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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나무주택시공&자재 스크랩 펌_통나무집짓기
박호선 추천 0 조회 714 09.05.21 17:57 댓글 0
게시글 본문내용

저는 이 집의 유일한 남자랍니다. 요즘 시간도 부족했지만 사실 블러그에 글을 남길려고 하면 우리집 여자들이 거의 점거하고 있어서 제 차례가 돌아오지 못한게 이유겸 변명으로 하고자 합니다. 안녕하세요.

제가 스스로 집 짓는 이유는 무엇보다 즐겁고 또 본능에 가깝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제가 손재주가 너무 없는 편이라서 감히 집짓기는 생각도 못했었습니다.

그런데 1995년, 당시 국가보안법 위반으로 징역 12년을 선고받고 대구교도소 0.71평 독방에서 살때 거미를 관찰했던 적이 있었습니다. 가만히 보니 이 놈은 햇살이 독방 작은 창으로 비치기 시작할 때면 어김없이 낡은 거미줄(거미집)을 허물고 새집을 짓는게 아니겠어요.먹거리를 마련하기 위해 하루도 거르지 않고 그 힘든 일을 마다하지 않았습니다.

곰곰히 생각해보니 사람만이 남이 지어준 집에서 살 뿐 모든 생물들이 다 스스로 자기 집을 짓더라고요. 사실 사람도 과거로 거슬러 가보면 혈거니 움집이니 해서 모두 자기집은 자신이 지었고, 가까이는 어릴 적(60-70년대)만 해도 주인이 집을 짓거나 마을 사람들과 울력으로 함께 집을 지었던 기억이 생생합니다.

즉 집짓기는 사람에게도 본능과 같은 것이지요.<집과 먹거리 마련은 둘이 아닌 하나이다> 라고   거미가 저에게 가르쳐주었습니다.

그런데 언제부턴가 그 본능을 표현하는게 낯설고 두려운 일로 되고 집짓기가 돈벌이의 큰 수단으로 변해버렸던 것입니다.

잃어버렸던 것을 되찾는 것은 참으로 기쁜 일이지요. 나에게 없어졌다고 생각된 집짓기 본능을 되찾는 것은 두렵기는 하지만 얼마나 가슴 떨리는 일이었는지 모릅니다.

내 본능을 발휘하는 것인데 못할 것이 없다는 생각에 용기를 내어 덤볐습니다. 돈 한 푼 되지 않았지만 4 채 째 짓고 있는 셈입니다.  힘은 들지만  새로운 방식의 집을 가급적 생태적으로 짓는다는게 얼마나 마음이 설레는지 모릅니다.

처음부터 끝까지 모든 공정을 스스로 만들어 가는 일은 우리에게 부여된 본능입니다. 잘 짓든 못짓든 그것은 별 문제가 아니겠지요.

틈틈히 글 올리겠습니다.


집터공사


 

지금 살고 있는 창고뒤에 집터로 잡은 밭모양.

포크레인으로 한참을 흙을 까내리고 수평을 잡아 집을 짓게 된다.


오른쪽에 보이는 개울에 관(800mm관)을 묻고 집터에서 나온 흙을 덮어 평탄하게 하여 마당을 넓히려고 한다.




관이 들어갈 개울.




집터 뒤에 낙엽송. 남에 산이라 허락을 맡고 집터 뒤쪽에 가까운 나무는 베어내려한다.




집터에서 내려다본 창고집.




공사전 집터 앞 길.





 

개울에 관을 내려논 모양. 남편과 내가 낑낑대며 힘 좀 썼다. 비닐로 붕대감은 부분은 내리면서 갈라진 부분. 밑에는 괜찮아도 위에는 덮어서 흙을 올리면 괜찮단다.




집터를 파는 포크레인.흙이 엄청많이 나오고 시간이 생각보다 많이 걸렸다.




처음에 잡았던 집터는 밭으로 쓰게 되었다. 포크레인 비용 50만원이 들어가서 50만원짜리 비싼 밭이라고 남편은 이 집터를 찍었다가 변심한 마누라를 구박한다.

여기 작물을 심어서 50만원을 벌겠냐며.

내참 치사해서. 뭐든 50만원은 나오는 밭을 만들어봐야지 원. 두고두고 씹을거다.




공사하는 집터에 심었던 마늘을 50만원짜리 밭에 옮겨심었다. 세어보니 2접을 심었는데 3접도 안나오게 생겼다. 손해다 손해. 마늘은 6쪽이라 한 쪽을 심으면 심으면 6배는 나와야 정상인데 밭이 안좋은지 여기에선 마늘이 잘 안된다. 단양은 심는대로 잘 나왔는데. 그래서 단양에 마늘이 잘되나보다. 마늘은 땅을 많이 타고 아무데나 잘 안되고 연작을 해야 좋단다. 다른 작물은 연작하면 안되는데. 암틈 요것이 잘 되어도 우리 식구 먹을 것도 모자라게 생겼다.

올 해는 거름도 많이 하고 많이 심어야지. 마늘은 다른 농사 거두고 심는다. 가을끝에.




 

집터가 너무 작다.

그래도 할 수 없지.

처음 잡은 집터때문에 골치가 아팠어서 그만만해도 그냥 좋다. 안넓어도 앞에 창고집이 있으니 괜찮다. 앞에 마당에서 차나 돌릴 공간은 나와야하는데...

어제 찍은 사진이고 오늘은 많이 팠다.

그래도 앞으로 2번은 더 포크레인을 써야할텐데.

하루 포크레인 쓰는 값은 30만원. 만만한 돈이 아니다.

포크레인을 확 배워버려!@@@#$

이렇게 남을 쓸때면 내가 그 기술이 있으면 되는데라는 똑순이 같은 생각이 들지만 만능되기가 어디 쉽나.

