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우리나라 주먹계의 대부로 알려져 있는 조일환(72)은 최근 언론에 보도된 '조폭 월급 한 달에 4백만원'이라는 내용에 대해 "현실과 전혀 다르다"며 강하게 지적하고 나섰다. <사진/유장훈 기자> |
"한 달 수입이 4백만원이라고? 도대체 누구를 대상으로 어떻게 조사한 것인지 말조차 안나올 따름이다…"
우리나라 주먹계의 대부로 알려져 있는 조일환(72)이 최근 형사정책연구원에서 조사, 발표한 '조폭의 실상'에 대해 "현실과 전혀 다르다"며 강하게 지적하고 나섰다. 월수입이 4백만원이라는 소리는 말도 안되며, 대부분의 조직원들은 월세방을 전전하고 있다는 것.
막대한 부를 거머쥐고 있는 것은 주먹계의 상류층으로 통하는, 소위 '고급주먹'들에게만 국한된 얘기일 뿐 대다수 조직원들은 그들의 하수인 노릇을 하며 비참한 삶을 살고 있다고 못박았다. 그는 특히 이처럼 잘못된 조사와 발표가 청소년들에게 '허황된 환상감'을 심어준다는 점에서 문제가 심각하다고 우려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과연 실제 '주먹' 세계의 현실은 어떨까. 주먹계의 대부 조일환이 실상을 털어놨다.
주먹계 대부 조일환 작심토로 - "주먹사회서 집 소유 1백명 중 1명 수준, 대부분 힘든 생활"
지난 2월26일 오후.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만난 조일환은 그의 트레이드마크인 중절모를 꾹 눌러쓴 채 기자를 맞이했다. '천안곰'이라는 별명이 붙었을 정도로 178cm의 키에 1백20kg에 달하는 건장한 체격은 일흔을 넘긴 나이라고는 믿기지 않을 정도로 여전했다.
비참한 그들의 세계
"덩치만 그렇지 뭐… 이젠 '천안곰'이라는 별명도 낯설 정도인걸. 그래도 덩치가 커서 그런지 아직도 밖에 나가면 우습게 보진 않더라구. 허허."
한때 '주먹' 하나로 세상을 호령했던 그는 지난 2005년 신앙에 귀의, 하나님을 전하는 전도자로 거듭났다. 현재 천안성결교회 집사이자, 홍성 '예수전도선교회' 선교사로 과거와는 전혀 다른 삶을 살아가고 있다.
최근엔 고향인 천안에서 개발사업을 하는 한편, 교도소와 소년원 등을 돌아다니며 강연과 상담에도 주력하고 있다. 상담 과정에서 많은 청소년들이 조폭을 동경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 뒤 강연과 상담의 필요성을 더욱 절감하고 있는 중이라고.
"나중에 되고 싶은 게 뭐냐 물으니 '조폭'이라고 하더군요. 여자와 돈을 거머쥘 수 있다는 게 이유였어요. 정말 기가 탁 막히는 게… 충격 그 자체였죠."
그는 주먹세계의 비참한 현실을 제대로 전해주지 못해 청소년들이 잘못된 환상을 갖게 됐다며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최근 한국형사정책연구원에서 조사, 발표한 '폭력조직의 실상' 역시 현실과 너무 동떨어진 연구 결과라는 지적도 이어졌다.
| |
▲그는 기자와의 인터뷰에서 "조폭들의 실상은 너무 비참하다"며 언론에서만이라도 미화시키지 말아줄 것을 당부했다. ©유장훈 기자 |
"조직에 한 번 발들이면 교도소만 들락거리는 신세 전락"
지난 1월29일 공개된 이 자료에 따르면 국내 조직폭력배들의 평균 월수입은 4백만원 정도로, 평균 3∼4개 업종에 진출해 있으며, 80% 가까이가 자신들의 조직 일에 만족하고 있다고 답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 달에 4백(만원)이라길래 난 깜짝 놀랬어요. 어떻게 조사를 한 건지는 몰라도 전혀 근거가 없는 얘기거든요. 울분이 치솟고 비애감에 젖더군요. 주먹사회에서 집을 갖고 있는 건 1백명 중 한 명 꼴입니다. 전체 중 5%나 될까? 대부분 월셋방을 전전하면서 돈에 허덕여요. 전세방에라도 살고 있으면 그건 성공한 거라니까요. 내가 주례를 선 커플만 2천명인데, 그 후배들 중에 전셋집에 사는 사람이 몇이나 될 것 같아요? 거의 없어요."
그는 대다수 조직원들은 차비조차 없어 걸어 다니는 경우가 허다하다고 말했다. 비싼 외제차를 몰고 다니는 경우도 있지만, 대부분 <허> 넘버를 단 렌트용 차량이라고.
