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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유머나라 원문보기 글쓴이: 삼총사줘
일본의 한 커뮤니티 사이트를 둘러보던 중 한 일본 네티즌이 올린 질문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일본 연예인 중 재일이 많은 이유가 뭔지를 묻는 질문이었습니다. 흔히 나올법한 대답을 기대하며 글을 읽어봤는데, 허어, 기대와는 전혀 다른 내용에 소름이 돋았습니다. 평소 편견을 가져온 구제불능 일본인들의 모습과 전혀 딴 판이었기 때문이죠. 물론 일부의 글이기는 하지만 새삼 일본이라는 나라가 만만치 않구나 하는 것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15개의 답변 중 가장 추천이 많았던 몇 개의 글만 번역합니다.
질문 - <연예인 중에 재일이 많은 이유가 뭘까요?>
질문자 : qa
일본 연예계에서 활동하고있는 사람들 중 "사실 아무개 씨는 재일이다"는 이야기가 많은 거 같아요. 실제로 그 같은 일이 자주 사실로 밝혀지기도 하는데요. 물론 스스로 밝힌 경우라 해도 그를 오랜 기간 TV에서 봐 온 만큼 "어? 일본사람 아니었어"하는 약간의 배신감이 들 때가 있습니다. 왜 그들은 처음부터 자신이 재일이라는 사실을 밝히지 않는 걸까요? 정말 궁금할 지경입니다.
그러다보니 이제는 이 사람도 혹시? 저 사람도 혹시? 하면서 모두를 의심하게 되었습니다.
저는 인종주의자도 아니고 민족차별주의자도 아닙니다. 실제 한국인 친구들도 많습니다.
다만 제가 TV에서 익숙하게 보고 있는 연예인들이 어디 출신인지 궁금한 마음에 이렇게 질문을 올립니다.
이상한 질문이라 죄송하지만 여러분들 생각은 어떤지 알려주세요.
혹시 이 질문을 보시고 불쾌하셨다면 사과드립니다.
<질문자 채택 답변>
응답자 : Mohican 추천수 : 87
먼저 제 어머니는 한국인, 아버지는 일본인입니다. 소위 하프인데, 성도 이름도 일본식이기에 스스로 말하지 않으면 아무도 제가 하프라는 걸 모릅니다.
재일은 아니지만, 어렸을 적에 아버지는 어머니가 일본인이 아닌 것을 아무에게도 발설치 말라고 말씀하셨습니다. 부모 입장에서 자식이 재일이라는 이유로 어떤 차별이라도 받지 않을까 두려워했던 거겠죠. (참고로 저는 24세 남성입니다)
답변들을 보니 '그런 질문을 하는 것 부터가 차별'이라는 날선 의견들이 보이네요.
저는 재일도 아닌 하프지만, 그와 비스무리한 차별이 존재하고 있다는 것은 분명히 사실입니다. 실제 차별을 당하고 있는 입장에서 질문에 답변 드리겠습니다.
일단 저는 님의 질문이 차별적이라 느껴지지는 않았습니다. (물론 제가 그렇다는 거지 남들에게도 차별적으로 느껴지지 않을 거라는 말은 아닙니다. 개중에는 눈살을 찌푸리시는 분들도 있겠죠.)
저처럼 아무렇지도 않은 분도 있을 수 있으니, 질문자님이 이런 질문을 했다는 자체로 비난받아선 안 된다 생각합니다.
물론 이 질문에는 아무렇지도 않았지만, 사실 아주 슬프게 느꼈던 적은 몇 번 있습니다.
그것은 바로, 인종차별 문제가 일본의 넷에서 자주 이슈로 떠오르고, 그로 인해 감정을 상하게 하는 격렬한 말들이 오고 가는 지금의 현실 때문입니다.
질문자님이 '배신당한 기분'이라고 하신 말씀을 저는 잘 이해합니다. 만약 제가 하프라는 것을 제 십년지기에게 말하지 않았다면 그 친구는 "나를 신뢰하지 않는구나"하고 생각할 수 있겠죠. 배신까지는 아니더라도 충분히 섭섭할 것입니다.
님도 아마 해당 연예인들에게 그런 감정을 느끼셨을거라 생각됩니다.