혹 살다보면 나도 경운기 몰고 포크레인 몬다는 어떤 귀농부인처럼 억척아줌마가 될지도 모르겠다.헐헐.(택도 없는 소리. 차운전도 무서워서 장거리는 나가지도 못하면서라는 내속에 딴소리가 들린다.)

기술이 없으면 돈이 많아야 하는데 돈도 달랑달랑. 아무리 돈이 안드는 귀틀집이라도 평당 100만원은 들지 않겠나?

남편은 1,000만원으로 집을 짓자고 하는데 무리인것 같다. 비싼 내장재를 쓰지않고(눈물을 흘리며 새씽크대와 새가스렌지를 포기하며) 기초를 단단히 하는게 중요하다는 생각이다.

다른거야 나중에 해도 되지만 기초가 부실하면 다시 한다는건 너무 어렵다.

좋다. 아무 장식이 없는 집도 좋다. 그냥 살기 편하게 물 잘나고 따뜻하고 출입 편하고 집안모양이 좀 가난해도 상관없어. 있는대로 쓰고 중고사다가 쓰자.

맘을 편하게 먹고 기분좋게 밥해주고 데모도일 하자.

나는 집 짓는데 단단히 마음을 먹고 데모도일(보조일)을 열심히 할 생각이다. 남편과 내가 힘을 합치고 수가 더 필요하면 동네에서 일당 주고 아는 사람과 일을 하고 간간이 들려서 거들어주는 사람 도움을 받으면 적게 들이고 집을 짓겠지.

이제까기 집을 3채(창고집포함) 지어본 남편이 든든하기만 하다.

잘했건 못했건 시행착오를 통해 배우는건 중요하다. 육체에 새겨진 지식은 이렇게 평생 잃어버리지도 않고 깊어지고 자기몸에 대한 신뢰와 자신감을 준다.

머리로 안만 책을 읽어도 알 수 없는 경험의 학교를 내가 신뢰하는 이유다.

집 짓기를 통해 나 자신의 변화를 기대해본다.

삶에 대한 튼튼한 확신과 긍정성을 갖기를. 이곳에 뿌리를 잘 내리기를. 가족 모두 그 긍정의 하모니를 함께하기를.



 

흙을 파서 쌓아놓고 그 흙으로 개천의 관 위를 메운다.




메우기 작업중.




흙을 다 치워놨다.




산쪽에 깍은 면.




파고보니 물이 2군데 난다. 유공관을 묻어 집수하여 바깥 수도로 쓰기로 했다. 포크레인 기사는 물이 나는 곳에 집을 안 짓는다고 계속 한마디한다.

방수처리하고 물통 묻고 배수관 묻고 기초를 40전 올리면 괜찮다고 남편은 말한다.

뭐 할 수 없지 죽지않을 정도면 살지 않겠나. 명당이 어디 흔하랴.

오늘 이 물 빼는 삽질을 해야한다.

남편은 서울에 강의하러 갔다. 내참 뭔 강의. 바쁜데 할 일 많은 사람 불러서 귀농학교에서 뭘 강의해야한다니 아침에 나갈때도 계속 꾸시렁대며 다음부터 절대 부르지 말라고 하라고 그랬다.

자기는 그게 하고 싶은 일이니 말리지 말란다. 음 생태귀농공동체 전도사라 이거지. 집터도 손봐야하고 감자밭도 만들어야하는데 논에 거름도 하고 차는 방전되어 충전도 해야하고. 참 근데 뭔 강의여~~



다 닦인 집터.




관이 묻힌 모습




관 위에 오메 웬 흙이 저렇게 놓게 쌓이냐. 오늘 아침 남편이 불러 나가보니 안에 관이 찌그러졌다. 한 개 9만 5000원 날라갔다. 다시 파고 이중관을 묻던지 암튼 뭘 모르면 수험료가 비싸다.

기초에 200만원 잡았었는데 두 배는 훌쩍 뛰어넘게 생겼다.

그래도 할 수 없지 기초가 부실하면 안전문제가 생기니 돈이 들어도 할 건 해야지.

남편 왈

"좋은 거 배웠다. 돈 조금 들이고."

참 저렇게 머리가 돌아가면 좋을텐데 나는 돈 생각만 난다. 그리고 누군가 탓을 하고 싶다. 결국 희생양은 남편.

"으이구 좀 잘 알아보지. 관이 얼마나 하중을 견딜지 생각해봤어야지."

일이 끝나고 이런 소리 해봐야 내 속만 뒤집히는데 뻔히 알면서도 남편을 잡는다. 나쁜 파랑마녀.

그러면 안되지. 할일이 많은데 손발 맞춰 재미있게 일을 해야잖아.

태국에 소수민족 중에 결혼하기전에 신랑 신부 될 사람들은 꼭 같이 일을 해보고 결혼하는 풍습이 있는 데가 있단다. 정말 현명한 처사다. 그래야 평생 같이 일하면서 꿍짝이 맞아 행복할테니.

다시 마음 수양을 해야지. 손해분을 훌륭한 수험료로 여기며.쩝쩝..




다지기




정말 잣나무 옆집이 되었다. 잣나무 옆에 정자를 지을 예정이다. 근데 혹 잣나무가 넘어와서 자다가 깔려죽으면 어쩌나 걱정이 되었다. 남편은 아무 걱정이 없다. 잣나무는 뿌리가 깊어 안 넘어간데나.

요즘 천재지변 나는거 보면 자신할 일이 아니다. 팔자소관이지. 잣나무에 깔려죽으면 내가 죽어서도 남편을 찾아가 내가 그때 그랬잖아. 따진다고 하니 우리는 홋수가 달라서 못만날거라나. 자기랑 나랑은 죽어서 각자 다른데 갈거니까 만날 일 없단다.

