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은 고택 마루에 누워 “빗물 고인 마당을 맨발로 뛰어가는” 빗발의 발자국 소리를 듣다가 눈을 감습니다. 그러자 비와 빗소리 사이에서 “물의 씨앗을 파종하는 가늘고 투명한 손”이 보입니다. 어쩌면 그들은 “동그라미 둥지 속에 달을 낳”고 있는지도 모르겠다고 시인은 생각합니다. 아니, 어쩌면 그들은 “여러 생을 건너와” “어느 행성의 머나먼 이야기들을” 전해주고 있는지도 모르겠다고 생각합니다. 빗소리에서 시작해서 우주로까지 확장되는 상상력이 매력적인 작품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