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1) 젊은 날의 초상 (Portrait).
1970년 5월 부산 해운대, 동백나무 울타리를 배경으로 한 내 사진작품.
컬러 사진이 몹시 귀하던 그 시절 24장짜리 휠름 1통을 넣으면 48장이 나오던
Half Size Camera, Canon Demi 로 찍은 사진입니다.
배경을 Out Focus 시키는 사진을 좋아하는데 Camera 가 작난감 수준이라 그렇게
할 수 없었습니다.
오래된 이 사진을 몇 해 전에 컴퓨터 프로그램으로 수채화나 유화처럼 보이게 재 처리
한 것입니다.
중부고속도로 서울방향 이천휴게소에 이렇게 처리해주는 곳이 있습니다.
친구가 사진기자 출신인데, 나와 둘이 죽이 맞아 암실을 만들고, 사진현상을 하며 확대기를
설치하여 한참 사진에 빠져있을 때 였습니다.
어느 날 이 사진쟁이 친구가 나를 끌고 서울 시청 앞 카메라 상회에 가서는 사장에게
신호를 하니 작은 주머니에 든 큰 렌즈 하나를 내손에 쥐어 주었습니다.
(사진 2) 유명한 프랑스 제 앙게뉴(Angenieux) Zoom Lens, 28mm ~ 70mm 까지 되는
그 당시 명품으로 쓰기 좋은 것이라고 합니다.
"밀수품"(!)으로 포장은 모두 없애고, 숨겨놓았다가 달랑 이것만 준다.
얼덜결에 받기는 했는데, 도대체 이게 얼마짜리냐고 값을 물으니, 아무렇지도 않게
백만원(!) 이란다, 70년대 중반, 그때 일백만원 이라니!
신용카드도 없던 시절에.
사장과 친구 두 사람은 별거 아니라는 듯, 그냥 가지고 가란다, 돈이 준비되면 아무 때나
달라며.
이 렌즈는 전문가용으로 사진기자들이 많이 쓰는 것 이라고 하며 사진을 전지(Ao)크기로
확대해도 전혀 화질이 변하지 않는 우수한 성능을 가지고 있는 수제품이라고 합니다.
이렇게 생긴 이 렌즈로 예쁜 여자들 사진을 많이 찍어주어 내 인기가 참 좋았습니다.
네? 뭐러 구요?
재미 좀 봤겠다 구요? 에이~ 뭐 그런걸 다 물어 봅니까! ㅋ ㅋ ㅋ
(사진 3) 순 기계식 Nikon FM2 카메라 본체에 앙게뉴 줌렌즈가 장착된 모양.
이 사진 쟁이 친구는 나를 사진 쟁이 로 끌어 드리려고 무던히 애를 썼지만 용케도
넘어가지 않고 잘 버텼습니다.
이 줌렌즈 사건 이후로는,양반(?) 이 양다리를 걸칠 수 는 없었습니다.
신형 라이카(Leica) 카메라를 사라거나 그 유명한 핫셀부라드(Hasselblad) 카메라
기념 한정판 "금딱지" 가 나왔으니 사자 등 등.... hi hi hi
이 친구는 뉴질랜드(New Zealand) 의 크라이스트처치(Crestchurch) 에 있는 돌산
정상에 자비로 헬기를 동원하여 대형 십자가를 설치하기도 한 못 말리는 친구 랍니다.
나를 그냥 놔두면 지옥행(!)이 학실하니(?!) 그대로 두고 볼 수 없어서, 보증된 천당
입장권 암표를 사놓기도 했답니다! ㅋ ㅋ ㅋ
(사진 4) 사진 쟁이 가 될 번했던 흔적들.
왼쪽 아래 바닥에 깔린 것은 캥가루 가죽으로 카메라 와 렌즈를 딱는 용도이며 그 위에
있는 긴 줄은 주사기 같은 리모트 셔터, 그 옆은 솔 과 에어 청소도구.
그건 그렇고...
90년대 초에 천안에서 링컨 헤리우스(Lincoln Helios) 라는 회사로 부터 자동 그리스 급유기
제조용 전용기를 들여와 공장에 설치를 헸는데, 함께 온 기사가 카메라가 필요 하다고 한다.
