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광역시) - 영도 봉래산
사면이 바다로 둘러싸인 봉황이 날아드는 산.... (061005)
오늘은 부산의 아름다운 섬 영도 봉래산을 탐방해본다.
하루에 천리를 달리는 천리마가 빨리 달리면 그림자가 못 따라 올 정도라 하여 불린 절영. 예로부터 명마가 많았던 영도는 끊을 절(絶), 그림자 영(影)을 붙여 절영도라 불렸다. 영도가 명마 산출지라는 명성을 얻게 된 배경에는 영도의 지리적 위치와 자연환경의 영향이 크다. 섬이라는 위치적 조건은 뭍의 사나운 짐승으로부터 말을 안전하게 보호해 주었고, 따뜻한 기후로 먹이 또한 풍부하여 말을 방목하기에는 안성맞춤이었던 것. 그러한 까닭에 나라에서 경영하는 국마장이 영도에 위치하기도 했다. 현재의 영도라는 지명은 "절영도"라는 옛이름에서 "절"자가 빠지면서 생겨난 줄임말인 것으로 추정된다.
영도라는 지명의 유래는 여기까지 하고 봉래산행을 해보자. 역시 필자는 등산 체질이라기 보다는 쉽게 산으로 올라가는 방법을 택하였다. 바로 영도 산자락에 위치한 송신소로 가는 길이다.
KBS, MBC의 송신 중계소가 위치해 있는 통에 차량이 갈 수 있는 길이 나 있어서 너무나도 편하게(?) 봉래산 정상을 밟을 수가 있다.
▲ 영도 송신소로 가는 길
▲ 중간에 만난 영도 해련사 입구
▲ MBC송신소가 이 길의 마지막이다.
▲ 오른쪽이 송신소 길. 왼편 위로 오늘의 봉래산 가는 길.
▲ 차는 이렇게 방해가 되지 않는 곳에 주차를 하고....
▲ 산 아래를 한번 내려다 본다. 멋지다.
이제 본격적인 등산을 해보자.
등산이라고 해봐야 송신소에서 정상까지 채 10여분도 걸리지 않는다.
봉래산 정상에 올라가기 전에 봉래산의 전설에 대해서 잠시 언급해 본다.
영도 봉래산을 우리 어릴적에 <고갈산>이라고 불렀었다.
이 고갈산이라는 이름은 일제시대때 일본인들이 자기네 마음대로 폄하하여 부르는 이름이었다고 전해온다. 일본에서 뱃길로 부산항을 들어오면 문패처럼 보이는 그 산을 말했다고 한다.
일가친척 없는 몸들이 지어낸 고갈산의 전설은 이렇게 시작된다.
인정많고 오지랍 적당히 넓은 고갈산 산신령 할머니께서는
멍들고 지친 삶들이 다리를 넘어 오면
불쌍히 여겨 굶지 않고 얼지 않게 해주셨다는 믿음에
지금도 돈벌어서 영도를 떠나지를 않는다고 합니다.
고마운 할머니에게 배반을 때리는 것 같아 맘이 편칠않고
삐짐많은 할머니의 헤꼬지가 겁도나고...
가족사랑이 각별한 할머니께서는 영감에게 제일 높고 전망좋은 봉우리는 주시고
할머니 등쌀에 기못펴는 아들에게는 밋밋한 봉우리 하나 하사하시고
똑똑하고 잘생긴 손자에게는 화려한 바위봉우리를 주셨답니다.
옛날, 없고 배고픈 시절에 원양어선 몇년 타면 큰돈 번다는 소문에
춥고 배고픈 이들이 처자식 이별하고 사모아로 고기잡으러 많이들 갔었습니다.
자갈치 부두에서의 이별이 못내 아쉬워 선원가족들을 배웅선에 태워 영도 앞바다까지 따라나가
눈물의 이별을 하는데...
그 가족들의 통곡소리가 영도 우리 살던 집 마당에서도 들리는 듯 하였습니다.
사모아로 떠나가는 배...
항구로 되돌아 오는 배..
돈벌어 오마..
뒤돌아보는 눈길에 마지막 한점으로 남을때까지
몸성히 잘 다녀 오라고... 그리고 지긋지긋한 가난 벗어 던지라고...
애틋한 눈길로 배웅하던 그 고갈산 할머니께서 구름모자를 쓰고 웃으며 묻습니다.
