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학사정관제가 시행되고 있지만, 많은 이들이 입학사정관제에 관한 구체적인 내용을 잘 알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일선 고교의 담당 교사로부터 입학사정관제를 어떻게 준비해야 하는지, 또 앞으로 지역 학생들에게 어떤 영향을 줄 것인지에 대해 들어봤다. <편집자 주> 입학사정관제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해 일선 학교에서는 교사와 학부모, 학생들을 대상으로 연수를 실시하고 있다. 속초고는 지난해 교사들을 대상으로 입학사정관제의 중요한 제출 자료인 학교생활기록부 작성에 대한 교사 연수를 개최했고, 1학년의 경우 계열선택과 연계한 교육을, 3학년은 진로선택과 관련한 입학사정관제 설명회를 가졌다. 속초여고는 입학사정관제 도입 전부터 교과 수업 외에 다양한 창의적 특색활동을 하고 있다. 속초여고 고정기 교사는 “독서학점인증제를 비롯해 한글날 및 독서의 날 행사, 자치활동 및 특별활동을 실시하고 교내 봉사활동과 대학탐방 및 진로상담, 진로탐색, 자격증 및 인증 취득에 대해서도 철저히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고 교사는 “교과와 관련해서도 영어전용교실과 수학·과학교과교실제를 운영하고 이를 생활기록부에 자료로 기록함으로써 훗날 대학입시를 위한 자기소개서와 수학계획서를 쓸 때 근거자료로 삼고 있다”고 덧붙였다.
◆ 자신 행적 기록 의식 부족= 입학사정관제를 준비하며 어려웠던 점에 대해 김종기 속초고 교사는 “입학사정관들이 각종 전형요소 중 가장 점수를 많이 반영하는 것이 자기소개서와 학업계획서로, 자신의 특성과 지원 학과에 대한 열정이 잘 나타나도록 진실성을 담아야 하지만 학생들은 전혀 준비가 돼 있지 않다”고 지적했다. 특히 “자기소개서의 경우 학교의 교육활동이나 학교 밖 여러 활동 등이 사실을 중심으로 기록돼 있어야 작성이 가능하나, 대부분의 학생들은 이러한 활동들을 거의 하지 않아 작성에 어려움이 많다”고 했다. 고정기 교사는 “3학년 1학기까지 본인의 창의적 특색활동을 알릴 수 있는 포트폴리오 자료가 있어야 하는데 학생들은 자신의 행적을 자발적으로 기록하려는 의식이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신재민 양양고 교사는 “학생들 입장에서 보면, 학교에는 전문적인 진로교육 프로그램이 없고, 지역에는 다양한 체험학습의 장이 없어 진로를 고민할 기회가 없으며, 교사는 교과학습지도에 매달리다보니 진로지도에 대한 전문성이 떨어진다”고 털어놨다. 교사들은 입학사정관제를 준비하는데 있어, 지역과 서울 등 대도시를 비교해보면 유·불리한 점이 모두 있다고 했다. 김종기 교사는 “성적이 상위권인 학생의 경우 봉사·독서활동 등 비교과영역에서 지속적인 활동의 경험을 갖는다면 상위권 대학에 진학할 수 있는 기회가 더욱 넓어질 수 있다”며 “학교에서는 학생들이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도록 여러 프로그램을 준비하고, 학생들은 본인의 진로에 대한 진정한 고민과 끊임없는 노력, 꾸준한 독서활동, 적극적인 동아리 활동을 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고정기 교사는 “학원의존도가 높아 기계적 사고를 하는 도시 학생들에 비해, 자연과 접하면서 다양하고 심층적인 자기계발을 연마해 자신만의 독특한 사고에 접할 수 있는 지방학생이 유리할 수 있다”고 했다. 