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서, 바다의 흐름

목요일은 용서의 날입니다."성령을 받아라. 너희가 누구의 죄든지 용서해 주면 그가 용서를 받을 것이고, 그대로 두면 그대로 남아있을 것이다."   요한 20,22-23   누구든 용서가 가능한가? 그것이 가능할 것인가?   내 마음 속에서 그에 대한 용서를 생각하면 나는 그것을 유보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그를 생각하면 지금까지 유보하고 있습니다. 유보해야만 하는 이가 있습니다. 그가 미워서 그러는 것이 아니라 그의 행태가 변하지 않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의 행태가 변화되었다고 아직 알지 못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한편 용서하고 있지만, 그의 행태와 불의함 때문에 아직 멀리 치워두고 있습니다. 궁극적 실상 용서는 그가 자신의 죄와 잘못을 알고, 하느님께 돌아가는 것.  또 나에게도 그런 죄의 회개의 손길이 올 때 가능합니다.    죄인을 용서할 수 있는가? 악인을 용서하는가? 인간 그 누구도 죄인과 악인을 용서할 수 있는 이는 없습니다. 죄와 악의 용서는 오직 하느님께 모든 것이 그분께 있습니다. 사실은 그 죄인, 악인을 용서하지 않는 것은, 우리는 인간적, 어느 정도는 용서는 할 수 있지만, 그 용서는 온전한 용서라고 말할 수 없습니다. 그것은 불완전한 용서입니다. 그 이유는 그 사람만 생각하면, 또 다시 과거의 그의 악행을 생각하게 됩니다.      그러므로 악인을 용서할 수 없는 것은 선함과 진리이신 하느님께 유보된 것으로, 용서했다. 못했다.고 말할 수 없습니다. 그분 앞에서 어느 누구도 온전한 사람이 없고, 그를 용서한다고 해서 그가 그것이 온전히 용서받았다고 말할 수 없습니다. 그러나 인간의 차원으로 하느님께 그에 대한 용서를 말합니다. 그것은 하느님 앞에서 내가 자유롭고 해방된 것. 그것 때문이기도 합니다. 그분이 용서해 주지 않으면 용서를 받을 수가 없습니다.  그래서 선하시고 자비하신 하느님께  내가 그를 용서한다고 말씀드릴 뿐입니다.    용서는 바다와 같습니다. 바다는 서로 하나가 되어있습니다. 바다가 사방으로 막혀있다면, 그것은 호수이고 강일 뿐입니다. 바다는 열려있고 만나고 있으며 서로 하나가 되어 있습니다. 궁극의 용서는 사실 그 온전한 통함과 흐름과 순환에 있습니다. 인간이 어찌 악인과 온전히 통하고 그에게 흐르고 그와 함께 순환될 수 있을까요? 어찌 그것이 가능할까요. 우리는 사방이 막힌 호수가 되고 , 또 바다로 흘러가는 시내나 강이 될 수 밖에 없는 존재, 우리가 언젠가 하느님 앞에 가서 그분의 온전한 자비와 사랑을 만날 때 온전히 그를 용서할 수 있을 것입니다.    바다는 열대 바다, 난대 바다, 한대 바다가 서로 통해있습니다. 뜨겁고 따뜻하고 찬 바다가 서로 열려 있고 흐르고 있고 만나고 있습니다. 궁극을 그런 바다의 생태 환경처럼, 어떤 온도와 환경과도 만나고 통하는 바다와 같이 그것을 서로 통하고 수용할 수 있을 때, 그것이 '용서'라고 할 수 있습니다.    주님, 저는 이런 만남과 일치와 화해에 굼뜨고 또 다가서지도 못합니다. 당신 앞에서 그를 용서한다고 하지만, 그만 과거의 그의 악행과 비겁함과 거짓과 오만함과 그 폭행을 생각합니다. 그러니 어찌 용서한다고 말할 수 있겠습니까? 오직 하해같은 그 마음, 바다의 흐름과 나아감과 열려있음과 하나됨을 배우고 나아가고자 합니다. 그 은총을 주소서.    목요일은 용서의 날입니다. 주님께서 누구든지 용서해 주라.고 하셨습니다. 그러나 늘 그 허물과 부족함과 부끄러움을 살아가는 우리를, 그래도 오늘 용서와 자비, 화해와 일치의 마음으로 살아갑니다.   주님, 오늘도 당신께 기도드립니다. 바다와 같은, 그 하해의 마음으로 흐르게 하소서. 만나게 하소서. 하나가 되게 하소서. 당신께 기도 올립니다.  이재을 신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