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무언가에 놀란듯이 황급히 깨어나선 커다란 두 눈을 움직여 보았다. 또, 재빨리 두손을 움직여 보곤 안심했다. 아무것도 변한것이 없었다. 두눈과 두팔.. 모두 무사했다. 나는 방울방울 땀이 맺혀있던 내 이마에 손을 올려놓고선 작은 한숨을 쉬었다.
또 악몽이군...
오늘 아침은 일찍 일어난것 같았다. 그런데 이상하다. 아침이면 항상 쏟아지던 환한 햇살이 눈에 뜨이질 않는다. 오히려 사방이 암흑에 뒤덮혀 있었다. 오늘은 흐린 날인가? 나는 검은색 체크무늬의 밋밋한 슬리퍼를 비틀거리며 신은 뒤 두눈을 한껏 찌푸리며 어둠속에 가려져 있는 시계를 빤히 들여다 보았다.
젠장.. 왜 이시간에 일어난거지..
새벽 2시 15분..
잘 보이진 않았지만 저 시간인것은 확실하다.
무엇보다도 아침을 알리는 빛이 없기 때문이엇다. 그렇다고 흐린날이라고 하기엔 내 생각이 한심했다는 것을 보여줄 정도로 깜깜하고.
새벽이다.
새벽엔 귀신이 많은 활동을 한다는데.
퍼뜩 그 말이 떠오른다. 왜일까. 안돼 다른것을 생각하자. 나는 이 단어에 약하다. 귀신이야기는 지겨울 정도로 많이 들었지만 단 한번도 나는 그냥 지나치지 않았다. 오히려 그것을 즐겼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이야기가 끝난 후에는 홀로 무서움에 떤다.
지금도 그렇다.
나는 방금 한 생각을 잊으려고 그렇게 크게 벌리지 않아도 될 입을 더 크게 벌렸다. 그리고는 다시 잠을 청하려 고개를 돌렸다. 내 방으로 향하려고 한 순간, '덜컥' 거리는 소리가 내 귀를 후벼팠다.
일순, 깜짝놀란 나는 소리가 난 곳으로 고개를 돌리기가 두려웠다. 그래서 창피했지만 뒷걸음질을 하며 불을 켜는 스위치를 눌렀다. 뭐 어때.. 아무도 없는걸. 항상 내가 다니고 생활하던 집이라 어디에 스위치가 있고 어디에 물건이 위치하는지는 누가 퀴즈를 낸다해도 100점 만점으로 다 알아맞추었을 것이다. 때문에 나는 뒷걸음질을 하며 스위치를 눌러도 넘어지지 않았다. 오히려 내가 그 스위치 쪽에 가까웠기 때문에 쉽게 누를수가 잇엇다. 나는 불을 키자 그 동안에 무서웠던 것이 저 멀리 사라지는 느낌을 받았다. 그래서 그 소리가 난 곳으로 용감하게 시선을 향하였다.
아무것도 없었다.
아무것도 없었기엔 소리가 났다. 크지도 작지도 않은 소리 였지만 정적만이 있는 이 집에서 또, 한밤중이라 아무 소리도 나지 않아야 할 이 집에서 무언가가 일어났기 때문에 나는 집 주인으로써 살펴봐야 한다는 의무감에 사로잡혀 있었다.
한발, 두발.
소리가 난 곳으로 발걸음을 청하였다.
그 곳은 베란다였다. 문을 여니 오른쪽에는 내가 평소에 즐겨입던 옷들이 걸려있었고 그 아래에는 아무것도 없었다. 당연히 왼쪽엔 벽밖에 보이지 않았고. 나는 앞을 향해 커다란 문을 열었다. 그러자 '휙'하고 바람이 나를 때리며 집안으로 들어왔다.
역시,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 왜 베란다에서 소리가 났을까. 내 집은 고층일뿐더러 누가 있을리가 없다. 평소에 악몽에 시달리며 부정적인 생각을 많이 갖고 있던 나는 주위에서 곳곳히 터지는 강도와 살인에 도망치며 숨을곳을 모색했다.
나는 아무 죄도 없다. 죄를 짓지도 않았고. 지을 생각도 없다. 그러나 만약 내가 누군가에 의해 아무런 이유도 없이 죽었고, 또 인적없는 산속에 묻힌다면 억울한 죽음을 맞이하게 될것이다. 경찰은 나를 찾지도 못할것이고 나는 그렇게 그 산속에서 외로이 썩어가겠지.. 웃기지도 않는 이유지만 충분히 일어날수 있는일이다. 때문에 나는 보안이 한층 더 잘되있는 이 아파트를 선택한 것이었다
아무 이상이 없다는 것을 판단하고 서둘러 문을 닫았다. 그리고 잠을 청하려 다시 불을 껏다.
