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현대제철 H.E.P.A 봉사단과 당진시민이 함께하는 당진 역사탐방 동아리에서 기지시줄다리기 줄제작 현장 체험을 한다고해서 함께 했습니다. 가까운 장소에서 유네스코 인류무형유산에 등재된 줄다리기 축제를 하다보니 줄다리기 박물관은 여러번 방문했는데요. 줄제작에 직접 참여한다고 하니 기대반 설레임 반입니다.
줄제작 현장에 가기 전 줄다리기 박물관에서 기지시줄다리기의 이모저모를 알아보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기지시줄다리기는 조선시대부터 해상문물의 요충지인 기지시에서 인근지역 사람들이 모여 줄을 당기면서 재난을 이겨내고 나라의 평안과 안녕, 풍년을 기원하기 위해 행해진 것으로 전해지는데요. 당진시 문화관광과 남광현 팀장의 기지시 줄다리기 이야기가 이어집니다. 아산만을 비롯한 충청 해안지역을 중심으로 여러 지역에 해일이 일어났다는 전설이 전해져 오고 있는데요. 구체적으로 등장하는 인물이 토정 이지함이라고 합니다. 이지함이 아산 현감으로 재직하며 빈민구제 활동을 했다는 기록이 있는데요. 풍수지리적으로 발이 많은 지네 형국이 갖는 속성으로 인해 땅이 솟구쳐 재난과 해일이 많이 일어난 것으로 추측합니다. 이로인해 주민들이 불안 심리를 없애고자 용을 상징하는 줄을 매우 굵고 길게 하여 지신밟기 의식으로 줄다리기가 시작된 것으로 전해진다고 하네요.
기지시줄다리기 축제에 쓰이는 줄인 암줄과 수줄은 각각 무게 20톤, 길이 100미터, 직경 1미터가 넘는 거대한 규모를 자랑하고 있는데요. 기지시줄다리기에 사용되는 큰 줄이 처음부터 이렇게 컸던 것은 아니라고 합니다. 기지시(機池市)라는 지명에서도 알 수 있듯이 줄틀을 보관하는 연못이 있는 시장마을이었던 이곳에 농경문화와 해양문화, 난장문화가 접목되면서 여타의 줄다리기와 달리 독특한 형태로 발전해 왔을 것으로 추정하는데요. 기지시 시장은 350여 년 전부터 한 달에 장이 12번이나 섰을 정도로 기지시 줄난장은 호황을 이뤘습니다. 이에 맞춰 농경사회에서 작게 만들던 줄은 참여인원이 증가함에 따라 줄이 계속 끊어지자 안섬 지역의 주대틀로 거대한 줄을 만들기 시작했을 거라고 하네요.
줄다리기 체험도 해 봅니다. 줄을 당기면 큰 줄 모형이 이동을 하는데요. 두,세사람 이상이 당겨야 줄이 이동 합니다.
우리 조상들은 줄다리기의 줄은 물을 관장하는 ‘용(龍)’으로 인식하여 신성하게 여겼습니다. 또한 암줄과 수줄의 결합은 다산을 상징하며 풍년을 상징한다고 믿었는데요. 기지시줄다리기에서 가장 인상적인 장면 중 하나도 거대한 줄이 나갈때 농기를 앞세우고 신명나게 농악을 하는 모습입니다. 용대기(龍大旗)는 용 그림이 그려진 농기(農旗)로 마을을 대표하고 상징하는 깃발인데요. 기지시줄다리기 박물관에는 대표적으로 오래된 농기 15점이 전시·보관하고 있습니다.
우리 조상들은 꿩을 길조로 여겨져 꿩 털을 머리띠나 깃대에 꽂아 장식하기도 했는데요. 용대기에 장식으로 사용한 꿩의 깃도 전시되어 있습니다.
일본줄다리기 자료 전시 공간입니다. 다이센시의 가리와노 큰줄다리기에 사용하는 줄도 축소한 모형으로 전시되어 있는데요. 어릴적 짚으로 줄을 꼬는것을 새내끼라고 불렀는데 새내끼가 일본에서는 쓰나이끼로 불립니다. 가리와노 줄다리기도 윗마을 아랫마을로 팀을 나눠 줄다리기를 하는데요. 윗마을이 이기면 쌀값이 오르고, 아랫마을이 이기면 풍작이 든다고 합니다.
