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교회개혁실천연대와 기독교윤리실천운동, (사)기독교세계관학술동역회, 청어람ARMC는 27일 100주년기념교회 사회봉사관에서 ‘표절과 한국교회’란 주제로 포럼을 개최했다. © 뉴스파워 범영수 |
| S교회 담임목사의 논문 표절의혹과, 신학서적들의 표절의혹, 그리고 온라인 사이트에서 거래되는 설교문 등, 한국 교회는 그야말로 표절 몸살을 겪고 있다. 이에 기독교 단체들이 한국 교회 내의 표절문제에 대해 고민하는 시간을 열었다. 교회개혁실천연대와 기독교윤리실천운동, (사)기독교세계관학술동역회, 청어람ARMC는 27일 100주년기념교회 사회봉사관에서 ‘표절과 한국교회’란 주제로 포럼을 개최했다. ■표절문제, 진영논리 아닌 이성적 토론 필요 ▲ 남형두 교수(연세대 로스쿨 교수 지적재산권 전공 <표절론>저자 © 뉴스파워 범영수 |
| 기조발제를 한 남형두 교수(연세대 로스쿨 교수 지적재산권 전공 <표절론>저자)는 표절문제에 대해 진영논리 등으로 상대방을 마냥 공격만 할 것이 아니라 이성적인 토론을 통해 점검해야한다고 이야기했다. 먼저 저작권 침해와 표절의 개념에 대해 설명한 남 교수는 저작권법에서 보호하는 것은 저작자의 권리이기도 하지만, 가장 궁극적은 것은 문화 및 관련 산업의 향상과 발전에 있다고 설명했다. 때문에 저작권법 내용 중에는 창작자의 권리를 제한해 공정한 이용을 도모하도록 하는 조항도 포함돼 있다. 여기에 저작권의 보호대상은 아이디어가 아닌 그 아이디어를 표현한 저작물에 있다. 남 교수는 표절이 법적책임을 지는 것은 아니지만, 평생 꼬리표로 달고 다녀야 하기에 학자와 창작자에게는 그만큼 무서운 것이 없다고 지적했다. 예를 들어 표절교수로 낙인이 찍히면 정년퇴직을 할 때까지 그 교수의 연구실이 감옥이 되거나 감봉이나 면직 등을 당하게 된다. 남 교수는 S교회 O 목사의 사례를 들며 “O 목사에게 표절을 당한 교수가 나중에 자신이 허락했다고 해서 유야무야된 경우가 있다. 하지만 미국연방법원은 표절 당한 사람의 허락과 용서가 면책을 해줄 수 없다고 판결을 내렸다”고 말했다. 당시 미 연방대법원은 판결문에서 “만약 그런 이유로 표절시비에서 면책을 시켜준다면 겨울철 눈 내린 들판에 아버지의 뒷발자국만 따라가는 자식이 있을 것”이라는 표현으로 사용했다. 이는 학문은 새로운 발자국을 만드는 일이기 때문에 정직하게 글을 쓰는 학계 전체가 피해를 볼 수 있다는 의미이다. 논문 표절의 여러 유형을 설명한 남 교수는 논문 표절에서 가장 판단이 어려운 부분으로 일반지식을 꼽았다. 논문 작성자 스스로 알아낸 독창적 산물이 아닌 모두가 일반적으로 알고 있는 지식에 대해서도 출처표기를 해야 하는 것인가 하는 문제이다. 이는 실제로 일반지식임에도 해당 전문가 부류만 알고 있는 사실일 수도 있는 문제라 그 기준에 대한 판단이 어렵기도 하다. 남 교수는 표절 검증은 최고 전문가들이 판정하는 것으로 학문적 목적이 아닌 이데올로기 등으로 상대방을 공격하기 위해 함부로 표절낙인을 찍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진리는 사되, 팔지는 말며 교회 안에도 수많은 저작물들이 있다. 