틱..
정적이 감돌고나니 갑자기 여기저기서 이상한 소리가 들려왓다. 그것은 새소리 같기도 하고 어떻게 보면 인간의 비명소리같기도 했다.
또 다시 두려워진 나는 황급히 다시 스위치를 눌럿다. 둥그란 테두리안에서 빛이 흘러나와 어두워진 거실을 환히 밝혀주었다.
'그 소리는 뭐엿지...'
소리의 진원지를 밝히기 위해 나는 몸을 새우처럼 구부리며 온 신경을 청력쪽으로 집중했다.
그러나 아무런소리도 나지 않을뿐더러 이런 행동을 하고 있는 내 자신이 갑자기 한심하게 느껴졌다.
하지만 어쩔수 없다. 앞에서도 말햇듯이 나는 항상 두려움을 느낀다. 지금도 아마 그것 때문에 많이 약해져 잇을거라고 생각한다.
나는 내가 악몽을 꾸는 이유를 알지 못한다. 또 알아야 할 이유도 없다. 그리고. 악몽은 나만 꾸는 것이 아니다. 안다. 하지만 나는 내가 꾸는 악몽이 어떤 내용인지 알고 싶다. 그러나 아무것도 생각에 없다. 매일 꾸는 것은 확실한데 말이다. 더욱 확실한 것은, 악몽을 꾼 다음 날 이상하게도 일찍 일어난다. 그리고 머리는 뭔가에 얻어맞은 듯 무겁다.
이렇듯 수시로 악몽을 꾸는 이유는 무언가가 있을것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그것이 뭔지는 모른다.
오늘은 너무 일찍 일어낫다. 아니, 일어난 것도 아닌 깻다는 표현이 정확한 거겟지. 하지만 새벽2시가 뭔가...제길..
한숨을 쉬며 죄없는 시계를 노려보았다. 그리고선 땀으로 범벅이 되어 있는 자신을 발견해 화장실로 걸음을 옮기었다.
깨끗하게 정리되어 있는 세면도구와 제자리에 걸쳐잇는 샤워기를 볼때 평소에도 정리를 잘하는 나의 성격을 옅볼 수 잇을것이다.
휴..
한숨을 쉬며 나는 한차례옷을 벗었다.
제길..무슨 꿈인지 기억이 나질 않는다. 항상 그것은 두렵고도 잔인한 무서운 꿈인데 정작 중요한 것은 잘 생각이 나질 않는 다는 점이다. 뭐 악몽인데 그렇게 생각할 것은 없지 않은가.. 라지만 무서운것을 즐기면서도 그것을 항상 생각한다는 것에 모순점이 있는 나는 그것을 끄집어 내어 보고싶다는 마음이 있다. 그래서 성격이 이다지 삐뚤어진 것인가..
그때. '또옥' 하고 나는 마찰음. 나는 내 온 신경이 그 소리에 집중을 하게 되었다는 것을 알았다. 실제로 그 소리에 겁에 질린 나는 동작을 일순 멈추고 주위를 둘러보게 되었다. 멈춰져 있는 벽들이 순식간에 나를 향해 돌진할 것 같다. 그럼 나는 쥐포처럼 납작해진 채로 죽을것이다. 또, 신장이란 신장은 다 터져 나와 함께 죽음을 맞이할 것이다. 참, 무슨 생각을 하는 것인가. 이 이상한 소리가 어디서 나오는건지..
그 순간 또 '또옥'
'흠칫'하고 놀란 나는 수도꼭지에서 자그맣게 떨어지는 물의 결정체를 볼 수 있었다. 안심하고 서둘러 수도꼭지를 끝까지 잠구었다. 곧, 옷을 벗고 샤워를 시작했다. '쏴아' 하고 물줄기가 나를 향해 돌진하는 것을 보며.
'드르륵 드르륵 끼이이익'
뭐지?
밖에서 이상한 소리가 나기 시작했다. 이상하다. 나 말곤 아무도 없는데. 이상하다. 이상하다.
저 소리는 마치 문을 여는 소리 같기도 하고 무엇인가가 바닥을 끄는 소리같기도 했다. 괴상망측한 것의 소음이었다.
다급해진 나는 서둘러 샤워를 마치고 문을 삐걱하고 열었다. 순간, 나는 기절하고 말았다.
.....
'째각째각'
시간은 돌아간다. 언제나 한차례오차도 없이. 다급한 순간에 시간이 멈춰있길 늘 바라지만 시간은 돌아간다. 그런 내 마음을 비웃으며. 그런 내 생각을 비웃으며.
........
