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클럼 총재 "물가 억지 하락은 경기 침체 자충수"
금리 바닥 찍었나, 인하 기대감서 인상설로 이동
중앙은행이 금리 인하 페달을 떼고 숨 고르기에 들어갔다. 중앙은행은 10일 오전 통화정책 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현행 2.25%로 동결한다고 발표했다. 이는 시장 예측치 93.5%와 부합하는 결과다. 하지만 시장 내부에서는 금리 인하 사이클이 사실상 끝나고 내년 하반기에는 오히려 금리를 올릴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되는 등 기류 변화가 감지된다.
티프 맥클럼 중앙은행 총재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현재 금리 수준이 물가를 목표치인 2% 부근으로 유지하고 경제의 구조적 조정을 돕기에 적절하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10월 물가상승률이 2.2%로 안정권에 들어섰고, 3분기 국내총생산 성장률이 연율 2.6%를 기록하며 예상 밖의 호조를 보인 점이 결정타였다.
▲2025년 중앙은행 기준금리
-1월29일: 3.25%→3%(인하)
-3월12일: 2.75% (인하)
-4월16일: 2.75% (동결)
-6월4일: 2.75% (동결)
-7월30일: 2.75% (동결)
-9월17일: 2.5% (인하)
-10월29일: 2.25% (인하)
-12월10일: 2.25% (동결)
시장의 관심은 언제 또 내리나 에서 혹시 올리는 것 아닌가 로 급격히 이동했다. 지난주 발표된 고용 지표가 결정적 변수였다. 11월 일자리가 5만 3600개나 늘어나며 3개월 연속 서프라이즈를 기록했고, 실업률은 6.5%로 뚝 떨어졌다.
BMO 더글라스 포터 이코노미스트는 경제 데이터가 너무 견고해 시장에서는 다음 행보가 인상이 될 수 있다는 이야기가 나온다고 분석했다. CIBC 캐서린 저지 이코노미스트 역시 중앙은행이 이번 호조세를 일시적 요인으로 평가절하했지만, 현재 금리 수준이 2026년까지 유지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맥클럼 총재는 향후 금리 경로에 대해 타임라인을 정해두지 않았다 며 즉답을 피했다. 다만 물가를 인위적으로 더 끌어내리지는 않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전반적인 가격 수준을 낮추려 들면 심각한 경기 침체를 초래할 수 있다는 판단이다. 그는 물가는 목표치에 묶어두되, 소득 증대와 생산성 향상으로 구매력을 높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주택 시장은 금리 동결에도 불구하고 당장 뜨거워지기는 힘들 전망이다. 로열르페이지 필 소퍼 CEO는 모기지 금리가 더 이상 시장의 악당은 아니라며 시장 안정화를 기대했지만, 현장 분위기는 여전히 차갑다.
레이츠닷씨에이 등 관련 업계는 연말 비수기와 맞물려 주택 거래가 횡보할 것으로 예측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관세 폭탄 예고 등 무역 불확실성이 해소되지 않은 탓에 매수 심리가 얼어붙었기 때문이다. 중앙은행도 미국과의 무역 마찰 증가가 경제 효율성을 떨어뜨리고 비용 상승을 유발하는 구조적 전환기라고 우려를 표했다.
소상공인들의 시름도 깊다. 머천트 그로스 데이비드 젠스 CEO는 금리 동결이 소상공인들의 자금난을 해결해주지 못한다며 연말 특수가 실종된 상황에서 내년 초 보릿고개를 넘길 수 있을지 불안감이 크다고 전했다. 한편 미 연방준비제도연준(Fed) 역시 올해 마지막 금리 결정을 앞두고 있어 북미 경제 전반의 향방이 이번 주 안에 윤곽을 드러낼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