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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회 미당문학 신인작품상 당선작
얼룩의 길 외 4편
이태호
복싱체육관 링바닥을 닦다가 발견한
혈흔 한 점
누구의 코에서 터져 나온 선혈일까
16온스의 두꺼운 스파링용 글러브로는
잘 터지지도 않는 코피
사람들은 저항을 범죄라고 부른다
우직하게 입 다물고 있으면
우직하게 얻어터져야 하지
세차게 흐르는 혈류를 이탈하면
더는 온기를 가질 자격이 없는 게 맞아
말라비틀어진 화석처럼
그렇다 혼자 남은 사람은 갈림길을 걷는다
다시 무리를 찾아와 자수를 할 수도 있고
숲속에 숨어 나무 밑에서 뿌리를 씹을 수도 있다
하지만 링에는 은폐할 구석이 없어
가죽을 찢어 꿰맨 글러브를 끼고
상대의 눈두덩이를 찢어야 하는 운명
<
승자 아니면 패자만 있는 게 이곳의 법칙이긴 한데
코피 한 방울에 대한 판결은 어떠한가
정말 코와 주먹 어떤 것도 부러진 게 없나요?
혈흔은 엎드려 있나요?
저러다가 깨어나서 달려들면 어떡하죠?
스스로 증거가 되어
여전히 기어가는 잠복의 존재로 남아 있는데
패배로 얼룩진 링에서 나는
이 혈흔 한 점을 본다
뜨거운 주먹도 눈물도 아닌
차갑게 식은 얼룩
닦아도 지워지지 않는
법원
법대로 합시다!
한밤중 교대역 사거리에서 일어난 접촉사고
운전자 둘이 주먹을 쥐다가 욕설을 뱉다가
절뚝거리는 시늉을 하다가 결국엔
그럼 법대로 합시다
이 순간만큼은 고자질할 부모도 형제도 없이
너도나도 법부터 찾기 시작하는데
그래 교대역 11번 출구 앞에는
분명 법원이 있다
여기서 고개만 돌리면 보이는 곳
저 법원은 누구의 손을 들어줄 것인가?
싸움 구경 때문에 모인 사람 모두
저 거대한 건물이 법원이란 건 알고 있는데
정작 꼭대기서부터 대리석으로 감싼
저 육중한 성곽을 제대로 넘어본 기억이 있는가
이 지역에 있는 빛들은 모두 압류하여 모아둔 듯
오밤중에도 환한 저 수많은 층 중
어느 빛이 지금 이 혼란의 사거리 속
횃불이 될 수 있는가
등대가 될 수 있는가
왼쪽 뺨을 한 대 맞거든
오른쪽 뺨도 맞은 척 하라
라디오에서 들은 싸움의 기술은
죄다 적어 핸들 옆에 붙여두지만
이 남루하고 소박한 승부를
좌우할 법원의 문턱이 얼마나 높은지
누구 하나 가늠해 본 적이 없다
도대체 저 건물에서는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가
자백
시간 사이에도 핑계가 있다
하루를 돌이켜도 웃음 지을 일 없는 새벽
안개가 들러붙은 유리창 사이로
파랗게 식은 한낮이 들어온다
침대는 피고인석
태어나지도 않은 내일을 저당 잡아
밤새 죽은 시간들을 검시한다
눈을 감고
내 눈동자에 비춰야 할 것들을 상상해 보면
한적한 법정이 보이고
돌아가는 초침이 보이고
눈동자에 갇혀
법복의 색으로 얼룩진 관중들
낯은 익으나 언제 스쳤는지 모를 저 어둠은
내 눈동자의 자식
눈을 감은 자의 색깔
사람은 까맣다
망각의 인과因果처럼
시간을 거슬러 올라
더 짙은 어둠이 유전된다
그 어떤 과실도 없이
피해자에서 가해자로 전환되는 순간
우리는 비로소 서로를 인멸하고
언젠가 의사가 내 동공을 열어볼 때면
말라붙은 내 마지막 날의 목격은 누구일까
종국판결을 기다리는 진술처럼
뒤죽박죽 쌓이는 얼굴들
밤새 시간을 거슬러 오를수록
도로에 찍힌 스키드 마크보다
까맣게 빛나는 증거 그리고
이제는 판결이
내 눈동자 안에 갇힌다
눈을 세게 감고
잉크 속에 녹아드는 것만 같은 아찔함도 잠시
비로소 먼저 외친다
유죄有罪!
