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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주·청원지역 곳곳에서 대규모 신규 아파트 입주 물량이 쏟아지고 있으나 입주민들의 ‘소유권 이전 집단 등기업무’를 외지 변호사·법무사들이 독식, 제밥그릇도 챙기지 못하고 있다는 목소리가 높다. 아파트 입주민들의 소유권 이전 집단 등기 업무가 어느 시기부터 불황에 허덕이는 변호사·법무사 업계에 사실상 ‘노다지’ 사업으로 등장했지만 시공사들은 지역 변호사·법무사들을 철저하게 배제시키고 있어 자치단체 차원의 지원 노력이 아쉽다. 변호사 업계에 따르면 1월 현재 도내 법률사무소는 69곳이며 이중 청주가 44곳으로 가장 많다. 법무사는 133곳이 성업중이다. 하지만 이들 변호사·법무사 업계에도 극심한 경기불황 탓에 ‘부익부빈익빈’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가뜩이나 지역내 변호사 공급 과잉이 변호사 업계의 불황을 부추기고 있는 데다 법원이 불구속 재판 확대를 선언, 변호사 업계의 사실상 ‘돈 되는 사건(구속 재판사건)’ 수임은 갈수록 줄어들고 있는 실정이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변호사 업계는 평소 거들떠도 보지 않던 아파트 입주 집단 등기 업무에까지 손을 대기 시작, 법무사들과 ‘밥 그릇’ 싸움을 벌이고 있다. 이마저도 다른 지역 변호사·법무사들에게 빼앗기고 있다. 아파트 시공사들이 철저하게 지역 변호사·법무사를 외면한 채 자신들의 고문 변호사 또는 기존에 거래하던 외지 법무사에게 집단 등기 업무를 맡기고 있기 때문이다. 이같은 행태는 대기업 유명 브랜드 아파트일수록 더욱 심각하다. 간혹 여론 악화를 우려해 ‘울며 겨자 먹기식’으로 극히 일부 세대를 한정해 지역 변호사 또는 법무사에게 할애하는 정도다. 지난 2004년 말 입주한 청주시 상당구 용담동 대림e편한세상 아파트 421세대의 경우 서울 모 법률사무소가 집단 등기 업무를 사실상 독식했다. 지난해 초 입주한 청주시 흥덕구 신봉동 현대아이파크(1천222세대) 아파트 또한 부산의 모 법무사가 사실상 집단 등기 업무를 독식하고, 극히 일부 세대만 청주지역 모 법무사에게 할애됐다. 최근 입주가 한창인 흥덕구 가경동 대우푸르지오(575세대) 아파트 역시 광주의 모 법무사가, 이 달 말 입주하는 오창과학산업단지내 대우 이안 아파트(880여세대)는 서울의 모 법률사무소가 각각 입주민들의 소유권 이전 집단 등기 업무를 사실상 독점 한 채 여론 무마 차원에서 극히 일부 세대만이 지역 변호사·법무사에게 배정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청주시 흥덕구 가경동 푸르지오 아파트에 입주한 Y씨는 “관리사무소에서 청주 김모 법무사와 광주 류모 법무사 두 곳에서 입주 소유권 집단 등기를 맡고 있다는 말을 듣고 황당했다”며 “입주민이 등기를 낼 때 시공사가 지정한 법무사에게 맡기는 편이 비용이 절약된다는 사실을 알고 있지만 청주에도 변호사·법무사가 많은데 왜 광주에 있는 법무사에게 등기를 맡겨야 하는지 이해가 가지 않는다”고 말했다. 청주시내 한 법률사무소 관계자는 “변호사업계에도 경기 불황이 불어닥치면서 아파트 소유권 이전 집단 등기를 따내기 위해 정치권 인사까지 동원하는 등 로비전이 치열하다”면서 “최근 청주·청원지역에 신규 아파트 입주 물량이 쏟아지고 있지만 입주민들의 소유권 이전 집단 등기는 외지 변호사·법무사가 거의 독차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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