암튼 잣나무야 넘어지지 말고 넘어져도 내가 자는데로 넘어지지는 말아라. 부탁이다.~~




끈으로 표시한 부분이 집터. 22평정도 되는데 뒤에 달아맬 것이 있다. 보일러실과 다용도실. 붙박이 장등. 그 정도면 4식구가 손님 치르며 살만하다.




뒤에서 잡은 끈표시. 쭈그린 아저씨는 다른 동네 귀농자 여름아빠.




꼬마마녀는 밧줄을 어디서 찾아서 목에다 칭칭두르고 놀고 있다.

"여기가 우리집이 될거야."

"그럼 지금 우리집은 누가 살아?"

"다른 사람이 살지."

"잉.우리가 살아.~"

지금 사는 창고집이 아이는 좋으가보다. 나는 이젠 그냥 그렇다. 벗어나고 싶었지만 남편의 손길이 많이 간 집이라 그래도 정이 들었나보다.

그래도 새집 지으면 새집이 더 좋겠지.

명지는 방콕. 인터넷 만화를 보고 있다.

"야 너는 니 살 집 관심도 없냐. 좀 나와봐라."

"흐잉 나는 지금도 좋아. 새 집을 져도 좋고 안져도 좋고."

천하태평에 만사오케이 딸내미. 이 험한 세상 어찌 살꼬. 만화 그려서 밥 먹고 살 수 있으려나?

암튼 맘 편하게 잘 지내야 병도 악화가 안 될테니 내버려둔다. 항상 느긋하게 있으면 병도 낫지 않을까 기대하며 아이의 자연치유력을 믿어본다.




집터 찍다가 발견한 머위. 어릴 땐 쌈으로 먹고 크면 줄기를 다듬어 삶아서 나물로 먹는다. 진짜 개성있는 맛인데 나는 무척 좋아한다. 몸에 좋다고 우리 산에 뜯으러 동네분이 오기도 한다.

우리산은 머위밭이다. 올해는 잔뜩 뜯어서 반찬으로 먹어야지. 작년엔 취미생활하는 것처럼 쬐금 뜯어먹고 다른 사람이 몇 보따리 따갔다.




찔레 순.

찔레는 가시가 많아 갈근친다. 순은 따서 데쳐 먹으면 반찬이 된다. 또 아이들 간식으로도 좋다고 하는데 우리 아이들은 아직 먹을 줄 모른다.


잘 먹고 일 많이 하고 잘 자고 신나게 떠들면서 사람들과 재미나게 지내고.

자기 집 지으면 수명이 준다는데 나는 참 재미나다. 또 하고 싶지는 않지만 (이 집에서 이젠 늙어죽어야지) 지금까지 한 일 중에 제일 재미있을 것 같다.




 

다시 관을 묻고 길을 절리했다. 좀 더 넓어졌다.



전에 묻었던 관. 형편없이 찌그러졌다. 모두 57만원이 날라갔다. 에구 아까워라~~




나무그늘 때문에 어둡지만 기초를 판 모습이다.

가로 10.5m, 세로 7m를 대각선을 재어 먼저 끈으로 표시하고 횟가루를 뿌려서 표시해 놓는다. 각 방의 구역을 표시하고  포크레인 기사에게 팔 깊이를 말해준다.

바깥 쪽은 80cm씩 팠고 안쪽은 50cm씩 팠다. 바깥 기초는 깊게 해야 쥐나 다른 피해가 없다.

안방 구들 놓을 곳은 50cm를 모두 팠다.

기초 너비는 30cm인데 유로폼이 들어가니 더 넓게 팠다.


여기까지 했는데 남편이 다리를 다쳤다.

1주일 넘게 일은 스톱상태이다.

아래로 구르는 통나무에 부딪쳤는데 지금은 거의 다 낫다.

절뚝거리면서도 하우스가 궁금해서 가만히 못 있고 나가서 일을 했다.

자기가 무슨 농사의 신이라도 되나.

나 같으면 엄살 부리면서 실컷 자고 놀고 먹고 그럴텐데 지독한 인간 같으니라구.

고추도 보고싶고 뭔일을 내가 잘하나 믿기지도 않아 그럴테지.


남편이 다치니 내 일이 많아졌다.

물주고 하우스 열고 닫고 병원도 다녀와야하고 냉찜질도 해줘야하고 또 고추사이에 차광막도 덮어줘야하고.

낮엔 더워서 못하고 새벽이나 저녁전에 일하는데 많이 일하면 5~6시간인데 피곤해서 10시도 되기전에 잠자리에 누웠다.

늦게 자는 아이들은 남편이 챙기고. 쑥뜸뜨는 큰 딸 옆에서 컴퓨터를 하면서 남편은 아이들이 잘때까지 옆방에 있고 나는 일찌감치 불 끄고 자고.


새벽 6시 일어나서 나가면 들에는 벌써 일하는 소리가 부산하다.

관리기, 경운기 소리.

아직은 서툴지만 농사를 짓겠다고 흉내를 내는 나는 이 풍경에 하나인게 자랑스럽게만 하다.

나도 아랫집 할머니처럼 그렇게 호미들고 밭을 매며 75세가 되도록 짱짱하게 살고 싶다.

양로원신세나 병원신세 지지 않고.

새벽에 일어나서 농지로 나가는 힘은 그런 인생의 끝을 보장해주지 않을까?


잠꾸러기 숲 속의 공주(아이들 말로는 마귀할멈)가 농사의 여신이 될 수 있을까?

땅을 살리고 작물을 훌륭히 키우고 풍성한 밥상과 풍성한 심성으로 자연이 될 수 있을까?

나 자신에게 격려의 말을 해본다.