기지시줄다리기 박물관 관람 후 줄제작장으로 이동했습니다. 구자동 보유자가 줄 제작현황을 설명해 주셨는데요. 기지시줄다리기 보존회는 2023년 당진시 기지시줄다리기 축제를 위한 줄제작에 여념이 없다고 합니다. 그동안 코로나19로 인해 줄다리기 행사를 취소·축소 개최해서 아쉬움이 많았는데 올해는 원래의 줄 크기인 100m 규모의 암수줄 한 쌍을 만들어 줄다리기를 진행한다고 합니다.
줄다리기보존회는 매일 20여 명의 인원이 참여해 직경 5cm 작은 줄 420가닥을 제작해 중줄 6개로 만들어 3개의 중 줄을 하나로 엮어 각각 길이 100m, 직경 1m, 20톤에 이르는 큰 줄인 암수 줄 한 쌍을 완성했는데요.
오늘 역사탐방 동아리팀이 체험할 것은 암수 각 큰줄에 다는 곁줄 만들기입니다.
작은줄 5개를 엮어 제작한 줄 3개를 설치한 고정틀과 이동틀로 곁줄로 제작할 건데요. 사치미가 손가락 역할을 하며 줄 세가닥이 꼬아집니다. 현장에 있는 전수자께서 시범을 보여준대로 따라서 곁줄제작에 참여해 보았는데요. 옆에서 지켜볼 때는 간단해 보였는데 막상 참여해 보니 만만치 않은 작업이었습니다.
줄이 꼬아질때마다 줄이 엉키지 않도록 발로 줄을 굴려줍니다.
한편 올해 당진시 기지시줄다리기 축제는 4월 19일부터 23일까지 기지시줄다리기 박물관 일원에서 5일간 개최되는데요. 당진시민 노래자랑, 불꽃 쇼, 제례 행사, 줄꼬기 체험, 아티스트 공연, 줄다리기 등 다양한 볼거리로 시민들이 함께하는 화합의 장으로 진행될 예정이니 많은분들이 참석해 신명나는 축제를 즐기길 추천합니다.
줄제작 체험을 마치고 기지시 장터 동쪽에 국수봉(國守峰)에 위치한 국수당(國守堂)으로 이동했습니다. 국수당에서는 산신도가 봉안되어 있고 줄다리기 전에 당제를 지내는데요. 당제는 역질, 재앙, 호환을 막고 풍년이 들기를 바라는 제입니다.
국수봉에는 지네 설화도 전해지고 있는데요. 옛날에 한 선비가 청운의 뜻을 품고 열심히 학문을 연마해 과거를 보았지만 번번이 낙방했다고 합니다. 낙심해 귀향하던 선비는 국수봉에 올라 산경을 보며 쉬다가 피로한 끝에 깜박 잠이 들었다고 하는데요. 꿈속에서 큰 구렁이와 지네가 공중에 나타나 서로 뒤엉키며 치열한 싸움을 벌이다가 끝내 둘이 죽어 땅에 떨어졌다고 합니다. 그 때 색동치마 저고리를 입은 여자가 나타나 “기지시의 지형이 지네와 유사한 형상이라 이곳에서 해마다 당제를 지내고 줄을 다려야 과거에 급제하고 해마다 풍년이 들며, 평화롭게 잘 살 수 있다" 고 하였다고 합니다. 이때부터 지네와 비슷한 형태인 줄을 만들어 당기며 풍수지리 형국을 극복하고자 했다고 하네요.
기지시줄다리기 관련 역사탐방을 마치고 다함께 기념사진을 찍습니다. 한편 현대제철 H.E.P.A 봉사단과 당진시민이 함께하는 당진 역사탐방 동아리는 매달 당진의 문화 유적이 깃든 명소를 찾아가 역사를 배우고 익히고 있는데요. 오늘도 기지시줄다리기의 유래와 역사를 배우는 뜻깊은 시간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