두는 신선을 만날 수 있었다.
그런데 두 신선은 바둑 두는데 정신이 팔려서 주변을 살피지도 않았다. 소년의 아버지는 술을 따라서 신선의 손에 쥐어 주고 안주는 입에 물려주었다.
그렇게 대접을 반복하는 중에도 부자는 일체 말을 하지 않았다.
이윽고 신선들은 바둑이 끝나자 주변을 돌아보면서 낯선 부자가 술대접을 한 사실을 알게 되었다.
아버지는 "열아홉 살 내 아들이 곧 죽게 되어 이렇게 무례를 범했습니다. 제발 아들 수명을 늘려주세요"하고 애원하였다.
아들도 꿇어앉아 눈물을 흘리고 두 신선을 쳐다보았다.
붉은 옷을 입은 북쪽에 앉은 신선(북두칠성)이 "안 된다"고 잘라 말했다. 그러자 흰옷을 입은 남쪽에 앉은 신선(남두육성)이 "그 참 어쩔 수 없지.
술과 안주를 얻어먹었으니 어쩌겠나? 이것은 관로의 짓이구먼"하고 북쪽 신선이 가지고 있는 수명장부를 받아서는 막대를 하나 더 긋는 것이었다.
十九(열아홉)에 획을 하나 더 그으니 九九(구십구)가 되었다. 그리고 두 신선은 학을 타고 하늘로 훨훨 날아갔다.
북두칠성은 죽음을 관장한다고 한다. 그래서 사람들은 오래살기 위하여 북두칠성님을 찾아 기도하고 간절하게 소원하는 것이다.
반대로 남두육성은 잉태의 신이다. 그래서 자식을 염원할 때는 남두육성에 빌어야 한다.
이 남두육성은 북두칠성과 닮은꼴이며 다만 여름밤에만 남쪽에서 잠시 보인다고 한다.
하늘엔 죽음의 영혼을 떠서 주는 북두칠성의 국자와 그것을 풀어주는 남두육성의 국자가 있다. 하나는 강함의 국자이고 하나는 부드러움의 국자이다.
문득 핵 때문에 남쪽과 북쪽의 불안 상황이 떠올랐다.
노자의 도덕경에 유능제강(柔能制剛)이라는 말이 있다. '부드러우면 온화하여 서로의 다툼이 없으므로 능히 강함을 제어할 수 있다'는 뜻이다.
약한 것도 강한 것을 제압할 수 있다는 말이다.
노자는 세상에 물보다 더 부드럽고 약한 것은 없다. 그러나 견고한 것을 공격하는 데 있어서는 또한 물보다 나은 것은 없다.
달리 물을 대신할 만한 것이 없기 때문이다. 약한 것이 강한 것을 이기고 부드러운 것이 모진 것을 이긴다는 이치를 천하에 모르는 사람이 없다.
그렇지마는 이것을 능히 실행할 줄 아는 사람은 없을 것이라 하였다.
그리고 성인이 말하길 "나라의 온갖 더러움과 욕됨을 한 몸에 지는 사람을 나라의 주인이라 하고,
나라의 온갖 재앙을 떠맡는 사람을 천하의 지도자라 한다"하였다.
그러고 나서 노자는 '정언약반(正言若反)'이라 했다. '올바른 말은 진실에 어긋나는 것처럼 들리는 것이다'고 하였다. 착각함을 말하는 것이리라.
영양반딧불이 천문대에서 흐린 날씨로 남두육성을 보지 못한 것은 아쉬웠다. 그러나 남두육성은 부드러우면서 온화하다고 한다.
그 힘이 충분히 강함을 제어할 수 있음도 알게 되었다.
▣ 부드러운 것으로 능히 굳센 것을 제압할 수 있다
삼략은 3800여 자에 불과해 무경칠서 중 가장 얇다. 군사전략보다는 하늘의 도리를 따르고 현명한 인재를 선발하는 것을 중요시했다.
노자(老子)의 도가 사상 영향을 받은 육도와 함께 육도삼략으로 지칭되며 함께 읽히기도 한다.