"너라면 할 수 있을거야~~ 할 수가 있어~~ 그게 바로 너야. 굴하지 않는 보석같은 마음 있으니~~"

오늘은 게으름을 피우면서 글을 쓴다.

급한 메일들이 있어서 처리를 하고.

참 오랜만에 앉아서 게긴다.

원래 나는 이렇게 시간 때우는게 맞는데.

또 일하러 가야하는데 엉덩이가 무겁다.


기초부터 자기가 모두 해보고 싶다고 힘든 일을 나와 둘이서만 시작했다.

포크레인이 파놓은 곳에 가다(틀)을 세우고 그 사이에 콘크리트를 부어서 굳히는 것이 기초작업이라고 한다.

-건축용어는 일본어가 많은데 현장에서 우리말 쓰기 운동을 해서 우리말도 많이 쓰지만 아직도 

 일상에선 그냥 일본어가 쓰인다.

 나도 그냥 들은대로 옮겨쓴다.

너무 작업능률도 떨어지고 시간도 많이 걸리고 힘도 들어 사람을 부르기로 했다. 또 옆에서 구경만 했지 직접 해본일이 아니여서 남편은 했다가 다시 뜯기도 하면서 더 힘이 들게 일을 했다.

나는 좀 답답한 마음이 들어지만 뭐라하면 스트레스 받을까봐 말을 줄였다.

그래도 한마디씩 튀어나오면 자기 탓한다고 싫어한다.

어쨌든 죽어라 붙어서 망치질하고 힘든 건 남편이니 밥이나 잘 해줘야지.

사골을 사고 생선을 사고 인삼을 사려는데 장에 없다. 꿀만 사왔다.

잘 맥여서 일하면서 쓰러지는 일 없게 해야지. 집 짓다 사람 잡것네.으이구~~ 힘들어라.





기초작업중인 남편. 뒤에서 보조자가 받쳐주고 도구도 달라면 주고 해야한다.

-가다댄다고 한다.



위로 못질. 엄숙한 저 표정.  너무 좁게 파서 작업하는데 애를 먹고 있다.



잘됐는지 살펴본다.



좀 맘에 안드는군.



낡은 가다를 빌려와서 손보고 있다.





가다댄 전체 모습



가다를 바치는 오비끼. 뒤에 두꺼운 각목.



오비끼를 반생으로 조인 모습.조이는 것도 꽤 힘들다. 손목 힘이 많이 든다. 너무 좁아 밑에는 제대로 할 수 없었다. 이러면 나중에 땔때도 고생한다는데.



연철로 만든 반생. 반생을 알맞게 끊어 가다에 끼워 오비끼를 댄다.



아궁이 모습 ( 멀리 보이는 사각 구멍).기초할 때 아궁이 자리를 만들어 놓는다.



유로폼-쉽게 작업하는 가다. 요즘 현장에서는 이런 가다를 쓴다는데 할 줄 모르고 몇개 없어서 그냥 판가다로 했다.


잘 모르고 하다보니 시행착오도 있고 힘도 더 든다.

남편은 원래 그런 어려움을 즐기는 사람이다. 아무런 스트레스 없이 다시 뜯고 또 하고 그런다.

나는 좀 수월하게 일을 하지 생각하지만 내가 마냥 옳다고도 생각 안 한다.

남편은 그렇게 자기길을 가는 사람이고 나는 쉽게 살고 싶은 사람이니.

뭐 생각대로 경험하며 사는거지.

그래도 일하다보면 한마디씩 서로 안좋은 말이 나오고 기분도 안좋고 그렇다.

그냥 서로의 방식을 존중하고 말없이 서로 협력하는 것은 참 어려운 일인것 같다.

집짓기 과정을 통해서 부부관계도 같이 일하는 사람과의 관계도 더 돈독해져야하는데 자꾸 서로 긁어대면 뭐 좋겠나.

남편이 건강하게 다치지 않고 집을 다 지을 수 있기를 기원하고 내 마음의 불만은 좀 지워야겠다


드디어 콘크리트 작업하는 날이 되었다. 5월 20일

아래 아저씨도 도와달라고 전화하고 여름이 아빠한테도 부탁하고 세진씨도 부르고 성수형도 오고 5사람과 포크레인 기사까지 6명이 되었다.

사골을 끓이고 고기를 굽고 나물을 하고 우씨아저씨네는 아줌마까지 올라와서 밥하는거 도와주겠다고 하신다. 같이 머위나물을 다듬고 수다를 떨다가 별 할 일이 없다면서 온 집을 청소해주신다.

내참 시어머니 친정엄마가 따로 없다. 평소 청소를 잘 안하는 곳을 모두 닦고 치우니 집이 깨끗해졌다.

일을 신나게 하고 나는 열심히 밥하고 참 나르고 우체국에 부칠 것도 부치고 아이스크림 사다 먹이고 담배도 한 갑씩 사다 드렸다.

작업이 잘 되어 해지기 전에 끝났고 고기 구워서 술을 마시고 취하도록 떠들다가 모두 내려가셨다.

이런 날에는 나는 꼭 오버를 한다.

소주 1병 넘게 마셔대고 실컷 떠들고는 소화를 못시켜서 다 토해낸다.

미련맞은 정원이. 그래도 기분이 좋다.

큰 일을 잘 했으니. 여러 사람의 협력으로.



가다를 양쪽에 대고 30cm 폭으로 맞춘 안쪽 여기에 콘크리트를 붓는다 수평을 잡기 위해 크레용으로 표시를 한다.



콘크리트를 만들려면 물과 시멘트, 자갈, 모래, 통, 포크레인이 필요하다. 준비를 모두 해놓은 모습


산에서 내려오는 물줄기에 호스를 꽂아 물을 받아놓았다.



시멘트 100포 36만원 운반비 7만원, 자갈 15톤 한 차 22만원, 모래 15톤 두 차 44만원, 포크레인 30만원 식사준비 8만원.

