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혜님 넘 잘 읽었습니다.^^*
귀성길 요령~!!이야~!! 이거 파악하신다고 고생하겠내요~! ^^*
미리 봤다면 더 좋았을껄~! 역에 와서야 보았습니다.~! ^^;
전 기차 여행이라 좀 다르지만 그래도 많은 분들께 도움이 되겠내요~!
좋은 글 남겨 주셔서 감사하구요 잘 봤습니다.^^*
정혜님도 좋은 설 보내세요~!^^*
--------------------- [원본 메세지] ---------------------
에...여기는 광주, 경기도가 아니라 전라도 광주랍니다.
어제 6시간 버스를 타고 온 끝에(정상적이라면 3.5시간, 4시간에 주파를 해야 하죠...그래도 이 정도는 양반이랍니다. 귀경길은 8~10시간 각오하고 있습니다.)
시댁에서 저녁 차리고 대강 치우고는, 스타크하러 가는 신랑 옷자락 잡고 따라나와서 PC방을 찾았습니다.
모처럼의 연휴라 그런가 PC방이 무지 한가하네요.
지금 여기 들어온 지 한 시간째인데, 제가 들르지 못한 이틀 동안 올라온 글들이 엄청나군요...^^;
여러분들의 글을 대강 읽고, 그래도 제가 울 시사에 들렀다는 흔적을 남기고자 이렇게 몇 자 남깁니다.
전 원래 고향이 서울이고, 또 저희 집이 종가입니다.
그래서 명절마다 반복되는 고향 가는 길 어쩌고 하면서 TV에 나오는 빽빽히 차들로 채워진 고속도로 화면이라든가, 하루 종일 라디오에서 나오는 귀성용 교통방송 같은 건 온전히 남의 얘기로만 알고 30년 세월을 살아왔답니다.
그런데 어쩌다 보니 멀리 지방에 본거지를 둔 아저씨를 만나서 연애와 결혼이란 걸 했고, 그러다 보니 이렇게 남 얘기로만 알았던 귀성길에 동참을 하게 되었네요.
몇 시간이나 차에 시달려야 하는 귀성길.
그렇지만 이것도 몇 년 해보니 요령이 생기더라구요.
그래서 '서울댁'(울 어머니가 농담삼아 저를 부르시는 호칭이랍니다. 이 소리를 들을 때마다 뽀글뽀글 파마를 한 50대 아줌마가 된 듯한 느낌이...) 소리를 듣는 제가 익힌 몇 가지 귀성길 요령을 알려 드리고자 합니다.
뭐 이미 다 아시는 내용일지 모르지만, 제 나름으로는 몇 년에 걸쳐 약간의 시행착오를 통해 익힌 것이랍니다.
1. 차량편을 확보하라.
명절 때 길이 막히는 건 너무 당연한 일이라, 기차표나 비행기표를 확보할 수 있다면 너무 행복하겠죠...그러나...시도조차 못했답니다. 너무나 하늘의 별따기라. 출근이고 뭐고 포기하고 역전 바닥에서 잠을 자기란...좀 무리이니까...
그래도 당일 입석표는 구해진다고 하니까 싱글이고 고향이 멀지 않은 분들은 기차 쪽이 아무래도 낫겠죠?
그래서 제가 선택한 차선은 버스. 아무래도 버스 전용차선이 시행되니까 승용차보단 좀 빨리 갈 수 있답니다.
고속버스는 한 달 전부터 인터넷이나 ARS로 신용카드 예약을 받습니다. 미리 예약을 해두면 아무래도 시간이나 자리를 확보할 수 있고 안심하고 준비를 할 수 있죠.
그런데 저의 경우 이 예약과 동시에 또다른 준비를 합니다. 그건 3번에서 말씀 드리죠...^^
2. 귀성길을 즐겨라.
경림양이 한 말이던가요?
"피할 수 없는 고통이면 즐겨라..."
음, 전 그 말이 명언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그 말을 실천하기 위해 평소의 두 배, 혹은 세 배 가까이나 더 지루하게 차에서 보내는 시간을 행복하게 보내기 위한 몇 가지 작전을 세웁니다.
첫째, 전날 밤을 샌다.
지루한 시간 때우기에는 잠이 최고죠. 아무 생각없이 시간을 보내기 위한 방법입니다. (또 잠을 자다 보면 화장실 생각도 덜 난답니다.^^)
둘째, 오락거리를 준비한다.
뭐 워크맨이나 CD플레이어, MP3 같은 건 필수고, 만화나 책(대여는 좀 곤란하겠죠...대여 기일을 도저히 지킬 수 없으니), 신문과 잡지 등을 준비합니다. (전 워크맨과 책을 준비했답니다. 또 십자수 재료까징...)
셋째, 어느 휴게소에서 무엇을 먹을지 작전을 짠다.
긴 시간 버스를 타면 달라지는 점이 바로 휴게소 들르는 간격입니다. 서울~광주 구간은 평소 휴게소를 한 번 들르는데, 명절 기간엔 최소 두 번을 들릅니다.
고속버스를 타는 즐거움 중에 하나는 바로 휴게소 음식을 먹을 수 있다는 거 아니겠습니까?