진나라 황석공이 장량에게 준 병서
상·중·하략 3권 3800여 자로 구성
민심을 바탕으로 한 부국강병·치세
하늘의 도 따르고 인재 선발 중요시
상략과 소리장도
삼략은 상·중·하략 3권으로 되어 있다. 삼략의 三은 숫자가 아닌 많다는 뜻이다. 略은 문제점을 해결하는 지혜를 말한다.
진나라의 전설적 도인 황석공이 장량에게 전해 준 태공망 병서라고도 한다. 삼략에는 기원전 2세기 초 한(漢)나라 유방의 작전참모 장량이 등장한다.
이것으로 보아 지은이는 황석공이며 후대인 3세기 초 후한 말에 무명인이 편저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핵심은 민부병강(民富兵强), 군신위엄(君臣威嚴), 거현치군(擧賢治軍)이다.
상략은 치국과 민심, 군주까지 29개 주제를 다루고 있으며 용병에 관한 내용이다. 핵심은 민부병강으로 민심을 바탕으로 강한 나라를 만드는 부국강병과 같다.
황석공은 '군참과 병도'에서 '柔能制剛 弱能制强(유능제강 약능제강)'이라고 했다. 부드러운 것이 능히 굳센 것을 제압할 수 있고, 약한 것이 강한 것을 제압할 수 있다는 뜻이다.
10계 소리장도(笑裏藏刀: 웃음 속에 칼이 있음)에서 笑는 柔와 弱, 刀는 剛과 强에 비유된다.
여기에서는 웃음(柔弱)이 칼(剛强)을 제압할 수 있음을 말한다.
그는 '장수와 병사'에서 '有饋簞료者 使投諸河 與士卒同流而飮(유궤단료자 사투제하 여사졸동류이음)' 일화를 소개했다.
어떤 장수가 전공을 세워 막걸리를 담은 대나무 그릇을 받자 이 술을 강물에 부어 장병과 함께 마셨다(飮)는 뜻이다.
지휘관과 부하들이 동고동락하는 上下同欲者勝(상하동욕자승)을 말한다.
중략과 조호이산
육도 중략은 패도와 전쟁부터 패자지략까지 9개 주제를 다루고 있으며 때에 맞게 치도를 행함을 말한다.
핵심은 군신위엄으로 지도층의 위엄을 바탕으로 나라를 다스려야 한다고 했다. 황석공은 '패도와 전쟁'에서 "하나라 우왕,
은나라 탕왕, 주나라 문왕 시대에는 인의예지 덕목에 기초한 왕도로 천하가 평온했다.
그러나 제후들이 다투는 춘추시대에 들어오면서 왕도가 사라지고 패도(覇道)가 등장했다"고 했다.
그는 '덕과 위엄'에서 군주와 신하의 덕과 위엄을 강조했다. 신하는 장수를 뜻하며 '主無威則失權 無威則國弱 威多則身蹶(주무위즉실권 무위즉국약 위다즉신궐)'이라고 했다.
'군주는 위엄이 없으면 위세를 잃거나 나라가 쇠약해진다. 위엄이 너무 지나치면 오히려 자신이 쓰러진다'는 뜻이다.
여기에서 15계 조호이산(調虎離山: 호랑이를 산에서 떠나게 함)을 살펴봐야 하겠다. 곧 정치와 군사의 일체감 조성으로 호랑이가 산을 떠나지 않도록 해야 한다.
호랑이는 안보를 위한 강한 군대다. 오직 적만 바라보아야 한다.
그리고 '군제와 권변'에서 말하는 덕(德)은 정치를, 세(勢)는 군사를 말한다. 군주는 어진 마음으로 다스리고 장수는 안보를 튼튼히 하는 데 힘을 쏟도록 당부했다.
하략과 욕금고종
육도 하략은 현인과 성인부터 흥망까지 18개 주제로 세상을 다스리는 치세를 이야기한다.
핵심은 거현치군으로 지혜로운 자를 발탁해 군사를 다스려야 나라를 안정시키고 적도 제압할 수 있다는 것이다.
황석공은 '예악과 흥망'에서 현인과 군주의 리더십을 강조했다. 그는 '賢人之政 降人以體 聖人之政 降人以心(현인지정 항인이체 성인지정 항인이심)'이라고 했다.