돈도 많이 든다. 가다나 오비끼는 빌렸는데 철근은 샀다. 아는 분이라 얼마를 줘야할지 아직 미정.



콘크리트를 부으면 삽으로 자리를 잡고 흙손으로 미장을 한다.



미장하는 세진씨




미장까지 된 모습



레미콘 차가 하는 일을 포크레인이 하고 있다. 여기는 길이 좁아 레미콘이 올라올 수 없다. 길만 좋으면 쉽게 하는데.


 

콘크리트를 받는 모습.

사진을 찍으니 더 진지하게 일하는 사람들.

음 기자가 된 기분이다.


모두 끝나면 이제 굳기를 기다리고 가다를 떼내야한다. 그 일도 시간이 오래 걸리겠구만..

세진씨 말로는 사람이 이렇게 많이 필요없었다나.

남편은 아래에서 성수형이(아마츄어 포크레인 기술이라 어려운 작업은 프로를 부른다.) 우리 포크레인으로 자갈과 모래를 퍼주면(위에는 놓을 공간이 없어서 아래 넓은데 놓았다.) 세렉스트럭으로 뒷바퀴로 올라온다. 후진을 해야 포크레인이 모래 자갈을 내릴 수 있으니까.

그래서 운전만 계속. 오르막 산길이라 후진하기도 어렵다.

일이 힘들었냐고 하니 세진씨 왈

"일이야 포크레인이 하지 우리는 놀고 먹는거야."

노가다 고수인 세진씨가 그러니 그런가 부다 하지만 어떻게 안힘들겠나.

모두 한 힘 쓴 거지.

참 고맙고 기분좋은 하루였다.


시멘트 기초가 다 마르고 가다를 떼어서 정리해놓았다.

기초를 하기위해 파놓은 곳이 너무 좁아서 가다를 떼는데 무척 힘들었다.

하다가 잘 안되는 곳은 그냥 파묻어버렸다.




 


오비끼도 떼어서 나란히 정리한 모습


가다를 다 떼고 물수평을 보니 들쭉날쭉 수평이 안맞는다.

벽돌을 사서 수평을 맞추기 위해 기초위에 쌓기로 했다.

마침 후배의 형부되는 분이 귀농지를 찾기 위해 우리집에 오셨다.

인테리어 사업을 하시고 예전에 노동운동도 하신 분이라 우리는 쉽게 어울려 일을 하였다.

벽돌쌓기 위해서 나타난 구세주 같은 왕눈이 아저씨.

정말 고마왔다.

술도 좋아하시고 국수도 좋아하시고 소박하게 사는 우리 모습을 무척 좋아하셨다.

이렇게 손님이 일꾼이 되고 그래서 집은 여러사람의 좋은 기운으로 만들어지게 되었다.




벽돌쌓기는 이틀에 걸쳐서 모두 되었고 아저씨는 일을 마치고 세진씨와 같이 서울로 올라가셨다.

이 분과 어떤 인연이 될지 앞으로 기대가 된다.



명지 작은 아빠도 와서 보고 갔다. 아이스크림을 사와서 맛있게 먹고 휴식하는 노가다들(!!)

사진이 흐린건 픽셀을 낮춰서이다. 음 보기에 좀 그러네..

잠자는 짚 위에 왕자- 일하다 피곤했는지 쓰러져 자는 남편. 안스럽다. 집짓기가 힘들긴 힘들다. 그래도 재미있는 일도 많고 집짓기를 통해서 사람과의 인연도 깊어진다.

행복해해야지.(뭐 지금은 행복하기보다 좀 피곤하지만)



벽돌을 다 쌓고 이제 구들을 놓아야한다.

다른 사람이 없으니 나랑 남편 둘이서 같이 사이좋게(?) 작업을 하게 되었다.



구들을 놓을 안방자리. 아궁이가 깊다. 겨울에 아궁이 앞에 앉아서 불땔때 춥지 않게 집안에 아궁이가 있고 아궁이 위로도 굴뚝을 낼 것이다. 나는 연기가 안 찰가 좀 걱정이다.



습기가 없어야 불이 잘든다고 한다. 그래서 바닥은 방수를 위해 비닐을 깔고 시멘트로 바른다.



모래, 자갈, 시멘트를 물로 섞는다. 물을 떠다가 부어주고 같이 자갈, 모래, 돌을 실어오고 삽질도 하고 데모도를 확실하게 했다.(내 평가! 남편은 흥~한다. 뭐 조금만 일해도 그냥 뻗어서 밥도 잘 안해주면서하고 나를 우습게 본다. 칫)



시멘트 겐것을 던지면 밑에서 미장도구로 잘 펴준다. 그 일은 힘도 안들고 재미있어서 내가 주로 했다.



헌집에서 구들돌을 들어내고 있다. 한쪽방은 남편과 내가 떼어서 옮겼고 다른 방은 세진씨가 와서 힘썼다. 으싸~



방에서 띄는 모습


이렇게 돌을 준비하고 구들을 놓는다.



넙적하고 얇은 돌은 구들돌이고 이것은 구들 정개를 모두 하고 위에 올린다. 구들 정개를 하는 모습. 창고집에 구들을 처음 놓아본 남편은 이 작업이 재미있다고 한다. 무거운 돌을 옮기는게 좀 힘들지만. 니어링 부부를 생각하면서 돌을 같이 날랐다. 좀 힘들었다.



구들 정개를 모두 놓고 그 위에 구들장을 놓고 황토로 틈을 메꾼다. 주변에 황토가 없어서 다른데 가서 퍼왔다.



안방은 한 번 불을 때면 이틀은 갈 정도로 깊고 두껍게 구들을 한다. 집이 다 되면 이 방에서 등 지지며 잠 잘 거다. 생각만 해도 좋다.



