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탁구종합병원"
[롱다리 박 탁구 클리닉 ] -
[ 탁구 에세이]
▶ 탁구에 진심이다.
운동을 하면서 느꼈던 감정 하나하나가 소중하다. 살면서 어떤것을 최선을 다해본 경험은 흔하지 않다. 이런 경험이 나에게도 처음이었다. 결과를 떠나서 그 과정에서 삶에 필요한 많은것을 배웠다. 아니,배워가는 중이다.
아직도 많이 부족하다. 실력도, 가르치는 것도 부족하다. 5부, 4부, 3부의 개울에서 2부의 냇가로, 1부. 이제 바닷가로 나왔다. 물고기로 비유하자면 플랑크톤이다. 얼마나 더 성장할지는 모르겠지만 갈 때까지 가보려고 한다. 탁구에서 NO.1이 될 때까지.
6. 1부라고 무조건 잘 가르치지는 않는다. 나만의 코치를 만나자.
---> 물론 1부 정도 되면 어떤 훈련을 해서 이루어진 결과이기 때문에 충분히 존경할 만하다. 하지만 운전을 오래 했다고 무조건 배우지 않듯이 1부라고 무조건 맹신할 필요는 없다. 잘 가르치기 위해선 그것도 배워야 한다.
1부가 되어서도 "어떻게 하면 생활체육에서 최소한의 시간으로 효율적으로 배우고 가르칠 수 있는가?"에 대해서 항상 생각해야 한다. 초보자 입장에서 당장 어떤 연습이 필요하고 어떤 과정을 거쳐야 하는지 그려져야 한다. 운동을 잘 하는 사람이 그결과만을 보여준다고 해서 초보자에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
선생님과 마찬가지 일 것이다. 어떻게 하면 학생들에게 같은 내용을 쉽고 재미있게 효과적으로 가르치는 것 을 항상 고민하지 않을까?
탁구를 처음 배울 때 이런 생각을 했었다. 탁구를 "제일 잘 할 수는 없어도 제일 잘 가르칠 수는 있겠다"고 생각하고 노력했다.
그래도 결국은 나와 맞아야 한다. 내가 이해할 수 있고 재미가 있고 나에게 맞는 코치를 찾아야 한다. 본인에게 좋은 스승을 만나기를 바란다.
7. 고수에 가까울수록 말을 아낀다.
----> 삶의 정답이 없듯이 탁구도 정답이 없다. 오랫동안 배우고 깨달은 결과다. 그래서 확신을 가지고 "이게 정답이다". "이렇게 해야되."라고 가르치는 분이 있으면 의심을 해봐야 한다.
나는 배우는 분에게 "이렇게 하면 본인에게 좋을 수 있다."라는 정도로 이야기한다. 탁구를 책을 보고 처음 배울 때는 탁구를 많이 안다고 생각 했다. 그런데 시간이 지날수록 사람마다 처한 상황, 몸 상태, 생각, 사상, 주어진 시간, 목표 등등 모든 것이 다르고 저마다 다르게 배워야 한다는 것을 알았다. 그래서 가르치는 것이 더 어려워졌다. 그래서 말을 아끼게 된다. 내가 무심코 한말이 누구에게는 탁구를 그만 둘 정도의 스트레스를 줄 수도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보자. 사람이 많이 다니는 길거리를 걷고 있다. 주변에서 돈이 많은 부자가 지나가는데 그 부자가 다른 사람들이 안타까워서 아무나 인사하며 "이렇게 하면 부자 될 수 있습니다."라고 이야기하는 것을 들어 보았는가? 그렇다. 진심으로 원하는 사람이 간절하게 부탁하고 질문하지 않으면 부자가 된 노하우를 쉽게 배울 수 없다.
위의 이야기처럼 못하는 또 다른 이유도 있다. 아무에게나 부자의 노하우를 이야기해도 모두 그것을 받아들이고 행동하지 않는 데 있다. 쉽게 말하면 누구나 돈은 많이 벌고 싶어 하지만 진정으로 부자가 되고 싶어 하는 사람은 없다는 소리다.
다시 탁구로 돌아와보자, 내가 주변 사람들에게 자주 물어본다. "혹시 탁구를 좀 더 잘 치고 싶은가요?" 하고 물어보면 대부분 " 당연한 거 아닙니까? 엄청 잘 치고 싶죠."라고 이야기한다. 하지만 구장에서 하는 행동은 전혀 그런 느낌이 없다. 지금 하고 있는 연습으로는 전혀 발전이 없다는 말이다. 어떤 연습을 해야 내가 발전하는지 코치에게 또는 고수에게 집요하게 물어봐야 한다. 그리고 본인에게 맞는 방법을 찿고 그것을 실천하면 된다.
나는 아직도 이렇게 말한다. "제가 하라는 데로 하지 않으면 탁구 실력이 10년이 지나도 지금과 같을 수 있습니다."
8. 1부도 사람이다. 좋은 사람과 어울리고 싶다.
---> 탁구를 즐기다 보면 수많은 사람과 만난다. 그중에 승부욕이 지나친 사람, 욕설을 하는 사람, 배움을 무시하는 사람, 본인이 아는 것이 정답이라고 생각하는 사람, 돈 주고 배울 필 요가 없다고 말하는 사람, 에지, 네트로 싸우는 사람, 본인이 잘 친다고 생각하는 사람, 어깨에 힘이 많이 들어간 사람, 대우를 받기를 바라는 사람, 사화적인 지위를 탁구장에도 받기를 바라는 사람, 욕심을 과하게 부리는 사람, 물어보고 행동하지 않는 사람, 패했다고 인사도 안 하고 뒤돌아서 가는 사람, 연습 없이도 잘 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 등.