- 질문자 코멘트 : 답변 감사합니다. 인사가 늦었네요. 별 생각없이 마음을 적었는데 인종차별주의자가 돼 버린 것 같아 울적한 기분이었습니다. 그런데 님의 답변에 큰 위안이 됩니다. 국적뿐 아니라 자기 사연을 본의 아니게 감출 수밖에 없었던 분들이 많음을 이번 기회에 깨달았습니다. 그리고 인간은 인간 자체로 판단되어야 한다는 것도요.
<기타 답변>
응답자 : kuwakochan 추천수 : 16
우선 당신의 사고방식 자체에 의문이 듭니다.
"어? 일본사람 아니었어? 배신당한 기분입니다"
-> 일본인이 아닌 것을 알면 왜 배신감이 듭니까?
"TV속 연예인들이 어디 출신인지 궁금합니다"
-> 당신은 연예인의 국적을 봐가며 좋아합니까? 왜요, 국적이 다르면 싫어하게요?
결국은 아무 쓰잘데기 없는 호기심 아닌가요?
조금 심하게 말한 것 같지만, 저는 그렇게 밖에 생각이 안 되네요.
일본인이 한국인 조선인을 차별하게 된 것은 나쁘게 말해 '정치적 선동' 때문입니다.
19세기 말 일본이 개항한 이래, 서구문명에 대한 열등감이 "이제 우리도 서양 대열에 합류했다"는 거드름으로 발전하면서 시작된 일입니다. 적어도 에도시대까지 우호관계를 이어온 상대국을 "나보다 열등하니 정복해도 되는 나라"로 여긴, 즉 정한론이 대두된 것이죠.
그러다 20세기가 되자, 다양한 형태로 한국의 국가 체제를 무력화한 끝에 1910년, 햇수로 36년, 1945년까지 한국을 식민지화했던 것입니다.
물론, 1년 반 정도 한국에 체류한 경험에 비춰볼 때 한국은 아직 여러 면에서 일본보다 뒤처져 있습니다.
일본인이 지닌 매너와 상식, 사고방식 등 여러 면에서 부족합니다. 해외 체류경험이 많은 한국인들도 이 점을 스스로 깨달아가고 있는 중입니다.
차별은 줄어들 수 있을지언정 사라지는 게 아닙니다.
말로는 차별하지 않는다 말하지만, 아니 땐 굴뚝에 연기나겠습니까? 차별하는 쪽의 인간성, 정치 역사적 배경, 교육적 의도, 여기에 차별받는 쪽의 부족한 측면이 합쳐지면 차별은 필연적으로 발생할 수밖에 없습니다.
미국이나 유럽과 같은 사회, 경제, 문화적 선진국을 차별하는 사람은 없습니다. 그러나 식민통치의 경험과 이로 인해 수반되는 뿌리깊은 차별의식이 아직 우리에게 남아 있습니다.
차별은 차별을 낳고 편견과 선입견으로 이어져 결국 더 큰 차별을 낳습니다. 악순환의 고리죠.
더불어, 그들 역사에 대한 우리 일본인들의 무지 또한 차별의 한 요인입니다.
많은 재일분들은 취학에서도, 취업에서도 차별받습니다. 이들이 자기 민족의 이름을 쓴다는 것은 이지메의 대상이 되는 것을 각오해야 합니다. 별 희한한 눈초리가 그들을 따라다닙니다. 때문에 많은 재일들이 자신의 출신을 숨기고 싶어하는 겁니다. 극단적으로 말해, 그렇게라도 하지 않으면 인간답게 살 길이 없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한국으로 돌아가버려!"하고 폭언하시는 분들도 계신데, 그들은 본국에서조차 차가운 시선을 받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과연 그들이 갈 곳은 어디입니까?)
그렇게 그들은 학력도 필요없고 회사에 취직하지 않고도 먹고 살 수 있는 길을 찾아 일본사회 곳곳에 뿌리내렸습니다. 그들이라고 좋아서 선택한 길이 아닙니다. 실력도 능력도 인정되지 않는 사회에서 오로지 자기 힘만으로 자구책을 찾는 것만이 그들에게 허락됐던 것입니다.
물론 어떤 사람들은 차별과 편견을 딛고 일본인 수준의 풍요로운 삶을 누리기도 하고, 모든 재일들이 음습한 차별 아래서 울고 있는 것은 아닙니다.