하지만 그는 “지방학생들은 다양한 체험을 할 수 있는 관공서 및 문화공간이 부족해 불리한 측면도 있다”며 “이를 극복하기 위해 학교와 지역사회의 연계가 중요하며, 특히 시청, 주민자치센터, 병원, 문화원 등이 봉사활동 외에 의미있는 체험을 할 수 있도록 적극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일정 수준의 내신성적 갖춰야=입학사정관제가 비교과 활동을 많이 강조하지만, 그렇다고 내신성적과 무관한 것은 아니라는 지적이다. 김종기 속초고 교사는“많은 대학들이 수시모집에서 학교생활기록부와 서류를 중요한 전형요소로 반영하는 1단계 전형을 통과하면, 2단계 전형으로 논술과 면접, 적성과 인성검사 등의 대학별 고사를 치르게 된다”며 “하지만 1단계 전형의 선발배수가 2~3배수 정도라 일정 수준의 내신성적을 갖춰야 하며, 서울 소재 대학의 경우 내신 평균이 2.0 이상은 돼야 지원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고정기 교사도 “아무리 잠재적인 능력이 탁월해도 학업이 일정 기준에 도달하지 못하면 아예 응시 기회조차 주어지지 않기 때문에 학교 성적 관리에도 신경을 많이 써야 한다”고 말했다. 입학사정관제에 대한 교사들의 생각도 들어봤다. 김종기 교사는 “앞으로 공정성과 내실화를 위한 제도가 지속적으로 보완돼 입학사정관제가 중요한 입시제도로 정착되리라 믿는다”며 “형식적인 스펙 쌓기보다는 즐기면서 학습과 교육활동에 참여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신재민 교사는 “입학사정관제는 따로 준비하는 것이 아니라 생활 속에서 준비될 때 또 다른 입시지옥에 빠지지 않을 수 있다”며 “즐겁게 공부하고 호기심을 갖고 사물을 대하며 자신의 현재를 성찰하고 미래를 고민하며 주위를 배려하는 생활이 입학사정관제를 준비하는 것”이라고 했다. 고정기 교사는 “모든 학생들이 입학사정관제 선발에만 매달릴 필요가 없다”며 “대학정원의 10%만 해당되고 내신성적 우수자 전형, 전공적성시험, 리더십전형, 정시시험 등 다양한 진학방법이 있는 만큼, 선생님들과 잘 상의해서 1학년 때부터 자신의 진로를 어느 정도 결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장재환 기자
■ 입학사정관제 체험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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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학사정관제도 출발은 적극적인 학교생활에서부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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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학생으로서 수많은 시험을 치르며 학창시절을 보냈다. 내가 본 대부분의 시험은 주로 학교에서 배운 지식들을 평가하는 것이었다. 하지만 대학의 입학사정관들은 나를 학교의 정기고사 성적으로 평가하지 않았다. 입학사정관들은 학생부에서 교과 성적보다는 비교과영역을 중시하였고, 면접과 자기소개서를 통해서 나의 잠재력을 평가하였다. 이러한 새로운 방식의 대학입학시험을 통해 나는 올해 중앙대학교 영어교육과 11학번이 될 수 있었다.직접 입학사정관 제도를 체험해보니 입학사정관 제도는 많은 학생들에게 더 좋은 기회를 줄 수 있는 전형이라는 생각이 든다. 왜냐하면 입학사정관제도는 그 학생의 일부인 성적만을 보는 것이 아니라 학습태도, 잠재력, 전공에 대한 관심과 지식 등 학교생활의 전체적인 활동을 중요하게 생각하기 때문이다. 내신 성적의 점수가 반영되기는 하지만 내신성적 외의 다양한 비교과영역을 통해 학생이 해당 학과에서 뛰어난 인재로 성장할 수 있는지의 가능성과 잠재력을 보고 학생을 선발한다.