먼저 음악저작물로 찬송가나 성가악보, 복음성가, CCM 등이 그것이며 어문저작물로는 성경설교집, 성경공부교재, 간증집, 종교서적(신학)이 있다. 이 외에도 주보 도안 등 각종 디자인 저작물과 영화나 연극 같은 것들도 있어 교회도 표절이나 저작권 침해의 위험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남 교수는 십계명을 인용하며 “우리가 성가대 악보를 정당하게 구입하지 않고 베껴 쓰면 그것은 훔친 물건으로 예배드린 것이다. 종교저작물이라도 치외법권으로 예외두어선 안된다”고 말했다. 또한 성경의 저작권은 위서를 막고 정경성을 확보하기 위함이지 이를 돈벌이 수단으로 이용해선 안 된다고 지적했다. 남 교수는 잠언 23장 23절 말씀을 인용하며 “교회가 진리는 사되, 팔지는 말아야한다”고 말했다. 즉 세상의 저작권은 정당한 값을 주고 구입하되 이익을 남기려는 수단으로 그것을 팔아선 안 된다는 것이다. ■신학자들 생존경쟁이 논문표절 부추겨 ▲ 차정식 교수(한일장신대) © 뉴스파워 범영수 |
| 다음으로 차정식 교수(한일장신대학교 신학부)가 학술 논물 표절의 현실과 개선 방안에 대해 발제를 이어나갔다. 차 교수는 신학자들이 자신의 승진과 취업에 밀접한 연관이 있는 학술지 논문 등재라는 생존경쟁을 위해 비신사적 꼼수를 동원하기도 하는데 그중 하나가 바로 논문 표절이라고 말했다. 또한 신학교에서도 학교의 명예를 위해 이런 표절의혹을 그대로 지나쳐버린다고 지적했다. 여기에 워낙 많은 논문들이 발표되고 있어 이를 검증하기에 어려운 여건이라는 점도 문제로 작용하고 있다. 차 교수는 표절의 유형과 방식을 학위논문 표절, 재탕 삼창 자기표절, 남의 논문 부분 갈취 또는 무단 전재 등으로 꼽았다. 전공 분야의 논문 표절이 워낙 세밀한 영역이라 저자의 정직한 양심만이 최후의 증인이 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 현실적 상황이라고 고한 차 교수는 “논문 표절에 대한 외부의 감시와 검열이 꼼꼼하고 삼엄하다면 그런 주관적 표절의 동기도 많이 약화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차 교수는 이를 위해 등재학술지의 논문 심사과정의 보다 엄격하고 투명한 제도적 정비와 신학교수들의 임용 및 승진/재임용 평가 기준의 다변화 등을 해결책으로 제시하며 “이런 방향으로 신학자 개인과 동료 집단의 분발, 제도적 체계의 안착과 표준 질서의 확립이 정착돼 나가면 자연스레 별스럽지 않은 내용으로 논문의 양을 부풀리고자 하는데서 빚어지는 표절의 유혹도 어느 정도 제어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학계 표절 검증 매뉴얼 구축해야 다음으로 최근 김지찬 교수의 저서《요단강에서 바벨론 물가까지》에 대한 표절의혹을 제기한 이성하 목사(원주가현침례교회)가 ‘고양이 목에 방울달기: 표절의 양상과 대처방안’란 주제로 발제를 이어갔다. 이성하 목사는 김지찬 교수의 표절 의혹을 제기하기 전에도 많은 신학교수들의 신학저서 표절문제를 지적해 왔다. 그렇게 표절반대 운동을 펼쳐나가면서 표절의혹을 받은 교수의 제자들에게 수많은 항의를 받아왔다고 말했다.