기억의 주름 사이로 그림자가 스며든다
가로수
나무 한 그루 있다 모자도 지팡이도 없이 서 있다 사거리에 땡볕 아래 횡단보도가 없는데 행인이 없는데 홀로 서 있다 휘는 몸으로 뒤틀린 껍질로 땅 속에서 속으로 들어가려는 부재를 버티고 있다 스스로 부딪히고 있다 몸속에서 뒤엉켜 생각으로 요동치고 있다 다리를 땅에 박은 채, 난 자리 그대로 서 있다 몸통은 굵어지는데 뿌리도 자르지 않고 기억하고 있다 땅속에 숨을 반쯤 걸치고 죽어본 적이 없기에 죽는 시늉도 없이 끊임없이 끊임없이 자라나고 있다 경계에 서서
잡목으로 태어나 버티고 버티면 무엇으로 자라는가
정신과 정신이 낳은 잡종이여
우리는 어쩌다 보니 길목에 서서
같은 신호를 기다리는데
순간을 치고 가는 차들 사이에서 서 있는
나무 한 그루
나도 언젠가 이곳에서 길을 잃으면
당신을 기억하겠지
법法 앞에서 *1)
유서도 시도 아닌데 간결한 어투를 구사한다. 휴지도 신문도 아닌데 얇은 종이에 적혀있다. 성경도 아니고 앨범도 아닌데 가죽커버로 덮여있고, 죄를 짓지 않았으나 번호가 있다. 사람을 말하고 사람으로부터 만들어졌으나 정작 사람의 얼굴은 없이
네가 본모습을 보인다면, 친근함을 느낄 것, 너의 얼굴을 눈동자를 입 모양을 보고 너를 읽는 법을 익힐 것, 우리 사이 응보 없이
그래서인가.
정작 사람이 죽기 직전까지 네가 보이지 않는 이유
두려운 것, 안락한 활자에 숨어있을 동안
책벌레가 얼굴 주름 사이 기어 다니고
곰팡이가 스며들기 시작한 것
너도 영원히 지워져 나갈까
눈을 감고 앞을 보라
눈을 감고 앞을 보라
사람이 언제 자로 재듯
시간을 정해 태어난 적 있던가
* 1) 카프카의 『법 앞에서』의 제목을 인용.
미당문학 신인 작품상 당선 소감
모든 시를 찢어버리니 비로소 내가 보였다
이태호
한동안 시는 의무감이었습니다. 당선이라는 결과에 매몰되어, 유행하던 시풍을 흉내 내고 화려한 표현을 고민하는 일에 급급했습니다. 시가 목적 아닌 수단으로 전락해 버린 것입니다.
당연히 문장은 갈피를 잃었습니다. 이유는 간단했습니다. 바로 ‘내’가 없었기 때문입니다.
시는 시인의 시선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것입니다. 세상은 재료일 뿐 가장 근본적인 시작은 결국 ‘나’입니다. 이런 점에서, 저의 지난 시들에는 시인은 없고 재료만 있었습니다. 정작 ‘내가 누구인지’는 모르고 경쟁에서 이기는 것만 가치로 삼는 사회의 이면과도 닮아 있었습니다.
이 고뇌에 빠진 후, 모든 시를 삭제했습니다. 비록 투박하지만 내가 가진 시선(詩線)은 무엇인지 자문(自問)하고 다시 세상을 바라봤습니다. 비로소 나의 문장이 한 행씩 떠올랐습니다.