호도과자, 우동과 오뎅, 감자구이와 버터구이 오징어, 핫바와 핫도그 등.
급하게 볼일(?)을 해결하고 별미를 먹는 재미도 쏠쏠합니다.
전 귀성길에 참여하면서 여기에 재미를 붙이기로 작정을 했답니다.
참고로, 호도과자는 역시 본고장인 천안과 안성, 대전 구간 안에서만 사시기 바랍니다. 아무래도 이곳에서 먹는 호도과자만이 진정한 맛을 낸다고 할까요.
그리고 와플은 먹어본 중 안성 휴게소가 제일 낫답니다.
또 큰 휴게소의 경우, 여러 종류의 우동을 파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때는 주위 사람들의 반응을 잘 살펴서 제일 맛있어 보이고 또 반응도 제일 나은 것 같은 우동을 선택하시기 바랍니다.
우동 맛의 차이, 귀성길을 좌우합니다.
서울로 돌아가는 길엔 어떤 휴게소에 들르게 될까...흠...새로운 맛에 도전해 봐야겠습니다.
3. 비용 절감하기
그렇지 않아도 명절 땐 돈이 많이 나갑니다. 어른들 용돈이랑 선물도 챙겨야 하고, 세배돈도 써야 하고...그러니...
첫째, 무료 차편 알아보기.
인터넷을 뒤지면 몇 군데에서 무료로 귀성 버스나 비행기편을 제공하는 경품을 주는 곳이 있습니다. 경쟁자가 만만치 않지만...뭐 사람들이 잘 모르는 곳도 있으니 잘 살피면 기회를 잡을 수 있답니다.
전 저번 추석과 이번 설은 국민카드에서 제공하는 버스를 타고 내려왔답니다.(국민카드 소지자로 인터넷 회원 응모자라면 누구나 응모할 수 있답니다...에...이거 광고글에 해당되려나...? --)
무료 차편을 구하면 둘이서 거뜬히 왕복 8만 원 정도를 절감할 수 있죠.(게다가 간식도 주더군요...^^)
둘째, 먹는 비용 줄이기.
차에서 보내는 시간이 최소 6시간에서 10시간까지 되다 보니 이래 저래 두 끼 이상을 해결해야 하는 경우가 생깁니다. 또 심심하면 더 먹게 되지요. 사실 휴게소 등에서 맛있어 보인다고 이것저것 사 먹으면 그 비용이 꽤 부담되는 지경에 이릅니다. 간식거리만으로 몇 끼 식사값을 넘어서는 돈을 쓰게 되지요.
그래서 사실 전 이번 귀성길엔 도시락을 준비했답니다(감자 샐러드 샌드위치...식빵 사이에 으깬 감자, 햄, 야채, 삶은 달걀 등을 마요네즈로 섞은 속을 넣은...). 몇 번의 명절을 치르면서 사용한 돈의 내역과 늘어난 몸무게를 신중히 생각한 끝에 내린 결정이었죠.
그리고 음료수 등은 미리미리 장볼 때 싼 마트 등에서 사두었다 가져가면 됩니다.(그런데...요샌 휴게소에서도 슈퍼값을 받기 때문에 웬만하면 무겁게 안 들고 가도 되겠더군요...뭐시야...이랬다 저랬다...암튼 그렇다구요...^^;)
그럼 휴게소를 그냥 지나쳤느냐?
아무리 비용 절감이 중요해도 그럴 수 없더군요...더구나 그냥 지나치면 제 두 번째 원칙에 어긋나는 행동 아니겠습니까?
좀 신중히 생각한 끝에 고른 것이 핫바(아무래도 이건 경림양 노래가 결정에 영향을 미친 듯...--)와 카푸치노!
(역시...제가 고르고도 이상한 조합...느끼와 달콤과 쌉싸름...)
그러나 이렇게 같이 먹는 것도 좋던데요...흠...맛있었습니다.
(3번 글을 보고 혹 제가 엄청 알뜰할 거라 생각하시는 분들...
그 역시 '착각의 늪'입니다 그려.
저...차비를 아꼈다고 up된 마음에 그 비용만큼의 돈을 들여 전부터 점찍어 둔 롱패딩 한 벌을 샀답니다...*^^*)
움하하...이상으로 명절을 보내러 멀리 지방으로 내려온 '서울댁' 아줌마의 주절주절을 마치겠습니다.
간단히 몇 자 쓴다더니...또 이렇게 오바를 합니다.
다년간 귀성길을 겪은 분들이 본다면 코웃음 칠 내용을 주절였습니다만...오랜만(만 이틀도 안 되었구만...)에 컴 앞에 앉은 감격에 이렇게 길게 주절였으니...뭐 그냥 맘 넓게 봐주세요.
내일이면 뉴논 특집 쇼를 볼 수 있겠네요...기대 만땅!
쇼도 재밌겠지만...방청석을 더 유심히 볼 저...열분들의 화면 적응도를 열심히 채점하겠습니다.(현장에 가보지 못한 제 입장에서 이 정도 심통은 부려도 되겠죠?)
방금 신랑의 스타크 대전이 끝을 봤습니다.
그럼 저도 이만...다시 뵐 수 있을 때까지 모두들 안녕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