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날아라! 블랙이글스
블랙이글스의 특수비행은 단순한 묘기를 보여주는 곡예비행이 아닙니다. 일사분란한 고난도의 기동을 통해, 대한민국 조종사들의 뛰어난 기량과 공군의 단결된 모습을 구현하여 국민에게 꿈과 희망을 심어주고, 동시에 국민들로부터 친근감과 신뢰감을 얻고자 하는 특수비행입니다. < 블랙이글스 홈페이지에 게재된 소개글 중 발췌> 블랙이글스의 비행은 단순한 곡예비행이 아니다
일반인들은 푸른 하늘을 연무로 물들이며 관객들의
탄성을 자아내는 블랙이글스팀의 아슬아슬한 비행을 외줄타기 광대의 곡예에 빗대어 곡예비행이라고 일컫는다. 그러나, 블랙이글스의 조종사들은
곡예비행이라는 말을 쓰지 않는다. 그들이 생각하는 블랙이글스의 비행은 단순한 재주 보여주기 이상의 의미를 지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블랙이글스의
특수비행을 어떻게 봐야하며, 그들의 특수비행이 계속되어야 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공군은 유사시에 대비, 완벽한 영공방위태세를 유지하기 위해 항상 만반의 준비를 갖추고 있다.
이런 완벽한 대비태세를 국민들에게 가장 친숙하고 가까이에서 보여줄 수 있는 방법중의 하나가 바로 에어쇼다. 에어쇼는 전투기가 실제 전장에서
사용되는 각종 기동을 국민들이 이해하기 쉽고 흥미롭게 볼 수 있도록 도와준다. 국민의 세금으로 운영하고 있는 공군의 기량향상을 직접 보여줌으로써
공군에 대한 강한 믿음을 줄 수 있는 것이다. 에어쇼를 통한 항공력 발전 및 국가위상 제고 측면도 빼놓을 수 없다. 항공 산업은 첨단기술의 결정체다. 첨단기술의 잣대인 자국의 항공기로 세계 각국은 소리없는 전쟁을 펼치고 있는 것. 이 소리없는 전장이 바로 에어쇼 행사장이다. 각국은 최고의 베테랑 조종사들로 구성된 특수비행팀을 자국산 항공기에 태워 화려한 기동을 자랑케 함으로써 자국의 항공력과 과학기술을 뽐내는 동시에 항공기 수출을 꾀한다.
이러한 이유로 세계 각 선진국에서는 주로 자국산 항공기를 활용한 에어쇼팀을 운용하고 있다. 미국 공군은 F-16으로 구성된 썬더버즈팀(Thunder Birds)을, 미국 해군은 F/A-18로 구성된 블루앤젤스팀(Blue Angels)을 운용하고 있고, 일본 항자대는 T-4 항공기로 구성된 블루임펄스팀(Blue Impulse)을, 영국은 Hawk T-1으로 레드애로우즈팀(Red Arrows)을 운용하고 있다. 블랙이글스 팀 또한 항공력 발전 및 국가위상제고에 큰 몫을 담당하고 있다. 비록 지금은 국산항공기가 아닌
A-37항공기를 사용하고는 있지만, 이를 통해서나마 대한민국의 공군력을 과시할 수 있는 것. 국산항공기인 T/A-50으로 하늘에 태극무늬를
그리는 날이 온다면 그 효과는 배가 될 것이다.