이는 우리의 삶과도 비슷합니다. 우리는 실패하고 패배하고 좌절합니다. 하지만 어쩌면 사회적 시선에서 벗어나 진정한 나를 찾는 과정일 수 있습니다. 삶이 모래성처럼 무너져 내릴지라도 굳건하게 존재하는 ‘나’라는 알맹이, 다 지워내니 비로소 떠오르는 한 편의 시처럼.
명절 연휴가 시작될 즈음, 이광소 선생님께서 주신 당선의 소식은 마치 고향 어르신의 안부 전화처럼 정겹고 따뜻했습니다. 제 시를 선택해 주신 심사위원님들께 다시 한번 깊은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문학과 관련하여 감사한 분들이 참 많습니다. 철 지난 복학생을 걱정해 주시던 남진우 선생님과 신수정 선생님, 늘 진심으로 글을 읽어주신 박상수 선생님, 김언 선생님, 백가흠 선생님 그리고 도화지 같던 시절을 함께 한 ‘새벽의 숨’ 동문들 이제야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또한, 오래전 도움을 주신 임동윤·박해림 선생님, 이미숙 선생님, 남주희 선생님께도 감사드리며, 마지막으로 故 김석환 선생님께 그리움을 표합니다.
이태호 : 1989년생. 명지대학교 문예창작학과·법학과 졸업
제10회 《미당문학》 신인작품상 심사평
리얼에서 생소한 사유로 전이(轉移)하다
제10회 미당문학 신인 작품상은 총 377편이 응모하였다. 소재는 질병, 요양병원, 이별, 추억, 가족, 어머니, 스마트폰, 디지털, 인터넷, 카페, 등 다양했다. 사회적인 요소와 개인적인 소재가 비슷했다. 지난 해에 비해 수필과 소설이 모집부문에 빠졌지만 응모자는 비슷했다.
시의 생명은 신선함에 있다. 무엇보다도 대상을 바라보는 시인의 눈이 신선해야 한다. 신선한 내용을 대화체나 일상어로 표현해야 소통이 가능하다. 그렇다고 서사가 일기나 수필 형식으로 내용이 늘어지면 안 된다.
응모 작품 중에서 15편이 예심을 통과 하였으며 마지막까지 토의된 작품은 시 5편과 동시 2편이었다. 시조와 평론은 모두 예심에서 탈락하였다.
동시 2편은 이용호님의 「신호등」 외 4편과 변채영님의 「밤하늘, 별구멍」 외 4편이다. 「신호등」은 녹색 신호등과 빨간 신호등을 통해 긍정적인 사고와 부정적인 사유를 잘 표현하였다. 「밤하늘과 별구멍」은 별을 구멍으로 환치한 점이 놀라웠다.
시에서 김영숙님의 「살아 숨 쉬는 기억」 외 4편은 사라지는 것과 보이지 않는 대상을 잘 표현했는데 서사가 좀 더 명증했으면 좋았으리라고 생각한다. 원희재님의 「카페모카와 사라진 시간들」 외 8편은 사라진 것에 대한 묘사는 잘 됐는데 산문시들이 완결성이 적어서 편차가 심했다. 서현희님의 「엄마라는 별을 따는 밤」 외 4편은 엄마로서 고충과 인식을 잘 묘사했는데 모두 아이와 관련된 소재라서 다양성이 부족했다. 그리고 사유의 인식이 좀더 깊이 들어갔으면 한다. 조정자님의 「시골집」외 4편은 시 내용이 진정성이 있지만 단순했다. 폭넓은 시야를 가질 필요가 있다. 이태호님의 「얼룩의 길」외 4편은 리얼에서 생소한 사유로 전이한 점이 특이하게 다가왔다. 상상의 폭이 넓다. 하지만 서사가 산만하지 않도록 주의할 필요가 있다. 시의 생명은 압축이라는 점을 명심하기를 바란다.