한때 시내 버스 뒷 유리창에 빨간 띠에 Lincoln 이라는 보라색 글씨가 있는 스티커가 븥어
있었는데, 바로 그 회사 입니다.
창업한지 100년이 넘었고, 윤활유 Dispenser 로 세계적으로 유명한데, 지금은 스웨덴
베어링 회사 SKF 의 계열사가 되었습니다.
다음날 앙게뉴 줌 렌즈를 낀 카메라를 같다 주었는데, 이 독일 기사가 카메라를 들고 얼굴이
뻘개져서 내 방으로 뛰어 왔습니다.
사다리 위에서 기계 사진을 찍다가 카메라를 공장 시멘트 바닥에 떨어 뜨렸답니다?!
우째 이런 일이!
"마누라는 빌려줘도 카메라는 빌려주면 안 된다" 더니....
잔뜩 겁먹은 얼굴로 독일 본사로 돌아가면 변상하겠다고 한다. 무거운 카메라를 목에 걸고
있어야 안전한데 실수를 한 모양이다.
염려 말라고, 안 그래도 된다고 안심시켜 내 보내고, 자세히 보니 다행히 렌즈의 앞부분에 낀
UV Lens 가 박살이 나고, Zoom Lens 의 축이 충격에 중심이 벗어 났는지 약간 부드럽지 못한
듣 했습니다.
그만 하기를 다행으로 여길 수 밖에, 본체는 멀쩡하고.
그후에 사진을 찍어보니 실용상 별다른 지장은 없었습니다.
(사진 5) LIFE 사진집, 3권의 무게가 8Kg. 이나 되어 몹시 무겁습니다.
LIFE at War 와 The Best of LIFE 는 1977년에, LIFE in Space 는 1984년에
발행된 겁니다.
1936년 미국에서 창간하여 2007년에 폐간한, 역사상 가장 유명하고 성공적인 사진
잡지 입니다.
The Last Print 라는 이름으로 LIFE Archive 중에서 고른 걸작 사진들을 서울 세종문화회관
에서 지금 전시 중입니다. 8월 21일 까지.
전설적인 유명한 사진작가들의 활동무대이기도 했습니다.
(사진 6) Pin-Up-Girl 로 유명한 M M 을 아시나요?
이 뇌쇄적인 미소는 1952년 처음 LIFE 표지에 등장했습니다.
한국전쟁 중에는 미군을 위문하기 위하여 한국에도 온 적이 있지요.
노래도 썩 잘 했었는데.... 필립 할스만 작품입니다.
그건 그렇고...
이상 의 골방에 비친 "손수건 만한 했볕" 도 작은 창을 통해서이고, 말년에 요양원
작은 창 넘어로 본, 떠오르는 태양을 그린 빈센트 반 고흐(Vincent Van Gogh) 의
명작도 그리고 지금 매일 밤 서울 코엑스 건물 외벽에 빛으로 비춰지고있는
데이비드 호크니 (David Hockney) 의 작품
"태양 혹은 죽음을 오랫동안 바라볼 수 없음을 기억하라" (Remember you cannot
look at the sun or death for long) 도 작가의 집 부억 작은 창을 통해서 바라본
밖의 풍경이 랍니다.
그런데 요즘 무슨 무슨 "뷰" 라는 해괴한 표현이 유행을 하던데, "뷰" 라니,
거실 한쪽 벽이 모두 다 유리로 된 "뷰" 좋은, 아니지 전망 좋은 방에서는 명작은
결코 나오지 않을 겁니다.
"프레임" 쒸우기에 몹시 능하다는 이 정부의 나리들은 왜 "명작" 을 만들지 못할까?
"뷰" 가 너무 좋아서? 아니면 정책의 창틀, 프레임이 너무 커서 그런 모양 입니다.
(사진 7) 추억의 환등기 와 Positive 사진들.
근래에 없어졌던 Kodak 환등기를 다시 구해서 1960년대 내가 찍은 스라이드 사진을
벽에 비춰보며 샛파랗던 옛날을 회상 합니다.
