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미지 출처=MBC 화면 캡처> 중동 전문가인 이희수 성공회대 석좌교수는 윤석열 대통령의 ‘이란 발언’과 관련해 20일 호르무즈 해협 봉쇄 가능성도 있다며 다각적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희수 교수는 이날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잘 안 풀릴 경우 호르무즈 해협 봉쇄 같은 추가 조치에 나설 가능성이 있느냐’는 질문에 “충분히 가능하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터키 이스탄불에 있는 이 교수는 이란 상황에 대해 “‘히잡 시위’로 정부가 거의 무너질 상황”이라며 “1979년 혁명정부 수립 이후 최대 규모 시위가 4개월째 계속되고 있다”고 전했다.
또 “고립된 위기 상황에서 아랍에미리트(UAE)와의 관계를 개선하고 대사관도 다시 열면서 화해 분위기로 나가는 굉장히 중요한 시점”이라고 했다.
이어 “그런 상황에서 한국의 대통령이 UAE에 와서 이란을 적으로 묘사한 것”이라며 “기본적 정책에 혼란이 생기자 강경한 대응과 분노를 표현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UAE는 지금 이란에게 생존적 파트너”라며 “관계 개선이 절실한 시점에 생존적인 전략에 걸림돌이 되는 상황을 만들어 버린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호르무즈 해협 봉쇄 가능성에 대해 “충분히 가능하다”며 “여론을 잠재우기 위해” 추가 조치에 나설 수 있다고 봤다.
이 교수는 “정권이 위협받는 상황에서 자국을 적으로 명시한 명백한 도발에 대해 제대로 대응하지 못한다면 이란 정권에 대한 위협이 더 커지지 않겠냐”고 했다.
이 교수는 “‘한국케미호’ 선박이 강제로 억류된 전례도 있지 않은가”라고 2021년 1월 이란 혁명수비대가 한국 국적 선박을 나포했던 일을 되짚었다.
이어 “그런 우발적 사건, 계획적 사건이 생길 개연성이 크다”며 “그 단계까지 가지 않도록 해야 되는 것이 우리의 목표”라고 강조했다.
수습 방안에 대해 이 교수는 “초기 대응을 놓쳐서 더 어려운 상황”으로 “우리도 세계가 지켜보는 국격이 있는 나라인데 대통령이나 대통령실이 명시적 사과를 할 것 같지 않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란에 대한 인식과 관련해 “외교 안보라인의 점검과 쇄신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개인적 걱정은 대통령실 외교 안보라인 핵심 인사들이 이란에 대한 인식이 악당국가나 적 정도는 아니지만 부정적이지 않나, 그것이 바로 대통령에게 투영된 것 아닌가(라는 것)”라고 했다.
또 “사태 해결의 가장 좋은 방법은 8조 6000억 규모의 동결자금을 돌려주는 것”이라고 했다. 그는 “미국과의 진정성 있는 설득 과정을 투명하게 이란 국민들에게 보여주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고위급 특사를 파견해 위기를 기회로 만드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또 “비정치적인 공공외교나 민간 지원 확대 등 다각적인 노력이 필요하다”고 했다.
특사에 대해선 “총리급 정도 가야 되지 않겠나”라며 “바로 직전 우리 대통령의 국빈 방문 전례가 있고 이란은 미래 가치로 봐서 정말 중요한 나라”라고 말했다.
▲ <이미지 출처=한국해운협회> 한편 163개 선사가 가입해있는 한국해운협회가 18일 회원사에 ‘페르시아만 및 호르무즈 해협 통항 주의 당부’란 제목의 공문을 발송했다.
해운협회는 “이란혁명수비대(IRGC:Islamic Revolutionary Guard Corps)는 ’22년 5월 페르시아만에서 그리스 유조선(2척)을 원유 강탈을 이유로 나포하였으며, 최근 영국은 자국내 극단적 활동을 근거로 IRGC의 테러단체 지정을 예고한 바 있다”고 짚었다.
또 “IRGC는 솔레이마니 암살 3주기(1.3.)를 맞아 미국을 겨냥한 보복을 천명하고 페르시아만에서 해군훈련을 진행하는 등 호르무즈해협 통항선박의 항행안전이 우려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페르시아만 및 호르무즈해협 통항시 각별한 주의를 요청드리며 특이동향 발생시 해양수산부 종합상황실로 즉시 통보하여 주시기 바란다”고 요청했다.
[이데일리 장영락 기자]한국해운협회가 호르무즈 해협을 통항하는 회원사에 각별한 주의를 당부했다.
163개 선사가 가입해있는 해운협회는 18일 협회장 명의 공문을 회원사에 발송했다. 협회는 “페르시아만 및 호르무즈 해협 통항 주의 당부” 제목의 공문에서 이란혁명수비대 활동이 늘어날 것을 우려해 통항 시 주의를 해 줄 것을 요청했다.
협회는 “이란혁명수비대(IRGC:Islamic Revolutionary Guard Corps)는 ’22년 5월 페르시아만에서 그리스 유조선(2척)을 원유 강탈을 이유로 나포하였으며, 최근 영국은 자국내 극단적 활동을 근거로 IRGC의 테러단체 지정을 예고한 바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IRGC는 솔레이마니 암살 3주기(1.3.)를 맞아 미국을 겨냥한 보복을 천명하고 페르시아만에서 해군훈련을 진행하는 등 호르무즈해협 통항선박의 항행안전이 우려되는 상황”이라며 “페르시아만 및 호르무즈해협 통항시 각별한 주의를 요청드리며 특이동향 발생시 해양수산부 종합상황실로 즉시 통보하여 주시기 바란다”고 안내했다.
호르무즈해협은 페르시아만 연안 산유국들에서 대양으로 향하는 유일한 해로라 원유 이동량이 매우 많은 곳이다. 한국으로 수출되는 원유의 70~80%도 호르무즈해협을 통해 이동한다.
협회는 이란혁명수비대가 정치경제적인 목적으로 해협을 통과하는 선박을 나포하는 일이 잦아 회원사들에 주의를 당부한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2021년 4월 한국 국적 선박 MT한국케미호가 이란혁명수비대에 나포당해 3개월 동안 억류당한 일이 발생하기도 했다.
여기에 해외 순방 중인 윤석열 대통령의 “이란은 UAE 적” 발언으로 한-이란 간 긴장이 높아지고 있는 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추정된다. 박지원 전 국정원장은 2021년 선박 나포 당시 협상에도 국정원이 개입한 바가 있다며 이번에도 이란 측 대응에 주의를 기울여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이란 정부는 “관계 재검토”까지 거론하며 한국 정부에 윤 대통령 발언에 대한 해명을 요구한 상태다. 이 과정에서 이란 정부가 주이란 한국 대사를 초치했고 우리도 주한 이란 대사를 맞초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