현인은 정사를 펼 때 스스로 모범을 보이고 군주는 마음을 감화시켜 사람들을 따르게 한다는 뜻이다.
그리고 이를 위해 '득기득인(得己得人: 스스로 덕을 닦아 인심을 얻는다)'이 필요하다고 했다.
이렇게 하는 것이 적의 마음을 얻는 16계 욕금고종(欲擒故縱: 잡으려면 일부러 놓아줌)이다.
여기에서 명령의 어원이 나온다. 命은 군주 입에서 나온 말을 신하에게 전달하고, 令은 군주의 말을 죽간이나 흰 비단 위에 써 부하에게 전달한다는 뜻이다.
삼략은 바다를 건너가 일본 무사도의 정신 바탕이 됐다. 젊은 사무라이들이 막부(幕府)를 무너뜨리고 메이지 유신을 통해 근대 일본을 만들었다.
비록 무사도가 지나쳐 태평양 일대를 전쟁으로 내몰았으나 그 지혜는 새길 만하다.
반면 같은 시기에 조선은 병서에 별다른 관심 없이 이론 중심의 성리학에 빠져 몰락의 길을 걸었다.
▣ 약한 것으로 강한 것을 이기려면
클레오파트라 7세는 이집트 왕조의 마지막 파라오다. 미인의 대명사가 된 이 비운의 여왕은 부왕이 세상을 떠난 뒤 남동생과 같이 왕위에 올랐으나 금세 서로 다투었고,
권력 싸움에 밀려 이집트 밖으로 쫓겨났다.
기원전 48년, 그녀의 나이 스무 살 때의 일이다. 이렇게 절망적인 상황에 처했던 한 여성이 다시 이집트의 여왕으로 복귀하고,
세계사의 한 획을 장식한 영웅적 인물로 기억되는 것은 뛰어난 책략 때문이었다. 그녀는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당대 로마의 지배자 카이사르를 사로잡았다.
카이사르가 역사의 무대에서 사라진 다음에는 안토니우스와 사랑에 빠졌다. 이 사랑은 결국 안토니우스를 파멸하게 하고 이집트 왕조 또한 멸망하게 했지만,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두 남자의 연인으로서 막강한 로마제국과 병행하여 한 시기의 자기 나라를 지켰다.
중요한 것은 그녀가 가진 불세출의 매력이 널리 알려진 것처럼 외모의 아름다움에 있지 않았다는 사실이다.
세계사적 지위의 남자들이 그 치마폭에 굴복한 것은 끊임없는 독서와 사유를 통해 다진 지성과 재치로 인해서였고,
그녀는 국제 정세와 경제의 흐름을 읽는 명석한 눈으로 약소한 나라의 어려움을 지혜롭게 감당했던 것이다.
힘이 강한 나라들에 둘러싸여 있기로는 스위스 만 한 경우가 없다. 스위스의 영세중립주의는 19세기 초반에 벌어진 나폴레옹 전쟁 당시 주변 열강에 종속되지 않고 자국의 독립을 지키기 위한 선택이었다.
전쟁이 끝나고 유럽의 신질서를 위해 열린 빈회의에서 이 선택이 승인되면서 영세중립국 스위스가 탄생했다. 약자가 강자들과 국가의 명운을 걸고 거래한 외교적 승리였다.
스위스는 그런 다음에도 나라의 안위를 위한 긴장을 풀지 않았다. 이 나라의 인구는 800만 명 정도인데 징병제를 실시하여 국민의 10%는 30년 동안 현역 아니면 예비역으로 복무한다.
스위스 국경의 다리와 터널은 언제든지 외부의 침입을 봉쇄할 수 있도록 설계되어 있다. 강한 의지로 잘 훈련된 스위스 용병은 수많은 전쟁에서 명성을 떨쳤다.
지금도 바티칸의 경호를 스위스 위병 135명이 담당한다. 그런가 하면 나라가 핵 공격을 당할 때 전 국민이 대피하는 데 충분한 핵 대피소를 보유하고 있다.
