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혹적인 꽃향기 속에서(437) – 변산바람꽃(아재비고개)(2)
변산바람꽃
▶ 산행일시 : 2024년 3월 21일(목), 맑음, 바람
▶ 산행코스 : 백둔리 버스종점,아재비고개,귀목 종점,상판리 마을회관,현리
▶ 산행거리 : 도상 9.1km
▶ 산행시간 : 4시간 40분(11 : 00 ~ 15 : 40)
▶ 갈 때 : 상봉역에서 전철 타고 가평역으로 가서, 백둔리 가는 군내버스 타고 백둔리 버스종점으로 감
▶ 올 때 : 아재비고개에서 귀목마을로 가서, 귀목종점 지나 상판리 마을회관 앞에서 군내버스 타고 현리로
가서, 대성리 경유 청량리 가는 버스 타고, 대성리역에 서 전철 타고 상봉역으로 옴
당시(唐詩)에 대한 독보적 해설서라는 『唐詩 읽기』(요시까와 코오지로 ㆍ 미요시 타쯔시 지음, 심경호 옮김, 창작과
비평사, 1988)에서 한 부분을 골라 함께 올린다.
당시에 국한하지 않고 대체로 중국의 시는 커다란 공간, 장대한 거리감을 노래 속에 함축하는 것이 많다. 굳이 시의
표면이 아니더라도, 그 배후에 채용되어 여운으로 남는 것도 상당히 많다. 십중팔구 망막(茫漠)한 천지의 적요감과
어떤 식이로든 연계되어 있다. 밀접하게, 친밀하게 거의 수사(修辭)의 상식과도 같은 형태로 연계되어 있다고도 말
할 수 있지 않을까. 중국 본토 사람들에게는 그것이 하도 자연스러워서 어디까지가 의식적인지 얼른 상상해내기가
어렵다. 예를 들면 두목(杜牧)의 유명한 다음 시를 보라.
江南春
千里鶯啼綠映紅
水村山郭酒旗風
南朝四百八十寺
多少樓臺烟雨中
강남의 봄
꾀꼬리 울음 천리에 녹색 홍색 어우러진 때
어촌 산 어구에 펄렁이는 술막 깃발
남조 사백팔십 절
다소의 누대는 안개비 속에 있고
이렇게 말하는 데서 천리는 아마 십리이리라. 천리는 지나친 과장이라고 하는 설이 중국 안에도 있는 듯하므로
(그 설은 물론 어리석다고 해서 아무도 거들떠보지 않았다). 무의식적으로 이런 숫자를 사용한 것은 아니라고 당연
히 상상할 수 있다. 그렇지만 어쨌든 이런 것을 낳는 국토 자체가 끝없이 광활하므로 의식적이든 무의식적이든 관계
없이 시 속에 천리만리라는 말이 빈번히 나오고 있으며, 우리가 그걸 보고 놀라는 것보다도 훨씬 그들에게는 그것이
자연스러울 수밖에 없으리라.
이것도 당시에 국한되지 않는 것으로, 중국 시는 대체로 정(情)을 펼쳐 보일 때 경(景)의 서술에 가장 힘을 쏟는다.
경(景)과 정(情)을 아울러 갖추려는 것이 그들의 미학이다. 그런데 그 때의 정이라는 것은 경 속에 가만히 미묘하게
새겨져 있고 배어 있는 경향이 있다. 이것은 중국 시풍의 특색으로서 대단히 특이하다. 예를 들면
鳥宿池中樹
僧敲月下門
새는 못 가운데 나무에 깃들고
승려는 달 아래 문을 두드린다.
―― 가도(賈島)
라는 것은 ‘퇴고(推敲)’라는 말의 기원이 된 가구(佳句)인데, 이른바 일종의 서경(敍景)이다. 또
細雨濕衣看不見
開花落地聽無聲
가랑비 옷을 적시나 보이지 않고
한가론 꽃은 떨어지나 소리가 없다
―― 유장경(劉張卿)
와 같은 구가 명구로 알려져 있는데, 이런 구는 세밀하게 사실을 서술한 것이지 결코 감정을 직접 베껴낸 것은
아니다.
氣蒸雲夢澤
波撼岳陽城
구름은 운몽택에 뭉실 일고
물결은 악양성을 뒤흔든다
―― 맹호연(孟浩然)
라 하고
吳楚東南坼
乾坤日夜浮
오와 초는 동남쪽에 벌었고
하늘과 땅은 밤낮없이 떠 있다
―― 두보(杜甫)
라고 하는 따위가 고금의 제일급 명구로 추대되는 것도, 어느 경우나 모두 우선 경(景)을 묘사하는 데 성공을
거둔 것을 염두에 두고 하는 이야기다. 평가는 그 위에서의 운치와 풍격에 관련되어 있는 듯하다.
年年歲歲花相似
歲歲年年人不同
연년세세 꽃은 같아도
세세연년 사람은 같지 않아라
―― 유정지(劉廷芝)
라는 것은 오로지 대구의 교묘함을 높이 평가했던 것이리라. 이런 것은 아마도 이례(異例)에 속하리라고 생각된다.
그만 여담이 되고 말았다. 그만큼 서경(敍景)에 열중한 중국 시에서 자연경관은 장강대택(長江大澤) 천산만봉(千山
萬峰)에 백사장이 있고 황무지가 있으며, 성과 문이 있고 역참이 있고 누정이 있다. 그렇듯이 변화가 풍부하다. 그와
동시에 엄청나게 광대하기도 하다. 이 자연경관의 광막한 크기, 끝없는 황토의 전개, 우리들과는 다른 그런 공간에
서 생장한 시적 정감은 확실히 우리들로서는 대단히 진기하다. 공감과 기이한 느낌을 동시에 불러일으키는 이국적
인 매력이 있다. 우리들이 당시를 좋아하는 한 가지 이유는 확실히 그러한 외적 자연의 매력과도 관련이 있다.
첫댓글 지금은 비람꽃의 전성시대입니다...^^
그렇습니다.
3월은 변산바람꽃의 세상입니다.^^
<'唐詩 읽기' 요시카와 코지로, 미요시 타쯔시 > 사려고 교보문고 뒤져 보니 품절되었다네요.
일본 원서라도 한번 찾아봐야겠네요.
일본 원서 초판은 1952년에 출간되었다고 합니다.^^
@악수 네 그렇군요
어쩐지 일본원서도 없더라고요
그래서 다른 원서로 샀습니다.
鳥宿池中樹
僧敲月下門
이 한시 아래 5번째 노란 꽃 사진은 "복수초"인가요? 꽃이 작아서 아닌 것처럼 보이네요. ㅎㅎㅎ
예, 복수초입니다.
너른 땅에 비록 왜소하지만 홀로 꽃 피운 게 퍽 아름다웠습니다. ^^
좌측으로 조금 더 가믄 복수초도 많읍니다
하기야 복수초는 여기저기 있으니
이제 화악이나 국망의 광릉요강꽃을 봐야는데
학생중 그걸 만난분이 있으니 나도 시간되믄 함 만나얄듯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