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혹적인 꽃향기 속에서(440) – 깽깽이풀(국립수목원)
깽깽이풀
2024년 3월 27일(수), 국립수목원
국립수목원을 승용차로 가려면 주차장을 오전 또는 오후로 예약해야 한다.
국립수목원은 갈 때마다 볼거리가 풍성하다.
나의 경우 자주 산을 오르면서도 깽깽이풀을 산에서 본 적이 없고, 수목원이나 식물원에서만 본다.
최하림의 문학산책인 『시인을 찾아서』(1999, 프레스 21)에서 몇 개 시문을 골라 함께 올린다.
삼수갑산
김소월
삼수갑산 나 와 왔노 삼수갑산이 어디뇨
오고 나니 기험타 아하 물도 많고 산 첩첩이라 아하하
내 고향을 도로 가자 내 고향을 내 못 가네
삼수갑산 멀더라 아하 촉도지난이 예로구나 아하하
삼수갑산이 어디뇨 내가 오고 내 못 가네
불귀로다 내 고향 아하 새가 되면 떠가리라 아하하
님 계신 곳 내 고향을 내 못 가네 내 못 가네
오다 가다 야속타 아하 삼수갑산이 날 가두었네 아하하
내 고향을 가고 지고 오호 삼수갑산 날 가두었네
불귀로다 내 몸이야 아하 삼수갑산 못 벗어난다 아하하.
(…) 이런 일들이 쌓여 가자 주위에서는 모윤숙이 춘원을 사랑하며, 춘원도 모윤숙을 사랑하는 것이 아닌가 하고
색다른 눈으로 보기 시작했다. 그때의 모윤숙에 대한 춘원의 감정이 어떤 종류의 것이었는지 우리는 모른다. 나이
어린 여류시인에게 보내는 따뜻한 정이었는지, 누이 같은 것이었는지, 아니면 40대에 들어선 사나이의 다시 타오르
는 불꽃 같은 것이었는지……. 어쨌든 춘원은 모윤숙에 대한 각별한 정을 보였고 여행길에서 여심(旅心)을 적어
보내기도 했다. 일본에 갔을 때는,
오사카에 밤비가 내리오
자동차는 은비늘 금비늘의 물방울을 뿌리며
어디론가 달아나오
나도 하염없이
어디론가 달아나고 싶소
매리언 嶺雲
나도, 나도 이 밤
어디론가 달아나고 싶소
라고 시를 써서 보낸 적도 있었다.
복수초
모윤숙은 일기장에 에세이 형식으로, 또는 산문시 형식으로 춘원에 대한 마음을 적어 나갔다. 그는 그 글 속에서
목 놓아 사랑을 부르고 인생을 찾았다.
오직 그대 내 등불 가까이 오라
침묵의 흰 하늘 그 달빛 비치는
내 등불 가까이 오라
물먹은 보리수 그늘 아래
표류하는 혼! 어둠에 고달프리
오직 그대 내 등불 가까이 오라
자화상
노천명
(……)
조그마한 거리낌에도
밤잠을 못자고 괴로워하는 성미는
살이 머물지 못하게 학대를 했다
꼭 다문 입은 괴로움을 내뿜기보다
흔히는 혼자 삼켜 버리는 서글픈
버릇이 있다. 세 온스의 살만
더 있어도 무척 생색나게 내 얼굴에
쓸데가 있는 것을 잘 알지만 무디지
못한 성격과는 타협하기가 어렵다
(……)
대처럼 꺾어질망정 구리모양
휘어지기가 어려운 성격은 가끔
자신을 괴롭힌다.
술병은 우리 식탁 위의 태양
그의 빛살은 감홍색
우리는 그의 아들
그의 도움 없이는, 부추김 없이는
우리만으로서는 빛나지 못하리
그가 비잉 1순회 하면
우리는 그의 借光으로
우리 따라 빛나리
R. B. 셰리든의 「주덕송(酒德頌)」이란 시를 좋아했던 듯 변영로는 이 시를 그의 수필 속에 인용해 넣고는,
그 자신이야말로 그 술의 차광을 받아 빛나게 산 사람이라고 적은 뒤, 다시 다음과 같이 외쳤다.
영원한 과오! 영원한 수정!
영원한 棄擲! 영원한 친구!
영원한 放散! 영원한 整理!
영원한 부채! 영원한 청산!
첫댓글 강히봉 휴양림 다리아래 있다까던데요
올해는 늦었고 내년에나 가보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