세계에서 가장 큰 핵 대피소인 소넨베르크 터널도 스위스의 것이다. 누란의 위기를 겪어 본 국가의 국민들이 얼마나 처절한 경각심을 가졌으며,
얼마나 지혜롭게 이를 풀어 나갔는가를 모범적으로 보여 주는 사례다. 지정학적 환경이 유사한 우리에게는 참으로 본받을 만한 타산지석이다.
베트남은 한국과 오랜 은원을 가진 나라다. 베트남 또한 우리 못지않게 비극적인 역사 과정을 거쳐 왔다.
60년간 프랑스의 식민 지배를 받았고 미국이 직접적으로 개입했던 베트남 전쟁을 겪었으며 지금도 인접한 중국으로부터 끊임없이 국경과 해상의 위협을 받고 있다.
베트남은 국력이 약한 나라이지만 동남아에서 유일하게 제국주의 세력을 스스로의 힘으로 이겨 낸 전력을 가졌다.
이 나라의 국민이 자유와 독립에 대해 유난히 높은 자긍심을 보이는 이유다. 1946년 호치민은 프랑스와의 충돌에서 겨우 34명의 공식 군대에 민병대를 더하여 50만 대군에 맞섰다.
지금껏 남중국해를 덮고 있는 패권다툼에서도 베트남은 전쟁을 불사하면서 조금도 중국에 밀리거나 물러서지 않았다.
베트남의 경우는 국가의 위신과 안전을 지키는 일이 결코 힘의 우위나 전략적 계산만으로 수행될 수 없다는 교훈을 준다.
더 근본적인 것은 온 국민이 마음을 한데 모아 극복해 나가겠다는 정신력의 승리다. 스위스가 보여 준 외교적 집중력과 치열한 대비태세는 우리가 학습해야 할 항목이다.
클레오파트라가 자신이 가진 모든 장점을 활용하여 침략과 부도의 위험에 처한 나라를 지혜롭게 방어한 역사도 참고해야 한다.
대국(Great Nation)은 없고 강국(Strong Nation)만 있는 시대의 어려움을 생각하면 더욱 그렇다.
북한 핵이나 사드 문제 외에도 많은 부문에서 여정은 멀고 날은 어두운 형국이다. 역사 속에 답이 있다.
우리가 약할 때, 그 약한 것으로 강한 것을 이기는 유능제강(柔能制剛)의 지혜와 책략과 결기가 필요하다.
이 엄중한 위기의 시대에 나라의 지도자들은 가장 먼저 국민적 단합을 이끌어야 옳다.
그 역할을 맡은 정부는 대국(大局)의 전환을 위해 정권적 정파적 욕심을 내려놓고 모든 정치세력과 국민의 마음을 얻어야 한다.
야권 또한 마찬가지다. 천하에 물보다 약한 것은 없으나 굳고 강한 것을 이기는 데는 물보다 나은 것이 없다. 노자의 도덕경 78장에 있는 말이다.
▶️ 柔(부드러울 유)는
❶형성문자로 뜻을 나타내는 나무 목(木; 나무)部와 음(音)을 나타내는 矛(모, 유)가 합(合)하여 이루어졌다.
❷회의문자로 柔자는 '부드럽다'나 '연약하다'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柔자는 木(나무 목)자와 矛(창 모)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矛자는 고대에 사용하던 창의 일종을 그린 것이다. 柔자는 본래 나무에서 올라오는 새순을 뜻하기 위해 만든 글자이다.
그래서 柔자에 쓰인 矛자는 ‘창’이 아닌 나무 위로 올라오는 새순을 표현한 것으로 이해해야 한다.
아무리 딱딱한 나무일지라도 봄이 되어 올라오는 새순은 부드럽고 연약하다. 그래서 柔자는 '부드럽다'나 '순하다', '여리다'라는 뜻으로 쓰이게 되었다.
그래서 柔(유)는 나무를 폈다 굽혔다 하는 일, 또는 쌍날창의 자루로 쓰는 탄력성 있는 나무의 뜻으로 ①부드럽다
②순(順)하다
③연약(軟弱)하다, 여리다, 무르다
④복종(服從)하다, 좇다
⑤편안(便安)하게 하다
⑥사랑하다
⑦쌍일(雙日: 짝숫날)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약할 약(弱), 나약할 나(懦), 거둘 수(收), 연할 취(脆), 쇠할 쇠(衰), 연할 연(軟), 반대 뜻을 가진 한자는 굳셀 강(剛)이다.
