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류를 휩쓸었던 ‘역대 전염병’ 6선
1. 천연두(430 BC 추정~1979)
속칭 ‘마마’라고 불리는 이 전염병으로 약 5억 명이 사망했다.
생존자도 ‘마마 자국’ 흉터가 남거나 실명 등 심각한 후유증을 얻었다.
고열과 전신에 나타나는 특유의 발진이 주요 증세다.
기원전 1160년 이집트 파라오 람세스 5세가 천연두로 사망한 것이 이 병의 첫 사례로 기록돼 있다.
영국의 에드워드 제너가 1796년 ‘종두법’이라 불리는 ‘우두 접종법’을 발견하기 전까지 천연두의 치사율은 90%까지 치솟았다.
제너의 종두법 이후 천연두 발병률은 서서히 줄었고 1980년 세계보건기구(WHO)는 천연두가 지구상에서 박멸됐다고 선언했다.
하지만 천연두 바이러스 표본이 지구상에서 완전히 사라진 건 아니다. 미국과 러시아는 각각 한 개의 냉동고에 천연두 바이러스 표본을 과학 연구 목적으로 보관 중이다.
2. 스페인 독감(1918~1919)
스페인 독감으로 2년 동안 전 세계에서 2,500만~5,000만 명이 죽었다. 병에 걸리면 폐렴을 동반한 감기와 비슷한 증상으로 몸에서 산소가 빠져나가면서 피부가 보랏빛으로 변해 죽어간다.
1918년 초여름 스페인 독감이 첫 보고됐다. 발생원은 미국 시카고 부근이었지만 고병원성으로 발전된 건 시에라리온 수도 프리타운 부근으로 추정된다.
당시 1차 세계 대전에 참전하지 않아 언론 검열이 약했던 스페인이 이 사태를 집중적으로 다뤄 ‘스페인 독감’이라는 이름이 붙은 것으로 보고 있다.
한국에서도 740만 명이 감염됐고 이들 중 14만 여명이 사망했다.
3. 흑사병(1340~1771)
아시아에서 전파된 흑사병으로 유럽 전역이 초토화됐다. 흑사병은 1331년 중앙아시아에서 처음 발생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 병은 몽골 군이 유럽을 침략하는 경로를 따라 유럽으로 옮겨간 것으로 전해진다. 비단길 상인들의 이동도 흑사병 전파에 원인으로 꼽힌다.
흑사병은 들쥐나 다람쥐 등 야생 설치류 사이에서 도는 병으로 쥐벼룩이 병균을 옮긴다.
흑사병에 걸리면 처음엔 열이 나고 다리쪽이나 목, 겨드랑이 쪽 림프절이 붓는 증상이 나타난다. 조금 지나면 피부 조직이 괴사돼 손끝, 발끝, 다리쪽 피부가 까맣게 썩는 증세를 보인다.
1347년 흑사병으로 이탈리아 피사에서 하루 500여명, 오스트리아 빈에서 하루 600여명, 프랑스 파리에서 하루 800여명이 죽어나갔다.
2,400만 명이 사망한 것으로 추정되는 흑사병은 유럽 인구의 3분의 1을 앗아갔다.
일부 유럽 인들은 “물을 오염시킨다.”는 이유로 유대인을 흑사병의 원인으로 지목해 수천 명의 유대인이 고문을 당하거나 화형에 처해졌다.
4. 말라리아(1600~현재)
아프리카에서는 매 30초당 한 명의 어린이가 말라리아로 숨지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한해 약 200만 명의 아이가 말라리아로 숨진다.
우간다 내 서식하는 42종의 모기 중 12종이 말라리아를 전염시킨다. 치사율이 가장 높은 건 열대열 말라리아다. 이 모기에 물리면 고혈과 빈혈 등의 증세를 보인다.
말라리아 환자를 문 모기는 또 다른 건강한 환자를 물며 환자의 혈액에서 나온 말라리아 균을 옮기게 되고 감염자는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난다.
모기장은 백신이 없는 말라리아 예방에 비용 대비 효율이 가장 높은 방법으로 알려져 있다. 축구 스타 데이비드 베컴은 말라리아 피해 아동을 위해 모기장 후원 광고를 찍기도 했다.
5. 에이즈(1981~현재)
약 2,500만 명이 에이즈(후천성 면역 결핍 증후군)로 사망했다.
에이즈는 HIV 바이러스에 감염돼 발생한다. HIV 바이러스는 우리 몸에 침입해 헬퍼T 세포를 공격한다. 헬퍼T 세포는 킬러T 세포와 함께 우리 몸의 면역 체계를 작동시키는 역할을 한다.
에이즈에 걸리게 되면 몸의 면역 체계가 망가져 치명적인 감염이나 악성 종양이 나타날 수 있다.
HIV 바이러스는 공기나 물에 의해 옮겨지지 않는다. 또 악수나 포옹, 입맞춤, 술잔 돌리기 등 일상생활에 의해서도 전염되지 않는다.
이 바이러스는 에이즈에 감염된 사람과 성 접촉을 했을 때, HIV에 감염된 혈액을 수혈했을 때, 감염된 사람과 주사바늘을 공동으로 사용했을 때만 전염된다. 임산부가 이미 감염된 경우에는 신생아에게 이 바이러스가 전염된다.
김우주 고려대 대한감염학회 이사장(고려대 구로병원 감염내과)은 에이즈의 시작에 대해 “1981년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동성애자 사이에서 이유를 알 수 없는 곰팡이균인 주폐 포자충 폐렴 환자가 생기면서 그 원인을 인간 면역 결핍 바이러스(HIV)라고 밝혀냈지만 역사적으로 더 추적해 봤더니 1950년대 경 원숭이나 침팬지에서 에이즈 바이러스와 유사한 유인원 면역 결핍 바이러스를 발견했다.”고 밝혔다.
이어 “원숭이나 침팬지를 사냥하면서 고기를 먹거나 사냥하는 과정에서 다쳐서 피부에 난 상처를 통해 바이러스에 감염된 것이 에이즈 바이러스의 시초가 됐다고 믿고 있다.”고 전했다.
6. 에볼라(2013~현재)
서아프리카에서 발생한 에볼라 바이러스는 치사율이 70% 이상으로 역사상 가장 치명적인 바이러스로 기록되고 있다.
2013년 12월 첫 발병 이후 아프리카 4개국을 중심으로 1,800여명의 환자가 발생했고 1,000여명이 넘는 사망자가 나왔다.(2014년 기준)
에볼라 바이러스에 감염되면 이틀에서 최장 3주 정도 잠복기를 거쳐 증상이 나타난다. 독감, 말라리아처럼 오한이나 두통, 무기력증, 관절 통증과 함께 심한 열이 나게 된다. 발병 3~4일째는 위장과 소장 등 소화 기관 장애로 식욕 감퇴, 구토, 설사 등이 난다.
사흘째가 되면 중추 신경계에 이상이 생겨 정신 혼란, 발작, 혼수 상태에 빠졌다가 8~9일째면 흔히 다발성 장기 손상으로 목숨을 잃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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