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둘째날이 밝았습니다.
오늘 세 번의 식사 중에
두 번은 학생들이 직접 만들어 먹었습니다.
집이나 연구소처럼 갖춰진 곳이 아니어서
복잡하지 않은 레시피의 음식들로 준비하였습니다.
어제의 성공으로 학생들이
두려움없이 식사준비에 나섭니다.
처음 만들어 보는 메뉴여서
주어진 요리 순서에 따라 천천히 해봅니다.
간단한 요리이지만
스스로 준비해보는 경험이 값집니다.
학생들이 직접 만든 아침과 점심, 성공적이었습니다.
준비한 두 냄비를 싹 비우고 든든히 하루 일정 시작했습니다.
학생들이 계획한 오늘의 첫 일정은 자연휴양림이었습니다.
숲 속에서 산책하고,
편안히 머물 수 있는 곳을 찾으면
그 곳에서 독서를 할 계획이었습니다.
하지만
“일은 계획대로 되지 않는다!”는
책숲 1년차 제주도 여행에서 나온 명언이
이번 여행에서도 !
태안자연휴양림이 우리나라 최대 소나무군락지여서
송화가루가 날리는 이 시기에
정말 사막의 모래바람처럼 송화가루가 날렸습니다.
송화가루 자체가 몸에 해로운 것은 아니지만
꽃가루 알레르기 등 송화가루에 힘들어 하는 학생들이 있어
짧은 산책을 하고 휴양림 일정을 마쳤습니다.
(C) 2018. Choi, Junho all rights reserv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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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에서 편안히 머물고
책 읽을 수 있는 시간을 보내지 못해서 정말 아쉬웠습니다.
하지만!
일정팀이 계획을 수정하여
먼 여행을 만끽하는 시간 보냈습니다.
계획할 때 생각지 못했던 변수들로
순간순간 일정이 바뀌면서
일정팀이 상황에 맞게 일정을 수정하였습니다.
저녁 일몰을 보러가기 전
숙소 앞 바다에서 즐겁게 시간을 보내기로 하였습니다.
이번 여행에서
편안함, 쉼, 즐거움 등이 큰 줄기였는데
주제에 맞게 흘러갔습니다.
어제 만났던 바다였지만,
오늘도 즐겁게 만나고 만끽합니다.
준비운동을 마치자마자
거침없이 바다에 뛰어드는 학생들!
여행 준비할 때에는
바다에서 노는 것은 찝찝해서 고민된다고 했는데
그 고민은 잠시일뿐,
모두들 신나게 바다에 몸을 맡깁니다.
파도에 몸을 맡기기도 하고,
물놀이도 하고,
얕은 물 속에 앉아 다가오는 물결을 느끼고,
모래사장을 큰 종이삼아 그 위에 그림도 그리고,
예쁜 조개들을 모아 추억을 담아갑니다.
학생들의 모습을 사진에 담으며
이번 여행은 그동안의 여행과 다르다는 것이 느껴집니다.
무엇인가를 하려 하기보다는
편안하게 머물고, 그 안에서 즐겁게 시간을 보내고 있습니다.
그래서 사진에 담기는 학생들의 모습도 조금 다르게 느껴집니다.
잠시 학기의 무게를 내려놓고
온전히 여행을 즐기는!
처음에는 주어진 시간을 꽉 채워 무언가를 하지 않는 것이 어색했지만
이 호흡 속에서 편안히 머무는 학생들을 보니
이것 또한 좋은 여행이구나 ! 생각이 들었습니다.
(C) 2018. Choi, Junho all rights reserv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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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은
꽃지해변에서 리코더 불었을 때에요.
리코더를 부는데 파도소리가 생각보다 크더라구요.
바다에서 리코더를 불며 느꼈던 것들이 인상깊었어요. 참 좋았어요.“
오늘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을 이야기나눌 때 한 학생이 이야기하였습니다.
봄학기동안 부지런히 연습했던 리코더곡을 바다에서 불러보았습니다.
“제가 정말 해보고 싶었던 것 중 하나가
숲, 바다와 같은 자연에서 연주를 하는 겁니다.
우리는 늘 자연에게 받기만 하고, 오히려 아프게 할 때도 있는데
오늘 우리의 리코더 연주를 통해
우리도 자연에게 아름다운 선물을 주고, 고마움을 전했으면 합니다.“
- 김희동 선생님
파도 소리와 리코더소리
그 안에서 진심을 담아 연주하는 순간들
오랫동안 마음 속에 여운이 남아있을 것 같습니다.
태안 안면도를 여행지로 정하며
가장 기대했던 것 중 하나가 ‘일몰’이었는데
아쉽게도 이번 여행에서는 또렷한 일몰을 만나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일몰을 보러 간 꽃지해변에서
밀물과 썰물을 제대로 경험하였습니다.
여행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태안의 관광명소를 함께 공부했을 때 보았던
할미할아비바위를 직접 보았습니다.
밀물일 때는 두 개의 섬이 떨어져 있었는데
썰물이 되자 두 개의 섬을 걸어서 갈 수 있게 되었습니다.
밀물 썰물에 따라
모세의 기적처럼 길이 열린다는 것을
매체를 통해서만 보았는데 이번에 처음 보게 되어 정말 신기했습니다.
작은 섬에 다다르니 조개나무가 있었습니다.
사람들이 조개를 하나씩 걸기 시작하여
시간이 흘러 하나의 작품처럼!
지역의 특산물, 유명한 먹거리를 먹는 시간도 가졌습니다.
태안하면 가장 유명한 게국지!
신나게 즐긴 물놀이로 빠졌던 기운이 게국지로 바로 회복됩니다!
많은 학생들이 밥 한 공기를 추가하며
맛있게, 알차게 먹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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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요를 부르며 하루 돌아보기를 엽니다.
하루를 돌아보는 시간 속에
누군가 오늘의 이야기를 하면 함께 했던 그 순간이 떠올라 같이 웃게 됩니다.
학생들의 오늘 일기에는
즐거웠던 순간들이 가득할 것 같습니다.
그리고 가방 속에
바다에서의 추억도 한아름 가져갈 것 같습니다 (^^;)
먼 여행 셋째날도
몸건강히, 즐거이, 편안히 머물 수 있길 바라며
봄학기 먼 여행 둘째날 일정 마치겠습니다!
첫댓글 아이들에게 특별한 경험이었던 것처럼 꽃지바다에게도 특별한 순간이었을 것 같아요. 아이들이 들려주는 리코더소리~~ 바다가 참 행복했을 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