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줄어 수확 차질도
김장철을 앞두고 마늘·고춧가루·쪽파 등 채소 가격이 가파르게 오르고 있다. 배추·무는 아직은 평년과 비슷한 가격을 유지하고 있지만, 10월 갑작스러운 추위로 작황이 좋지 않은 데다 중부 이남 지방을 중심으로 배추무름병이 번지면서 가격이 상승하는 추세다. 내달 들어 본격적인 김장이 시작되면, 작년에 이어 올해도 배추 품귀 현상이 벌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20일 충북 괴산군의 한 배추밭에 배추 잎사귀가 노랗게 시들고 있다. /연합뉴스
25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이날 기준 배추 도매 가격(10㎏)은 7524원으로 지난 18일보다 24.56% 올랐다. 무 도매 가격(20㎏)은 1만880원으로 같은 기간 29% 상승했다. 이달 중순 들어 갑자기 기온이 떨어지면서 일부 배추·무 농가에 냉해가 발생하면서 수급에 차질이 빚어지고 있는 것이다.
추위뿐 아니라 잦은 가을비로 잎에 반점이 생기는 배추무름병 피해도 전국으로 확산 중이다. 농업기술원 등에 따르면 김장 배추 주산지로 꼽히는 충북·충남과 전남 지역에선 전체 농지의 10~15%가량이 피해를 봤다.
강원도 일부 지역에선 고랭지 배추·무를 제때 수확하지 못해 폐기하는 경우도 나오고 있다. 코로나 이후 외국인 노동력이 줄면서 수확철에도 제때 일손을 구하지 못해서다. 유통업체 관계자는 “애써 키운 작물을 제때 수확하지 못해, 상품성이 떨어져 결국 폐기하는 경우도 많다”고 말했다.
다른 김장 재료들의 가격도 껑충 뛰었다. 쪽파(이하 1㎏)는 25일 8724원으로 작년보다 55.9% 올랐다. 국산 고춧가루는 3만4050원, 깐마늘은 1만2100원으로 평년 대비 15~30%가량 뛰었다. 굵은 소금 가격도 40% 이상 올랐다.
이런 상황이 계속될 경우, 배추 부족으로 식품회사들조차 김치를 제대로 공급하지 못했던 작년 상황이 재현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유통 업체 관계자는 “지금처럼 작황이 계속 좋지 않으면, 올해도 작년처럼 김장김치가 ‘금(金)치’가 될 판”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