용례로는 성질이 부드럽고 약하며 겁이 많음을 유나(柔懦), 양의 부드러운 털을 유모(柔毛), 연약하고 예쁨을 유미(柔媚), 부녀자에 대한 교훈을 유범(柔範),
어린 뽕잎을 유상(柔桑), 미인의 부드럽고 고운 손을 유악(柔握), 몸이나 마음이 약함을 유약(柔弱), 연하고 무르고 약함을 유취(柔脆),
부드럽고 연한 가죽을 유피(柔皮), 성질이 부드럽고 온화함을 유화(柔和), 부드럽고 매끈함을 유활(柔滑),
성질이 부드럽고 온순함을 유순(柔順), 부드럽고 연함 유연(柔然), 교묘한 수단으로 설복 시킴을 회유(懷柔),
마음이 부드러워 끊고 맺는 데가 없음을 우유(優柔), 온화하고 유순함을 온유(溫柔), 강함과 유연함을 강유(剛柔), 마음이 겸손하여 부드러움을 겸유(兼柔),
성질이 겉으로 보기에는 부드러움을 외유(外柔), 알맞게 다스려서 부드럽게 함을 조유(調柔), 성질이 부드럽고 온화함을 성유(性柔),
유한 것이 강한 것을 이긴다는 뜻으로 약한 것을 보이고 적의 허술한 틈을 타 능히 강한 것을 제압함을 비유해 이르는 말을 유능제강(柔能制剛),
유한 것이 강한 것을 이긴다는 뜻으로 약한 것을 보이고 적의 허술한 틈을 타 능히 강한 것을 제압함을 비유해 이르는 말을 유능승강(柔能勝剛),
부처의 가르침에 귀의하고 그 가르침을 지켜 유순 온화하고 밖으로부터의 치욕이나 위해를 잘 견디어 냄 또는 그 모양을 일컫는 말을 유화인욕(柔和忍辱),
겉으로 보기에는 유순하지만 속마음은 단단하고 굳세다는 말을 내강외유(內剛外柔), 겉으로 보기에는 부드러우나 속은 꿋꿋하고 강하다는 말을 외유내강(外柔內剛), 어물어물하기만 하고 딱 잘라 결단을 하지 못함으로 결단력이 부족하다는 말을 우유부단(優柔不斷),
부드럽고 온화하며 성실한 인품이나 시를 짓는 데 기묘하기보다 마음에서 우러난 정취가 있음을 두고 이르는 말을 온유돈후(溫柔敦厚),
겉으로는 유순하나 속은 검어서 남을 해치려는 간사한 사람을 일컫는 말을 음유해물(陰柔害物) 등에 쓰인다.
▶️ 能(능할 능, 견딜 내)은
❶회의문자로 곰(문자의 왼쪽 부분)과 짐승의 발바닥(문자의 오른쪽 부분)의 모습을 뜻하는 글자로 곰의 재능이 다양하다는 데서 능하다를 뜻한다. 月(월; 肉육)은 살, 마늘모(厶; 나, 사사롭다, 마늘 모양)部는 큰 머리의 모양에서 변한 것으로 머리가 큰 곰 같은 동물의 모습이다. 이 동물은 힘이 세고 고기 맛이 좋기 때문에 이 글자를 빌어 사람의 일이 충분히 된다는 뜻으로도 쓰고, 나중에 곰을 나타내기 위하여는 熊(웅)이란 글자를 따로 만들었다.