구들돌이 너무 무거워 체인블럭을 사용하는 모습



함실위에는 차축을 대서 큰 구들돌을 바치게 한다.



구들을 모두 놓고 황토로 미장을 두껍게 한다. 이제 마르기를 기다린다.

안방을 다하고 손님방도 구들을 놓는다. 손님방도 안방과 같은 순서로 방수하고 안방보다는 낮게 한다. 금방 데워지도록. 구들을 높게 하면 금방 데워지지는 않지만 한번 데워지면 열이 오래간다. 이 돌들이 열을 받아 뜨끈뜨끈하니 몸에 좋지 않겠나.

손님들이여 행복해하면서 이 방에서 주무시라~


잔돌도 많이 필요하다. 주변에서 주워서 돌 놓는 남편에게 계속 주어야한다.





손님방은 구들돌이 모자라서 지붕하는 꼬불꼬불하게 생긴 쓰레트(정확한 이름 모름)를 깔고 좀 불안해서 철근을 가로세로 놓고 시멘트로 발라줬다. 이 위에 황토로 마감한다.


이제 나무를 실어와서 껍질을 벗기고 벽을 올리는 일이 다음 순서다.

남편은 문틀할 송판을 사오고 창과 문을 할 준비도 하고 바쁘다. 근데 작년 겨울에 묻은 물통이 말썽이라 재공사를 하게 되었다.

한쪽은 집짓기, 한 쪽은 물통공사~

아 차정원 밥짓기 바쁘네.

6월 10일 밥 짓다 보니 결혼기념일.

마침 비가 와서 세진씨랑 모두 나가서 아구찜을 먹고 노래방에 가서 놀았다.

오랜만에 노래를 하니 아는 노래도 다 까먹었다.

그래도 내가 누군가. 혼자라도 불만없어~~나 혼자 춤추고 잘 놀았다. 두 남자는 춤도 못추고 애들은 나가서 테레비를 본다. 명지는 희지가 노래할때 껴든다고 김샌다며 나가서 테레비연속극 보고 엄마는 희지랑 춤추고 호호 결혼기념일 재미나게 잘 보냈다.

음 사실 그날 좀 남편과 토닥대기도 했지만..

어제 왕눈이 아저씨가 또 오셔서 오늘은 원길씨, 성수형 모두 와서 나무를 나르고 있다. 아침먹고 아이들은 자고 짬나서 오랜만에 글 쓴다.

이제 장보러 가야지. 아 누가 밥 좀 안해주나. 나도 나가서 그냥 일하고 해주는 밥 먹으면 좋겠네.


 

재작년 처음 이사왔을 때 미리 잘라놨던 나무를 집터로 옮기기 위해 성수형 원길씨 모두 부르고 일을 시작했다.

산 위쪽부터 실어나르는데 위험해보여서 좀 걱정이 되었다.

그 전에 남편이 통나무에 발을 다쳐서 더.



무거운 통나무를 밧줄로 묶어서 밀고 들어올리고. 영차영차~

원길씨 사진 찍으니까 더 열심히 하네 호호.

차기자(나를 일컫는 말, 사진 찍으면 나는 기자가 된다.) 왔다고 더 힘든 얼굴표정으로 나무를 들어내고 어서 찍어줘 한다.

내참 어린 남자 아이들 같이 장난치며 신경질 내며 같이 일하는 어른 남자들.

어린애들과 다른 건 술 먹고 담배 피는 것. 그리고 성질나도 좀 참는 것.

애들은 그냥 싸우고 담에 또 같이 논다.

일할 때 보면 남자들이 어려보인다.



밀어 밀어. 응 살짝 들어.

하루 종일 나무를 몇 차 실어내고 진이 빠지겠다.

돼지고기와 막걸리를 준비해서 먹었다.

한 낮엔 더워서 한 숨 자고 오후에 또 실고.

한 번에 많은 힘을 쓰는거라 휴식도 길다.

옛날 노예들 같으면 하루종일 죽도록 시달렸을텐데.

노동이 자기 것이 되면 이렇게 힘들어도 즐거움과 휴식이 있다.

그것은 일상의 아름다움으로 느껴지고 삶의 향기가 되기도 한다.



집터에 실어온 나무를 내리고 있다. 가는 나무는 혼자서 두꺼운 건 둘이서 으싸으싸.



남편은 51~2킬로의 가벼운 몸무게다. 나무를 실어나르는 모습이 어설프다.

빨리 찍어줘.

응 잘 찍어줄께. 키키. 자기가 되게 멋있는 줄 아는 왕자창호.

나무 나르는 모습도 멋있다 멋있어~



무거운 건 둘이서.

일을 끝내고 사람들이 갔다.

다음날 그동안 수고한 세진씨-일하느라 수고도 하고 술 먹느라 수고도 하고 ㅋㅋ 나랑 수다떠느라 수고도 하고- 암튼 집에서 기다리는 부인이 있으니 빨리 가고 싶겠지.

돈 많이 벌어서 잘 살기를.

우리 이제 집 지을 일 없으테니 앞으로는 다 지은 집에 놀러올 일만 남았다.

겨울에 꼭 언니랑 놀러와요. 맛있는 거 해줄께요~~



 

먹으로 재단한 나무

두면을 잘라서 기초위에 올린다. 그 나무를 하방이라고 한다.


먹줄기(정확한 이름은 모름) 일제이다.

안에 먹을 넣고 사용한다.


재단에 맞춰 수평을 잡는다. 먹줄을 튕겨서.

내가 먹줄을 튕기니 사진 찍을 사람이 없네.

암튼 이 먹줄 선대로 엔진톱으로 잘라낸다.



엔진톱. 기름을 넣고 사용. 허스크바나라는 제품인데 스웨덴산이란다. 국산도 있는데 스웨덴산이 품질이 낫다고 한다.