그렇다면 입학사정관 제도를 통해 대학에 입학하기 위해선 어떠한 준비를 해야 할까? 첫째는 ‘스펙쌓기’인데, 흔히들 스펙을 억지로 만들어내는 것이라 생각하지만 교내외 다양한 행사에 참여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 지역의 여러 곳에서 했던 봉사활동과 다양한 학교 행사활동과 동아리 활동은 입학사정관들에게 내가 어떤 분야에 관심이 있고 능력이 있는지를 판단하게 하는 지표가 될 수 있다. 특히, 자기가 가고자 하는 학과와 관련된 활동을 많이 한다면 아마 큰 도움이 될 것이다. 두 번째 강조하고 싶은 것은 면접인데, 면접을 통해서 학생의 지적 수준을 파악하는 동시에 학과적성, 가치관 등을 파악할 수 있기 때문에 입학사정관제 전형에 지원하는 학생들은 면접에 집중적으로 대비해야 한다. 면접은 하루 이틀 시간을 쏟는다고 금방 효과가 나오지는 않는다. 질문에 대한 답변을 생각하기는 쉽지만 그것을 말로 풀어 놓는 건 생각보다 어렵기 때문이다. 나는 인터넷에서 사범대학과 관련된 면접 기출문제를 뽑아서 벽에 대고 혼자 질문에 응답하거나 가족의 도움을 얻어 진짜 면접을 치르는 것처럼 연습도 했다. 특히 평상시 독서를 좋아했던 것이 큰 도움이 되었다. 셋째로, 자기소개서를 미리 써보는 연습을 해야 한다. 대부분의 자기소개서에서는 학과에 지원하고자 하는 이유, 역경이나 고난의 극복 과정, 인생의 전환점이 되는 사건 등을 물어보는데, 사전에 생각해 두지 않으면 자기소개서를 쓰는 데 지나치게 많은 시간을 들여 학교공부에 지장이 생길 수 있다. 게다가 600~800자 등 글자 수도 제한되어 있어 긴 글을 쓸 수 없기 때문에 짧게 쓰면서 자신의 이야기를 확실하게 드러낼 수 있도록 쓰는 연습을 자주 해 두어야 한다.후배들과 친구들이 나한테 수시 합격의 비결을 물을 때 나는 학교생활을 즐겁고 적극적으로 했던 것과 면접에 대한 철저한 준비를 한 덕분이라고 대답한다. 3학년 들어 작문시간에 자기소개서에 관해 수업할 때 귀 기울여 들었고, 1학년 때부터 영어와 관련된 활동에 자주 참여했으며, 학교 논술 수업 시간에는 토론에 열심히 참여하면서 면접에 필요한 화술을 연습했다. 천재는 오래 전부터 준비된 사람을 이길 수 없고, 준비된 사람은 노력하는 사람을 이길 수 없다는 말이 있다. 많은 수험생들이 이 글을 읽고 입학사정관제에 관심을 가지고 학교생활에 충실한 것부터 시작하여 열심히 준비해서 좋은 대학 아니 꼭 가고 싶은 대학에 진학하였다는 기쁜 소식을 들을 수 있었으면 좋겠다. 김호빈 / 속초고 3년(중앙대 영어교육과 합격)
◆입학사정관제도 Q&A“모든 학교 활동 기록해야” Q:무엇을 준비해야 하나요? A:자신의 진로에 대한 고민, 학교생활 충실하기, 모든 학교 활동을 기록으로 남기기, 평가서류는 진실하게 작성. Q:선발 방식에는 어떤 것이 있나요? A:잠재능력 특기자 전형, 추천자 전형, 리더십 전형, 기회균등전형 등. Q:입학사정관제 지원에 필요한 생활기록부 내용은 어떤 것이 있나요? A:봉사활동, 자신의 진로에 대한 고민과 탐색 활동, 교육활동(동아리, 교과활동, 교내외 활동, 독서활동 등) Q:전형요소별 대비 방법을 조금 더 자세하게 알려 주세요? A:1단계-서류전형, 2단계- 심층면접. 특히 1단계에서 자기소개서, 추천서, 학업계획서, 포트폴리오, 학생부비교과가 필요. 이 때 특히 많은 양보다 진실한 작성이 중요. 학생부 비교과에는 출결, 봉사, 독서 활동 등이 들어감. Q:더 자세한 정보를 알고 싶어요? A:대학교육협의회입학사정관제(uao.kcue.or.kr)나 대학교육협의회(univ.kcue.or.kr) 또는 각 대학 홈페이지를 참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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