이런 사람은 만나고 싶지 않다. 다르게 생각해 보면 잘 배우고 성장하려면 올바른 생각을 가진 좋은 사람이어야 한다. 탁구를 떠나 본인이 좋은 사람을 지향한다면 어떤 것이든 잘 배울 수 있다. 그래서 좋은 사람이 되려고 노력하고 좋은 질문을 하면 당연히 좋은 결과가 따라온다고 믿었으면 좋겠다.
9. 가르치면서 알았다. 내가 운동신경이 없다는 것에 깜짝 놀랐다.
---> 모든 사람이 희망을 가져야 한다. 운동 재능이 부족해도 운동을 잘할 수가 있다. 내가 운동을 하고 가르치면서 운동신경이 부족함을 알았다. 탁구를 배우기 전 축구, 농구, 야구 등 다양한 스포츠를 할 때까지만 해도 그런 생각을 하지 못했다. 친구들이 나를 추켜세우지 않는것을 부러워서 그러는줄 알았다.그런데 못해서 그런거였다. 나 자신을 잘 모르고 있었다. 그래서 학창 시절에 꿈이 축구 선수였을 때가 잠시 있었는데 빨리 포기해서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나 자신을 알고 나니 전략이 바뀌었다. 모든 기술을 다 잘할 수는 없는 것을 알고 게임 중 많이 사용하고 안전한 기본 기술을 위주로 연습했다. 화려하고 어렵게 보이는 기술은 우선 제외했다. 플레이 스타일을 단순화하였고 매일 해야 할 것을 빼먹지 않았다.
매일 했던 것은 줄넘기, 스윙 연습, 스트레칭이다. 사실 탁구를 내 몸을 지키는 운동이라는 생각을 하는데 그중에서 줄넘기, 스윙 연습, 스트레칭이 그 운동의 기본이라고 생각한다. 탁구게임을 하고 연습을 하는 것은 그다음이다. 운동 시간이 부족하면 줄넘기, 스윙 연습, 스트레칭만 하고 집에 간 경우도 많다.
운동 신경이 부족하니 꾸준히 할 수밖에 없었다. 처음 운동을 시작했을 때는 하루도 빠진 적이 없어서 잘 몰랐는데 어느 날 하루를 쉬어 보니 감이 얼마나 떨어지는지 알았다. 그래서 짧게 연습하더라도 매일 하는 것이 좋았다. 기본기 위주로 집요하게 꾸준하게 하니까 결과가 나기 시작했다. 그렇게 1부까지 왔다. 그런데 1부는 아무것도 아니다. 나보다 잘하는 사람이 수없이 많기 때문에 항상 겸손해야 한다. 우리나라 최고의 선수가 되어도 중국 선수를 상대하기 어렵고 그 중국 선수도 세월을 이기기 어렵다. 그래서 겸손해야 한다. 평생 배워야 한다.
희망을 가질만한 이야기를 하면, 가르치다 보면 재능이 뛰어난 사람들이 많다. 그런데 재능이 많다고 모두 잘 하는 것은 아니다. 그만큼 연습과 노력이 있지 않으면 성장이 없다. 꾸준함도 필요하다. 그러니 희망을 가지자. 꾸준히 오랫동안 끝까지 살아남는 사람이 승자다. 오기로 버티자.
10. 마지막으로 나는 다양한 사람과 게임을 즐긴다.
---> 여행 중에 그 지역 탁구장에 들러서 즐겁게 운동을 한다. 누구나 배울 것이 있지만 탁구 실력으로 좁혀 보더라도 배울 것이 있다. 상대가 고수면 당연히 힘들게 게임하면서 배운다. 하수면 하수 나름대로 많이 한 연습이 있을 것이다. 그 기술만은 하수가 아닐 수 있다. 그런 것이 없더라도 내가 대처하는 기술에 대해서 점검도 하고 테스트도 하고 여러모로 도움이 된다. 상수든 하수든 재미가 있다. 베트남에서도 일본에서도 제주도에서도 누구 하고 게임을 하든 재미가 있었다. 상대방이 나에 대해 칭찬까지 해주면 밤새도록 게임을 해줄 수 있다.
게임을 해보면 그 사람이 평소에 어떤 연습을 어떻게 했는지 머릿속으로 그려진다. 게임할 때의 행동으로 성격도 느껴지고, 잘 못 배운 것도 느껴진다. 상대방의 역사가 느껴진다. 한편의 예술작품이라고 할까. 상대방의 그린 그림을 감상하는 느낌도 든다. 그것을 느끼는 재미가 있다. 승패는 그다음 문제다.
어디서든 저를 만나면 도전하시길 바란다. 한게임 할 준비는 항상 되어있다. 어디를 가든 라켓과 탁구화는 가지고 다니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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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매우 흥미롭게 읽고 많은 생각을하게하시는 좋은글 감사합니다
재미있게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참으로 도움이 되고 경험에서 우러나오는 노력의 흔적에서 나온 살아있는 글입니다. 동호인들이 읽고 느끼고 실천했으면 하는 좋은 내용입니다. 캡쳐해서 인용하겠습니다.^^
네. 얼마든지요.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좋은글 잘 읽었습니다.
감사합니다.
탁구에서 자신만에 철학이 있군요.
잘읽고 갑니다..
감사합니다.
전 아직 하수가 맞네요.
입이 다물어지지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좋은 글을 읽으면 내 자신이 막 교양있어지는 것 같아서 기분이 좋은데 지금 그렇습니다~^^
다리가 긴~박씨 성을 가진 1부님을 만나면 도전해보겠습니다.ㅎ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도전은 언제든지 기다리고있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