❷상형문자로 能자는 '능하다'나 '할 수 있다'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能자는 곰을 그린 것이다. 그래서 能자는 본래 '곰'을 뜻했었다. 하지만 후에 '능력'이라는 뜻으로 가차(假借)되었다. 곰을 그린 能자가 왜 '재능'이나 '능력'이라는 뜻으로 바뀐 것일까? 곰은 재주가 뛰어나기에 재능을 뜻하게 되었다는 해석이 있다. 신성함을 상징했던 곰은 여러모로 탁월한 능력을 갖췄던 것으로 생각했기 때문이다. 能자가 이렇게 '재능'과 관련된 뜻으로 가차되면서 지금은 여기에 灬(불 화)자가 더해진 熊(곰 웅)자가 뜻을 대신하고 있다. 그래서 能(능, 내)은 (1)재능(才能). 기능(機能) (2)능력(能力) (3)성(姓)의 하나 등의 뜻으로 ①능하다 ②능히 할 수 있다 ③기량(技倆)을 보이다 ④재능(才能)이 있다 ⑤화목하게 지내다 ⑥~할 수 있다 ⑦응당 ~해야 한다 ⑧능력(能力) ⑨재능(才能) ⑩인재(人才) ⑪에너지(energy) ⑫곰(곰과의 포유류) 그리고 ⓐ견디다(=耐)(내) 따위의 뜻이 있다. 용례로는 일을 감당하거나 해결해 낼 수 있는 힘을 능력(能力), 일정한 동안에 할 수 있는 일의 비율을 능률(能率), 제 힘으로 움직임을 능동(能動), 능하고 익숙함을 능숙(能熟), 잘 하는 일을 능사(能事), 익숙하고 솜씨 있음을 능란(能爛), 능하게 잘 하는 말을 능변(能辯), 대상을 포착하여 관찰하는 주관을 능관(能觀), 능히 오거나 가거나 함을 능통(能通), 뛰어난 작품을 능품(能品), 능하고 어진 이를 능인(能仁), 잘 쓴 글씨나 글씨를 잘 쓰는 사람을 능필(能筆), 넉넉히 감당함을 능당(能當), 유능하다는 평판을 능성(能聲), 뛰어난 재능을 능재(能才), 할 수 있음이나 될 수 있음을 가능(可能), 어느 기관이 그 기관으로써 작용할 수 있는 능력을 기능(機能), 기술적인 능력 또는 재능을 기능(技能), 재능이 없음을 무능(無能), 재주와 능력을 재능(才能), 두뇌의 작용으로 지적 활동의 능력을 지능(知能), 재능이 있음을 유능(有能), 능력이 없음을 불능(不能), 어떤 물건이 지닌 성질과 능력 또는 기능을 성능(性能), 온갖 것에 다 능통함을 만능(萬能), 큰 일이나 작은 일이나 임기응변으로 잘 처리해 냄을 이르는 말을 능소능대(能小能大), 능히 보고도 생각하기 어렵다는 뜻으로 보통의 이치로는 추측할 수 없는 일을 이르는 말을 능견난사(能見難思), 능력을 개척하여 발전시킴을 일컫는 말을 능력개발(能力開發), 재능이 있는 자는 계책을 숨기고 남에게 알리지 않음을 이르는 말을 능사익모(能士匿謀), 인간의 능력은 모든 사물에 다 능할 수 없다는 뜻으로 잘 할 수 있는 일이 있는가 하면 잘못하는 일도 있기 마련임을 이르는 말을 능불양공(能不兩工), 잘 해치우는 재간과 익숙한 솜씨를 이르는 말을 능수능간(能手能幹), 앵무새처럼 말을 잘한다는 뜻으로 말은 잘하나 실제 학문은 없는 사람을 이르는 말을 능언앵무(能言鸚鵡), 큰 일이나 작은 일이나 임기응변으로 잘 처리해 냄을 일컫는 말을 능대능소(能大能小), 문무가 뛰어남 또는 그러한 것을 갖춘 사람을 일컫는 말을 능문능무(能文能武), 글과 글씨에 능란함 또는 그러한 솜씨가 있는 사람을 일컫는 말을 능문능필(能文能筆) 등에 쓰인다.
▶️ 制(절제할 제/지을 제)는
❶회의문자로 製(제)의 간자(簡字)이다. 刀(도; 날붙이)와 未(미; 작은 나뭇가지가 뻗은 나무의 모양)의 합자(合字)이다. 날붙이로 나무의 가지를 쳐서 깨끗이 하다, 베다, 만들다, 누르다, 규칙의 뜻을 나타낸다.
