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하바나 가는 길 - 필리핀 로스 바뇨스 편
아침에 바툴라오를 가려는데 비가 주룩 주룩 내린다.
새벽 3시에 일어나도 주룩주룩...
5시에도 마찬가지.
연 6주째 매주 목요일은 비가 온다.
많이 나았지만 그래도 부상에서 덜 헤어난지라 매사에 조심하고 있다.
비가 와도 가면 가는 거지만, 미끄러져서 다시 비틀리면 접골 하는데도 누가 도와줄 이가 없어 애 먹을수 있다.
물론...언제나 처럼 허리가 박살나면 기어서라도 하산할 정도의 각오는 되어 있다.
산으로 가는 자...남의 도움이 필요하면 그것은 이미 단독행에는 결격사유가 있는 것이다.
할수 없이 풍부한 수림을 자랑하고, 비가 오면 풀 냄새, 나무 냄새가 좋은 로스 바뇨스로 갔다.
비는 여전히 내리고...요새는 버스들이 다 포스 시스템으로 차비를 받는다.
로스바뇨스에서 내려 슬슬 걸어 캠퍼스로 들어가 외국 유학생들의 기숙사인 셜카 돔을 지나 큰 길을 좌측으로 돌아 올라간다. 길가에 칡꽃이 보라빛으로 피어 참으로 아름답다.
그리고 다시 우회하여 파파야 밭을 지나 임업대학으로 올라, 식물원에 가서 개울을 끼고 산책을 했다. 그리고 다시 올라와 독수리네 집을 들여다 본다. 독수리 하우스에서 우울해 하는 기관지도 달랠 겸 혹시나 쑥을 한대 피워 물고 이런 저런 생각에 잠겼다가, 서서히 내려와서 학교 본관 식당에서 시즐링으로 점심. 한 끼에 30 페소. ^^
여유있게 있다가 땀도 닦고 쉬다가 바공 칼사다에 가서 아무도 없는 온천 리조트 수영장에서 편안히 쉬다가
마닐라도 돌아와 다친 몸도 치료할 겸 차이나 타운에 가서 2시간 정도 심신을 쉬고 돌아와 마카티에 돌아옴.
마카티에서 그린벨트에 가서 까페 하바나에 가서 상당히 심하게 돌리는 친구들 하고 언더 락 한잔 같이 마시고 구경 하다가
집에 돌아옴.
하바나의 정열적인 시간이나, 산 중의 고요한 시간이 모두 좋았는데...
시간 나는대로 하바나에 가서 같이 차려 입고 사정 없이 돌려가면서 시간을 보낼 생각입니다.
구경하는건 체질에 안 맞았지만...아직은 자중할때...
지난번에 다 나았는데...너무 무게 무거운 것 다시 들어서 또 고생...
이젠 10대가 아닌거야 정말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