작품 수준들이 비슷해서 선자들은 일곱 분을 놓고 의견을 교환했다. 오랜 토의 끝에 그래도 생소한 상상력과 사유의 구조가 믿음이 가는 이태호님의 「얼룩의 길」외 4편을 당선작으로 밀기로 합의했다. 시「얼룩의 길」에서 승자 아니면 패자만 있는 세상의 법칙을 보며 패배로 얼룩진 혈흔 한 점이 지워지지 않는 흔적을 본 사유랄까 「자백」에서“침대는 피고인석”으로 본 생소한 상상력이 돋보였다. 또한 시「법원」에서“이 지역에 있는 빛들은 모두 압류하여 모아둔 듯”“오밤중에도 환한 저 수많은 층 중 /어느 빛이 지금 이 혼란의 사거리 속 /횃불이 될 수 있는가” 질문한다. 법원의 불빛이 세상에 있는 빛을 압류해서 모아둔 곳이라는 부정적인 시각이 강렬했다. 축하드린다.
최종심에 올라온 분들도 다음 기회를 위해 분발을 바란다.
심사위원 : 김동수 시인, 김영진 시인, 이구한 문학평론가(글)
<미당문학 지상 백일장 장원>
장마
이유진
손목까지 차오른다
장마는 끝났다고 했다
나는
가벼운 옷을 입고 밖으로 나왔다
물웅덩이를 지나칠 때마다
마음이 튀었다.
바닥에 쿵 하고 부딪힌 물방울처럼
그날 있었던 말을
한 글자씩 꺼내면
비가 되었다.
처음엔 어깨까지 젖던 게
어느 순간
손목까지 차올랐다
나는 젖은 팔을 감쌌다.
감정인지
온도인지
잘 모르겠는 상태로
가만히 서 있었다
사랑은 말을 다 하지 않았을 때
젖는다.
< 미당문학 지상 백일장 차상>
어머니
박정현
아무도 모를 거야
알알이 맺혀 벌어지는 석류
저 시린 무게를
주방 옆 작은 방 한켠에
아이를 눕혀놓고 식당일 마친 후
허리 통증에도 집으로 향한 발걸음
붉게 타오른 청춘
견디기 힘들까 봐
여태 누르고 살아왔나
한여름 석류 익어가는 시간처럼
숨 막혀 쩍쩍 갈라져
애가 타는 심정 치마폭에 감싸고
가슴에 맺혀있는 말도
목이 메여 풀어놓고픈 마음도
행여 자식 마음 다칠세라 냉가슴만 앓다가
자식들에 대한 기대감
드러내지 못한 채 안으로 숨어든 이 짙은 한숨이
별 되어 지상을 환히 비추나
침묵으로 바라만 보아도
안에서 자꾸 타오르는 별빛이
눈시울에 그렁그렁 맺힌다.
<백일장 발표>
장원 –이유진 (전북 정읍) 장마
차상 –박정현 (전남 영광) 어머니
차하 –정우진 (경기 김포) 스마트폰
차하 –최재웅 (서울 서초구) 어머니
입선 –이진만 (충북 옥천) 장마
입선 –최건 (경기 의정부) 장마
입선 –명대준 (광주광역시) 스마트폰
입선 –윤영현 (경남 진주) 장마
입선 –윤훈숙 (전남 화순) 자화상
예심위원 : 김건희, 김귀례, 임솔내, 장욱, 전재승,
표순복, 강명수, 김은유, 최재언,
본심위원 : 김동수 시인, 김영진 시인, 이구한 문학평론가,
미당문학 전국 지상백일장 장원 수상소감
장마는 끝났지만 끝나지 않은 마음의 기후를 시로 옮기고 싶었습니다.
이유진
처음 글을 쓰기 시작했을 때는 단순히 제 안의 감정을 기록해두는 일에 가까웠습니다. 그저 흘러가는 마음을 붙잡고 싶어서 적어둔 문장들이 시의 시작이었습니다.
이번 미당문학 지상백일장에서 장원이라는 큰 상을 받게 되어 아직도 믿기지 않습니다. 부족한 작품을 귀하게 읽어주신 심사위원님들과, 글을 읽어주신 모든 분들께 깊이 감사드립니다.