❷회의문자로 制자는 '절제하다'나 '억제하다'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制자는 未(아닐 미)자와 刀(칼 도)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未자는 木(나무 목)자에 획을 하나 그은 것으로 본래는 가지가 무성한 나무를 뜻했었다. 이렇게 가지가 풍성한 나무를 그린 未자에 刀자를 결합한 制자는 나무의 가지를 다듬는다는 뜻으로 만들어졌다. 나무의 가지를 치는 것은 모양을 다듬거나 형태를 유지하기 위함이다. 그래서 制자는 나무가 마음대로 가지를 뻗어 나가지 못하도록 다듬는다는 의미에서 '절제하다'나 '억제하다'라는 뜻을 갖게 되었다. 이러한 뜻이 확대되어 지금은 '법도'나 '규정'이라는 뜻으로도 쓰이고 있다. 그래서 制(제)는 (1)일부 명사(名詞)에 붙이어, 방법(方法)이나 형태(形態)나 제도(制度) 따위의 뜻을 나타내는 말 (2)제도(制度) 등의 뜻으로 ①절제(節制)하다 ②억제(抑制)하다 ③금(禁)하다 ④마름질하다 ⑤짓다 ⑥만들다 ⑦맡다 ⑧바로잡다 ⑨법도(法度) ⑩규정(規定) ⑪천자(天子)의 말, 따위의 뜻이 있다. 용례로는 제정된 법규나 나라의 법칙을 제도(制度), 정해진 한계 또는 한계를 정함을 제한(制限), 법령이나 규칙 위반자에게 가하여지는 불이익 또는 징벌을 이름을 제재(制裁), 제도 등을 만들어서 정함을 제정(制定), 사물의 성립에 필요한 조건이나 규정을 제약(制約), 통제하여 복종시킴 또는 기계나 설비 등을 목적에 알맞도록 조절함을 제어(制御), 하려고 하는 일을 말리어서 못하게 함을 제지(制止), 운동을 제지함 또는 속력을 떨어뜨림을 제동(制動), 헌법을 제정함을 제헌(制憲), 위력이나 위엄으로 남을 눌러서 통제함을 제압(制壓), 경기 따위에서 우승함을 제패(制覇), 어떤 범위 밖에 두어 한데 셈 치지 아니함을 제외(制外), 끌어 당기어 자유로운 행동을 하지 못하게 함을 견제(牽制), 어떤 일을 법이나 규정으로 제한하거나 금하는 것을 규제(規制), 위력을 써서 남의 자유 의사를 누르고 무리하게 행함을 강제(强制), 억눌러 제지함을 억제(抑制), 일정한 방침에 따라 여러 부분으로 나누어진 것을 제한이나 지도함을 통제(統制), 세무에 관한 제도를 세제(稅制), 스스로 자기의 감정과 욕심을 억누름을 자제(自制), 알맞게 조절함으로 방종하지 아니하도록 자기의 욕망을 이성으로써 제어함을 절제(節制), 선수를 써서 자기에게 이롭도록 먼저 상대방의 행동을 견제함을 선제(先制), 학교 또는 교육에 관한 제도와 그에 관한 규정을 학제(學制), 남보다 앞서 일을 도모하면 능히 남을 누를 수 있다는 뜻으로 아무도 하지 않는 일을 남보다 앞서 하면 유리함을 이르는 말을 선즉제인(先則制人), 남의 꾀를 먼저 알아차리고 일이 생기기 전에 미리 막아 냄 또는 일은 남보다 먼저 착수하면 반드시 남을 앞지를 수 있음을 이르는 말을 선발제인(先發制人), 독을 없애는 데 다른 독을 쓴다는 뜻으로 악인을 물리치는 데 다른 악인으로써 한다는 말을 이독제독(以毒制毒), 유한 것이 강한 것을 이긴다는 뜻으로 약한 것을 보이고 적의 허술한 틈을 타 능히 강한 것을 제압함을 비유해 이르는 말을 유능제강(柔能制剛), 개의 어금니가 서로서로 맞지 않는 것같이 국경선이 볼록 나오고 오목 들어가 서로 견제하려는 형세를 일컫는 말을 견아상제(犬牙相制), 적을 이용하여 다른 적을 제어한다는 말을 이이제이(以夷制夷), 일을 행함에 의를 근본으로 함을 이르는 말을 이의제사(以義制事), 자기자신의 마음을 단속하고 행동을 삼가야 한다는 말을 율기제행(律己制行), 시대의 변함을 따라 그때 알맞도록 해야한다는 말을 인시제의(因時制宜) 등에 쓰인다.
