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8시. 집을 나서니 15분만에 상당구청 도착. 평소 같으면 30분은 걸릴 길인데... 몸풀면서 한사람 한 삶을 기다렸습니다. 반가운 얼굴들. 낯설지만 웃는 얼굴로 인사나누며 우리의 충주 기행은 시작되었습니다.
주말아침이 늘 그렇듯 아침을 챙겨먹기가 쉽지않은데 이를 아셨는지 엄사무국장님께서 준비해주신 주먹밥과 햄버거. 어른 채면 버리고 맛있게 둘다 먹으며 배부른 행복한돼지(?)가 잠시 되었습니다. 음성에서 막내 5살박이 동행자 찬희(?)와 충주역에서 길잡이를 해주신 어선생님을 모시고 우륵선생의 탄금대를 향했죠.
가을 아침의 충주는 안개의 고장이었습니다. 날씨도 서늘한 기운이 감돌았지막 여행의 시작을 알리는 단체사진 소리와 함께 8천의 혼이 담긴 팔천고혼위령탑을 지나 "감지꽃 노래비" "열두대"를 보고 안내말씀을 들으며 충주의 느낌을 갖기 시작했습니다.
중원경이라는 유서깊은 도시에서 일제시대 철도가 충주를 비켜가고 경부선도 비켜가면서 점점 쇠락한 늙은이 같은 도시로 변하는 충주. 하지만 중앙탑에 와서 맑은날씨 와 햇살, 탁트인 충주호를 보면서 다시금 새로운 도시의 변화를 읽을 수 있었습니다. 특히 큰 호수가 없는 청주가 다시금 아쉽다는 생각을 스치듯 해봤습니다. 박물관까지 보고난후 먹는 두부찌개는 출출한 배도 채우고 기운빠진 다리에 힘도 주었습니다. 아이어른 할것없이 아주 맛난 식사를 했다는 만족스런 얼굴을 하고 다시 충주 고구려비 전시관으로 향했습니다.
작년에 가족들과 왔을때는 공사중이라 보지 못했는데 어선생님의 안내로 중원고구려비도 보게되고 나라의 흥망성쇠가 뭔지도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우리도 올해는 중요한 도약의 해가 되야 될텐데요. 12월 도장 잘찍어야겠죠!
다음은 누암리 고분군을 가게 되었습니다. 경주의 큰 고분만큼은 아니지만 매우큰 고분이 충북에도 있다는 사실과 상당히 많은 수가 있다는 것에 놀랐습니다. 힘쎈사람들이 살았나보죠? 그리고 그옆에 사과과수원의 사과는 훔쳐먹고 싶을만큼 탐스런 자태로 우리를 유혹하기도 했습니다.
몸이 지쳐 갈즘 40분정도를 차로 이동하면서 눈 부친후 마지막 여행지 미륵리 석조여래 입상을 보러 갔어요. 월악산쪽인것 같은데 참으로 아늑하고 조용한 풍경이 여행의 백미를 장식했다고 봅니다. 특히ㅡ돌로 차곡차곡 쌓은 절의 모습은 참 옛날사람들 대단하다는 생각이 절로 들게끔 돌을 다듬어 만들어 놨더군요. 마지막 단체 사진을 찍고 차에 오르려 했으나 아쉬움을 달랠 뭔가가 필요 했는데 박선생님의 추석선물로 아이들은 부침개를 어른들은 동동주와 묵무침으로 허기도 달래고 아쉬움도 녹였습니다.
지난 보은에서 여름 추억을 만들었다면 이번 여행은 익어가는 가을 추억을 남겼다고 할 수 있겠네요.
첫댓글 문 선생님! 오늘 다녀오시고서 그 새 벌써 사진과 답사기를 올려 주셨군요! 순발력 못지않게 글쓰는 공력도 만만찮으시구요!
과찬이세요. 감사합니다. 엄사무국장님과 박옥주선생님께 고마운마음 다시 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