나는 화장실 바닦에 누워있다. 내가 왜 누워있는지는 나도 잘 모르겟다. 기절한것일까. 분명한것은 이런 나를 보고 오싹한 웃음을 짓는 한 존재가 내 앞에 서 잇는것 뿐이다. 이상하다. 이 집은 보안이 잘 되어있는 집인데. 한층 더 이상한 것은 그 존재가 나를 일으켜줄 생각도 않고 그 자리에 서서 나만을 계속 노려본다는 것이다. 그 존재는 귀신인지 사람인지 잘 분간이 가질 않는다. 분명한 것은 검은 머리카락을 풀어헤치고 눈동자가 없는 시퍼런 얼굴로 나를 향해 원망의 눈초리를 지으며 계속 노려본다는 것이다. 눈동자가 없는대도 나를 노려보는것은 확연히 느낄 수가 잇다. 지금 이 순간, 온몸이 땅으로 꺼져가는 느낌이다.
아무것도 모르는 천진난만한 미소를 지으며 나를 바라 보고 있는 한 여자. 내가 가장 사랑하는 여자다. 또 가장, 죽이고 싶은 존재이다.
나는 아무것도 아니다. 아무것도 아닌데 어느 순간에서부터 이 여자는 늘 나를 따라다닌다. 또, 나를 따라한다. 내가 좋아하는 모양의 티셔츠를 사면 다음날 그녀도 똑같은 옷을 사입고 나를 만나러 온다. 내가 좋아하는 모양의 컵을 사면 그녀는 또 그것을 사서 나에게 자랑한다.
내가 죽이고 싶을 정도로 그녀는 나를 따라한다. 처음엔 그것이 좋았다. 한 여자라는 존재가 나를 좋아해주고 또 나를 이렇게도 따라한다는것이 무척이나 귀여웠고 소중히 여겨주고 싶은 마음이 들 정도였다. 하지만, 그것도 잠깐. 그 일이 반복되고 그녀가 날 따라하는 것에 대해 실증이 나기 시작했다. 또, 무척이나 싫어졋다. 증오할 정도로. 이상한 정신병인것 같지만 그녀도 나랑 비슷하다고 생각한다. 나를 그렇게나 따라했으니까.
어르고 달래고 설득해도 그녀는 막무가내로 나를 따라오며 내 행동 내 모든것들을 따라했다,
나는 참을 수 없었다.
어느 날, 인적없는 산으로 그녀를 불러내어 죽여버렸다. 그녀는 인적이 없다는 말에 처음에는 경계햇지만 내가 몇차례 부탁하자 마침내 승낙하곤 나를 따라왔다. 그 날은 스산했다. 구석구석 꼿꼿히 서 잇는 나무들이 나에게 공포감을 심어주엇고 그로 인해 나를 향해 얌전히 뒤따라오던 그녀를 정신없이 칼로 찔러댔다. 내가 무슨짓을 했을지도 모를 정도로 나는 이상한 희열로 들떠있었다. 아무도 모를 것만 같았고 완전범죄를 저지른것 같았다. 나는 그녀를 땅속 깊은 곳으로 묻고 집으로 돌아왔다. 그리곤 정신없이 잠에 빠져들었다.
그때부터다. 내가 악몽을 꾸기 시작한것이.
경찰은 나를 찾을 생각도 안한다. 인적없는 산속에 묻혀있는 그녀의 존재도 모른다. 아니, 그녀가 누구였지?
내가 지금까지 그녀라고 햇는데 그녀가 누군가? 나는 그녀를 모른다. 왜 내가 그녀에 대해 지금까지 설명을 늘여놓고 잇엇는지 모르겟다. 그녀를 아는것처럼. 마치, 그녀를 내가 죽인것처럼.
어느 날, 경찰이라는 사람들이 무례하게 내 집으로 쳐들어와선 멀뚱히 서 잇는 나를 보곤 수갑을 채웠다. 그리고선 끌고 갔다. 어디로 가는지는 모르겠지만 무작정 끌려 갔다. 나는 아무짓도 하지 않았는데 말이다. 감방으로 끌고 들어갈 줄 알았다. 그런데 아니었다. 처음에는 나에게 이것저것을 물어보고 화내더니 나중에는 나를 병원으로 끌고 들어가게 했다. 나는 아무것도 모른채 바보같이 그 명령을 곧이 들었고, 그런 나에게 보답이라도 하듯 그들은 내가 생활하기 편한 곳, 보안이 한층 더 잘되는 집으로 나를 데려왔다. 그리고는 일주일에 한번씩은 나를 방문해 이것저것을 물어보곤 한다.
