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활한 아파트 임대사업자 양질 임대 늘겠지만 단기간엔 어려워 향후 집값 자극 우려도 있다.
조선비즈, 최온정 기자, 2022. 12. 21.
정부가 2년 전 폐지했던 아파트 등록임대사업 제도를 부활한 것을 두고 시장에서 다양한 반응이 나오고 있다. 먼저 임대료 급등 없이 오랜 기간 거주할 수 있는 등록임대주택이 전월세 시장에 추가로 공급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
그러나 금리가 여전히 높고 10년 장기임대에만 해당한다는 점 등을 감안하면 단기간에 매수심리를 크게 회복시키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분석도 있다. 이번 대책의 효과가 제한적일 것이라는 예상이다. 장기적으로 집값 상승의 불쏘시개가 될 수 있다는 우려도 여전하다.
1. 10년간 안심하고 거주하면 임차인의 주거환경 개선될 것이다.
정부는 12월 21일 발표한 ‘2023년도 경제정책방향’에 지난 2020년 7·10 대책을 통해 폐지했던 전용면적 85㎡ 이하 아파트 10년 장기매입임대 제도를 부활시키는 내용을 포함시켰다. 당초 윤석열 대통령은 전용면적 60㎡ 이하 소형 아파트에 대한 등록임대 부활을 예고했는데, 더 넓은 평수까지 등록임대를 허용했다.
신규로 아파트 매입임대에 나선 사업자의 경우 주택 규모에 따라 취득세도 감면해주기로 했다. 감면율은 60㎡ 이하 85~100%, 60~85㎡ 50%다. 수도권 주택의 경우 6억원 이하, 비수도권 주택의 경우 3억원 이하 주택을 등록할 때 적용된다. 등록임대주택에 대한 양도세 중과 배제 및 종부세 합산 배제 혜택도 복원된다.
부동산 업계에서는 이번 대책으로 임차인의 주거 안정성이 강화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 임대주택의 19%를 차지하는 민간 등록임대가 늘어나는 방향으로 작동할 것이라서다. 등록임대주택의 임차인은 최대 10년까지 임대료의 급격한 인상을 우려하지 않고 거주할 수 있으며 집주인은 매년 5% 이내로만 임대료를 올릴 수 있다.
특히 정부가 다주택자의 주택담보대출비율(LTV) 규제를 30% 또는 그 이상 풀어주고, 취득세 중과를 완화하는 것까지 추진하면서 주택을 매수해 임대주택으로 등록하려는 사람이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 정부는 현재 3주택 8%, 4주택 이상 12%인 취득세율을 3주택 4%, 4주택 이상 6%로 낮출 예정이다.
박합수 건국대학교 부동산대학원 겸임교수는 “세입자 입장에서는 임대료를 연 5% 이내로 올리면서 10년동안 안심하고 거주할 수 있는 공간이 생기는 것”이라면서 “일반 주택에서는 계약갱신청구권을 사용해도 최대 4년만 거주할 수 있는데, 거주기간이 10년으로 늘어난다면 주거환경이 개선될 것”이라고 했다.
박원갑 KB국민은행 수석부동산전문위원도 “10년 등록임대사업은 일부 미분양 물량을 해소하는 데 도움이 되고 시장의 숨통을 틔워주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했다.
2. 거래 활성화 효과는 제한적, 향후 집값 불쏘시개 될 우려도 있다.
정부는 양질의 임대주택을 늘리는 것과 동시에 침체한 주택시장에서 수요가 살아나는 효과를 노리고 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이번 대책이 얼어붙은 시장의 매수심리를 당장 되살리기에는 역부족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높아진 금리로 대출이자 부담이 큰 상황에서 다주택자에 대한 규제가 여전히 남아있기 때문이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기준금리가 꾸준히 오르면서 대출이자 부담은 더 커진 상황”이라면서 “돈이 있는 사람들도 선뜻 집을 매수하기가 쉽지 않아 매수심리가 단기에 회복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했다.
임병철 부동산R114 리서치팀 팀장도 “전체적으로 이자 부담은 크고 집값 상승 기대는 작아 이번 대책만으로 매수수요를 늘리기는 어려울 것”이라면서 “급매나 급급매로 나온 물건에 대한 매수문의는 늘어날 수 있지만, 거래까지 이어질지는 미지수”라고 했다. 김효선 NH농협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다주택자들이 매각을 유예해 매도 물량이 줄어들 것”이라는 의견을 내기도 했다.
일각에서는 장기적으로 집값 회복기로 접어들면 임대사업자 제도가 집값을 올리는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왔다. 주택임대사업자 제도는 문재인 정부 시절에도 갭투자 수단으로 활용되면서 집값 상승을 부추겼다는 비판을 받은 바 있다. 국세청 자료에 따르면 갭투자가 증가하면서 2017년 말 4만7799명이던 주택임대사업자가 2020년 말 43만3818명으로 10배 이상 증가했다.
박원갑 KB국민은행 수석부동산전문위원은 “그동안 아파트에 대한 매입임대를 허용하지 않았던 것은 투기수요가 유입될 여지가 있었기 때문”이라면서 “아파트 매입임대를 부활시키더라도 지역과 금액을 제한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채상욱 포컴마스 대표는 “주택임대사업자 제도는 과도한 전셋값 상승을 막기 위해 도입됐지만 집값이 치솟았던 문재인 정부 시절에는 불쏘시개 역할을 하는 등 부작용이 컸다”면서 “보완조치도 없이 제도를 부활시키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조선비즈 최온정 기자의 기사 내용을 정리하여 게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