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홈쇼핑이 고객 정보를 팔아 5년간 37억원을 챙긴 사실이 들통났다.
2009년부터 2014년까지 이 회사는 인터넷 회원으로 가입한
고객 정보 324만건을 손해보험사 여러 곳에 팔아 넘겨 목돈을 챙겼다.
방송통신위원회는 롯데홈쇼칭에 고작 1억 8000만원의 과징금을 부과하기로 했다.
여러가지로 어이없는 일이다.
국내 간판급 홈쇼핑업체가 이런 부도덕한 돈벌이를 했다는 사실도 그렇지만
그에 대한 징계 부과금이 부당 수입에 비하면 새 발의 피 수준에 그친다는 것은 도 황당하다.
롯데홈쇼핑은 인터넷 회원 가입 과정에 '귀하의 개인 정보는 마케팅 목적으로 OO사에 제공될 수 있다'는
항목을 끼워 넣어 어물쩍 개인 정보 매매의 합법적 근거를 확보했다.
꼼꼼하게 따지지 않고 이 항목에 동의한 소비자들은 자진해서 개인 정보의 제3자 제공을 허락한 셈이다.
롯데홈쇼핑은 이런 방식으로 320여만건의 고객 정보를 확보했고 그 가운데 2만 9000여건은 아예 동의조차 없이
팔아넘겼다.
방통위가 몰리는 과징금 1억8000만원은 그나마 미동의 건에 대한 징계일 뿐이다.
교묘한 수법으로 합법적 근거를 챙긴 나머지 정보 유출 건에 대해서는 처벌을 할 수도 없는 상황이다.
눈 뜨고 코 베인다는 표현은 이럴 때 들어맞는다.
현행정보통신법과 개인정보보호법은 제3자 제공 동의를 하지 않은 이용자의 개인 정보 매매만 처벌 대상으로 규정하고 있다.
설령 이 규정을 어겼더라도 56년 이하의 징역이나 5000만원 이하의 벌금이 고작이다.
부도덕하다는 비난을 감수하면서까지 기업들이 소비자를 에게 제3자 제공 등의를 받으려 갖은 꼼수를 부리는 이유다.
경품 행사로 모은 고객 정보를 보험사에 팔아 232억여원을 챙긴 비양심 기업이 홈플러스다.
경품 응모권에 깨알 글씨로 개인 정보 매매를 고지했던 얌체 짓을 생각하면 소비자들은 아직도 속이 울렁거린다.
빤한 미끼 장사를 했다는데도 홈플러스는 1 mm 글씨로 고지했다는 옹색한 논리로 어제 항소심에서도 무죄 판결을 받았다.
이러니 분통이 터지는 쪽은 애매하게 당하는 소비자들뿐이다.
개인 정보로 돈벌이하는 기업에는 불량 수입의 몇 배를 과징금으로 물리는 징벌적 배상을 적용해야 한다.
막대한 수익의 부스러기만 토해 내게 해서야 도덕 불감증 기업들의 못된 사고방식을 뜯어고칠 수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