그러나 그들 상당수는 그 같은 길을 걸었고, 그 결과 오늘날과 같이 연예계, 스포츠, 음식점 경영, 파친코 운영 등에서 다양한 형태의 삶으로 나타나고 있는 것입니다.
그런 그들이지만, 역시 차별의 공포 때문에, 또는 일본인 팬과 시청자의 시선을 두려워해 일본식 이름을 쓰고 일본인 행세를 하며 살아가고 있습니다. 때로 그 같은 '가짜 삶'에 지쳐 어느날 갑자기 자신의 진짜 뿌리를 드러내기도 합니다.
그런 그들에게, 그 눈물겨운 뒷이야기도 모르면서, 위에서 처럼 아무 생각없이 "일본인 아니었어? 배신감 든다" 고 지껄이면, 어떻게 당신을 분별있는 사람이라 여기겠습니까?
질문 자체가 무례하고 불쾌하기 짝이 없군요.
"저는 인종주의자도 민족차별주의자도 아니고.."
거짓말! 당신은 민족차별주의잡니다.
당신의 사고방식을 근본적으로 고치시는 게 좋겠네요.
- 질문자 코멘트 : 답변 감사합니다. 많은 참고가 되었습니다. 천박한 호기심, 무례하기 짝이 없다고 비난하셨는데요, 아무런 악의도 없이 순수한 궁금증에서 올린 글이었습니다. 어린아이가 모르면 주변 어른들한테 물어보는 것처럼요. 때론 엉뚱한 질문으로 어른들을 당황하게 할지는 몰라도 그러면서 배우는 거니까요. 저처럼 사람들이 이 사이트를 통해 배우는 것이 있다면 그건 또 그것대로 좋은 일이라 생각됩니다.
응답자 : greennuts 추천수 : 10
나도 qa 님과 똑같은 감정이었던 적이 있습니다.
10여 년 전의 일이지만, 똑같은 의문을 품었죠.
저는 동북부 촌동네에서 자라 재일을 둘러싼 갈등은 겪어보지 못했습니다.
그러다 도쿄 근교에서 학창 생활을 시작했을 무렵에야 조선인학교의 존재를 처음 알게 됐습니다.
그 곳 학생들과 말다툼을 벌이기도 했고, 대학선배가 "연예인 누구누구는 조선인이다"는 이야기를 들려줄 때는 실로 문화충격이었습니다.
그러나 '연예인 누가 조선인이다'는 것 보다 나를 놀라게 한 것은 그 일을 말하는 선배의 표정이었습니다. 선배는 귀신같은 얼굴로 격렬한 분노를 쏟아냈습니다.
그 때 저는 처음 알았습니다. 조선인에 대한 우리 사회의 격렬한 분노를요.
조선인들이 스스로를 감추는 현실은 우리 (일본)민족이 만들어 낸 것이라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자신이 조선사람이라는 당연한 것을 말할 수 없는 사회. 그것이 지금의 일본입니다.
그 때의 경악 이래 저는 고민했습니다.
일본인은 왜 이럴까? 일본이라는 나라는 왜 이럴까?
그후 그런 쪽으로 관심이 생겨 한국에서 온 유학생(당시 35세 정도)과 친해졌고, 그에게 신세를 져 일주일 동안 한국 여행을 다녀온 적도 있습니다.
숙박은 대부분 그 유학생의 집에서였습니다..
당시 서울올림픽 전년도 였던 걸로 기억납니다만, 어쨌든 거리도 사람도 에너지가 넘쳤던 것이 인상 깊었습니다.
물론 반일시위와도 접했습니다. 일본인이라면 노골적으로 싫은 표정을 짓는 사람도 있었구요.
반대로 레코드가게에서는 일본의 가요가 흘러나왔고 서점에서는 일본 패션잡기의 한글버전이 팔리기도 했던 것도 기억납니다. 젊은 세대들은 일본에 대해 특별히 좋은감정, 싫은 감정이 없어 보였습니다.
아무튼 머무는 내내 여행지를 안내해 준 그 한국분의 배려는 지금도 잊혀지지가 않습니다.
이 마음을 놓고 일부러 "그는 일본인이 아니다"하고 떠올릴 이유는 없습니다.
사람과 사람의 마음이 통하는 데 국적은 그리 중요한 것이 아닙니다.
