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이종격투기의 정상급 파이터간의 맞대결로 많은 팬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던 KBS SKY배 네오파이트 3 대회(3/20, 서울 센트럴시티 밀레니엄 홀)에서, 스피릿MC 초대챔피언인 이면주(27/제왕회관)가 일본 판크라스의 특급 기대주 허승진(29/네오파이트)을 꺾었다.
네오파이트의 새로운 도전 무대인 라이트급 토너먼트전이 열린 이 대회는, 라이트급의 강자를 가리는 무대였지만,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카드는 역시 허승진 vs 이면주전이었다.
2천 5백석 규모의 대회장을 거의 가득 메운 관중들은, 양 선수가 입장하고 링에 올라가자 숨을 죽인 채 링을 주시하였다. 고요한 대회장과 링 안에서 두 거구가 뿜어내는 기운 때문에 장내에는 팽팽한 긴장감이 감돌았다. 하지만, 그 결과는 다소 싱거웠다.
시합 시작하자 마자, 양 선수는 서로의 주특기인 타격으로 맞붙었고, 목씨름으로 무릎치기를 상호 교환하였다. 잠시 후, 허승진은 전광석화 같은 양다리 태클로 이면주를 테이크 다운시켰고, 이면주는 가드 포지션을 취한다. 곧바로 레프리가 “돈 무브” 구령을 내리고, 양 선수를 같은 자세로 링 중앙에서 시합을 재개시킨다.
허승진은 간헐적인 파운딩을 하지만, 이렇다 할 유효타는 없었고, 그라운드 30초 룰에 따라 시합은 다시 스탠딩 상태로 돌아간다.
다시 맞붙은 양 선수는, 퍼스트 컨택트와 같은 자세인 목씨름으로, 무릎치기를 교환한다. 10초간 무릎치기로 응수하던 허승진은, 또다시 상대의 허를 찌르는 태클로 테이크 다운에 성공한다. 하지만, 힘이 실리지 못한 파운딩은 이렇다 할 유효타를 만들어 내지 못하고, 그라운드 30초 룰에 의해 레프리가 양 선수를 일으켜 세운다.
스탠딩 상태로 돌아온 허승진이 팔이 뭔가 이상하다는 제스쳐를 보이자 닥터체크에 들어갔고, 결국 닥터스톱이 선언되어, 이면주 선수의 승리가 선언된다.
허승진은 경기전에도 양팔에 밴딩을 많이 하여, 팔 상태가 정상이 아니었던 것으로 보였고, 2번째 테이크 다운을 성공할 때, 팔에 부상을 입은 것으로 보였다.
한편, 라이트급에서는 일본의 쿠하라 키요유키 선수(32/진무관)가 별 어려움 없이 이 날의 토너먼트를 제패했다. 결승에서는 최승필 선수(브라질리언 주짓수/네메시스)를 맞아, 시종 우세한 경기를 펼쳤고, 2라운드 들어 암바를 성공시키자 최승필 선수 세컨드에서 타올을 투입하여, 우승을 거머쥐었다.
쿠하라 선수와 국내 선수와의 실력차를 확인한 한 판이었지만, 최승필 선수의 가능성도 확인한 경기였다. 최승필 선수는 스트레이트 및 훅의 펀치가 좋고, 펀치력도 강했다. 무엇보다 그는 투지가 좋아, 암바가 제대로 들어간 상태에서도 탭아웃을 하지 않았고, 보다 못한 세컨드에서 타올을 투입한 것이다. 경기가 끝난 후, 최승필 선수는 타올을 던진 세컨드에 강한 불만을 터트리는 등, 결과를 인정하지 않는 모습을 보였다.
MMA전적이 없었다는 점에서 향후 그가 어떤 파이터로 성장할지, 이날 입장한 팬들의 관심이 모아질 것이다.
또 한명의 우승후보였던 유우성 선수(KPW 5회 대회 우승자/특공 무술)는, 토너먼트 1회전에서 복싱 베이스의 김대영 선수를 맞아, 타격 및 그라운드 기술의 압도적인 우세로 수준높은 경기를 펼쳤다.
결승에서 이 날의 우승자인 쿠하라 키요유키 선수와의 대결이 예상되었으나, 1회전에서 갈비뼈가 부러지는 불의의 부상을 당해 기권하였다.
지난 대회에서 경기 운영의 미숙과 매끄럽지 못한 대회 운영으로 팬들의 비난을 받았던 네오파이트. 하지만, 새로운 도전 무대인 라이트급 토너먼트전에서는 무리없는 대회 진행으로 좀 더 성숙된 모습을 보였다. 경량급 특유의 스피디한 경기 내용과 허승진 vs 이면주라는 빅카드를 성사시켜, 향후 주목받는 대회로 성장할 토대를 쌓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