〈장마〉를 쓸 때 떠올린 것은 폭우 속에서 비를 맞는 한 사람이었습니다. 그녀는 무언가를 씻어내리려는 듯 가만히 서 있었고, 다 하지 못한 말과 괜히 내뱉어버린 말들이 빗방울이 되어 되돌아오는 장면이 겹쳐졌습니다.
장마는 끝났다고 하지만 여전히 남아 있는 물기처럼, 사랑이나 관계에서 감정이 오래 남아 있는 순간이 있습니디. 저는 그 남아 있는 물기, 끝났으나 끝나지 않은 마음의 기후를 시로 옮기고 싶었습니다.
제 삶의 많은 장면들이 물방울처럼 흩어졌다가 다시 모여 비가 되듯, 이 시 또한 제 경험과 감정에서 흘러나온 결과물입니다.
이번 수상을 통해 처음으로 제 글이 누군가에게 읽히고 닿을 수 있다는 것이 얼마나 기쁜 일인지 배웠습니다. 혼자 쓰던 문장이 다른 이의 눈길과 호흡 속에서 다시 살아난다는 것, 그것만으로도 이미 제게는 큰 위로이자 설렘이 되었습니다. 앞으로도 이 기쁨을 잊지 않고, 사라지지 않는 것들을 더 오래 바라보며 기록하고 싶습니다.
아직 걸음이 서툴고 배워야 할 것이 많지만, 더 오래, 더 진실하게 쓰며, 누군가에게 작은 울림으로 남을 수 있는 시를 이어가고 싶습니다.
다시 한 번, 귀한 상을 허락해주신 미당문학과 심사위원님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미당문학 전국 지상백일장 차상 당선소감
엄마와 함께한 소중한 추억들 생각하며
박정현
시를 좋아하면서 쓰고 싶은 날에 나름 적어놓고 추억하면서 웃고 하던 때, 식물을 관찰하며 느낀 점과 변화에 대해 기록해보라는 유아교육 교수님 말씀에 좀 더 관심을 갖고 쓰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던 중 책을 좋아하는 친구가 영광문화원에 시 강의 있으니 듣자고 해 자연스럽게 다녔습니다. 현실 앞에 1인 5역을 하면서 일과 마친 후 밤에 강의 듣는 건 달콤한 휴식시간이었습니다.
어머니는 생전에 6.25부터 보릿고개 넘긴 얘기까지 한숨을 쉬시며 들려주셨다.
외할아버지께서 공출로 끌려가는 것을 막기 위해 따라 오너라 손잡고 나선 것이 시 집이었다, 암울했던 시대 6.25 터져 살기 위해 피난 다니는 터라 서럽고 가슴 아픈
시절, 아빠가 군대 입대 후 시부모님 댁에서 5년 동안 열두 식구 대 가족의 막내며 느리 엄마의 일상은 아궁이에 불을 때 보리밥을 짓고 보리 싹 베어온 시린 손끝 불 어가며 쉴 시간도 공간도 없는 세월에 풋풋한 청춘을 묻었다.
딸 고맙구나! 효도란 별다른 것이 아니다 하시던 엄마는 칼국수 해먹자! 엄마는 반 죽하고 나는 밀고 얼굴에 하얀 가루 분칠하며 한석봉 어머니가 울고 갈 만큼 모양 가지런한 칼국수, 감자와 호박을 넣어 구수하고 향긋한 맛이 났다. 이 칼국수는 임 금님 수라상보다 맛있다 “엄마가 임금님 수라상을 어떻게 알아요“ 하하하 호호호, 울다 웃다 엄마와 함께한 소중한 추억들 생각하며 어머니에 대한 글을 쓰게 되었습 니다. 그때가 주마등처럼 지나갔습니다.
봄날 햇살 한 줄기 가슴에 스며들더니 짜릿한 희망이 움트고 뜨거운 용기가 눈 부시 게 글을 불러냈습니다. 앞으로도 자연을 바라보며 배우는 자세로 행복하고 위안이 되는 글 쓰겠습니다.
