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시 샤프란님~~~
온시디움같이 아름다운 모습으로 여전하시군요.
오늘은 정말로 부지런한 님의 덕을 봅니다.
우리또래의 모든 부부들이 과거를 반추하며 서로에게
감사하며 살 수 있는 시간이 무궁하진 않을진대
샤프란님의 삽질이 꽁실이에게 그래! 맞어!이것이야!
정리하고 싶어도 하지못했던...
고마워요. 우리보다 조금더 시간이 남아있을 이들에게,
그리고 우리집에 놀러올 친구들에게도,
옮겨다 함께 보고싶어 옮겨갑니다.
더 더욱 좋은날들 되소서.
--------------------- [원본 메세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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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ont color="483d8b" face="개성체" size="3"> <pre><b>
조강지처(糟糠之妻)
구차하고 천할 때에 고생을 같이 한 아내를 조강지처라 한다.
쌀겨와 지게미로 끼니를 때우며 헐벗고 살아온 배필을 이르는 말인데
보통 숫처녀와 만나서 귀밑머리를 풀어 얹어 주고 어렵게 살아온 아내를 뜻한다.
조강지처는 존중하고 대우해 줘야 한다는 뜻으로
빈천지교불가망(貧賤之交不可忘)
조강지처 불하당(糟糠之妻 不下堂)
(빈천할 때 사귄 친구는 잊어서는 안되고, 조강지처를 버려서는 안 된다.)로
짝을 지어 쓰고 의리를 중히 여겨야 하는 사람됨의 근본으로 삼아 왔다.
나는 조강지처를 말할 때면 맨 먼저 고무신이 생각난다.
우리의 고무신은 모두가 어렵게 살 때 사랑 받던 신발이다.
나이 서른이 넘도록 장가 못간 노총각이 어렵사리 처녀를 만나듯,
우리들은 모두 맨발로 가시밭길, 돌밭 길을 뛰어다니다가
운이 트여서 어느 날 고무신을 신기 시작했다.
우선 고무신은 발이 편해서 좋다. 값이 싸서 좋다.
물이 새지 않고 질기기 이를 데가 없다.
다소 함부로 해도 깨지거나 찢어지지 않아서 좋다.
별로 곱게 생기지 않아서 또한 좋다. 때를 빼고 광을 내지 않아도 된다.
돌부리에 채여도 코가 벗겨지지 않는다.
진흙에 빠졌다가도 물 한 바가지 끼얹으면 깨끗한 신발이 된다.
그래서 마주앉아 있으면 마음이 편해지는 조강지처를 쏙 빼닮았다.
"고운 털을 가진 말은 수레를 끌지 못한다"는
속담이 말하듯 고무신은 그렇지 않아서 좋다.
생김이 수수하고 다소 실수를 해도 변덕부리지 않으며
몸이 닳도록 봉사하는 여인처럼, 나를 감격시킨다.
나는 고무신을 좋아한다.
그래서 산책길에서 또는 동네 나들이에서 항상 그를 애용한다.
가죽구두에 비해서 고무신은 참으로 많은 장점을 가지고 있다.
모든 사람이 이 값싸고 편리한 고무신을 업수이 여기지 않았으면 참 좋겠다.
고무신 다음으로 나는 조강지처와 같은 이미지로 보리밥을 생각한다.
맵시를 뽐내는 하얀 쌀밥에 비해서 거므틱한 보리밥은 참 수수하게 생겼다.
천형(天刑)처럼 깊게 패인 한줄기 검은 띠를 있는 그대로 드러내 보이는
밥알은 화장기 없는 맨 얼굴로 남편 앞에 서는 조강지처 처럼 친근해 보인다.
아니면 갈퀴 머리를 흩날리며 손톱이 짓무르도록
밭을 매는 산골의 정겨운 형수님 같다.
보리밥치고 적게 담는 법이 없다.
큰 사발에 밥이 봉우리를 이루어 앞 사람이
가리워 안보이도록 넘칠 때까지 담는다.
후한 시골 아낙네의 정을 실감하게 된다.
우리는 풀뿌리로, 송피떡으로 보릿고개를 힘겹게 넘기던 어느날
아직 덜 익은 보리를 베어다 보리민대를 해 먹기 시작했다.
보리밥 맛은 참으로 꿀맛 같다.
학교에서 돌아와 부모님은 모두 들로 나간 빈 집에서
시원한 찬물에 어머니께서 지어 둔 보리밥을 말아서
마늘 대궁에 고추장을 찍어서 먹어 본 사람이면 그 맛과,
그 간편하고 편리함과, 다루기 임의로움에 경탄할 지경이다.
찬물에 찬밥을 말아 먹어도 이마에는 어느새 땀방울이 송글 맺힌다.
나이프를 왼손으로 포크를 오른손으로 스파게티를 칭칭 감아서 소리나지 않게,
어쩌고 저쩌고 하는 까다로움이 없다.
그리고 먹고나면 소화가 잘되어 부풀었던 배가 금새 꺼진다.