빙글빙글 어지럽게 돌고, 지면에 닿을 듯 저공비행을 하며, 곧 부딪힐 것처럼 서로 가까이 다가서는 블랙이글스의 아찔한 특수비행을 보고 관객들은 탄성을 자아낸다. 한편으로 가슴을 졸이며 구경하는 관객들은 왜 이렇게 위험한 기동을 하는지 의문을 품을 수도 있다. 하지만 블랙이글스의 비행기동은 단지 특수비행에서만 이루어지는 것은 아니다. 전투기들은 실전 전투기동에서도 이와 유사한 비행을 한다. 블랙이글스의 특수비행처럼 위로 360도 회전해 뒤에서 쫓아오는 적기를 공격하고, 적의 레이더를 피하기 위해 500피트 이하의 저고도로 비행하기도 한다. 2001년도 탑건이며, 2002년부터 3년 동안 블랙이글스에서 활약한 제19전투비행단 전투조종사 이길춘 소령은
“전투기동은 실전에서 승리와 생존에 직결된 문제이기 때문에 그만큼 많은 연구와 노력이 필요하다”며, “특수비행을 통해 조종사는 자신의 기량을
향상시킬 수 있으며, 또한 새로운 비행기동을 연구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우리나라에서 특수비행은 언제부터 시작됐을까? 공군 특수비행팀 블랙이글스의 역사는 한국전쟁 종전 직후로 거슬러 올라간다. 1953년 10월 1일 사천비행장에서 F-51 무스탕 항공기 4대가 전문적인 교육과 훈련도 받지 못한 상태에서 실전경험만을 바탕으로 한국 공군 최초의 특수비행을 선보인 것이다. 지금의 특수비행과 비교해보면 매우 단순한 기동에 불과하지만, 당시 전쟁의 상처가 남아있는 국민들에게 공군의 특수비행은 우리도 할 수 있다는 자신감과 미래에 대한 희망을 안겨 주었다.
이후 공군 특수비행팀은 ‘T-33A Show Flight Team’, F-86F 전투기로 구성된 ‘Blue Sabre
Team’, F-5A, RF-5A로 구성된 ‘Black Eagles Team’으로 발전하며, 1994년 드디어 A-37B 6대로 구성된 지금의
‘블랙이글스팀(Black Eagles Team)'이 창설된 것이다.
하지만 A-37 항공기가 특수비행을 처음 선보인 것은 ‘88 서울올림픽’ 개막식 축하공연에서다. 올림픽 개막식을 한달 앞두고 제8전투비행단에 A-37 항공기로 하늘에 ‘오륜마크’를 수놓으라는 임무가 부여된 것. 일본 항공자위대가 1964년 동경올림픽 개막식에서 F-86F로 오륜마크를 연출하기 위해 준비한 기간이 2년인데 반해 한국공군에게 주어진 시간은 너무나 촉박했다. 그렇다고 세계 각국에서 중계할 개막식 행사를 초라하게 할 수는 없는 일. 그때부터 임무조종사들은 선회능력과 대형을 계속 반복 숙달하였다. 백지상태에서 시작한 특수비행 훈련은 9월 17일, 잠실 주경기장 상공에 완벽하게 오륜마크를 연출함으로써 A-37 상설 특수비행팀 창설의 기틀을 마련하게 되었다.
이후 블랙이글스는 상설비행팀으로 구성되면서 체계적인 교육과 훈련을 거쳐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특수비행팀이 된 것이다. 애국가가 장엄하게 울려 퍼지는 가운데 블랙이글스가 수놓는 태극기는 이제 블랙이글스의 상징이 되었다. 새해 시작을 축하하는 곳에서부터 서울에어쇼 등 국제적 규모의 행사에서는 언제나 블랙이글스의 화려한 특수비행이 함께 하고 있다. A-37은 특수비행에 적합한 항공기
A-37이 노후화되었고, 에어쇼에 적합하지 않은 항공기라는 오해가 많다. 하지만 블랙이글스의 A-37 항공기는 기동성과 선회반경, 저속안정성 측면에서 특수비행에 매우 적합한 항공기다. F-5나 F-16에 비해 기체가 가벼우면서도, F-5 전투기와 똑같은 엔진을 장착하고 있다. 강한 추력을 가진 만큼 A-37은 탁월한 상승능력을 과시하고 있다. 게다가 두 개의 엔진을 장착하고 있어 한 개의 엔진에 이상이 생긴다고 해도 다른 엔진으로 비행할 수 있어 그만큼 안전하다. 또한 일반 전투기들의 날개가 삼각형인 반면, A-37은 경공격기로 개발된 만큼 날개가 직사각형 형태로,
길이도 다른 전투기에 비해 길다. 그만큼 양력(항공기를 뜰 수 있게 하는 힘)을 많이 받을 수 있어 저고도 비행과 저속 능력이 탁월하며, 선회
비행 시에도 짧은 반경으로 비행할 수 있어 특수비행에 매우 유리하다. 프로펠러 엔진의 경항공기들이 에어쇼에서 전투기들보다도 더 다양한 쇼를
보여주는 것은 이러한 날개의 항공 역학적 특성 때문이다.
