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인기를 향해 경고 방송하는 나라가 있던가.
畵蛇添足이라는 사자성어가 있다. 이 사자성어의 의미는 간단하다. 쓸데없는 짓을 했거나 하려고 하는 사람에게 이런 사자성어로 어리석음을 비판한다. 사람이 쓸데없는 짓을 하면 어리석다고 한다. 정부나 군대가 안 해도 될 일을 하게 되면 비능률적고 무능한 정부나 군대가 되는 것이다.
지난 달 26일 합동참모본부는, 경기도 일대에서 북한 무인기로 추정되는 미상항적 수 개를 포착하여 대응하고 있다고 밝히면서, 공군 전투기와 공격 헬기 등의 대응전력을 투입해 대응하고 있으며 경고방송과 경고사격을 진행했다고 설명했다.(MBN 기사 인용)
합참이 밝힌 내용만으로 보면 우리 군이 북한 무인기 침략에 신속하고도 적절하게 대응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국민 모두가 이러한 대처를 한 군에 대해 박수를 보낼 것이다. 세계 6위의 국방력을 가진 우리의 군대가 영공을 침략한 적의 무인기에 대응하여 그 능력을 십분 발휘한 것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런데 합참의 발표를 좀 더 자세히 살펴보면, 합참이 국민을 향해서 우리의 군은 무능하고, 쓸데없는 짓을 했다고 자기고백을 한 것이 아닌가 싶다. 북한 무인기가 우리 영공을 침략했는데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고 공군 전투기와 공격 헬기를 투입했지만 격추하지 못하였고, 바보도 하지 않는 무인기를 향해 경고사격과 경고방송을 하였다는 것이다.
합참이 북한 무인기를 향해 경고사격과 경고방송을 하였다고 하고 있는데 무인기는 말 그래도 조종사 없다는 것이고, 이동은 입력된 경로대로만 움직이는 기체다. 그런 기체를 향해서 경고방송을 하면 무인기가 그 방송 내용을 듣고서 즉시 북으로 되돌아간다는 믿었다는 것인가.
경고사격도 다를 게 없다. 무인기가 경고사격을 받는다고 정해진 경로를 포기하고 알아서 급히 바꿔 북으로 도망을 가던가. 우리의 영공을 침략한 무인기를 향해 경고사격을 하였다는 것은 삼척동자로부터도 비웃을 당할 일이다. 우리의 영공을 침략한 무인기를 격추를 해야 한다. 그런데도 무인기를 향해 경고사격을 했다고 말하는 합참의 발표는 기가 찬 일이다.
북한 무인기에 대해 우리 군이 취한 경고사격과 경고방송을 한 것은 무능한 군대가 행한 畵蛇添足이다. 쓸데없는 짓을 하고도 뭔가 제대로 한 것처럼 발표를 하는 그런 군대에 대해 국민은 신뢰를 급락했다. 군인이 대단하기를 바라지는 않는다. 보통 사람의 지능과 의식을 가진 그런 정도의 군인은 되어야 하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