▶️ 剛(굳셀 강)은
❶형성문자로 㓻(강)과 동자(同字)이다. 뜻을 나타내는 선칼도방(刂=刀; 칼, 베다, 자르다)部와 음(音)을 나타내는 岡(강; 단단하다)으로 이루어졌다. 쉽게 굽거나 부러지지 않는 단단한 칼이, 전(轉)하여 강하다는 뜻이 있다.
❷회의문자로 剛자는 '굳세다'나 '강직하다'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剛자는 岡(산등성이 강)자와 刀(칼 도)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산등성이 자체가 우직하고도 강직함을 상징하기 때문에 剛자의 의미를 쉽게 이해할 수 있다. 그런데 剛자에 있는 刀자는 왜 있는 것일까? 剛자의 갑골문을 보면 그 이유를 쉽게 짐작할 수 있다. 갑골문에 나온 剛자는 网(그물 망)자와 刀자가 결합한 형태였다. 이것은 그물망이 ‘견고하다’라는 뜻을 표현한 것이다. 칼로 그물을 찢는 것이 아니라 칼에도 찢기지 않는 그물이라는 뜻이다. 그러나 금문에서부터는 발음을 위해 网자 가 岡자로 바뀌면서 지금은 剛자가 '강직하다'나 '굳세다'라는 뜻으로 쓰이고 있다. 그래서 剛(강)은 ①굳세다 ②강직(剛直)하다 ③억세다 ④단단하다 ⑤성(盛)하다(기운이나 세력이 한창 왕성하다), 한창이다 ⑥강철(鋼鐵) ⑦강일(剛日: 일진日辰의 천간天干이 갑甲, 병丙, 무戊, 경庚, 임壬인 날) ⑧임금 ⑨수소(소의 수컷) ⑩양(陽) ⑪바야흐로 ⑫굳이 ⑬겨우 ⑭조금,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굳셀 간(侃), 굳셀 건(健), 반대 뜻을 가진 한자는 부드러울 유(柔)이다. 용례로는 마음이 곧고 뜻이 굳세며 건전함을 강건(剛健), 성품이 단단하고 빳빳함을 강견(剛堅), 성품이 단단하고 꿋꿋함을 강경(剛勁), 과단성 있게 결단하는 힘을 강단(剛斷), 금속성의 물질을 잡아 당기어 끊으려 할 때 버티는 힘의 정도를 강도(剛度), 물체의 단단한 성질을 강성(剛性), 굳세고 용감함을 강용(剛勇), 굽히지 않는 굳센 의지를 강지(剛志), 성미가 깐깐하고 고집이 셈을 강퍅(剛愎), 굳센 창자의 뜻으로 굳세고 굽히지 않는 마음을 비유하는 강장(剛腸), 매우 단단하여 결코 파괴되지 않음 또는 그러한 물건을 금강(金剛), 성질이 야무지고 단단함을 견강(堅剛), 곁으로 보기에는 순하나 속마음은 굳셈을 내강(內剛), 성품이 편협하고 강퍅함을 편강(褊剛), 날쌔고 굳셈을 용강(勇剛), 지극히 강직하여 사악에 굴하지 않음을 지강(至剛), 스스로의 재능과 지혜만 믿고 남의 말을 듣지 않음을 일컫는 말을 강려자용(剛戾自用), 강하고 부드러움을 아울러 갖춤을 이르는 말을 강유겸전(剛柔兼全), 의지가 굳고 용기가 있으며 꾸밈이 없고 말수가 적은 사람을 비유하는 말을 강의목눌(剛毅木訥), 마른 나무에서 물을 내게 한다는 뜻으로 아무것도 없는 사람에게 없는 것을 내라고 억지를 부리며 강요하는 것을 비유하는 말을 강목수생(剛木水生) 등에 쓰인다.
첫댓글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