▲ 이성하 목사(신학서적표절반대 그룹 운영자) © 뉴스파워 범영수 |
| 이 목사는 자신이 지금까지 분석한 책의 표절 수준은 그야말로 초보적인 수준이 대부분이었다고 말했다. 그래서 표절운동을 시작하면서 항의도 많이 받았지만 이미 상당수의 학생들이 자신의 스승이 저술한 저서에 문제가 있었음을 인식하고 이 목사에게 응원의 메시지를 남기기도 했다. 이 목사가 접한 표절의혹에 대처하는 신학교수들의 자세는 “네가 뭘 알아”였다. 한 총신대 출신 목회자가 모 교수를 찾아가 표절의혹을 제기할 때도, 몇몇 전도사와 부목사들이 표절의혹에 휩싸인 신학서적을 출판한 출판사에 메시지를 보냈을 때도 해당 교수의 답은 “그것은 당신이 몰라서 오해를 한 것”이다. 이 목사는 거의 복사수준의 표절이 횡행하는 이유에 대해 “교수라는 위치가 이미 불가침의 권력으로 타락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신학대학 교수는 교수이자 목사이기에 불가침의 권력에 유혹되기 십상이며, 책을 낼수록 더 유명해지고 해당 교단의 얼굴이자 자랑이 되기 때문에 표절의혹을 제기하기도 어렵다는 것이다. 이 목사는 표절반대운동을 독자운동이자 소비자운동이라고 말했다. 그동안 교수의 절대권력에 억눌려 숨죽이고 있던 제자들이 더 많이 등장할 것이라고 예측한 이 목사는 김지찬 교수가 어느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왜 복음주의자들만 공격하는지 모르겠다”고 말한 발언에 대해 “감히 말씀 드리건데 복음주의권 신학생들이 열심히 공부했고, 자기 스승을 부끄러워했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이 목사는 학계의 치열한 반성을 요구하는 한편 학회별로든 혹은 신학대학교수협의회 별로든 표절기준을 합의하고 실행해 나갈 것을 촉구했다. 이 목사는 시카고대 출판부의 시카고메뉴얼과도 같은 선진국의 표절기준을 도입해 한국의 매뉴얼로 삼자고도 말했다. ■설교표절, 하나님 앞에서 사람속이는 기만적 술수 마지막으로 설교 표절문제에 대해 서문강 목사(중심교회)가 발제를 했다. 서문 목사는 먼저 표절은 분명히 부도덕한 행위임을 명시하면서 “표절의 문제는 인간성의 연약에서 나온다. 설교자라는 영광스러운 직임에도 여전히 연약함에서 오는 유혹이 자리 잡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설교 표절이 괜찮다는 것은 아니다. 설교 표절은 심각한 악으로 그 극악성을 지적하면서 어떤 차원에서 정죄의 기준을 세울 것인지 출구전략을 고심해야 한다”고 말했다. 서문 목사는 표절설교란 남이 한 설교를 가져다가 그것이 마치 자기의 연구와 기도를 통해서 나온 열매인 양 회중들 앞에 제시하는 행위라고 정의했다. 서문 목사는 “그러니 이 표절 설교문제는 설교의 문제 자체에만 국한 된 것이 아니라 하나님 앞에서 그 설교자의 신앙 양심까지 수반되는 문제”라고 말했다. 서문 목사는 설교자가 표절의 시험에 빠지는 원인으로 △설교자로서의 소명이 불확실 할 때 △소명자라 할지라도 꾸준한 설교자로서의 묵상과 연구 및 사유(思惟)의 과정이 무시될 때 △하나님께서 각 설교자에게 주신 개성의 중요성을 무시할 때 △설교의 효과를 내려하거나 성공 지향적인 야심이 생길 때 △말씀과 기도하는 일을 하지 못할 정도로 다른 일로 부산할 때 등으로 그 요인을 설명했다. 그렇다면 표절 방지를 위해 남의 설교는 참조하지 말아야할까? 서문 목사는 표절은 남의 설교를 참조하는 것이 아닌 남의 설교를 따거나 베껴서 자기 것인 양하는 행위라고 재차 강조하며 “설교자로 사역하고 섬기는 과정에 있는 우리 모든 설교자들은 다른 이들의 설교를 듣고 참조하는 습관을 견지하는 것이 반드시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설교는 누가 하였다 할지라도 그 증거 된 진리는 결국 주님의 것이라고 말한 서문 목사는 “다른 설교자의 설교를 통해 진리에 대한 바른 이해와 조명을 얻고 은혜를 받았다면 설교자가 자기 설교를 통해 회중들에게 그것을 나눌 필요가 있다. 그래서 이러한 목적에서 남의 설교를 자료로 삼았다면 그것을 표절이라 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대신 그 설교의 기본 자료의 원천을 밝히고, 설교자가 그 본문을 다시 묵상한 후 자기 회중에게 전달해야한다는 전제가 깔려있다. 서문 목사는 “설교자가 자기 나름으로 연속적으로 성경을 연구하고 회중들을 위해 기도하면서 설교하는 일에 성실하지 않고 남이 해 놓은 것만 취해 혼합한다면 그것은 표절”이라며 늘 깨어 있을 것과 지속적으로 성경을 연구할 것을 강조했다. ==자료출처 뉴스파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