'일본인'이라는 개념은 국적과 태어난 곳으로 선을 그어서는 안됩니다. '일본이라는 나라, 그 속에서 살아갈 사람들의 밝은 미래를 함께 열어갈 공동체'로 개념지어야 합니다.
이 대전제 앞에서 '재일이냐 일본인이냐'의 구분은 무의미하다고 생각합니다.
첫댓글 그려그려.. 개념좀 있네요.. 근데 독도는 우리땅이다..대일본제국의 영광을 꿈꾸는 제국주의적인 마인드는 이제좀 포기하시길..
저 리플 단 사람들 중에 누가 그런 이야기 하던가요.
그런예긴 없는데 그냥 확실히 해둘껀 해두잔 의미였습니다. 일본이란 나라에 배신감도 느끼고 "그러면 그렇지" 란 감정이 많아서..ㅋㅋ
아니.. 저 리플을 단 사람들이 국적이 일본인인건 맞는데 왜 여기서 그런 이야기가 나와야 하는지요. 저 사람들 붙잡고 독도 지지 발언이라도 해달라고 해야하나요. 평소에 국적보고 사람사귀는거도 아닌데 왜 일본인이라는 이유로 그런 감정을 표현해야 하는지 모르겠네요. 재일이라고 강제로 정체성을 씌워놓고 차별하는 것과 차이가 뭡니까.
아주 멀쩡한 분들이군요. 근데 댓글 몇개 가지고 '만만치 않다'는건 좀 오바인듯. ㅋㅋㅋ
확실히 잘 깨닫고 있는 사람들도 있군요 ㅇㅇ.
그리고 2번 째 글에서 한국이 일본보다 뒤처져있다라..이건 뭐 몇 가지는 인정안할래야 안 할 수 없을 듯;
특히
'교통' 부분은 인정할 수 밖에 없네요;; 일본에 체류를 좀 했던 친구놈이 말하기를, 엠블런스(구급차)가 갑자기 대로변에
나타났는데, 차들이 모두 엠블런스가 지나갈 수 있도록 뻥~ 뚫어줬다더군요 서로 서로 비켜서; 우리나라 사람들도
물론 그런 기본적인 걸 다 알긴 알지만... "빨리! 빨리!" 문화가 너무 팍팍하게 퍼진지라; "엠블런스? 알 게 뭐야! 나도
바뻐!" 하듯이 비켜주지 않는 사람들도 많죠...ㅡ.ㅡ;(물론 일본인들중에도 그런 사람 있겠지만요 ㅇㅇ)
심지어 광주쪽은 무슨 후진국 교통상황을 보는듯이 난잡..제가 끼니거리를 떼우러 가는 마트로 가는 길에 신호등이
좀 배치돼 있는데, 꼭 사람들이 파란 불 이여서 건너려 할 때 다짜고짜 차를 밀어넣는 인간들이 한 둘이 아님 ㅡㅡ
한 번은 부딪힐 뻔 해서 운전자를 째려보고 "뭐하는 겁니까" 하고 물으니 뭐 어쩌라는 듯이 씹더군요
그리고 손을 휙 휙 저으면서 창문열고 하는 말
"거 갈 꺼면 빨리가슈 안 다쳤으면 됐지 뭘 ㅡㅡ"
.......진짜 신호등이나 바꾸지말고 교통이나 제대로 개편했음함
일본은 애초부터 자동차를 잘 안타는 문화. 정확히하면 인프라가 철도중심이고 도로를 상당히 제한함. 물론 시민의식의 차이도 있지만, 교통의 기초환경부터 다름.
아.. 그러고보니 확실히 전철의 비중이 높긴 높아보였죠 여러 면에서.(우리나라는 기본적인 대중교통이라하면 Olny Bus고 ㅇㅇ) 반면 우리나라는 어느 집이나 차 1대씩 있고한데, 짧은 거리도 차 타고 다닐 정도니 원;;
한국인 인물이 더좋으니깐 ㅋㅋ
역시... 정치계 우익들이 문제였구낭.
게시판 분위기마다 초개념적인 반응이나, 병신같은 반응이나 다 나올 수 있음. 그런 면에서 겨우 저정도 리플가지고 일본이 무섭니 뭐니 하기는 힘듬. 그런 식이면 한국도 저이상의 개념을 보이는 게시판이 넘쳐남.
외국인노동자에 대한 현재의 인식을 생각하면... 우리나 쟤네나 도찐개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