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부고속도 지하화 사업’ 3월 서울 방향 개통…연말 부산 방향도 뚫려
상부 공간에 2026년까지 축구장 12개면 크기 랜드마크 공원 조성 계획
동탄 1·2신도시 잇는 도로 6곳 추가…광역환승센터 등 핵심 요충지로
경부고속도로 직선화 사업 서울 방향 일부 구간(동탄터널)이 지난달 24일 개통됐다. 부산 방향은 오는 12월 개통 예정이다.
2026년 경기 화성 동탄2신도시를 통과하는 경부고속도로의 상부공간에 동탄신도시 랜드마크 공원이 조성된다.
경부고속도로를 지하화하면서 남은 경부 동탄터널 1.2㎞ 상부에는 그동안 고속도로로 단절되었던 동탄1·2신도시를 하나로 연결하는 ‘상징 공원’과 광역교통의 핵심적인 기능을 할 ‘교통광장’이 들어선다. 공원은 연장 1.2㎞, 너비 92~105㎡ 규모의 장방형으로 만들어진다. 인공적으로 조성되는 지상공간은 축구장 12개면 크기(9만3995㎡)에 달한다. 서울 마포구 경의선숲길(8만여㎡)보다도 넓다. 광역환승센터가 위치하는 동탄역 광장이 상부 구간의 중심에 자리 잡고, 남북으로 각각 2개씩 5개 구역에 공원이 조성될 예정이다.
지하화 공사가 마무리되면 지상에는 공원이, 하부에는 경부고속도로 동탄터널이, 동탄터널 아래에는 동탄 광역환승센터와 SRT·수도권광역급행열차(GTX) 철로가 자리 잡는다. 주민들은 지상공간을 자유롭게 누리면서 지하는 도로와 철로 등이 중첩된 구조로 기능하게 되는 것이다. 앞서 동탄터널 서울 방향이 지난 3월24일부터 개통되면서 지상의 동탄공원 조성계획은 한층 더 탄력을 받고 있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 관계자는 “현재 공원에 대한 기본설계가 마무리 단계를 밟고 있으며, 4월부터는 세부설계에 들어가 내년에는 본격적으로 착공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도심을 가르며 지나가는 고속도로를 지하로 내리고, 남은 지상공간을 공원과 택지로 활용한 것은 이번 경부고속도로 지하화가 국내에서는 최초 사례다.
■ 동탄1·2신도시 하나로 연결
앞서 LH는 2001년 12월~2010년 12월 약 9년에 걸쳐 경부고속도로 서편에 동탄1신도시를 조성했다. 또 동편에 자족기능을 강화한 동탄2신도시를 만들었으나 두 신도시는 고속도로 하나를 사이에 두고 서로 분리된 생활권이 됐다. 동탄2신도시는 인근에 삼성전자 수원사업장, 기흥사업장, 화성사업장, LG전자 평택 디지털파크 등 여러 기업이 입주해 있어 직주근접의 자족도시로 성장했다. 동탄1신도시에는 다양한 생활문화 인프라가 풍부하게 조성됐다. 하지만 두 신도시는 고속도로로 단절되면서 양쪽의 장점을 함께 누리지 못했다. 동탄1신도시와 동탄2신도시 주민이 서로 이동할 수 있도록 경부고속도로 북측과 남측 각각 2개씩 총 4곳에 횡단 가능한 지하차도가 있지만 분리된 생활공간을 하나로 통합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그러나 경부고속도로 지하화 작업이 완료되면 동탄터널 상부에 5개 구역의 공원이 들어선다. 동탄1·2신도시 동~서를 지상에서 잇는 도로 6곳도 추가 개통돼 사실상 하나의 생활권으로 탈바꿈하게 된다.LH 관계자는 “과거 경부고속도로가 도시 생활권 단절의 경계였다면, 지하화로 만들어지는 상부 공원은 두 신도시를 통합하는 상징적 랜드마크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공원의 지하 부분은 SRT·GTX 동탄 광역환승센터 설치와 인근 상업·업무시설과 연계되는 방식으로 조성된다.
경부 동탄터널 상부 공원의 콘셉트는 ‘한국적인 미를 품은 동탄’이다. 가장 한국적인 정체성을 출발점으로 해 동탄신도시의 중심에 위치한 열린 공간으로서의 문화적·기능적 의미를 설계에 담았다. 공원은 산수화의 붓놀림과 힘을 모티브로 설계하고, 공간은 전통적인 건축공간 배치를 차용한다. 공원은 남쪽에서 북쪽으로 블록별로 ‘맞이와 전이’ ‘소통과 활동’ ‘자연’ 등 특정 테마를 정해 조성된다. ‘맞이와 전이’ 공간은 옛 동탄의 모습을 모티브로 삼았다. 연중 공연과 축제를 즐길 수 있는 대규모 365그라운드(야외 잔디공연장) 등이 들어선다. ‘소통과 활동’ 공간에는 한국의 넓은 마당을 모티브로 동탄역 광장을 만드는 한편 전통누각을 현대식으로 재해석한 동탄루와 도시를 비추는 거울연못이 조성될 예정이다.
경부고속도로 지상구간에 조성될 테마공원 ‘365 그라운드’ 조감도. LH제공
■ 지상공원, 가장 한국적인 ‘테마공원’
도로로 나누어진 5개의 공원구역은 보행다리로 연결해 차량 이동의 방해를 받지 않고 주민들이 공원을 즐길 수 있도록 조성된다. 약 1.5㎞의 자유로운 곡선 형태의 보행다리는 공원을 남북으로 가로질러 보행로가 끊기지 않고 연속되도록 해 주변 경관을 감상할 수 있게 구성했다. 동시에 다양한 문화활동이 가능하도록 조성할 계획이다.
LH는 “조망, 휴게, 운동 등 기본적인 공원 기능에 더해 색다른 입체적 경험과 커뮤니티 증진을 위한 워터스크린과 네트놀이터, 디지털 갤러리 등 테마형 복합시설을 보행다리와 연계해 조성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경부고속도로 지상공원은 경부고속도로, SRT, GTX 등 지하 교통시설 상부에 위치하는 만큼 대부분의 공간이 흙을 쌓아 만든 인공공원이다. 지하구조물로 인한 얕은 토심과 흙의 무게를 견뎌야 하는 구조적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공원 조성 과정에는 신기술이 적용된다. LH는 이를 위해 4월 중 시공책임형 CM 방식으로 공사를 발주할 예정이다. 시공책임형 CM이란 우수한 기술력과 공법을 적용할 수 있는 시공업체를 설계 단계부터 선정해 실시설계를 하고, 완료 후 시공계약을 체결하는 발주 방식이다. 선정된 시공사는 실시설계부터 LH와 함께 작업을 진행하며, 최종 공원 설계안은 내년 초 확정된다. 내년 1분기 내에 착공해 2026년 준공 예정이다.
신경철 LH 국토도시개발본부장은 “경부고속도로를 지하화하고 그 위에 건설되는 상부 공원은 그 동안 고속도로로 분리됐던 동탄1·2신도시를 하나로 잇는 가교가 될 것”이라며 “동탄을 상징하는 랜드마크이자, 시민들이 바쁜 마음을 잠시 쉬어갈 수 있는 휴식공간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류인하 기자 acha@kyunghyang.com
경부 동탄터널 지하화로…갈라진 생활권이 하나로 ‘동고동락 동탄’ (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