이제는 다 살만하제????
이에 반해 영도에 대한 풍수지리설에 의하면 액운설도 전해 오고 있다.
영도의 풍수지리에 대해 적어보면 학맥설(鶴脈設)이라 한다.
선사시대부터 영도는 산림이 울창하고 초목이 무성하여 목장으로 적격이었고, 수목이 청청하여 청학이란 이름이 유래되어 오늘의 청학동이라는 동명도 유래된 것이라 본다.
통계학적인 풍수설에 의하면 해운대에서 영도를 바라보면 마치 학(鶴)이 남쪽으로 나르는 형태를 이루고 있다고 한다.
선사시대에는 동삼동과 지금의 해양대학교가 있는 아치섬이 육지로 연결되어 있었고 아치섬은 학의 왼쪽날개이며, 현 신선동을 거쳐 남서쪽의 남항동이 오른쪽 날개이고, 봉래산 산정은 학의 둥지로 남쪽으로 나르는 학맥설로 단정되었다고 한다.
왼쪽 날개격인 아치섬이 지형변동으로 동삼동 사이가 몰락되어 바다가 되므로 왼쪽 날개가 잘렸다 하여 영도에는 다음과 같은 액운설이 전래되어 왔다.
* 영도의 원주민은 흥망성쇠가 무상하여 타처로 이주할 것이며,
* 외지에서 이곳 영도에 이주한 자는 흥성하되 20년을 넘기지 못하며,
* 영도는 그림자 없는 섬이라 대대손손 면면치 못할 것이라는 풍수지리설이 전해져 왔다.
지금은 아치섬은 도로로 연결되어 있고 수년간의 새마을운동으로 영도를 깨끗하고 풍요로운 구로 만들어 많은 발전과 미래를 향한 발전을 계속하고 있어 지난날의 액운설은 이제 거의 잊혀져 가고 있다. 이게 사실이라면 필자의 고향은 과연 어찌 되는 것인가...
산 정상에 올라가기 전에 풍수지리를 논한 이유는 정상에 있는 할아버지 바위를 말씀 드리기 위해서였다. 한번 올라가보자.
▲ 등산로를 따라 올라가본다.
▲ 벌써 정상에 올라왔다. 마치 바위산 처럼 보인다.
▲ 395M의 봉래산 정상
영도 봉래산 정상에서 바라보이는 세상은 참으로 아름답다.
어느 산이던 간에 정상에서 아래를 내려보는 그 탁트인 마음이야 모두 똑같지만 바다로 둘러싸인 섬에서 바라보는 부산의 풍경이야 하겠는가....
정면으로 오륙도와 함께 해양대학교가 있는 조도, 그리고 부산항, 부산대교, 남포동과 자갈치시장도 눈에띈다. 멀리 광안리 정도는 보일똥 말똥 하고...
뒤로는 송도해수욕장과 다대포해수욕장 정도가 보이며 앞으로 건설하고 있는 남항대교의 공사도 한창이다. 이제 그 모습을 카메라에 담아보자..
▲ 부산항 전경
▲ 오륙도(정면)와 해양대학교가 위치한 조도(우측)의 모습
▲ 오륙도의 전경 ('우리땅 모두 밟기' 005호 참조)
▲ 한국해양대학교가 있는 조도의 모습
▲ 광안대교와 광안리해수욕장 모습
▲ 부산항으로 들어가는 선박. 뒤에 밀어주는 꼬마배가 귀엽다.
▲ 부산항의 모습. 뒤에 부산 시내가 보인다.
이 모든 사진들은 200MM 고배율 망원으로 잡은 모습이다.
실제로 정상에서 바라본 모습은 이렇게 자세히 보이지 않을 수도 있는 것을 명심하자.
이제 북쪽으로 카메라 방향을 돌려보자.
▲ 송도와 영도를 연결하는 남항대교 공사현장
▲ 다대포해수욕장과 멀리 부산신항의 모습이 약간 보인다.
▲ 부산대교와 영도대교. 그리고 부산 남포동 일대가 보인다.
▲ 새롭게 신축한 자갈치시장. 갈매기의 형상이란다.
▲ 부산대교 확대와 제2롯데월드가 건설중인 현장 모습
▲ 부산 북쪽의 전경
▲ 부산 남쪽의 전경
이렇게 봉래산 정상에서 보이는 모습을 모두 보여 주었다.