나는 그 사람들에게 고마움을 느끼며 친절하게 말해주곤 한다. 이렇게 편한 집에서 살게 해주는 것이 고맙다. 내가 지금 꾸고 있는 이 악몽만빼면 말이다. 그리고 저 사람들의 무언가 나를 의심하고, 불쌍하다고 여기는 눈초리만 아니면 말이다.
나는 때때로 집안에 기절해 누워있는 나를 발견한다. 오늘도 그랬다.
오후가 다 될무렵, 깨어난 나는 죽을 것만 같은 머리의 통증을 느꼇다. 이상했다. 평소에 악몽을 꾸면 일찍 일어났는데 오늘은 아닌 것 같았다.
'쾅쾅쾅쾅'
시끄럽게 문소리가 들린다. 나는 현관으로 나가서 문을 열어주었다. 형사들이었다. 이놈의 형사들은 괴롭게 머리를 감싸고 있는 나를 무시하고 집안으로 들어왔다. 나는 애써 환영하는 척하며 마실것을 준비했다. 형사들은 말한다. 나에게 침착하고도 차분한 어조로. 그런데 나는 무슨 말을 하는건지 모르겠다. 형사놈들이 한말이 무엇인고 하면,
나는 기억상실에 걸려잇고 그녀를 죽인게 나라고, 이집은 내 생활패턴을 감시하기 위한 잠깐만의 공간이라고 말이다. 또, 이제 기한이 다 되었다고까지 말이다. 나는 약간의 정신병을 가지고 있어서. 이곳에 두엇다고
기한? 이 집에 사는것을 말하는건가? 두었다고? 누굴 물건으로 아나? 또, 그녀가 누군데 저러는걸까..?
이상한 놈들이다. 내 허락도 없이 당연하다는 듯 앉아있는 것도 무례한데, 헛소리까지 늘어놓고 있다. 형사들은 내가 타준 차를 마시며 소파에 앉아있다. 나랑 마주하고 있다. 그런데 형사들은 모른다. 왜 모르는걸까.
내 옆에 나랑 같이 앉아 있으며 나를 보고 오싹한 웃음을 짓는 한 존재를.
이 존재가 귀신인지 사람인지 잘 분간이 가질 않는다. 분명한 것은 검은 머리카락을 풀어헤치고선 눈동자가 없는 시퍼런 얼굴로 나를 향해 원망의 눈초리를 지으며 계속 노려본다는 것을. 나를 계속 따라다닌다는 것을.
그들이 다녀간 후, 한참을 생각에 잠겼던 나는 지금에서야 모든것을 알았다.
내가 항상 느끼던 그것은 그녀엿던것을. 그녀는 내가 죽기만을 기다리고 있는 것을 말이다. 실제로 나는 지금 목을 매달고 있는데 그녀는 나를 도와줄 생각도 않고 더욱 비웃음을 짓기 때문이다. 통쾌하고 통쾌한듯이.
내 목은 천장에 매달려 숨을 쉬기를 거부한다. 그리고 그것을 확인한 그녀는 어디론가 사라져 간다.
조심해라.
그녀는 당신도 공범이라는 것을 안다. 내가 살인을 할 당시, 당신은 보고만 잇엇고 아무것도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황당하다고 생각되겠지만 실제로 당신은 위에서 내가 그녀를 난도질할때 보고만 있지 않았는가.
첫댓글 반가워요^^앞으로 좋은 활동 기대할께요
우왓!!! 마지막 구절..... 정말 소름돋았어요.....ㅠㅠㅠ 잘봤구요, 건필하세요~
오~ 마지막에 좀 섬뜩한데요? 우어~ ㅜ.ㅜ
오우'-'소재는 흔하지만 섬뜩했습니다`~` 앞으로도 글 많이 올려주세요> <
오홍 잼있어어요+ㅁ+ 다른 작품들도 기대되네요^^~*
우워어- 잘봤습니다^^;
^^ 모두 감사드려요~~~ 정말정말 배리 땡큐입니다 ^^*
아니야 난 그날 동생이랑 술먹고 있었어 ^-^;;
아..아냐...난 그때 뼈빠지게 열라 공부하고 있었다고오;ㅁ;
꺄ㅏㅏㅏㅏㅏ아아악!!;;
오 마지막 구절이 압권!!
흐헉~ 내가 제일 싫어하는 류의 글...싫어한다는 건 곧 젤 무서워한다는뜻 T.T 불이나 켜놓고 읽을걸...
그냥 본것 밖에 없는뎅;;;왜 옆에 앉아 있는거야...=_=훠이~~저리가~~~(재밌게 읽었습니당^^*)★
흑.. 나,난 못봤어~ 그날 독서실에 있었다구~!!! ㅠ0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