물론 블랙이글스에서 운영하는 A-37은 다른 나라에 비해 노후한 항공기인 것은 사실이다. 특히 다른 나라의 에어쇼 기종을 보면 앞에서 이야기했듯이 자국산 최신 항공기로 특수비행을 하고 있다. 이는 자국의 항공기술과 비행기술을 홍보하고 그와 더불어 항공기 수출을 꾀하려는 것이다. 최신 기종으로 에어쇼를 해야 한다고 해서 공군의 주력기종인 F-16으로 에어쇼를 할 이유는 없다. F-5, F-16 등은 우리나라 항공기가 아닐뿐더러, 비상 대비태세와 작전운영상 필요한 전투기들을 특수비행용 항공기로 쓸 수는 없는 것이다. 공군에서는 지난 2001년부터 국내에서 개발한 초음속 항공기 T/A-50을 블랙이글스에서 활용하는 문제를
검토하고 있다. 기체 노후화 문제와 자국산 항공기의 위용을 과시하기 위해서다. 우리 손으로 개발한 항공기로 화려한 기동을 선보이면 국민들에게 더
큰 자긍심을 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해외 마케팅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다. 또한 최신 항공기로 비행기동을 연구해 실전상황에서도 이를 응용,
효과적인 전투기량을 발휘할 수 있게 된다.
블랙이글스는 타 국가의 특수비행팀과 비교시 상대적으로 노후한 기체를 사용한다는 아쉬움이 있지만, 일본과 싱가폴로부터 초청 제의를 받을 정도로 그 실력과 기량만은 세계적 수준에 견주어도 전혀 손색이 없다. 그래서 공군 조종사들은 블랙이글스에 선발되는 것을 최고의 영예로 손꼽는다. 그만큼 블랙이글스 팀원이 되는
일도 만만치 않다. 우선 비행시간이 1,000 시간이 넘는 베테랑 조종사여야 하며, 그 중에서도 비행성적이 우수한 조종사만이 블랙이글스
팀원으로서의 자격요건을 갖추게 된다.
특히 블랙이글스의 특수비행은 팀원간의 호흡이 가장 중요한 만큼, 팀원 9명이 만장일치로 찬성해야만 비로소 팀원이 될 수 있다. 팀원 중 누구 하나라도 반대한다면 그 대상자는 후보에서 제외된다. 심장이 뛰는 속도도, 숨쉬는 것도, 눈동자를 돌리는 것도, 항공기에 오르는 것도, 캐노피를 닫는 것도 함께 하는 그들에게 팀웍은 가장 중요한 전력이기 때문이다. 특수비행 통해 하늘에 대한 꿈을 키우고, 완벽한 영공대비태세 준비
제1차 세계대전이 끝난 1917년 봄, 미국인 조종사 아트 스미스의 곡예비행을 보기 위해 당시 서울 인구의 4분의 1에 해당하는 5만명 이상이 여의도에 모여 관람했다. 이 자리에는 안창남과 권기옥도 참석해 아트 스미스의 곡예비행을 보고 날개의 꿈을 품었다고 한다.
블랙이글스의 힘찬 비행은 많은 꿈나무들에게 하늘에 대한 꿈과 희망을 키우도록 도와주고 국민들에게는 공군에 대한 신뢰를 쌓아 줄 것이다. 또한 그들의 땀과 노력은 전투력 향상으로 이어져 누구도 넘볼 수 없는 대한민국 공군의 위용을 세계에 과시할 것이다. <블랙이글스 소개 동영상> |
첫댓글 돌아가신 분을 슬프하면서 이 글을 읽었습니다. 세상은 남을 위하는 분들이 많아서 살아가는데 지장이 없는 모양입니다.
창공을 누비는멋 진짜 예술이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