'벤츠'만 쳐다보지 마라
"얘네들(조직원)이 이름을 알리기 위해선 한 번쯤 감옥에 다녀와야 한다고 생각해요. 한 번 들어가면 5년∼7년씩 썩고 나오거든. 중간보스급 애들은 보통 전과가 5범씩이에요. 그런데 돈을 벌 시간이 어딨겠어. 게다가 싸우는 일이 많다보니 몸은 망가지고, 그러다 보니 단명하고, 노후도 보장되지 않고…. 이런 사실 알면 절대 청소년들은 조폭 안 한다고 할 거예요. 왜 현실을 미화하는지 모르겠다니까…."
주먹계 상류층 '고급주먹'이 쥐락펴락, 조직원들은 하수인
조일환은 주먹사회 역시 피라미드 구조라고 지적했다. 최상류층인, 소위 '고급주먹'만이 배를 불릴 뿐, 수많은 부하들은 '피만 빨리고 있는' 실정이라고. 그에 따르면 '고급주먹'들은 막대한 자금을 손에 쥐고 주먹사회를 움직이고 있다. 보통 활동경력 30년 이상, 나이는 50∼60대다. 그들 밑에는 수백명의 부하가 있는데, 이들이 '고급주먹'의 하수인 역할을 한다.
'고급주먹'들은 손에 피 한 방울 묻히지 않는다고 한다. 돈만 챙기고, 정작 '궂은 일'은 부하들을 시켜 처리하게 한다는 것. 때문에 이들 중 세간에 이름이 알려진 이는 거의 없다.
게다가 이들은 전화 한 통이면 권력층 인사들과 다 통하기 때문에 잡혀 들어가는 일도 거의 없다고 한다. 결국 부하 조직원들은 '몸'을 쓰고, 이용만 당하는 셈. 하지만 '배운 게 도둑질'이라고, 일단 조폭 세계에 발은 담근 이상 힘든 생활을 하면서도 쉽게 벗어나지 못한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그는 오로지 '돈'과 '이권' 때문에 칼과 몽둥이를 겨눠야 하는 현실, 그리고 그들이 '영웅'처럼 미화되는 현실이 너무도 안타깝다고 말했다. 조국과 민족을 위해 '주먹'을 쓰던 과거가 그래도 조금은 낭만적이었다는 말도 덧붙였다. 물론 공권력의 시각에서 보면 조폭이든, 건달이든, 양아치든 모두 같은 '사회악'이겠지만 '진정한 주먹'은 절대 일반인에게 피해를 주지 않는다는 것이다.
조직 생활, 불행 각오해야
조일환은 "불법과 파행을 일삼는 조직은 '주먹'이라기보다 '양아치 범죄꾼'"이라면서 "주먹세계를 정당화하고 싶은 마음은 없지만, 지금의 현실은 분명 과거와는 명분이 다르다. 조직에 몸담았던 이들의 비참한 말로를 되풀이하고 싶지 않다면 이제부터라도 정당하게 살아야 한다"고 후배들에게 충고했다.
청소년들 잘못된 '환상' 갖지 못하도록 조폭 미화 말아야
그는 특히 청소년들에게 '조폭'에 대한 환상을 버릴 것을 부탁했다. <허> 넘버가 달린 화려한 외제차는 반드시 주먹이 아니어도 탈 수 있으니 허상을 좇아 삶을 망가뜨리지 말라는 당부도 이어졌다.
"주먹 몇 번 쓰고 수 십 년간 교도소에서 생활하는 주먹들이 대부분이잖아요. 주먹을 휘두르며 사는 것보다 고시 공부하는 게 더 쉬워요."
열 일곱 나이에 주먹과 배짱하나로 지역을 평정한 조일환.
그는 그러나 "한때 주먹하나로 세상 무서울 것 없었던 나지만, 일흔을 넘긴 지금 남은 건 상처투성이인 몸뚱이 뿐"이라며 자신의 상처 난 손을 부끄러운 듯 숨겼다.
| |
▲다정하게 손을 꼭 잡은 조일환과 부인 박경자(70). ©유장훈 기자 |
|
첫댓글 원래 그 바닥이 아주 더러운 바닥입니다.글 본문처럼 최고보스만이 외제차 타고 다니고 잘 살고 밑바닥 애들은 시내버스 타고다닙니다.결코 컷진 세계가 아니에요
가스총님 감사합니다 ^^
영화나 티비에서 조폭들을 너무 미화시켜서 청소년들한테 너무 안좋은 영향을 미치는것 같아 안타깝습니다.
플랫툰님 감사합니다 *^^
너무 영화나 드라마 메스컴이 화려하게 비추었죠..어린나이에 중학교나 고등학교 관두고 조직에 목숨바쳐 충성해봤자 이용만 당하고 자신의 인생만 망가질 뿐입니다..보스라는 사람들은 어린애들만 살인이나 폭력을 교사하고 이리저리 빠져나가고 잘 살죠..안타까운 일입니다..
리벌버님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