그때는 환등기용 코닥크롬 휠름을 사면 현상료가 포함되어 있어서 일본이나 하와이로
보내면 현상 후 환등기 용으로 셋팅하여 보내주곤 했습니다.
국내에서는 현상이 않 되기 때문인데, 한참 후에 서울에 두산현상소가 생겼습니다.
(사진 8) 환등기로 벽에 비춰진 "미래의 xyl" 과 나, 1966년 서울 남산 분수대 옆에서.
-The End-
첫댓글 ham 을 하시분들 중에 사진을 취미로 하시는분들이 의외로 많이 보입니다.
그이유는 생각해 보지 않아 잘모르겠습니다.
nikom 의 FM2 는 전자식 노출계를 제외하고는 기계식 필름 카메라로 아직도 좋은평을 받고 있어
얼마전에 보니 DIGITAL 카메라에 FM2라는 명칭을 붙인것도 보았습니다.
저도 60년대부터 학교신문 사진기자로 입문하여 학창생활 끝날때까지 전시회 9번 가졌습니다.
사진은 최근까지 갖고 있었던 흑백,컬러 확대기와 현상탱크 입니다.
공짜로 가져가라고 광고를 해도 아무도 응하지 않았습니다. 1년이 지나 어느 의사가 달라고 하더군요.
전시회를 9번이나 열었으니 대단한 사진작가 이십니다.
옛날 사진 포함하여 사진들을 까페에 올려주시면 옛날 추억도 생각나고 눈도 즐겁고 하니 보여 주시기 바랍니다.
방장님이 사진 갤러리를 만들어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댓글 고맙습니다. 사진의 고수 이시군요!
난 그저 친구따라 강남 간다는 식으로 사진에 한발 담구려다 얼른 뺀 경우랍니다.
2안 리후렉스 롤레이 카메라로 첫 인연을 맺었는데, 사진을 잘 모릅니다.
다만 좋아하는 그림에 가까이 접근할수 있는 내 나름의 도구로 사진을 생각 했답니다. 엉터리 지요 ㅋ ㅋ ㅋ
온 에어에서 뵙겠습니다.
사진은 아름다운 정서와 낭만이 가득하고 철학도 있고 모험과 도전과 배짱도 있어 사나이 취미로 제격이지만 저는 허튼 사진만 찍고 취미로 살리질 못했습니다. 사진이 주는 메시지는 강열하지요. 좌장님 사진 취미를 존경합니다.
저는 인내와 끈기는 도무지 없고 성급하기만하니 좋은 사진을 못 만들지요.
유명한 사진잡지 라이프가 폐간할 때 스토리를 영화로 만든거를 보면 종간호 표지에 실릴 분실된 사진 한 장을 찿으러 온갖 고생을 하며 전세계를 누비는 스토리가 생각납니다. 사진작가는 영하 30도의 히말라야 산 꼭대기에서 눈표범의 눈알을 찍을려고 꼼짝않고 밤낮으로 추위를 견디고 있고. 목슴걸고 전쟁터에 뛰어드는 사진기자들.
라이프에는 대단한 사진들이 많았습니다. 디지털로 보는 사진은 감흥이 별로네요. 수정을 밥 먹드시 하니 모두 가짜 사진입니다. 고생해서 사진 찍을 필요가 없지요. 요즘은 아해 FAKE사진전이라고 대놓고 선전 하더군요.
우리 까페에도 사진을 올려주셔서 눈을 즐겁게 해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메시지가 포함된 재미있는 스토리 잘 읽었습니다. 사모님이 아주 미인 이십니다.
ㅋ ㅋ ㅋ 그렇게 보입니까?
이제는 매일 매일 나와 입씨름 하는 할망구 인데 hi hi hi
은사님께서 그 옛날에 독일제 태엽을 감는 자동 카메라를 쓰 셨는데, 미학입문 이라는 책을 읽어 보라고
말씀하신 적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책이 쉬운책이 아니더라 구요, 도대체 무슨 소린지 알수가 없었습니다! hi hi hi
사진은 한 프레임에 모든걸 집어넣는 예술 이라는 데, 그렇게 하려면 대단한 끈기가 있어야 하지만
난 그런게 없거든요.