비록 다른 등산객들처럼 땀 흘리며 올라오진 않았지만 이 모습을 보기 위해 그렇게 여길 한번 올라오고 싶었나보다.
▲ 봉래산 할아버지 바위의 모습
▲ 할아버지 바위에서 소원을 비는 현철~박
역사속에서 자주 등장하는 영도의 모습...
<삼국사기열전>김유신의 조항을 보면 신라 33대 선덕왕이 삼국통일을 이룬 김유신의 공을 되새겨 김유신의 적손(嫡孫) 김윤중에게 절영도 명마 한 필을 하사하였다는 기록이 있다.
<고려사>와 <동국여지승람>에서도 후백제의 왕인 견훤이 절영도 명마 한 필을 고려 태조인 왕견에게 선물한 일을 기록하고 있다. 일제시대에도 영도를 「마키노시마(牧島)」라고 했는데 일본말로 말 먹이는 목장의 섬이란 뜻이다.
영도는 신석기시대의 동삼동패총, 영선동패총 등으로 보아 부산지방에서 가장 먼저 사람이 살기 시작했던 곳이라 추정된다. 패총이란 사람들이 먹고 버린 조개 껍질이 쌓여 생긴 것인데 그 속에는 여러 가지 사람들이 쓰던 유물이 썩지 않고 잘 남아 있어 그 당시 사람들의 생활상을 연구하는데 귀중한 자료로 활용되고 있다. 즉, 영도는 선사시대에 여러 가지 생활여건이 당시로는 사람살기에 가장 알맞은 곳이었다는 말이다.
이런 영도의 모습을 봉래산 정상에서 한번 바라보는 좋은 시간을 나 자신을 가진 것이니 얼마나 행복한 일인가...
▶ 드라이브 메모
위치 : 부산광역시 영도구 봉래산 (051-419-4062)
봉래산은 부산시 영도에 위치한 산이므로 부산대교 및 영도대교를 이용하여 영도에 진입한다. 송신소로 향하는 방법은 영도구청 맞은편에 있는 낙천대 아파트 길로 들어선 후에 무조건 산 위로 난 길을 택하여야 한다. 중간에 아래 사진과 같은 길이 마주치면 성공한 셈이다. 영도 봉정사 이정표를 찾아도 무방하다. 하지만 아무런 표지판도 찾을 수가 없고 길도 좁으니 물어물어 가는 것이 상책일 것이다.
입장료 : 없음. 밤에도 산행이 가능하나 위험하다.
주 차 : 무료.
▶ 여행 TIP
1. 송신소로 향하는 길을 찾자.
이정표도 없는 송신소 가는길. 차량 이동을 위해 길은 잘 닦여 있는 방면 찾기가 쉽지가 않다.
영도구청 가기 전, 89번, 190번 종점 맞은편에 있는 삼거리 길에서 오른편으로 올라가면 청학동에 위치한 롯데 낙천대 아파트를 지나쳐 삼거리 길에서 좌회전 하면 아래 사진처럼 "삼거리슈퍼"가 나오는 삼거리 길이 있다. 이 때 오른쪽 샛길로 들어가자. 영도 사람만이 아는 길이다. ^^
2. 가장 끝까지 올라갈 수도 있다.
봉래산에는 두 곳의 송신소가 있다. KBS송신소를 지나 더 올라가면 MBC송신소 들어가기 전에 봉래산 정상으로 향하는 길이 있다. 여기서 부터는 걸어가야 하니 이 쯤에 주차를 해 두는 것이 좋다. 그리 사람이 많이 왕래하는 길은 아니나 등산객에게 피해를 줄 소지가 다분히 있으니 가급적 조용히 운행하셔야 한다. 주차는 길 중간에 2대 정도 세울 공간이 있다.
3. 산정상에 아이스께끼를 파는 아저씨를 간간히 볼 수 있다.
등산객들을 상대로 땀을 씻으라고 아이스께끼를 파는 아저씨를 볼 수 있다. 이 높은 곳에 그다지 많은 사람들도 없는데 왜 그렇게 서 있는지 의문이 들었지만 그래도 재미있는 풍경이다.
시중의 베이커리에서 판매하는 조그마한 500원짜리 아이스크림을 1,000원 정도에 판매한다.
원가500원에 운반비200원 이윤100원 수고비200원 정도니 남는게 없다고 너스레를 떠시는 모습이 정말 재미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