파란 하늘은 높고 가을빛으로 열매들이 풍성하게 영글어가는 즈음에, 전화가 걸려 와 190작 중에 차상에 당선된 것을 축하한다는 말씀에 기쁜 마음은 진한 국화 향 기에 취한 듯 조용히 날아올랐습니다.
고운 빛 흩날리는 아름다운 날에 심사 하시느라 고생 많으신 심사위원님들께 진심 으로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앞으로 더 발전하라는 뜻으로 알겠습니다.
배울 게 많은 저에게 큰 행운을 준 미당문학, 따뜻한 봄날만 같아라 기원하면서 다시 한번 감사한 마음입니다.
함께 한 문우님들 친구 지인 사랑하는 우리 가족에게도 고맙다는 말 전합니다.
제3회 《미당문학》 지상백일장 심사평
이번 미당문학 지상백일장에는 총 98명이 190편을 응모해왔다. 지난 번 보다 작품 수는 줄어들었지만 수준은 훨씬 상승하였다. 백일장이기에 ❮자화상, 어머니, 하늘, 장마, 스마트폰> 이라는 다섯 가지 소재가 주어져 어려움이 있었으리라 생각된다. 15편이 예심을 통과 했으며 최종심에서 9편이 논의되었다. 논의된 9편에서 장원 1명, 차상 1명, 차하 2명, 입선 5명을 선정하였다. 우선 수상권에 들어온 분들을 축하드린다.
시는 세계에 대한 인식이다. 현실을 살아가는 우리가 대상을 어떻게 바라보느냐, 하는 시각이 중요하다. 바라보는 시선이 참신해야 한다. 구태의연한 표현은 신선함을 주지 못한다. 시제가 주어진 백일장에서 참신한 내용을 담기란 쉽지 않다. 하지만 같은 소재라 할지라도 대상을 새로운 관점에서 바라봐야 한다. 시에서 상상력이란 가능성, 잠재성을 발굴하는 일이다. 독특한 상상은 독특한 예술을 낳는다. 결국 예술이란 새로운 발견인 셈이다
선자들은 참신성에서 작품들을 바라보았으며, 새로운 관점을 기대하였다.
정우진님의❮스마트폰❯은 구절이 짧고 긴박감을 주었다. 대화체를 사용한 표현도 끌림을 주었다. 결구에서 엄마를 스마트폰으로 비유도 돋보였다.
최재봉님의 ❮어머니❯는 문장을 끌고 가는 서사가 편했다. 어머니를 굽어진 나무에 빗댄 비유도 자연스러웠다.
박정현님의 ❮어머니❯는 석류로 비유한 어머니의 특성을 잘 묘사했다. 어머니의 노동과 숨 막혀 쩍쩍 갈라져 애가 타는 심정을 석류를 통해 표현했다. 더 나아가 타오르는 별빛으로 승화시킨 점이 각인되었다.
이유진님의 ❮장마❯는 다하지 못한 말을 장마에 빗대어 표현한 기법이 탁월했다. “그날 있었던 말을 한 글자씩 꺼내면 비가 되었다.” 상상력이 놀라웠다. 결구인 “사랑은 말을 다 하지 않았을 때, 젖는다.”도 사유가 깊었다. 시인의 새로운 시선이 선자들을 이끌었다. 함께 보내온 ❮스마트폰❯도 은유가 탁월했다. 어느 작품을 당선작으로 해도 다른 응모자들보다 월등했다. ❮스마트폰❯보다 ❮장마❯가 쉽게 읽혀 ❮장마❯를 당선작으로 선별하였다. 앞으로 언젠가 문단에 나오리라 믿는다. 상상력이 탁월한 시인으로 기대가 크다.
당선권에는 못 미쳤지만 입선한 이진만, 최건, 명대준, 윤영현, 윤훈숙님에게도 선전하였음을 부기한다. 오늘을 극복하고 뛰어넘을 수 있는 다음 기회를 기대해본다.
예심위원 : 김건희, 김귀례, 임솔내, 장욱, 전재승,
표순복, 강명수, 김은유, 최재언,
본심위원 : 김동수 시인, 이구한 문학평론가, 김영진 시인(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