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생활기록부도 챗GPT가 쓰는 시대
교사가 학생 특징 입력하면 조합해 여러 문장 만들어줘
박혜연 기자 입력 2023.07.04. 03:00 조선일보
일러스트=이철원
경기 김포시의 중학교 교사 A(26)씨는 최근 반 아이들 생활기록부 작성을 위해 인공지능(AI) ‘챗GPT’ 기반의 ‘행발(행동 특성 및 종합의견) 작성 프로그램’을 이용했다고 한다. 인터넷에는 최근 챗GPT를 기반으로, 특정 기능에 특화된 각종 프로그램이 등장했는데 행발 작성 프로그램도 그중 하나다. A씨는 이 프로그램으로 반 아이들 33명의 생활기록부에 적을 문장을 만들었다. 그는 “생으로 만들어내던 이전보다 문장이 훨씬 풍부해졌다”고 했다.
교사들 사이에서는 최근 챗GPT가 유용하게 사용되고 있다고 한다. 학생들의 커닝이나 리포트 작성에 악용될 수 있는 골칫거리로만 여겨졌는데, 챗GPT를 사용해 행정 업무가 줄어들었다는 평가다.
A씨는 평소에는 생활기록부 작성에 며칠을 썼다고 했다. 하지만 ‘행발 작성 프로그램’을 이용해 빠르게 평가 문장을 만들어 생활기록부 작성에 시간을 절약했다고 한다. ‘지각이 잦지만 청소를 열심히 하는 학생’을 문장으로 만들어 달라고 프로그램에 입력했더니 “수업 참여에는 미흡하지만 환경 미화에 적극적으로 참여함” “지각 문제를 극복하고자 청소 활동에 열성을 보이며 동기를 부여함” 등 여러 표현이 가미된 문장이 10개 이상 나왔다고 한다. A씨는 “교사 2년 차라 생활기록부 작성 경험이 많지 않은데, 챗GPT를 참고하니 여러 문장을 조합할 수 있어 백지상태일 때보다 학생 특성을 알맞게 쓸 수 있다”고 했다.
서울의 한 초등학교 교사인 B씨는 “기말고사 출제에 생기부 마감까지 앞둔 학기말인데, 덕분에 일손을 덜었다”며 “이전보다 빠르게 쓸 수 있어 생기부에 매달리는 시간이 절반 이상 줄었다”고 했다.
서울시교육청이 지난 3월 교원 5200여 명을 조사한 설문에서 ‘챗GPT가 교사의 역할에 도움이 된다’는 응답은 전체의 90.5%였다. 교육에 활용하기 원하는 분야로는 행정업무 처리(82.2%)가 가장 많이 꼽혔다.
네이버 등 각종 포털사이트에는 챗GPT 기반 교사용 프로그램이 공유되고 있다. ‘선생님을 위한 챗GPT 꿀팁’ ‘챗GPT로 생기부 쓰기’ 등 정보 글도 다수 올라오고 있다. 정부도 교사가 챗GPT를 적절히 활용할 수 있도록 지원에 나서고 있다. 서울시교육청은 지난 3월 교원을 위한 AI 활용서를 보급했다. 충남과 경남을 포함한 전국 교육청에서는 챗GPT 관련 교원 연수 계획을 밝혔다.
박혜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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