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9회 박종팔 VS 덕 샘 1987년 1월 25일 힐튼호텔 컨벤션센터
박종팔, 후반 기세올리며 TKO승 V6
IBF 수퍼미들급 챔피언 박종팔이 장정구에 이어 한국에선 두 번째로 6차방어의 벽을 넘어섰다. 1월 25일 힐튼호텔 컨벤션센터에서 벌어진 방어전에서 도전자 덕 샘의 정확한 잽에 고전하던 박종팔은 후반 기세를 올리며 상황을 뒤집고 15회에 TKO로 승리해 타이틀 수성에 성공했다. 박종팔의 6차방어전 그 전 후 이야기.
박종팔 6방 상대는 덕 샘
IBF 수퍼미들급 챔피언 박종팔은 오는 1월 25일 서울 힐튼호텔 컨벤션센터에서 도전자 덕 샘을 맞이해 타이틀 6차방어전을 치른다. 챔피언 박종팔은 41승(36KO) 3패 1무승부 1노컨테스트를 기록중이고 덕 샘은 20전 19승(16KO) 2패를 기록중이다. 두 선수 모두 KO율은 80%에 이르는 강타자들이라 판정으로 갈 것 같지는 않다는게 전문가들의 평가. 한편 챔피언 박종팔은 5천만원 도전자 샘은 1만달러의 대전료를 받는다.
덕 샘은?
1960년 9월 18일, 호주의 퀸즈랜드에서 출생한 덕 샘은 아마추어 호주 대표를 지낸 후 1982년 스물두살의 나이로 프로로 전향한다. 3연속 KO승을 거둔 후 4차전에서 리키 패터슨과의 경기에서 턱이 부서지는 부상으로 2회 TKO패를 당한다. 그러나 이후 14연승(13KO)을 달리는 호조를 보이는 등 중량급의 기대주로 부상한다. 그러나 단 한차례의 타이틀매치는 물론이고 10라운드 이상의 경기도 치른 적이 없는 베일 속의 선수인 점에서 박종팔 측의 대비가 필요하다는게 중론이다.
심판진 구성
주 심 : 허버트 민
부 심 : 리처드 록/ 한철희/ 엠마뉴엘 플로레스
양 선수 비교표
박종팔 |
구분 |
덕 샘 |
대한민국 |
국적 |
호주 |
27 |
나이 |
26 |
레프트 더블 훅 |
주무기 |
라이트 스트레이트 |
오소독스 |
스타일 |
오소독스 |
41승(36KO)3패 1무 1NC |
전적 |
19승(16KO) 2패 |
80% |
KO율 |
76% |
박종팔 라스트 라운드서 TKO승
1월 25일 힐튼호텔 특설링에서 벌어진 IBF 수퍼미들급 타이틀 6차방어전에서 박종팔은 도전자 덕 샘을 15회 1분 55초만에TKO로 물리치며 기염을 토했다.
덕 샘은 날카롭다기 보다는 정확한 레프트 잽으로 박종팔의 공격을 사전에 차단하며 수월하게 경기를 풀어나가 초반을 장악했다. 박종팔은 5회가 넘어가면서 전략을 수정, 히트 앤 클린치 작전으로 나오면서 잃은 점수를 만회해 나갔고 10회 이상을 뛰어 본 적이 없는 도전자는 후반으로 가면서 피로한 기색이 역력했다.
도전자가 다소 힘들어하자 박종팔은 트레이드마크인 보디 공격을 시작했다. 그러나 덕 샘은 이미 박종팔의 옆구리 공격을 사전 숙지한 듯 라이트로 적절히 커버링하며 대처해 나간다. 게다가 샘의 맷집이 예상외로 좋아 박의 공격을 충분히 견뎌내고 있었다.
14회까지 채점은 플로레스 부심(필리핀)이 135-132로 박의 우세, 한철희 부심도 138-129로 박종팔의 우세를 채점했고 리처드 록 부심(호주)은 134-134로 동점을 주어 채점면에서도 박이 2-0으로 앞서 있었다.
레퍼리 허버트 민(미국)은 15회전 초반에 일방적으로 경기를 중단시키고 박종팔의 TKO승을 선언했는데 주심의 재량권 발동이었다고는 하나 1분밖에 남지 않은 상태였고 샘이 그로기에 빠진 것도 아니어서 뒷맛이 개운치 않았다.