삼복더위 한 여름에 한장의 사진을 얻기 위하여 달궈진 아스팔트 바닥에 엎드려 몇시간을 기다리거나
한 겨울에 수직 바위 절벽의 로프에 매달려 24시간을 버티거나, 종군기자가 지뢰에 자기 다리 하나가
날라간 순간 그 장면을 찍으려고 카메라를 꺼내드는 그런 치열함이 난 없답니다.
다만 타고난(?) 동물적인 미적 감각은 쬐끔은 있다고 스스로 믿고 있습니다.
이것 때문에 주위 사람들이나 집에서 핀잔을 듣기는 합니다만, 그러니 이제 어쩌겠습니까? hi hi hi
생긴대로 사는 수 밖에...
댓글 고맙습니다.
훌륭하신사진이많이있어서 잘보았읍니다..그시절에는 사진기가그리많지않았지요..저도 사진을 좋아해서 많은 사진을 찍었는데 지금은 전부 불태워버렸읍니다.내가 불에타 없어질것을 생각해서 미리정리를 했읍니다..그당시에는 독일제 로라이훌렉스 2.8렌스를가진거였읍니다.내가죽은다음에는 아들에게준다고 약속을하였네요..골동품으로 소장의 가치가 있다고생각해서입니다...그렇습니다......
아, 그러셨구나...
말씀하신 그 2안 로라이 후렉스가 나중에 유명한 명품인줄을 알게 되었는데, 그때는 꼭 나무토막 같아서 메고
다니면 "폼" 이 나지않고, 불편했었지요.
휠름도 큰게 들어가고, 기술적으로는 파라락스 가 있어서 좀 문제라 는데, 일반적으로는 못 느끼지요.
벌써 사진을 정리하셨다구요?, 난 아직 게을러서, 사진은 흔적, 역사.... 말없는 사진이 말을 한다던데.
-1YM 말씀대로 우리 올타 여러분들 중에 사진의 고수가 많이 계신듯, 어서 여기에 "커밍 아웃" 하세요!
댓글 고맙습니다.
저는 6X6 1930년대 독일제 BALDAX와 역시 6X6 ZEISSIKON 이라는 자바라 카메라로 시작하다가 학교 사진기자때 처음으로 35mm
PENTAX 1안 REFLEX를 사용했더니 참으로 편리 하더군요. 당시 2안 REFLEX 로는 RELLEIFLEX 와 RELLEICORD 가 있었지만
구도 잡기가 쉽지 않았습니다. 전지 확대하기엔 역기 큰 사이즈의 원판이 유리해서 결국 나중엔 PENTAX 645N 을 보유하게 되었습니다. 35mm로는 NIKON F4로 끝을 냈구요.
이제 나이가 들어 가면서 그래도 조금 VALUE 가 있는 카메라를 사용 하다가 자식한테 물려 주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어 학생때 잠시 사용 해본 LEICA M series 의 최신 모델 M10을 찾아 보았더니 AUTO FOCUS 기능이 안됩니다. 이유는 전통을 지키기 위해서 랍니다. 그러나 요즘은 모든게 자동이 되어 누구든 구도 잡는 것만 조금 교육 받으면 전부 작품이 됩니다.
옛날같이 노출 안맞는 사진은 없어졌어요.
그런데 이제는 고물이 되어서인지 이미지 구상이 안되어 겨우 살롱 사진이나 찍게 되고 아마츄어하고 구분이 안되는게 현실입니다.
대단한 사진 전문가 이신지 몰라 뵈었습니다!
Ham 과 사진 어느 쪽이 진짜 소속 입니까? ㅋ ㅋ ㅋ
앞으로 사진에 관한 좋은 정보 와 글 그리고 사진을 자주 이곳에 올려 주시면 좋겠습니다.
요즘엔 누구나 사진을 찍고 즐기는 시대가 되었지만 왠지 좀 안타까운 느낌이 드는 것도 사실 입니다.
"뽀샆" 이 판을 치기도 하고...
말씀하신 대로 "구도" 잡는것을 좀 배우거나 신경쓰면 참 좋은 사진들을 만들수 있을텐데 말입니다.
그런게 쉽게 되지는 않는 것 이기는 하지만.
글 잘 읽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