가격이 꽤 비싸다.

부주의하면 다치기 쉽다. 차분한 마음으로 천천히 일해야한다.

남편은 이 톱질을 좋아한다.

톱밥이 날리고 가시가 껴서 고생이지만. 눈을 보호하는 안경을 끼고 옷을 단단히 허리띠 안에 넣고 조심스레 일한다.

음 멋지다.

능숙하게 일하는 남편의 모습이.



기초위에 자른 나무를 놓은 모습. 하방 놓는다고 한다.


 엔진톱으로 나무 켜는 모습. 신중하다.

엔진톱은 좀 무겁다. 팔도 아플거 같고 허리도 아플거 같다.

여자가 엔진톱을 쓸 줄 알면 멋지겠지.

겁이 많은 나는 절대 손 못댄다. 내가 못하는 걸 하니 어쨌든 남편은 나보다 낫다.

남편이 못하는거 잘할때 남편도 나에 대해 그렇게 생각할까?


그동안 내 관심 밖에 있었던 집 짓기지만 여전히 집은 지어지고 있었다.


- - 목수는 쉬지않았다!!  혼자라도 사막도 건널 장##선생의 작품을 소개한다.


문틀은 마른 송판(홍송) 두꺼운 것을 사다가 직접 만들어 달았고 창은 주문하여 맞춘 것.

거실창까지 8개 114만원 들었다.




더운 날 그늘 만들기용 차광막. 이 아래에서 나무를 다듬는다.




가까이 잡은 모습.


하방은 맨 아래 놓인 나무.

지름 250mm이상 통직한 통나무를 사용하고 놓이는 위치에 따라 삼면치기 또는 사면치기를 하여 수평으로 놓는다.(출처-흙과 통나무로 짓는 생태건축/강준모/발언)

하방의 이음은 주먹장맞춤으로 하였고 길이가 짧아 이을 때는 반턱이음으로 하였다.


하방 위에 벽체를 쌓아가는데 나무못이 비싸 긴 쇠못으로 고정하며 나무를 길이에 맞게 재단하여 올린다.

이때 아래 모양에 맞춰 '스크라이버'로 그려서 모양을 따서 올려 이음이 튼튼하게 한다.

이건 통나무 목수의 기술이다.

사진으로 보면 아래와 같은 순서로 한다.



스크라이버, 컴퍼스같이 생겼는데 고정하는 나사가 있고 윗부분에 수평을 맞추는 물방울이 있다.




아래 나무 모양에 맞춰 위에 선을 그리는 것이다.



나무를 다시 내리고(올리고 내리고 혼자 못하면 나를 부른다, 낑낑 으메 무거운 거~) 끌로 선에 따라 표시를 낸다.




끌작업 끝낸 나무




꺽쇠로 나무를 고정한다.



톱으로 잘라내고 긁어내어 모양대로 판다. 이건 정말 아무나 못한다.




프로의 얼굴, 사실 남편은 프로라는 말을 아주 싫어한다.




톱작업 후. 아래 나무 모양에 맞춘 모양이 났다. 이제 다시 올려서 맞춘다.




이런 작업을 반복하면서 나무를 올린다. 잘 맞추어진 이음새.




베어논 지 2년 된 나무는 껍질을 벗기고



글라인더로 갈아서 쓴다.


일전 여럿이 가져다 논 나무를 거의 다 써서 뒷산에 나무를 베어서 쓴다.




나무를 베고 가지를 자른다.



잘라낸 가지. 낙엽송은 곧게 자라고 다듬어 놓으면 예쁜 모양이나 가시가 많아 작업할 때 힘들다.



생나무는 껍질 벗기기가 쉽다.

물기가 많아서 슥 벗겨진다. 하얀 속살을 드러낸 낙엽송.




'시라데코' 방충, 방습 효과가 있는 식물성 칠재료인데 수입만 있다.

우리나라에서 옛날 절을 지을때 피마자 기름이나 콩기름을 발랐다고 하는데 이건 뭐로 만드는지 모르겠다.

안에 있는 습기는 날아갈 수 있고 밖에서 습기는 침투 못한다. 나무집을 지으면 1~2년에 한 번씩은 칠해서 관리를 해주어야 한단다.

주로 내가 칠하고 나무에 잔손질을 해야하는데 짬짬이 하고 게으름을 피워 남편한테 꾸사리 많이 맞았다. 

흑흑 그냥 있어도 더운데 자꾸 일 시키고 있어 씨~~



손님방에 붙은 붙박이장



붙박이 장 옆모습.



나무를 놓을 때 수평을 잘 맞추어야한다. 수평자을 대고 재는 모습.



나무는 마르면서 수축하니까 자연 밑으로 내려온다. 그대로 못을 박아 문틀이나 창틀을 고정하면 모두 찌그러지고 부서진다고 한다.

그래서 침하대비용 철물을 철물소에서 마춰서 이렇게 나무를 댈 때마다 쓴다.  




톱밥, 먼지..작업하면서 나오는 걸 한 방에 날려버리는 강력한 바람.

콤퓨레샤만 있으면 그 바람이 나온다. 정말 엔진 돌아가는 소리가 나고 바람이 씩씩 나오면 나는 괜히 신이 난다.

칙칙 모든 지저분한 먼지야 날라가버려라~~


나무를 옮겨놓고 한 달. 장마가 끼였고 도와주는 사람도 없이 혼자 하다보니 벽체가 정말 천천히 올라간다.

날은 덥고 허리도 아프고 무릎도 아픈데 그래도 뭔 재미가 있는가보다.

나는 좀 지겨워지는데.


집을 지으면서 부부싸움도 많이 한다.