식품 분석에 있어서도 우선 칼로리에서 쌀을 앞서거니와
단백질, 칼슘, 철, 티아민, 니아신 등
인체에 꼭 필요한 요소들이 다양하게 들어 있다.
또한, 섬유소가 풍부하여 장의 활동을 촉진시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혀끝에 닿는 감촉이 쌀밥에 뒤진다 해서 하대 받던 보리밥이
요새는 서민의 생활 환경이 나아지면서 쌀밥보다 귀히 여기게 되었다.
마치 속 못 차리는 지아비가 허랑 방탕, 밖으로만 떠돌아다니다가
제정신이 들어서 조강지처를 찾음과도 같다.
나는 조강지처를 말할 때에 또한 우리의 강산을 생각한다.
사랑하는 부인에게 쌀겨를 먹이며 어렵게 살아온 과거가
남편의 가슴에 한으로 맺혀 남아 있다면 우리 강산을 제대로 지켜 내지 못한
우리의 못났음에 가슴이 저려 온다.
조강지처의 순결을 지켜 내도록 보살피지 못한 지아비가 무슨 지아비인가!
우리가 무지하고 미력하여 내 강토를 엉뚱한 군화 발굽이 짓이겨도 속수무책이었고,
아직도 강산 곳곳 정수리에 쇠말뚝이 박힌 채 남아 있다는 소리를 들을 때면
죄 없는 조강지처를 주인 없는 여인처럼 내 굴린 무능한 지아비의 설움을 되씹게 된다.
아직도 동강난 국토가 우리를 원통하게 하고 지난 날 친소(親蘇),
친미(親美) 등의 외세 추종자들이 날뛰도록 방치한 우리의 무능이 부끄럽다.
그리고 지금도 헐벗은 우리의 산하가 우리를 슬프게 한다.
품안에 파묻혀 있으면 편안하고 넉넉한 이 강산은
앙탈이라는 것을 모르는 조강지처의 너그러운 마음 같다.
이제까지 세사람의 장님이 코끼리 만진 소감을 말하듯 했는데
그렇게 생각하는 나는 사십여년을 같이 살아온
내 조강지처에게 어떻게 대해 왔는가를 돌이켜 볼 때 낯이 뜨겁다.
고무신처럼 편안하고, 보리밥처럼 수수하고,
고향 산천처럼 나의 심신을 포근히 감싸주는 그다.
잘 사는 사람들이 식탁에서 반찬 투정을 할 때,
우리는 맨 밥에 소금을 찍어 먹어도 남들이 시새워 할 정도로
재미있게 살아보자고 해도 말이 없던 그다.
다만 나 하는 대로 고분고분 따라와 줬을 뿐이다.
세월은 거침없이 흘러서 아내에게 가엾은 생각이 들기 시작한 것이
내 나이 육십을 넘어서의 일이다.
젊은 날에 그의 손은 남들보다 빼어나게 예뻤는데
어느새 손등에 주글주글 주름이 잡히고,
팔목에는 검버섯이 거뭇거뭇 피어 있다.
안쓰러운 생각에 조금 위해 주려 했더니 때가 늦었나 보다.
결혼 사십 수년에 그의 몸은 요새 눈에 뜨이게 수척해 보인다.
밭아 들어가는 궁둥이며 종아리가 현저하게 탄력을 잃어 가더니
일하기에도 걷기에도 불편해 한다.
병원에 알아보니 신체 전반에 퇴행성 증세가 왔다는 것이다.
외과 병원으로 물리치료센터로 수영장으로
두루 찾아 다니지만 별다른 효험은 없나 보다.
결코 작지 않은 살림을 물샐틈없이 꾸려 왔고,
취사, 빨래, 청소등 손을 놓고 쉴 줄을 모르던 그다.
모처럼 내외가 대화를 나눌 때도 그의 손엔 항상 걸레가 쥐어져 있어
쉬지 않고 가구를 닦으며 마루를 훔치며 얘기를 하던 그다.
그가 누워 있는 시간이 잦다.
항상 미더웁고 항상 내마음을 편안하게 감싸주고 항상 가정을 위하여 봉사한
아내가 어느새 옛날보다 훨씬 작아져보이는 체구를
오그리고 누워 있는 것을 자주 보게 된다.
나는 곧 보리밥으로 배를 불리고 고무신을 신고 조용한 산책길을 걸으며
진정 고개 숙여 그의 건강을 위한 기도를 해봐야겠다.
평소에 그의 건강 관리를 소홀히 하고,
막무가내로 무조건 기대어 살아온 무심한 남정네는
요즈음 할 일 없이 창을 열고 서쪽 하늘의 붉은 노을 앞에
대책 없이 서 있는 시간이 자꾸만 길어진다.
**김흥수님의 홈페이지에서**
우리들의 세대는 아직까지 이런 글이 가슴에 와 닿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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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페 게시글
………… 친목ノ사랑방
Re:조강지처
꽁실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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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11.26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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