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봉화산을 오르다.
고운 물감으로 채색한 가을빛 찬란한 요즘입니다.
‘가을이라 가을바람, 솔솔 불어오니 푸른 잎은 붉은 치마 갈아입고요 남쪽나라 ~’ <가을> 동요를 부르며
소풍 갔던 일이 생각납니다. 어디를 둘러봐도 찬란합니다.
빨리도 스쳐 지나치는 세월 속에 묻힌 이 가을을 놓치기 전에 흠뻑 취하고 싶습니다.
금빛 찬란한 오늘도 네 활개를 활짝 펴고 아름다움만 생각하며 힘차게 살고 싶습니다.
26일 선배 선생님들을 모시고 대 선배님의 안내로 봉화산에 다녀왔습니다.
우리는 봉화산 역 4번 출구에서 나오니 좁은 공간에 긴 의자와 바닥에 낙엽이 곱게 쌓여 장관을 이룹니다.
선배님이 우리를 위해 커피를 타 오셔서 달콤한 차를 들으며 가을을 감상합니다.
풍성한 낙엽을 한아름 담아 뿌려봅니다.
낙엽이 그냥 떨어지는 것이 아니라 빙글 빙글 돌며 나선형 모양으로 떨어집니다.
현직에 있을 때 경주로 수락 여행을 갔을 때 어린이들이 내 머리에 뿌려주던 것이 생각납니다.
건강이 좋지 않은 선배님이 오늘은 안색이 좋으시며 앞장서서 걸으십니다.
몸무게도 늘었다고 하니 얼마나 기쁜 일인지요.
중랑구 봉화산 둘레길은 약 4.2km 길이로 소나무와 참나무 등 다양한 수종들이 분포되었으며
남녀노소 누구나 쉽게 걸을 수 있는 평안한 산책로로 많은 시민이 걷고 있었습니다.
정상부에는 서울시 기념물 제15호인 봉화산 봉수대가 위치하고 있습니다.
400여 년 동안 주민의 안녕과 결속을 위해 대동의식을 고취시켜 온 봉화산 도당제가 매년 열린다고 합니다.
이곳에서 가볼 수 있는 가까운 곳은 중랑 개핑숲, 중량천 장미거리, 용마산이 있답니다.
우리는 옹기 테마 공원을 걸었습니다. 이곳에는 한지 체험장과 옹기 체험장, 옹기 정원, 전통가마,
북까페 등이 아기자가 자리하고 있으며 옹기를 만드는 장인들의 조각들이 있었습니다.
이곳은 총포, 화약류 도매업체가 있었던 곳인데 주민들의 안전을 위해
2017년 서울시 최초 옹기공원으로 조성되었답니다.
옹기 가마는 서울에서 1990년대 초까지 옹기점이 남아 있었다고 합니다.
신내동에 거주하는 서울시 무형문화재 제30호 옹기장 배오섭 씨의 자문을 받아 만들어진
전통 옹기가마가 붉은 색을 하고 있었습니다.
옹기란 선사시대 질그릇이 발전, 변화된 용기로 잿물을 입히지 않고 구워낸 질그릇과 잿물을 입혀서
1200도가 넘는 고온에서 구워 윤이 나고 강도가 있는 오지 그릇을 총칭하는 말로 근대 이후
질그릇 사용이 급격히 줄어들면서 오지 그릇을 옹기라 부른답니다.
산 중턱에 단풍을 감상할 수 있는 <옹기 종기 카페>가 있었습니다.
전래동화인 <우렁각시>와 <콩쥐와 팥쥐>에 나오는 콩쥐와 두꺼미 조각품이 따뜻하게 맞이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