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에서 피어나는 꽃
돌이켜보면 행복의 조건은여기저기 무수히 놓여 있다먹고 사는 일상적인 일에 매달려정신을 빼앗기고 지내느라고참된 자기의 모습을 까맣게 잊어버렸다
우리가 이 풍진 세상을 무엇때문에 사는지어떻게 사는 것이 내 몫의 삶 인지를 망각한 채하루하루를 덧없이 흘려 보내버린 내가행복해지고 싶다면 이것저것 챙기면서거두어 들이는 일을 우선 멈추어야 한다
지금 차지하고 있는 것과지닌 것만으로도 얼마든지 행복해질 수 있다행복은 밖에서 오는것이 아니라우리 마음에서 꽃처럼 피어난다
내가 행복 해지려면 먼저내 이웃을 행복하게 해 줘야 한다이웃과 나는 한생명의 뿌리에서나누어진 가지이기 때문에이웃 행복이 곧 내 행복으로 이어진다
소원했던 친구에게 이 가을날편지를 쓴다든지, 전화를 걸어정다운 목소리로 안부를 묻는 일은돈 드는 일이 아니다
모든 것을 돈으로만 따지려는각박한 세태이기 때문에 돈보다 더 귀하고소중한 따뜻한 마음을 나누는 일이행복해 지는 비결이다
구름은 희고 산은 푸르며시냇물은 흐르고 바위는 서 있듯친구 또한 그곳에 그렇게 있지 않은가?가을 밤이면 별빛이 영롱하다도시에서 별볼 일이 없을 테니방안에 별빛을 초대하면 어떨까 싶다
사람마다 취향이 달라아무나 그렇게 할 수는 없겠지만주거공간에서 혼자만의 자유를 누릴 수 있는여건이라면 시끄러운 텔레비전 스위치를 잠시 끄고전등불도 좀 쉬게 하고, 안전한 장소에촛불이나 등잔불을 켜보라고 권하고 싶다
아무 생각없이 한때나마 촛불이나등잔을 무심히 바라보고 있으면마음이 아주 고요하고 그윽해질 것이다
- 법정스님 -
출처: 천주교 녹번동 성당 원문보기 글쓴이: 智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