박종팔의 힘들었던, 그러나 명확한 승리를 주심 허버트 민의 애매한 제지와 부심 한철희씨의 지나친 애국심이 오히려 재를 뿌린 것이 아닌가 하는 여론이 비등했다.
7차방어는 원정전?
어렵긴 했지만 6차방어에 성공한 박종팔은 47전 42승(36KO) 3패 1무 1NC를 기록하며 5천만원, 샘은 19승(16KO) 2패에 1만달러의 파이트머니를 각각 챙겼다.
박종팔은 오는 4월 미국의 휴스톤으로 원정해 동급 7위에 올라 있는 척 워커를 상대로 7차방어전을 갖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원정 방어의 파이트머니는 15만달러로 국내복싱사상 최고액으로 기록되게 된다.
박종팔은 IBF로부터 린델 홈즈와의 지명전을 가지라는 압력을 받고 있기도 한데 7차방어에 성공할 경우 한체급 위의 라이트 헤비급으로 월장해 챔피언인 보비 치즈에게 도전한다는 구상을 갖고 있기도 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덕 샘 측 “제소하겠다”
덕 샘...“주심이 다 뺏아놓은 타이틀을 앗아갔다. 판정으로 갈 경우 불리하니까 고의적으로 경기를 중단시켰다. 이것은 명백한 홈링의 텃세다”
레그 레이튼(샘의 트레이너)...“선수가 부상을 입었을 경우 커미션 닥터에게 부상부위를 보인 다음 경기 속행 여부를 결정하는 것이 상식인데도 일방적으로 경기를 끝낸 것은 이해할 수 없는 일이다. IBF에 제소 하겠다”
허버트 민(레퍼리)...“샘의 왼쪽 눈이 완전히 감겨 선수를 보호하기 위한 조치였다. 선수 보호는 주심의 의무”
호텔복싱 자리 잡혀
최초로 호텔에서 경기를 한 유명우의 3차방어전 때 보다 좀 더 체계가 잡힌 이날의 힐튼호텔 특설링은 모두 지정석으로 3만원의 결코 싼 입장료가 아니었음에도 2천 3백석의 좌석이 경기 한시간 전에 모두 차 호텔 복싱 개최에 자신감을 갖게 해 주었다. 유명우전 때에도 모습을 보였던 영화배우 신성일씨와 윤양하씨는 이날도 링사이드에 자리를 잡았고 탤런트 정욱씨와 임채무씨는 부부동반으로 나와 복싱의 재미를 만끽했다.
개그맨 임하룡씨도 “박종팔의 팬이어서 응원하러 나왔다”며 경기에 집중하는 모습을 보였다
박종팔, 대전일지 및 대전료
날짜 |
상대 |
장소 |
결과 |
비고 |
대전료 |
84.7.22 |
머레이 서덜랜드(영국) |
서울 |
11회 KO승 |
타이틀 획득 |
1,500만원 |
85.1.2 |
로비 검즈(영국) |
서울 |
2회 KO승 |
1방 |
2,500만원 |
6.30 |
비니 커토(미국) |
서울 |
판정승 |
2방 |
2,500만원 |
86.4.12 |
비니 커토(미국) |
LA |
15회 KO승 |
3방 |
11만 5천달러 |
7.6 |
린델 홈즈(미국) |
청주 |
2회 무판정 |
4방 |
5,000만원 |
9.14 |
마빈 맥(미국) |
부산 |
판정승 |
5방 |
5,000만원 |
87.1.25 |
덕 샘(미국) |
서울 |
15회 TKO승 |
6방 |
5,000만원 |
언더카드...박항, 한국타이틀 방어
박종팔의 IBF 수퍼미들급 타이틀이 벌어진 힐튼호텔 특설링에서 벌어진 언더카드에서 한국 주니어라이트급 챔피언 박항은 도전자인 박정오(태양체육관)를 2회 KO로 물리치고 타이틀 방어에 성공했다. 도전자 박정오는 데뷔전 무승부 이래 6연승을 달리다가 첫 패배를 기록했다. 한편 미니멈급의 이성우(현대체)는 양규식을 2회 KO로 물리쳤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