집 구조에서부터 내부 공간문제, 돈 쓰는 문제 등등 서로 마음 속에 짓고 있는 집이 달라서 그런가보다.

남편은 적은 돈으로 되도록 노동을 많이 해서 짓자이고

나는 돈을 좀 들여도 맘에 들게 잘 짓고 싶고, 되도록 힘이 안들게 사람도 쓰면서 짓자는 건데.

여러 문제로 티격태격하다가 남편한테 밀리면 속이 상해서 말도 하기 싫어진다.

남편은 절대 말랑말랑하게 내 말대로 안한다.

한참 설명하고 설득하고 싸우고 말 안하고 전쟁을 치뤄야 내 생각이 반영될 수 있다.

집 짓는데 마누라 맘에 들게 잘해주면 얼마나 좋은가?

평생 즐겁게 살텐데.

아 집 얘기 하면 정말 할 얘기 많다. 부글부글 속에서 끓는 얘기들@#@$5 


그러다

"이누무 집 짓던지 말던지. 흥!!'

하는 심정이 되어버릴 지경으로 속이 상하면 남편이 더운데 고생을 하던 말던 나와 보지도 않게 된다.

그러다 화해국면이 오고 그럭저럭 서로 마음을 맞춰 집을 짓는다.

어쨌든 우리 잣나무 옆집이 완성이 되어야 뭐든 할 수 있을테니.


흙이 한 무더기, 나무가 한 무더기, 밥이 한무더기

집 지을 때 그렇게 공력이 들어가야한단다.


나는

돈 한 무더기, 땀 한 무더기, 한숨 한 무더기

라고 생각한다.


정말 또 집을 지으라면 도망가고 싶다. 올 겨울이면 꼭 이 집에서 밥해먹고 살아야 하는데.


집 짓기 전의 모습



요즘 모습



짓는 집 전체 잡은 모습



가까이 잡은 모습




오셔서 사진 올리는 것도 고쳐주시고 우리 사는 모습을 요모조모 찍어주신 오철선배.



나무 깍는 작업. 서울서 명지 작은 아빠가 도와주러 오셨다.




껍질을 깍아서 놓으면 필요한 곳으로 나무를 나른다.



이층방을 올리기 위해 바닥을 만들고 있다.



나무 위에 올라가 톱질하는 큰 왕자.



도와주시는 윤선생님. 톱질할 부분을 끌로 표시하고 있다.



먹고 합시다. 어설픈 참 나르는 어설픈 아줌마.



참을 먹으며 잠시 휴식. 음 열심히 하셨구만.. 감독 중인 파랑마녀.



간만에 엄마 잔소리에 못이겨 빨래를 걷는 근로 청소년. 어째 심각한 저 얼굴은 무지 하기 싫은 표정이구만..



새로 우리집 식구가 된 네로를 안고 있는 희지.



"엄마, 아빠 언제 우리집 다 지어?"


외갓집 가 있을 동안 전화하면 희지가 묻던 말이다.


"나도 모른다. 아무튼 열심히 하는거지 뭐."


우리는 그냥 열심히 일하고 있다.



새로 나무를 베어서 껍질을 벗기고 있다.


껍질을 벗겨야 말라서 무게가 줄고 작업이 쉬워진다.



나도 한 번. 그날은 몰랐는데 다음날 팔 위쪽 근육이 아팠다.


계속하면 근육단련에 좋을텐데.



명지도 한 번.



얼마못가 지친 얼굴.



1층 상량을 한 모습. 이층은 서까래만 올린 상태.


천장에 대나무를 깔려고 사왔는데 아직 못깔았다.



정확히 길이를 재기위해 줄자를 사용해야하는데 나는 무서워서 못올라가고 대신 명지가 수고 중.



집 뒤에서 본 상도리 모습



좌측에서 본 모습.



좌측면도.



우리집이 잣나무 옆집인 까닭.




원숭이 명지.



원숭이 희지.


요즘은 지붕할 준비를 하다가 쉬고있는 형편이다.


도법스님이 지역에 오셔서 남편은 안내자로 나섰다.


언제 지붕이 다 되나.. 겨울이 되기전엔 다 되려나..


어제 그제 된서리가 오고 고추는 다 끝났다.


김장준비, 연탄준비 남은 일은 아직 많고 겨울이 다가온다.


아함 추운건 싫은데..



드디어 지붕을 올리다

최저 영하 15도,  바람도 쎄게 불고


너무 추워서 일꾼들은 완전 무장하고 전투에 임했다.


귀농자 네명(김선현,이원길,김석희, 그리고 십장 큰왕자)의 작업은 엄숙하게 진행된다.


오른편 큰왕자의 동태같이 언 얼굴, 그위로 태양이 내려비친다.(사진↓)





악마 희지는 놀기 바쁘다.


천방지축 뛰어다니며 애에게는 장난감에 불과한 지붕자재(칼라 강판)를 밟고 놀다가 한 커트.


(사진↓)

정면에서 찍은 사진


앞쪽 현관은 칼라 강판의 특성상 절곡이 안된다 해서 아스팔트 슁글로 하려고 비워놓았다.


날씨가 너무 차서 아스팔트 슁글이 접착이 안되는 관계로 뒤로 미루고.


정 날씨가 안풀리면 토치로 누글누글하게 지져가면서라도 해야한다.


사진을 잘 보면 몇가지 서툰 아마추어의 실력이라는게 눈에 띄는데, 함 ?아보시길.


(사진↓)





우측 잣나무 밑에서 잡은 사진


(사진↓)





뒤에서 잡은 사진


(사진↓)





앞에는 우리가 3년째 임시로 살고 있는 창고 집이 보이고 그 위로 새로 짓는 집 이층과 현관이 보


인다.


(사진↓)



누가 지은 집인지 - 어쨌든  세계에서 하나밖에 없는 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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