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심장>에 대한 또 하나의 비판은 어수선해서 정신이 없다는 것입니다.
야심한 밤에 스무 명도 넘는 사람들이 나와서 와글와글거리니 그런 느낌이 드는 것
은 당연합니다.
와글거릴 뿐만 아니라 춤추고 노래까지 하지요.
토크도 차분하게 앞뒤 가려가며 하는 것이 아니라 중구난방으로 치고 나옵니다.
서로 이 얘기 저 얘기 토해내니 산만하기 짝이 없습니다.
내용도 엄청난 양입니다.
앞선 글들에서 적은 1회와 2회의 토크 내용들을 다시 인용해보겠습니다.
1회
<7공주파 윤아의 일탈은 고구마 구워먹기?>
<두달간 열심히 해준 자신에게 감사한 승리의 사연>
<솔비, 화장실에서 닭목으로 입술바른 사연>
<붐, 렉카 시절 호기심 천국에서 9시간동안 바다를 횡단하다>
<붐과 MC몽, 알고보니 호기심 천국에 함께 출연>
<브라이언, 설경구의 소심한 복수를 얘기하다>
<빅뱅의 잠적계획과 승리의 배신.>
<고향에 가겠다던 승리, 누나들과 물놀이>
<김태우의 여자 모델후배, 친구들과 함께 빅뱅을 만나다>
<이승기, 이상형으로 지목한 윤아와 핑크빛 분위기>
<안영미와 윤아, 원조 논란>
<게스트가 24명이나 필요했을까?>
<장윤정도 나왔었네?>
<한민관 굴욕, 소개때 잠시 비춰.2초나 나왔나?>
<행위 예술가? 팝 아티스트? 연예인형 아티스트? 그게 뭐죠, 낸시랭?>
<G드래곤, 붐의 붐업을 되살리다>
<YG의 스파이 승리, 형들과 앞으로 괜찮을까?>
<오영실, 임신한 아나운서의 설움을 말하다>
<오영실이 제 1대 강심장? 결국 감동모드로>
2회
<솔비의 섹시화보 비결 - 살찌워서 찍고 컴퓨터로 깎아요.>
<솔비와 산다라박, 박봄, 동갑내기>
<승기가 산다라박보다 3살 연하 - 승기야, 안녕>
<산다라박의 깨방정 표정들>
<낸시랭, 배용준의 회화 가정교사>
<구하라, 공민지, 승리와 함께 광주의 자랑>
<산다라박, 2NE1에 합류하기까지의 눈물겨운 사연>
<2NE1이 가르쳐주는 힙합 3종세트 - 1. 침닦고 털기, 2. 알사탕 물기, 3.
바지 내려입기>
<여자친구를 공개한 붐, 싼티를 벗고 고급남이 되다>
<브라이언, 환희 때문에 죽고 싶었다?>
<인순이의 충고 - 그룹들, 이쁘게 깨지고, 깨지더라도 돈 모으고 깨져라>
<에로민지 - 둘리춤도, 이승기의 발라드도, 민요도 에로틱하게 만들다>
<홍석천, 치타에게 습격당한 사연>
<2NE1, 데뷔후 5년간 남친 금지 구두계약>
<이의정, 뇌종양 극복기 - 죽음의 다이어트와 권상우에게 안긴 사연>
이렇게 많은 내용들이 숨쉴 틈을 안 주고 쏟아지니 정신이 사나워지지 않으면 그
게 이상한 거죠.
그런데 여기서 한번 생각할 것이 있습니다.
이렇게 엄청난 속도의 프로그램을 경험하고 난 후에 과연 차분한 토크 프로그램
이 시청자들에게 어필할 수 있을까요?
만약 <강심장>이 일밤의 코너들처럼 몇 번 방송이 안되고 종영이 된다면 별 영향
을 미치지 않을 것입니다.
하지만 강호동 & 이승기 체제는 왠만큼 시청률이 하락해서는 꿈쩍도 안할 것입니
다.
그런데현재의 경쟁 프로그램들, 특히 <상상더하기>의 상태를 생각해 보건대 평
균 15% 내외의 시청률은 갈 것입니다.
<강심장>이 그렇게 롱런이 된다면, 그래서 그 산만함과 스피드에 익숙하게 된다
면 어떻게 될까요?
처음집단 MC체제가 되었을 때에도 이런 반응이었습니다.
산만하다, 정신없다....
그런데 지금 어떻습니까?
예능의 대세가 되었습니다.
이제는 MC 혼자 나와서 진행하는 것이오히려허전해 보일 정도입니다.
토크쇼도 마찬가지입니다.
옛날의 쟈니윤이나, 주병진, 이승연이 진행하던 시대와는 완전히 달라졌습니다.
<놀러와> <해피투게더> <야심만만> <라디오 스타> <세바퀴> <토끼열전> 등을
봐도 알 수 있듯이 가면 갈수록 자꾸 출연자 숫자는 늘어나고 있습니다.
MC가 늘든지, 게스트가 늘든지의 차이만 있을 뿐이죠.
하나의 예외가 있다면 겨우 <무릎팍 도사> 정도인데, 강호동의 오바가 심해 정신
없기는 마찬가지입니다.
그러니 <박중훈 쇼>가 버텨낼 수가 없었던 것입니다.
운전을 해보신 분은 누구나 다 아실 것인데, 처음 운전을 할 때는 60Km도 굉장히
빠르게 느껴집니다.
그렇지만 고속도로에서 100Km이상 속도를 내다가 60Km로 가면 말 그대로 기어
가는 것 같습니다.
<강심장>은 현재 토크 프로그램 가운데 가장 과속을 하고 있습니다.
처음엔 멀미가 날 것 같지만 그 속도에 익숙해지면 오히려느린 속도를 참아내지
못합니다.
조금만 늘어지고 지루해진다 싶으면 채널을 돌리는 리모콘 세대가 <강심장>의 스
피드에 적응하는 순간, 또 다시 예능은 격변의 소용돌이로 빠져들면서 스피드를
내지 못해 도태되는 프로그램들이 생겨날 것입니다.
스피드의 무서운 점은 이미 노래와 개그에서 입증이 되었습니다.
노래야 더 말할 필요가 없죠.
개그도 <개그콘서트>가 스피디한 공개개그를 선보인 이후에 기존의 꽁트 중심의
느린 개그들은 완전히 자취를 감추어 버렸습니다.
이제 요즘 노래, 요즘 개그도통 모르겠다는 불평에, 요즘예능 못알아듣겠다
는 불만이 추가될 날도 멀지 않은 것 같습니다.
카페 게시글
CafePost
[강심장]의 무서운 점
봉자
추천 0
조회 13
10.08.27 14:20
댓글 0
다음검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