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쉬운 건강법- "공기"편
오염된 물은 안 마시면 되지만, 오염된 공기는 그럴 수 없다. 숨을 안 쉬고 3 분만 지나면 뇌사에 빠지거나 죽기 때문이다. 사람이 들이마시는 공기의 양은 얼마일까? 수술실에서 전신마취를 할 때, 체중 Kg당 12 cc의 공기량을 분당 12 회 호흡하게 호흡기를 맞추어 놓는다. 70Kg인 사람은 분당 10 리터, 시간당 600 리터의 공기를 호흡하게 되므로, 한시간에 1.5 리터 패트병 400 개, 하루에 9,600 개 분량이다. 이것은 가만히 누워있을 때의 양이고, 일상생활에서는 1.5 배가 필요하다. 호흡량은 25 세 이후부터 매년 30 cc 정도 감소하는데 담배를 피면 5 배 더 빨리 감소한다. 금연운동은 담배로 인한 폐암치료에 들어가는 의료비를 줄이기 위해서 시작되었다. 담배보다 더 해로운 것이 자동차 배기가스이다. 한 사람의 건강문제에 국한되는 담배에 비하여 도시 전체의 문제인 자동차 배기가스에 대해서는 사회적으로 너그러운 것 같다.
배기량 2000 cc의 자동차가 정지 시 분당 1000 rpm으로 공회전할 때 분당 2,000 리터, 시간당 120,000 리터로, 1.5 리터짜리 패트병 80,000 개의 부피에 해당하는 공기를 소비한다. 한 시간에 사람이 호흡하는 공기양의 200 배를 소모해 버리는 것이다. 더욱이 사람이 내뱉는 숨에는 산소가 어느 정도 남아 있어서, 비닐주머니로 코와 입을 막고 숨을 쉬어도 2 분간은 버틸 수 있지만, 자동차의 배기가스에 산소는 전혀 없고 유독한 아황산가스, 일산화탄소, 질소화합물 뿐이며, 이것을 2 분간 들이 마시고 살아남는 생명체는 없을 것이다. 2000 년 대한소아 알레르기 및 호흡기학회의 조사에서 전국 초등학생의 13%, 중학생의 12.8 %가 천식을 앓고 있다고 하였으며, 서울대 농업생명과학연구소의 자료에는 대기오염으로 인하여 수도권에서 연간 1 만 1 천여 명이 조기 사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어떤 교통수단을 선택하는가에 따라 이런 오염물질을 많이 마시기도 덜 마시기도 한다. 런던 Imperial College의 Surbjit Kaur박사에 의하면, 걸어 다니거나 자전거를 타거나 버스를 탄 사람이 미세먼지와 일산화탄소를 가장 적게 마시고, 승용차와 택시를 탄 사람은 많이 흡입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것은, 자동차 배기구의 위치를 생각하면 이유를 쉽게 알 수 있다. 승용차로 편하고 빠르게 다니는 것은 운동부족으로 뿐만 아니라, 유독가스를 더 많이 흡입하기 때문에 건강에 나쁜 것이다. 특히 어린이는 호흡량이 어른보다 많기 때문에, 만약 자녀들이 병약하기를 원치 않는다면 복잡한 도심에서는 승용차보다 버스를 타게 해야 할 것이다. 대구시에서는 2006년 2월부터 버스노선을 대폭 개편하여, 국내 최고였던 자가용 수송분담 율(41.4 %)이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버스승차 장에 주차하는 차량들로 인한 안전문제만 해결된다면 버스이용자가 더욱 많아질 것이다.
운전하는 방법에 따라 배기가스를 줄일 수 있다는 것은 누구나 알고 있지만, 그 중에서 공회전에 대해서는 사회적으로 너그러운 분위기이다. 공회전이 불필요할 뿐 아니라, 자동차나 운전자의 건강에 나쁘다는 사회적 공감대를 형성하는 것이 시급하다. 공회전시에는 낮은 온도에서 연소되므로 유독가스가 더 많이 나오며, 윤활유의 유막형성 기능을 악화시키고, 점화플러그와 실린더 벽에 기름찌꺼기를 만들어 엔진을 손상시킨다. 더욱이 1987 년이후 생산된 승용차는 전자제어 식 연료분사방식이기 때문에 예열이 거의 필요 없으므로, 휘발유 승용차는 평소에 30초, 겨울철에는 2 분, 경유 차는 평소에 1분, 겨울철에는 3 분의 예열이면 충분하다. 또한 재시동할 때 보다 1 분간 공회전할 때 연료가 더 많이 소모된다. 우리나라의 경유 차 점유율은 대부분의 외국에 비해서도 기형적으로 높은 35 % 정도이며, 현재의 기술 및 경유품질의 한계 때문에, 전체 자동차가 배출하는 미세먼지의 100 %, 이산화질소의 81%, 이산화황의 77 % 가 경유차에서 배출되고 있다. 경유 차에서 주로 나오는 미세먼지 중에서 PM 2.5 (2.5 마이크론 이하의 작은 입자)는 모세기관지에서 걸러지기에 너무 작아서 폐포 깊숙이 도달하는데, 폐포에 한 번 들어가면 제거되지 않고 평생 동안 폐 조직을 자극하여 천식과 폐암을 유발한다.
지난 10 여 년간 국내의 자동차수는 4 배 이상 증가하였고, 중대형 경유차가 차지하는 비율은 더욱 증가하고 있으며, 경유 차가 휘발유 차 보다 공회전을 많이 하는 경향이 있다. 특히, 회사소유의 버스, 택배화물차, 구급차 등은 장시간 정차시에도 엔진을 끄지 않는 경우가 흔하다. 기사 분들에게 물어보면, 엔진을 보호하고 연료를 아낀다거나 열쇠 돌리기가 귀찮아서라고 대답한다. 배기가스를 가장 많이 마시는 사람이 운전자 자신인데, 자동차를 위하여 자신의 건강을 희생하는 우를 범하지 말아야 할 것이다. 아직도 공회전이 불필요하고 유해하다는 것을 모르는 사람들이 많은 것 같으므로, 운전면허시험이나 보험 안내문을 통하여 널리 알려야 하겠다. 시민들은 교통수단으로 버스를 선택하고, 노점상들은 트럭을 사용하기 보다는 소형발전기로 전력을 만들어야 할 것이다. 트럭은 짐을 내릴 때에, 유치원 버스나 관광버스는 아이들이 타고 내릴 때에, 구급차는 환자를 내릴 때에, 엔진을 멈추어 주는 배려를 발휘해야 한다. 최근에, 평소에는 물론 주말에도 버스를 이용하여 여행을 하는 덕분에, 따로 운동하지 않아도 폐, 척추, 다리가 튼튼해 지는 것을 체험하는 이웃들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 이런 사람들이 늘어난다면, 비만과 호흡기질환으로 고통받던 국민의 건강이 좋아질 것으로 기대된다.
신경과 전문의, 대구시, 한병인
첫댓글 정말 공감하는 이야기 입니다.
자신이 내뿜는 배기가스가 자기의 폐속으로 들어가는걸 모르고 행동하는 사람들이 아주 많습니다.
예로 아파트단지 에서도 후진주차를 당연하게 생각하더군요.
이런 글을 널리 알려 여러 사람이 알고 인식을 가지도록 해야 합니다.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