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릉도에서는 어제 오후에 강릉으로 나오기는 했지만 강릉에서 다시 버스로 갈아타고 서울을 거쳐 송내역 브근에서 하차해 친구차로 새벽에 집에 도착을 했다.
피곤해서 세면도 못하고 시골에 운전하고 내려갈때 졸음을 피하기 위해서 두어시간 정도 눈을 부쳤다가 새벽에 어머님께서 입원해 있는 병원으로 내려 왔다.
담당의사가 지난주말에 퇴원하라고 말하는것을 사정사정해서 겨우 이틀 연기해서 오늘 퇴원하기로 약속했기 때문이다.
담당의사가 아침에 회진 왔을때 퇴원할때 정형외과 및 신경과를 포함한 처방약을 부탁하고 누님에게 물어보니 식사를 조금 밖에 드시지 않는다고 말해서 전했더니 약국에서 자비부담으로 구입할수 있는 식욕촉진제 약을 알려 주겠다고 했다.
아침에 척추부의 영상촬영 결과에 대해서 정형외과 담당의사에게 물어 보았더니 사진상으론 정상이라며 한달분의 복용약을 처방해 줄테니 그때 방문하면 되고 한달에 한번씩 복용해야 하는 골다공증 방지약은 일주일후에 내가 방문하면 외래 처방을 해주겠다고 했다.
어쩔수 없어 퇴원하지만 영양제라도 맞고 퇴원하면 나을까 싶어서 약국에서 구매해 올테니 맞고 퇴원할수 있도록 해달라고 말했더니 일년전부터 금지되었다며 간호사에게 퇴원하기 전에 관장을 하라고 했다.
목욕을 하자고 하니까 싫다고 말했다는데 퇴원해서 집에서 목욕하려면 힘들고 불편하다며 누님께서 머리를 감겨 드리고 목욕까지 시켜 드렸다.
원무과에서 퇴원 수속을 하라고 병실로 전화가 왔다고 해서 병원비를 수납하고 약국에 가서 의사가 알려준 식욕촉진제를 구입했다.
그리고 밖으로 나간김에 향후에 도움을 받을까 싶어서 의료원 근처에 있는 요양병원에 들러서 원장과 상담을 하고 내부 시설을 보여 달라고 해서 함께 둘러 보았는데 원장은 서비스가 엄청 좋다고 열변을 토했지만 내가 예상했던것 보다는 시설이 너무 열악했다.
요양병원은 5층으로 병상이 총 100여개가 된다며 1층을 제외하고 각층마다 환자의 증상에 따라 분리해 놓았는데 각층마다 칸막이 시설도 없이 오픈된 상태로 촘촘한 병상위에 움직이지 못하고 누워있는 환자들을 보니 냄새도 지독하고 흡사 시체들을 진열해 놓은것 같이 참옥해 보였다.
몇달전 어머님과 함께 병실에 있었던 동갑내기인 할머니를 그곳에서 보았는데 그때보다 훨씬 여윈 상태의 환자가 되어 있었는데 원장은 나보고 그곳으로 들어올때 아파서 왔다는데 지금은 다 나았다고 말했지만 신뢰성이 없어 보였다.
원장은 연세가 꽤 들어보이는 할머니로 말하는것을 보면 얼굴에 돈독만 붙어있는것 같아 보였는데 나보고 당장 모시고 오라고 독촉해서 가족들과 논의를 해야 한다고 둘러대고 빠져 나왔다.
어머니를 그곳으로 모시면 좋아지기는 커녕 금새 돌아가실것 같은 생각이 들었는데 그곳에 비하면 지금 입원해 있는 병실은 특급호텔 같았다.
입원비 수납은 끝났지만 맞고 있는 수액이 많이 남아 있어서 오후에 퇴원해서 집으로 돌아왔다.
오랜만에 집에 돌아 왔더니 주변이 온통 무성한 잡초로 낯설어 보였는데 무엇부터 먼저 처리해야 할지 모르겠다.
저녁식사는 누님께서 생선찌게와 찰밥을 지어 주어서 집으로 가져와서 차려 드렸는데 거동이 불편하니까 병원 침대에 부착된 밥상과 달리 불편했다.
나도 제대로 쉬지 못하고 새벽에 내려와서 그런지 온몸이 피곤해서 한꺼번에 피로가 몰려오는 느낌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