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용산 일대의 신흥 초고층 주상복합아파트들이 주한 외국인들의 인기 주거지로 떠오르고 있다. 연간 수천만원에 달하는 임대료를 아낌없이 내는 이들도 많다.
용산지역 부동산중개업계 따르면 몇 년 새 주민이 입주한 시티파크·대우트럼프월드Ⅲ·용산파크자이 같은 고급 주상복합아파트들이 셋집을 구하는 외국인들로 근래 붐빈다. 이에 따라 월세도 뛰고 있다.
시티파크 월세 1년새 20% 올라
시티파크 142㎡평형의 월세는 1년 전 300만원에서 요즘은 360만원 선으로 20% 뛰었다. 181㎡평형은 월 470만~500만원으로 반년 새 50만원 가량 올랐다. 490만원선이던 용산파크자이 195㎡의 월세도 520만원 선이 됐다. 다음달 입주하는 파크타워 143㎡는 외국인 상대의 월세가 370만원 선이다.

▲ 용산 주상복합은 새 아파트이고 교통이 편리한 데다
편의시설이 잘 갖춰져 외국인들에게 인기 가 많다.
사진은 한강로2가 시티파크 전경.
외국인들은 내국인과 달리 일정한 보증금을 낸 뒤 월세를 매달 내는 것이 아니라 보증금 없이 1~2년치 임대료를 한꺼번에 선납하는게 보통이다. 이를 ‘깔세’라고 한다. 신흥 고급 아파트 단지에 외국인이 입주하려면 수천만원에서 많게는 억대의 깔세를 내는 것이다. 파크자이 195㎡의 경우 깔세가 1년치 6240만원, 2년치 1억2480만원인 셈이다. 이는 내국인을 상대로 형성된 인근 마포구 일대 월세 시세의 두배가 넘는 수준이다.
한강로2가 마정민중개업소의 강희영 실장은 “비싼데도 물량이 없어 집을 구하려면 한달 정도 기다리는 일이 흔하다.전세금이 필요 없이 자금 여유가 있는 주인들은 내국인보다 깔세 수입이 짭짤한 외국인을 선호한다”고 말했다.
외국인 입주자들은 대개 인근 용산 미군기지에 근무하는 군인·군무원이나 외국기업의 한국주재원∙외국인 영어교사 등이다. 소속 국가 정부나 기업체에서 주거비를 후하게 지원하는 편이고, 국내 소득이 많아 임대료 부담을 크게 느끼지 않는다는 설명이다.
용산 삼양중개업소의 김정아 사장은 “용산지역 주상복합은 외국인들이 살기에 주거환경과 입지여건이 좋다”고 말했다. 주상복합 건물들이 지은 지 얼마 되지 않아 깨끗하고 편의시설도 잘 갖췄다는 평이다. 지하철·도로 사정이 좋고 강북·강남·여의도 방면으로 두루 잘 통한다. 여기다 한강이 가까워 여가를 즐길 공간이 많고 초고층이라 전망도 좋다.
교통 편리하고 입지여건 좋아
이 때문에 기존에 외국인 임대로 호황을 누린 이태원∙동빙고∙한남동의 빌라 임대촌이 영향을 받고 있다. 이들 지역 빌라 231㎡의 월세는 2년 전 평균 800만원 하던 것이 650만원 선으로 떨어졌다.
외국인 임대를 알선하는 용산 베스트중개업소의 황성우 과장은 “외국인 상대의 깔세 시장이 용산 일대 주상복합 위주로 재편되고 있다”고 말했다.
용산 주상복합의 외국인 임대 호황이 장기적으로는 불투명하다는 전망도 있다. 세낸 외국인의 상당수가 미군 관련된 이들이라 용산미군기지가 2015년 이후 경기도 평택으로 옮겨갈 경우 타격을 받게 된다. 또 용산역 주변에서 네 단지 1000여 가구의 주상복합건물의 건립이 추진되고 있어 주상복합 공급물량도 급증할 것으로 보인다.
자료원:중앙일보 2008. 9. 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