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귀포시 대정읍 앞바다에서 갓 태어난 제주 남방큰돌고래들이 살아갑니다. 2024년 6월 24일 핫핑크돌핀스가 촬영한 영상을 보면 매우 어린 새끼 돌고래들이 양육자 돌고래들과 함께 열심히 헤엄치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지금 제주 연안은 어린 돌고래들이 건강하게 자랄 수 있는 환경일까요? 안타깝게도 최근 새끼 돌고래들이 죽는 사례가 계속 나타납니다. 돌고래들은 새끼 돌고래의 사체를 들어올리는 등의 장례 행동을 통해 죽은 돌고래를 추모하는 것으로 여겨집니다.
제주 해상에서는 해상풍력발전사업을 비롯한 연안 개발이 계속 추진되면서 멸종위기 남방큰돌고래들의 서식처가 줄어들고 있으며, 양식장 배출수에 의한 제주 연안 오염도 계속되고 있습니다. 급격한 해수온도의 상승과 대기중 이산화탄소 배출의 심각한 증가와 맞물려 농사를 지을 때 사용하는 살충제와 제초제 등의 농약 성분이 그대로 바다로 흘러들어가 발생하는 해양산성화도 심각해지고 있습니다.
제주 남방 해역에서는 한국, 미국, 일본 군함들이 모여들어 해상사격훈련과 함께 강력한 소나(음파탐지기)를 사용한 해상군사훈련도 이뤄지고 있어서 해양동물에 청각손상을 일으키지 않을까 우려되기도 합니다.
무엇보다 낚싯줄과 그물 등 폐어구에 걸려 지느러미가 잘리거나 죽는 등의 큰 피해를 입는 남방큰돌고래 사례가 계속 발견되고 있다는 것도 중요한 문제입니다. 하루종일 관광선박과 낚시선박들이 남방큰돌고래들을 졸졸졸 따라다니며 스트레스를 유발하는 것도 생존의 위협입니다.
이런 다양한 위협이 계속된다면 누구도 건강하게 생존하기 어려울 것입니다. 제주 연안에 정착해 살아가는 적은 숫자의 남방큰돌고래들이 지역적 멸종위기에서 벗어나 안정적으로 개체수를 늘려가기 위해서는 최소한 새끼 돌고래들이 가장 많이 발견되는 서귀포시 대정읍 앞바다를 일대를 지금 즉시 '해양생물보호구역'으로 지정해야 합니다.
또한 무분별한 선박관광 대신 육상 생태관찰을 통해 남방큰돌고래들과 공존하는 법을 배워나가야 할 것입니다. 돌고래 연구와 관찰 및 생태교육의 중심지 '생태허브'를 조성하는 것도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일입니다.
이렇게 보호구역 지정과 생태허브 조성을 통해 지속가능한 방법으로 돌고래들과 만나고, 생태법인 제도의 도입을 통해 제주 남방큰돌고래들과 공존할 수 있는 틀을 마련한다면 앞으로 더 많은 어린 돌고래들이 죽지 않고 건강하게 성장하게 될 것이고, 제주 연안은 모두를 위해 더 풍요로워질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